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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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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하녀 카밀라가 디저트를 들고 왔습니다.◀

[ 1. 들어와. ]

[ 2. (버럭 화를 내며)무슨 디저트?! 개같은 수작 부리려 들지 말고 꺼져 버려! ]

[ 3. 이불을 덮어쓰고 없는 척한다. ]

[ 4. (방문을 열고 뛰쳐 나가서)그런 쓰레기 같은 건 너나 처먹어! ]

첫 에피소드의 시작을 알리듯 선택지가 찾아왔다.

그래. 실제로 그랬었지. 튜토리얼 때 잠깐 장면이 스킵된 이후부터는 곧바로 카르세인의 방에서 첫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디저트를 들고 왔다는 하녀의 발언으로.

상태 이상으로는 감기가 걸려 있고 허기는 빠져 있어 뭘 먹을 상태가 아니다. 허나 그럼에도 정답은 1번. 덤덤히 들어오라고 말하는 거였다.

우선… 테스트는 내 몸 때문에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

“들어와.”

침대 이불을 덮은 채 그리 말하자 하녀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카르세인 님.”

선택지를 고른 뒤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이대로는 못 버틴다.

‘제기랄 현기증 때문에 시야가 흐려. 벽에 기대야겠어.’

침대 머리 방향으로 꾸물거리며 나는 벽에 기댔고 그 사이 드르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디저트가 실린 키트가 내 앞까지 다가왔다.

눈앞의 테이블로 놓이는 두 개의 푸딩과 음료 하나. 이것이 내게 주어진 디저트였다.

“나가보겠습니다. 다 드시면 그때 불러주세요.”

하녀 카밀라는 그리 답하고선 키트를 끌고 나갔다.

두 개의 푸딩과 음료가 놓여진 테이블과 감기 때문에 지쳐 억지로 버티는 카르세인. 게임 속 장면은 아마 그랬을 것이다.

여기선 간단한 미니 게임이 진행됐었지만 직접 아픈 몸으로 괜찮은 척을 하려니 배는 힘들었다. 아침에 옷 찾을 때 편했던 건 생각도 안 날만큼.

▶타이머가 종료됩니다.◀

▶하녀 카밀라가 나갈 때까지 버텼으므로 페널티가 사라집니다.◀

카밀라가 키트를 끌고 들어온 시점부터 내 눈앞엔 타이머가 뜨고 그 시간 동안 아픈 것을 들키지 말아야만 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문제는 이 다음.

카르세인은 감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장면으로 이 에피소드는 끝난다.

그래서 실제로 내 몸이 지금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빛나는 한 포크가 눈에 들어왔다.

“메모리얼… 이었던가.”

상식적으로 포크가 자연 발광체도 아닌데 어떻게 빛을 내겠나. 이 게임에서 간혹 빛나는 물건들이 있다. 클릭 시 과거의 어떤 장면을 보여주는 메모리얼이라는 아이템이었다.

저건 이 어이없는 배드엔딩으로 가득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그나마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게끔 도와주는 단서를 제공한다.

비록 이 에피소드는 이걸로 끝날 예정이니 큰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확인해보는 게 좋겠지.’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내 몸은 식당까지 걸을 때보다 더 뻣뻣하고 느렸다. 그래도 꾸역꾸역 움직여 포크에 손을 대자 메모리얼은 환히 빛나며 한 장면을 필름처럼 비췄다.

눈에 들어오는 건 공작가의 빈 방. 그곳에서는 하녀장이 한 하녀를 데려온 모양새였다.

하녀장은 무언가가 든 주머니를 건네려다가도 다시 홱 빼며 주지 않는다.

“이번엔 줄 돈이 없겠네.”

“네? 그게 무슨…”

“일을 그 따위로 처리해 놓고 지금 뻔뻔하게 일을 했다고 말하는 거야?”

금방이라도 수령할 줄 알았던 돈을 갑자기 못 주겠다는 말에 카밀라는 당황하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저는 저는 시키는 대로 다 했어요.”

“네 일이 뭐였는지 읊어 봐.”

“뜨거운 물을 대신해 욕조에 찬물을 잔뜩 받아놓았고 식사에도 충분한 소금을 뿌리는 것. 아니었나요?”

오늘 있었던 일의 내막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금을 뿌린 카르세인의 식사도 카르세인이 씻을 물도. 전부 카밀라의 짓이었다는 것이다.

“그럼 왜 막내 아가씨의 기분이 상했겠어! 카르세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프를 절반이나 비웠어. 그것 외에도 찬물로 잘만 씻고 나와서 한 소리도 하지 않았다. 널 의심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네? 하 하지만 저는…!”

-툭.

“…!”

“다시 한 번 기회를 줄게. 리고모스 계열 각성제와 자극제야. 이 약들을 넣어 만든 디저트를 들고 가. 이것마저 실패한다면 그땐 정말로 끝인 줄 알고.”

하녀장은 카밀라의 손에 약병 두 개를 직접 얹어주며 협박했다.

그것이 메모리얼이 비추는 장면의 끝이었다.

다시 불덩이인 몸이 돌아온다. 흐릿한 시야와 함께 정신을 되찾았다.

게임 속에서 본 장면과는 사뭇 달랐다. 그야 게임 속에서 본 메모리얼의 장면과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추가된 내용이 좀 많았다.

게임에선 단순히 카밀라의 손에 약병을 얹어주는 장면 정도가 전부였으며 플레이어로서는 저것보다는 카밀라가 범인이라는 정보에 집중하게 된다.

저 푸딩과 음료 안에 함께 섭취하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각성제와 자극제가 각각 들어있다는 사실 같은 건 몰랐단 것이다. 하물며 뒷돈을 받고 일했다는 것도.

아마 저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 한 게임의 흐름은 그대로겠지. 하지만.

‘이런 건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

나는 카르세인이 아니라 김민혁이니까.

여기를 탈출할 가능성이든 게임을 클리어할 가능성이든 그 약간의 실마리가 주어져 기회로 찾아온다면 절대 거부하지 않는다.

푹.

곧바로 포크를 들고 푸딩 한 개의 정중앙을 찍었다. 그리고 꾸역꾸역 입에 넣고 씹은 뒤 최대한 음료를 들고 목으로 넘겼다.

각성제와 자극제. 게임 속 아이템 중 하나로 소모성 아이템이었다.

하나만 먹으면 약재로 쓰이지만 둘을 한 번에 섭취하는 순간 신경을 자극해 예민하게 만든다던가. 그걸 당한 카르세인이 화를 내다 배드엔딩을 본 적도 있었지.

뭐 어찌 되든 상관없었다.

감기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자시고 할 게 없다. 당장 감기 기운에 시달리는 상황에 화가 안 날 리가 있나.

그래서 겉으로도 맛으로도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는 푸딩과 음료에 한없는 악의가 서려 있다 한들 아무런 효과도 들지 않는다.

-꿀꺽. 꿀꺽.

그렇게 음료의 1/3을 비우고 푸딩 하나를 삼켰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윽… 더는…’

이젠 진짜 한계였다. 포크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걸 보며 내 몸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다.

아픈 건 잘 안 느껴져서 모른다. 다만 눈앞에서 나타난 상태창의 내용을 못 본 게 아쉬울 뿐이었다.

▶CHAPTER 1 – 에피소드 I 클리어!◀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

아침 식사 때만 해도 불만이 한가득이었다.

뭔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하녀에게 시켜 받은 욕조의 차가운 물 어머니께 고자질도 하지 않는 덤덤한 반응 소금이 잔뜩 들어갔을 식사까지 어떤 것에도 카르세인이 반응하지 않았던 탓이다.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으니까. 절호의 기회가 이렇게 날아갔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불만이었다. 혹시나 하녀가 똑바로 일하지 않은 건 아닌지 의심하기까지 했다.

그러자 어릴 때부터 유모로서 활동했던 엠마가 말했다.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 드리겠다고.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엠마는 씨익 웃으며 준비가 다 됐으니 본래 하던 대로 카르세인의 방에 올라가보라 말했다. 이번에는 화를 안 내고는 못 배길 거라 단단히 못박기까지 했었다.

‘역시 엠마야!’

덕분에 식사 시간 때만 해도 불만이 잔뜩 쌓여있었던 플로라의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져 있었다.

신나서 걷다 못해 통통 뛰던 그녀는 어느새 카르세인의 방 코앞까지 와 있었다.

‘어디 보자… 디저트를 준비해놨다고 했었지? 응!’

엠마가 전해준 내용을 상기하며 플로라는 싱글벙글한 채로 문을 열었다.

“내가 준비한 디저트는 잘 먹었어~?”

참으로 얄미운 목소리였다.

준비한 디저트 안에 뭐가 들어있었을 게 뻔하니 그걸 먹고도 어디 화를 안 내고 배기냐는 듯한 비아냥이 가득했다.

이 정도면 분명 자신에게 화를 내겠지. 언성을 바락바락 올리고 씩씩거리며 목에 핏대를 올릴 것이다.

반드시 그럴 거라 의심치 않고 던진 한 마디였다.

“뭐야. 왜 없어?”

방 안에선 카르세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침대에도 없고 테이블에 앉아있지도 않다. 평소처럼 표정을 억누르고 있어야 했을 카르세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카르세인의 하녀와 다르게 엠마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싶었다. 자세히 보니 테이블 밖으로 삐져나온 발이 보인다. 가려져 있던 것이다.

“푸훗 뭐야. 나 때문에 숨기라도 한 거야?”

숨바꼭질하는 것도 아니고. 저렇게 티를 내면서 보이고 있으니 더 놀려주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플로라는 이것도 어떻게 써먹을까 궁리하며 테이블 측면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어 어…?”

바짝 약을 올릴 생각에 신났던 소녀의 표정은 삽시간에 딱딱하게 물들었다.

곱게 접혔던 눈은 당황한 듯 세차게 떨리고 있으며 싱글벙글했던 입꼬리는 찰나의 순간에 축 처져 내려온다.

대체 왜 그러는 거냐며 화를 내지도 않는다.

씩씩거리며 언성을 올리지도 않는다.

어떻게든 참으려 애쓰는 표정을 보이지도 않는다.

침대와 테이블 사이 축 늘어져 바닥에 누워있는 그가 도무지 표정을 짓거나 목소리를 내는 등 그 어떤 반응도 보일 수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카르세인은 쓰러져 있었다.

“모 몰라… 난… 난 몰라!”

겁에 질린 소녀는 뒷걸음질친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리고는 어느새 등마저 돌리며 방에서 벗어난다.

-쿵!

카르세인의 방문이 무거운 소리와 함께 닫혔다.

***

“식사도 다 끝난 것 같으니 나도 이만 일어나 보마.”

“엄마? 벌써 일어나게?”

“할 일이 아직 좀 남아서. 하던 것까지는 마무리해두고 싶구나.”

“하지만 어머니. 오랜만에 돌아오셨잖아요. 좀 더 쉬셔도 괜찮을 텐데.”

그러자 이사벨라는 고개를 저었다.

카르세인과 플로라에 이어 어머니마저 나가자 두 사람도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어졌다.

오랜만에 돌아온 어머니가 다시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지만 두 딸은 내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르세인이 나간 이후부터 조금씩 이사벨라의 식사 속도는 늦어졌다. 그 뒤로 시선이 멍해지는가 하면 대답도 짧아져 갔다.

처음으로 자리를 비운 그 녀석 때문에. 그래서 어머니는 자리를 비운 것이었다.

불만을 참지 못한 클레어는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방향을 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나가 클레어를 불렀다.

“클레어.”

“말리지 마. 언니. 엄마가 드디어 영지에서 돌아온 건데 끝까지 자리 정도는 지킬 수 있는 거잖아.”

하다못해 밥을 먹을 때까지만이라도 자리를 지켰다면 식사 자리가 이렇게 애매하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한 소리 해야겠어. 말리지 마.”

“말리려는 거 아니야. 같이 가자는 거지.”

“응?”

“나도 같은 생각이거든. 최소한의 예의라는 건 지킬 줄 알아야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자매는 그렇게 나란히 카르세인의 방으로 걸었다.

“카르세─”

“야 카르세인. 안에 있지? 들어간다!”

아리나가 굳게 닫힌 문에 노크를 하려 했지만 그조차도 참지 못했던 클레어가 바락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뭐야 얘 어디 갔어? 지금 씻고 있을 리는 없는데.”

“카르세인에게 일정이 있을 리가 없잖아. 테이블도 마침 디저트나 먹고 있던 모양이고.”

“하긴 그렇긴 한데. 그럼 도대체 어디… 응?”

그러다 문득 클레어의 눈에 들어오는 테이블 밖으로 삐져나온 무언가. 그건 카르세인의 신발이었다.

“미치겠군. 디저트를 먹다가 바닥에서 뭘 하는 짓인지.”

“야. 너 지금 방바닥에서 계속 뭐 하는 거야?”

성큼성큼 걸어간 두 자매는 선객과 마찬가지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카 카르세인!”

“밖에 누구 없어? 가서 셰이든 불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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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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