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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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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

알현이 끝나자 아리나와 이사벨라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장의 분위기를 먼저 살폈다.

카르세인이 이번에도 뭔가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눈빛이었다.

의심이 안 갈 수가 없었다.

매년 이 때마다 일을 벌여놓은 게 일상이었으니 말이다.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하구나. 다들 어디로 간 겐지.”

“어머니. 저기요.”

“아. 카르세인이로구나.”

어수선한 분위기 사이에서 카르세인은 조용히 한쪽 창문 걸터기에 기댄 채 수첩에다 뭔가를 쓰고 있었다.

“주변 시선이 카르세인에게 가 있긴 하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아무런 일도 일으키지 않은 모양입니다.”

“후우 그러니.”

다행히 아무 일도 터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사벨라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엄마.”

마침 플로라가 모녀에게 다가온다. 그런 막내의 뒤엔 클레어가 걸어오고 있었다.

“클레어. 너는 어딜 갔다가… 어휴. 또 아르시엔 황녀랑 있었던 거야? 지켜보고 있으라고 눈치를 그렇게 줬는데.”

“…아무 일 없었잖아. 그럼 됐지 뭐.”

“정말 아무 일 없었던 거 맞아? 너 표정이 좀 이상한데.”

“아 언니! 나만 여기 있던 거 아니잖아. 그치 플로라?”

“으응? 응.”

플로라마저 긍정하자 아리나의 좁혀졌던 눈이 그제야 다시 원상복구됐다.

“하긴. 문제가 있었으면 여기가 이미 뒤집혔겠지.”

클레어의 손바닥 자국이 난 채로 어디서 격리당하다 나왔거나 아르시엔 황녀가 나와 지켜보고 있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아리나는 만족했다.

“저 정도면… 집으로 돌아가서 정말 상을 내려도 괜찮겠네요.”

“후후. 저 아이도 철이 든 거잖니.”

“그…!”

“왜 그러니 클레어?”

클레어가 제 발 저린 도둑마냥 흠칫거리며 무어라 전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 그냥! 이상한 소리들 말고 놀러나 가자고!”

클레어의 재촉에 공작가는 그제야 카르세인을 데리고 회장을 나섰다.

이사벨라. 아리나. 클레어. 플로라.

그리고 가장 마지막을 카르세인이 뒤따랐다.

제일 뒷자리에서 모녀들을 따르던 그는.

‘눈꽃 축제 에피소드 진행은… 그래. 이참에 최대한 친밀도 작이나 해둬야겠어.’

축제를 즐기다 벌어질 상황을 상정하며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조금은 이른 시간대지만 축제 준비는 진작 끝내두었기에 벌써부터 시장이 열려 있었다.

“시장의 범위가 훨씬 늘어난 것 같죠?”

“그래. 언뜻 봐도 전년도보다는 늘었구나.”

당년도의 눈꽃 축제는 그 범위를 전년도보다 2배는 확장시켜야 할 만큼 컸다.

황실 측에 줄을 서기 위한 귀족들의 공물이 쓰였음은 물론이요 새로운 발명품으로 인해 생겨난 가을의 풍년은 거리의 범위를 기하급수적으로 부풀려 주었다.

왁자지껄한 상인들과 주민들.

은은한 빛을 뿜으며 다가오는 밤을 환히 밝혀줄 환한 등.

열기를 띤 야시장은 이곳이 왜 축제 거리인지를 한층 실감케 만들었다.

‘흐음… 그래도 먹거리랑 볼거리가 풍성한 건 사실이네.’

그 역시 현대와는 다른 이질적인 축제의 모습에 호기심이 약간이나마 피어오르긴 했다.

‘에피소드 진행에 딱히 축제를 즐기는 건 해당이 없던가.’

그렇다면 이 시간을 그나마 복잡했던 마음을 돌리는 휴식 시간으로 쓰는 게 좋을 성 싶었다.

“와하하─! 축제다 축제!”

“플로라. 그렇게 뛰어다니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안 넘어져! 얼른 더 돌아보자. 재밌는 거 엄청 많아 보여!”

그동안 뚱해있던 플로라가 해맑게 웃으며 축제 거리를 누볐다.

두 언니는 못 말리겠다며 막내를 쫓았다.

자매들이 먼저 앞서가는 모습을 보며 이사벨라는 인자한 미소를 짓다 바로 옆의 카르세인을 보고서는 금방 숙연해졌다.

그런 아들에게 이사벨라는 여태 꺼낸 적 없던 속마음을 입에 담았다.

“작년에는 나도 눈꽃 축제를 보러 오지 않았단다. 카르세인.”

모두가 즐거운 축제다.

황실 측에서 만들어낸 연례행사이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즐기는 날이다.

하지만 이사벨라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눈꽃 축제가 있을 때면 매번 참여하지 않았었다.

카르세인은 금세 이사벨라의 의도를 간파하고 대답했다.

“제가 없기 때문이었습니까?”

“그래. 네가 즐기지 못하는데 내가 어찌 축제를 보러 가겠니.”

이사벨라는 카르세인과 세 자매를 한 번씩 번갈아보며 말을 이었다.

“클레어의 조치가 다소 과한 면이 없잖아 있었지. 아무리 사고를 쳤다고 하기로서니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게 근신령을 내리는 건 너무했다. 하지만 아무리 풀어보려 해도 아리나까지 끼어드니 말릴 수가 없더구나.”

사실은 세 자매뿐만 아니라 너와도 같이 오고 싶었다고.

네가 없었기에 축제도 보러 오지 않았다고.

혼자 근신 중인 널 빼내보려 했었다고.

이사벨라는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조금은 쓴 표정을 지으며.

그러자 카르세인이 대뜸 입을 열었다.

“제 잘못이니까요.”

“응?”

“잘못했으니까 그래서 마땅히 벌을 받은 거잖습니까. 그걸로 제가 불만을 가지리라 생각하신 겁니까?”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곤 생각했지만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는 다 함께 축제를 봐서.

그게 정말 기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럼 문제 없네요. 더 멀어지기 전에 따라 갑시다.”

그 말은 아무래도 다음에 꺼내야 할 듯했다.

“엄마! 언제 올 거야!”

“이러다 저희끼리 구경 다 하겠어요.”

“카르세인 너도 빨리 와!”

“간다. 가.”

딸들의 재촉에 할 말을 꺼내지는 못했으나 카르세인의 뒷모습을 보며 이사벨라는 다짐한다.

이번 축제는 카르세인을 외롭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

올해 눈꽃 축제의 앞에 역대급이란 수식어는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거리를 거닐며 슬슬 눈에 띄는 물건들이 귀천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목을 끈다.

코주부 안경을 쓰고서 바보 같은 모습을 연출해 깔깔 웃게 만들고.

신기한 특산물로 만들어낸 요리의 냄새가 절로 코를 자극하고.

경품이 걸린 다트나 활쏘기 등의 단골 메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리나가 그중 하나를 꼽았다.

“오. 이건 작년에 없던 것 같은데.”

“잘 보셨습니다! 작년에 있던 걸 완전히 개량해왔습죠!”

“설명을 좀 들을 수 있겠는가.”

사내는 신이 난 얼굴로 설명을 시작했다.

손잡이로 이어진 두 개의 발판으로 공을 굴려 위로 띄운 뒤 목표한 물건을 지속적으로 맞추며 최고점을 얻는 게임이었다.

단 곳곳에 함정이 숨어있는 만큼 공은 빠져버릴 수 있는 데다 힘조절을 못 해서 튀어오르는 경우는 낙으로 판정하며 게임을 종료한다.

‘어째 익숙한 비주얼이다 싶더라니.’

게다가 경품이 걸린 게임?

볼 것도 없다. 여기서 선택지가 뜰 것이다.

-띠링!

‘그럼 그렇지.’

예상한 대로 진행창이 뜬 걸 보자 허탈한 미소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 사이 관심이 생긴 아리나가 동생들에게 물었다.

“한 번 해보고 갈까?”

“찬성!”

“나도 나도오!”

“어머니도 괜찮으시죠?”

“후후. 그러려무나.”

다음으로 마지막 한 사람.

나는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경품을 발견한 플로라가 커다란 곰인형을 보며 눈동자를 빛냈다. 이 모습을 놓치지 않은 가족들이 저 경품을 탐내기 시작한다.

“비용은 얼마나 지불하면 되는가.”

“기회 한 번에 10페셀입니다.”

“오 제법 저렴하잖아? 그럼 요령만 좀 익히면 되겠네?”

“아앗. 그건 안 됩니다. 아무리 귀족 분들이라 하시더라도 기회는 딱 세 번까집니다.”

사내가 부랴부랴 설명했다.

너무 쪼잔한 거 아니냐는 클레어의 지적이 있었으나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고 하니 그녀도 순순히 받아들였다.

아리나가 가장 먼저 게임을 플레이했다.

처음 호기심을 가진 게 그녀였던 만큼 신중히 손잡이를 움직여 공을 튕겨보았지만.

“아이고. 홀에 들어가버렸군요!”

“생각보다 어려운걸? 여기 한 번 더 주게.”

“아아. 두 번째 기회를 얻으실 때부터는 조건이 조금 따릅니다!”

“응?”

사내는 웃으며 바로 옆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나무 꼬챙이에 꽂힌 어묵이었다.

허나 그 외양이 어쩐지 시뻘게보이는 게 딱 봐도 한 입 베어 물으면 입 안에서 열이 한가득해질 것만 같은 비주얼이었다.

“이걸 먹어야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건가?”

“예. 게임을 단순히 돈으로만 즐겨 버리면 독점이 되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오오. 그렇긴 하네. 공을 좀 더 신중하게 쓰라는 의미도 담기겠고.”

“잘 보셨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대가인 셈이지요.”

“대가 치고는 조금 소소하군 그래.”

아리나는 생각없이 어묵을 베어 물었고 그제야 이 게임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깨닫게 되었다.

“다 다 먹었으니… 괜찮겠지?”

“예. 가격은 동일하게 10페셀입니다.”

그 뒤로 다시 기회를 잃었다.

아리나는 더 도전할까 하다 포기를 선언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어딜 다녀오더니 이 추운 날 샤벳을 사먹었다.

이후 클레어가 비용을 지불하며 점수를 따고자 도전했다. 역시나 그놈의 다혈질 성격이 발목을 제대로 잡는다.

손잡이의 거센 타격을 버티지 못한 공이 그대로 장 밖을 튀어나온 것이었다.

“에이 먹으면 되지! 플로라 잘 봐? 언니가 저거 꼭 따줄게.”

“크 클레어. 그거 그냥 먹으면 안 돼. 생각보다…!”

“매우면 얼마나 맵겠어. 언니.”

그렇게 개무시하던 어묵을 한 입 베어물자 클레어의 혈색이 머리카락보다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이건 좀 보는 맛이 있어서 고소했다.

다음 기회를 얻은 클레어가 게임을 시작했지만 당연히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고점을 찍었을 리가. 금세 아리나가 샤벳을 사왔고 나머지 한 어묵을 먹으면서까지 꾸역꾸역 도전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플로라.

그녀도 역시 손재주 같은 건 없었다.

“플로라. 이건 안 먹는 게 낫지 않겠니?”

이사벨라가 걱정스레 물었다.

그것도 그럴 게 두 언니야 웃고 넘기겠지만 막내딸은 걱정이 되기 마련이었다.

“그치만… 나 이 게임 더 하고 싶은 걸.”

“하아. 이를 어쩐다. 어떻게 두 배의 가격을 쳐줄 테니 양해해줄 수 없겠는가.”

“죄송합니다. 돈으로 이 게임을 망쳐버리게 되면 상품의 가치가 없어집니다.”

돈으로 이 규칙을 깨버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귀족들이 방침을 깨부수고 독점해버리고 만다. 다 같이 즐기기 위한 게임이 그저 한낱 부유한 자의 유희거리에 불과해지고 마는 것이다.

저 사내의 입장에서 이 방침은 결코 깨져선 안 됐다.

그렇기에 이건 누군가에게 기회가 되기도 했다.

[ 3. 그 어묵 대신 먹는 건 상관 없겠죠? ]

“그 어묵 대신 먹는 건 상관 없겠죠?”

“카르세인?”

가만히 뒤에 서 있기만 하다 불쑥 나타난 나를 보며 가족들이 놀란 눈을 했다.

“한 사람당 주어진 기회는 세 번. 다음 기회를 얻기 위해 먹어야 하는 어묵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호오. 일리가 있네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기회를 양도하는 건 곤란합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러니 제 기회를 차감하는 걸로 하죠. 어떻습니까.”

곤란해하던 사내는 골똘히 생각하다 이 정도는 허락해도 괜찮겠다며 어묵을 내밀었다.

▶[ 매운 어묵 ]

[ 노란색 어묵을 얼마나 맵게 만들었으면 시뻘겋게 물들어 있다! ]

이것도 아이템 취급인가.

근데 딱히 위험하다고는 안 나오네?

나는 별 생각 없이 어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우물우물.

“야 야! 카르세인 그거 엄청 매워! 못 먹겠으면 그냥…!”

“샤벳을 하나 더 사와야겠군. 아니 우유를 사 와야 하나?”

뭐야.

별로 맵지도 않네.

“너 너 괜찮아? 입 안에서 지금 용암이 흐르고 있을 텐데!”

“못 참겠다 싶으면 뱉어내. 여기 뱉을 곳은 준비해 두었으니까.”

“됐네요.”

-꿀꺽.

두 자매에게 나는 보란 듯이 입에 있던 걸 삼켜 보였다.

한국에서 먹던 매운 컵라면도 잘만 먹었었다.

심지어 알바할 때는 벌칙으로 매운 떡볶이도 먹었었지. 그래서 그런지 이런 건 매운 축에도 못 낄 것 같다.

아무튼 다 먹어야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으니 나는 남은 걸 입에 쏙 빼먹었다.

아리나와 클레어는 웬 미친놈을 보는 눈빛이었다.

-띠링!

▶동생을 위해 매운 음식을 대신해서 먹어 주다니… 이에 감동한 가족들의 친밀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아오. 상태창은 왜 또 지랄이야.’

손발이 다 오그라드네. 뭔 말도 안 되는 감동 같은 소리하고 앉았어?

난 그냥 친밀도나 올릴 생각 뿐이다. 설령 카르세인이 이 자리에 있다 치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겠냐?

그래도 친밀도가 오른 건 맘에 든다.

이런 식으로만 올릴 수 있었으면 그것만한 바람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얼마 후.

-툭 투둑.

“아…”

“아오 아까워! 조금만 왼쪽이었으면!”

플로라는 그렇게 3번의 기회를 전부 소모했음에도 원하던 곰인형을 얻지 못했다. 받아온 거라곤 고작 여우 모양의 양초뿐이었다.

“…”

“아가씨.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 주세요. 그때는 좀 더 재밌는 걸로 보답해드릴 테니까요.”

사내가 아쉬워하는 플로라를 조곤조곤 다독였다.

그러나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만 플로라의 시선이 곰인형 쪽으로 간다.

바로 그때.

-띠링!

▶긴급 미션 등장!◀

▶단 한 번의 기회! 게임을 클리어하고 플로라에게 곰인형을 가져다 주세요!◀

■보상

[ 플로라 및 가족들의 친밀도 ]

상태창이 긴급 미션을 내놓았다.

‘…이거 게임을 플레이할 적엔 아예 못 깼었는데.’

리트라이 때마다 노력해보긴 했지만 도무지 경품을 딸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보상으로 친밀도를 더 얹어준다고 해도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포기하고 넘어갔었지.

하지만.

“인당 세 번이니까 제 기회는 아직 한 번 남은 거 아닙니까?”

지금 이 몸으로 직접 도전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뒤에서 간을 보던 차에 사내에게 제안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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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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