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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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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6

헤론도 돌아가고 나니 그제야 약간의 안도감이 찾아온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피비린내와 함께.

욕실에서 거울을 본 나는 곧바로 입에다 물을 머금었다 뱉어냈다.

물로 충분히 희석되었을 것이 분명했음에도 입 밖으로 나온 액체는 붉은 색이 여전히 뚜렷해 보인다.

“쯧. 아리나 그년 참 세게도 때렸네.”

클레어가 빨리 치료부터 받으라는 게 이해가 좀 가긴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입 안이 터져서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거울을 처음 봤을 때도 혈액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흔적이 다 보였었다.

몇 번 정도 더 헹구고 나서야 물의 색이 좀 흐려졌다.

당분간 밥은 다른 방향으로 먹어야 할 것이다.

“이까짓 게 뭐라고. 별로 아프지도 않아.”

내일 아침이면 구내염이 잔뜩 생겨 있겠지.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이깟 손바닥 한 번 맞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상태창에선 뿌려놨던 밑밥이 잘 먹혀 들어가서 위험한 데드 플래그가 꽂히지 않고 사라졌다.

또 에피소드 도입부에서 한 사람의 발을 제대로 묶었다. 그게 제법 큰 도움이 될 테지.

안 죽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게임 속 전개를 밟고 있다는 건 내게 있어 가장 큰 호재였다.

-찰랑.

“푸하.”

찬물로 얼굴을 씻어내며 정신을 차린 나는 에피소드 V의 전개와 주요 사항들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다.

에피소드 V가 시작되기 전 에피소드 IV의 영향으로 카르세인은 가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상황에 놓인다.

지나간 생일 선물과 더불어 눈꽃 축제도 즐기지 못했고 사고를 치지 않았음에도 의심을 받으며 온 가족의 시선을 이끌게 된다.

뭐라도 챙겨주려 하고.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보라 하고.

카르세인의 발을 풀어주기까지 하며 상당한 보상을 눈앞에 두게 된다.

처음 이 에피소드에 발을 들였을 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 보상들을 받았었다. 당연히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리고 죽었다.

드디어 좀 할만해졌다 생각했던 게임은 잔인하게도 카르세인의 죽음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대체 무슨 이유로 죽는가.

당연히 알아야 했다.

다음 에피소드를 준비하기 위한 보상이 찾아오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얼마 안 가서 공작가에서 내쫓겨 죽는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신기하게도 이 배드엔딩은 하나로 통일이었다.

공작가에서 내쫓긴 뒤 어디로 끌려가 파묻히고 그렇게 카르세인은 싸늘한 죽음을 맞게 된다.

한 사람의 대사만이 남으면서.

[ 내 가족이야. 내 가족이라구! ]

누구의 대사일지는 얼추 감이 잡혔다.

-뭐야. 딱 봐도 이거 플로라인데?

게임을 플레이할 땐 딱 봐도 플로라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범인은 뻔히 알아도 단서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어째서 카르세인이 이 에피소드만 오면 똑같은 방식으로 죽는지 좀처럼 감이 잡히질 않았었다.

이걸 어떻게든 회피해 보려 해도 좀처럼 방법이 없었다. 뭘 해도 이 배드엔딩 화면은 내 눈에 나타났고 좀처럼 게임 내에서도 노력해봤지만 다른 죽음들에 비해 차이점은 찾아볼 수조차 없다.

하지만 저 대사를 유심히 보고 현실에서의 경험을 살리자 카르세인은 곧바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친밀도의 문제가 아니다.

분기의 문제도 특정한 트리거를 밟아 작동시킨 것도 아니다.

이건 플로라라는 캐릭터의 특징으로 얻은 정보였다.

언뜻 보면 에피소드 IV는 가족들에게 결백을 주장하며 조금씩 쌓아 간 카르세인의 친밀도가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 한 명.

그 상황에 어긋나는 인물이 바로 플로라다.

이사벨라와 두 누나의 경우엔 관심을 한 목에 받을 만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만 플로라는 그렇지가 않다.

그건 현실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두 년이야 똑똑히 증거를 들이밀면 말을 듣기라도 하지만 저 꼬맹이는 확증편향이 심하거든.’

그런 플로라가 항상 입에 담고 사는 말이 있다.

-그런다고 네가 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에피소드 V에서 배드엔딩을 맞으며 자기 가족이라 소리치는 플로라의 대사를 연결해보면 참 의미심장한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

플로라는 이 가족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아 왔기에 혹여 카르세인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하고 있는 거다.

가족들의 시선.

가족들의 선물.

가족들의 관심.

그 모든 것이 카르세인에겐 위험한 것들이었던 거다.

즉 힌트는 에피소드 IV 그 자체.

보상이라 주어지는 것들은 모두 교묘한 함정에 불과하다.

카르세인이 받은 모든 보상을 포기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상당한 복선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야 눈치를 챘지. 자기가 제일 관심 많이 받고 싶어 한다는 걸.’

이런 부분에선 어리광을 부리며 가정에서 드높은 관심이 쏠리는 막내에게 질릴 만큼 시달려 왔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누군가의 미움을 사야 했다.

바로 지금처럼.

아무튼.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막내란 년들이 다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가족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어한다.

둘째. 에피소드 V는 누군가의 미움을 사는 것으로 결코 피할 수 없는 자체 트리거를 무조건 회피해야만 한다.

셋째. 나는 현재 아리나의 미움을 사서 이 트리거를 파훼했고 도리어 엠마의 발을 묶음으로써 다음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마지막.

-똑똑.

“문 열어 카르세인. 나 플로라야.”

-띠링!

▶모종의 이유로 플로라가 카르세인을 찾아왔습니다!◀

▶플로라와의 대화로 본 사건을 마무리하세요!◀

[ 사건 종결 성공 시 : 연무장 출입 허가가 내려지며 엠마와 플로라의 발이 묶입니다! ]

[ 사건 종결 실패 시 : 공작저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3일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

[ 그외 달성도에 따라 추가 보상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

이미 알던 상태창의 진행도와 함께 후속 전개에서 플로라와의 대화가 이어진다.

연무장을 드나들기 위한 마지막 조건으로 게임 속 전개에 따라 나를 필연적으로 찾아오게 되는 플로라를 확실히 처리해 두어야 한다.

방법은 뭐 이미 구상해두었다.

하지만 이 후속 전개에서도 주의할 게 있다.

▶주의!◀

▶플로라와의 대화에서는 아래의 페널티가 따릅니다.◀

[ 1. 이번 사건에 연관된 다른 등장 인물을 끼어들게 만들 수 없습니다. ]

[ 2. 플로라와의 대화 자체를 회피할 수 없습니다. ]

‘바로 이 페널티 때문이지.’

게임 시스템이 걸어놓는 이 페널티로 인해 플레이어는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어 한 사람만 끼워다 플로라를 몰아세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잃게 된다.

그렇다고 대화를 피하자니 피할 수도 없게 걸어놨다. 참 악질이란 말이지.

페널티를 거슬렀을 땐 뭐 게임 때는 대놓고 죽었으니 지금은 안 봐도 뻔한 그 경고창이 다시 나타날 거다.

한쪽은 플레이어에게 거는 제약. 한쪽은 회피 방지.

이 게임이 왜 지랄맞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현실인 지금의 내겐 다른 변수가 더 많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 상황이 쫄리는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있을 지경이다.

내가 알던 셋째와 이곳의 플로라는 지긋지긋하리만치 똑같은 인간이니 말이다.

-달칵.

“…!”

이쪽에서 바로 문을 열 줄은 몰랐는지 플로라가 흠칫 놀라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금발 아래 떨리는 푸른 눈동자에서 심리가 은근히 엿보인다.

-띠링!

[ 1. 왜 왔냐? 시비라도 걸려고? ]

[ 2. (침묵하며 기다린다.) ]

[ 3. 네 짓인 거 뻔히 아는데 자수나 하지? ]

[ 4. 할 말 빨리 하고 꺼져. 별관으로 옮겨야 하니까. ]

‘여기부터는 선택지 폭탄이던가.’

우선 나는 그녀를 향해 조소를 날렸다.

“또 긁으러 왔냐?”

“그 긁다니 뭘.”

“맨날 네가 하던 짓 있잖아. 일부러 네가 사건 벌여놓고 내가 잘못한 놈으로 몰리면 얄밉게 놀리던 거. 시비 걸러 왔다고 보는 게 내 입장에선 타당한 거 아닌가?”

1번 선택지를 고르자 플로라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부터 질렀다.

“이 이번엔 그러려고 온 거 아니거든?!”

-띠링!

[ 1. 이번엔이면 예전엔 그랬단 거니까 자백이냐? 멍청한 년. ]

[ 2. 그럼 뭔데. ]

[ 3. (복도를 슥 흘기며)어이쿠. 목소리가 그렇게 커서 되겠어? ]

[ 4. 그래. 뭐 하러 왔는지나 들어보게 들어 와. ]

“그럼 뭔데.”

여기서 2번은 조금 둘러가는 길이다. 4번을 택하면 대화를 좀 더 빠르게 끝낼 수 있지만 지금은 좀 더 신중해질 때다.

정답이야 다 알고 있지만 게임 속에서 보던 전개와 달리 다른 물건을 썼으니 또다른 선택지가 뜰 수도 있지 않겠나.

우선 천천히 정보를 얻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플로라는 나를 째려보더니 우물쭈물거리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이 이번에도 나 아냐.”

“…”

“몇 번이고 나 노려봤잖아! 나 난 범인 아냐! 네 거 손도 안 댔단 말이야.”

어이가 없구만.

자기가 건드려 놓고 혼나기 싫은 모양이지?

“지 진짜 아니거든? 그리고… 이번에는 나도 좋게 좋게 얘기하러 온 거야.”

“좋게 좋게 얘기하러 왔다고?”

“그래!”

우물쭈물하던 플로라가 자기 주머니에서 둥근 원통으로 된 뭔가를 꺼냈다.

익숙한 이미지인가 싶더니 상태창에 어떤 아이템인지가 나온다.

예전에 봤던 연고였다.

“이번에 너한테 가야 할 증명서가 찢어져서 하녀들이고 시종들이고 빠짐없이 전부 조사 받고 있어. 그거 그만둬 달라고 작은 언니한테 얘기하면 이거 줄게.”

“하.”

연고를 주면서 클레어의 조사를 멈춰 달라?

말도 안 되는 뻔뻔함을 들이밀며 거래를 요청하는 꼴이 참 익숙하게 느껴진다. 그게 참 싫다.

-탁!

나는 플로라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

연고가 힘없이 데굴데굴 굴렀다.

느닷없이 손등을 맞은 플로라는 자기 손을 꼭 쥐고서 한 걸음 뒷걸음질쳤다.

“너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언니들한테 다 이를─”

“하 씨발. 나더러 이걸 받고 그냥 넘어가라? 장난하냐? 내가 그렇게 병신인 줄 알아?”

“…!”

“그만한 일을 저질렀으면 책임은 네가 져야지. 내 탓을 할 게 아니라.”

“책… 임?”

플로라의 두 벽안이 소스라치게 떨린다.

“네가 저지른 짓이잖아. 그냥 내가 잘 되는 꼴이 보기 싫으니까. 네 언니들이고 어머니고 죄다 나한테 신경을 쓰는 꼴이 보기 싫으니까. 하나라도 잘 되는 꼴이 보기 싫어서 찢어버린 거잖아?”

“뭐 뭐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고 했잖아!”

정곡을 찔린 플로라가 부정한다.

너무 강한 부정은 결국 긍정이 되는 법인데.

이 바보는 그런 것도 모르겠지.

“이번에 회의실에서 너 때문에 하녀들이고 시종들이고 전부 의심 받고 있어. 대대적인 조사도 이루어지고 있다구. 근데 거기서 너 때문에 엠마가 갇혀버렸어. 이게 다 너 때문이란 말이야!”

“그래서 뭐.”

“에 엠마를 빼내. 카밀라를 빼낼 때도 네가 얘기하니까 됐잖아. 이 연고 받으면 상처도 빨리 나으니까…”

엠마는 자기의 유모라고.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그리고 자기도 그런 게 아니라고.

플로라는 이게 당연한 거래고 올바른 교환인 것마냥 말하고 있었다.

“또오… 엄마한텐 비밀이다? 이런 거 말하면 엄만 싫어해!”

한 술 더 떠서 어린애들 특유의 거짓말까지.

역시 거를 타선이 없다.

-띠링!

‘마침 선택지도 떴나.’

셋째에게 당해봐서 안다.

이런 건 확실히 되갚아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에도 이런 짓을 두고 두고 해댈 테니까.

저 조그마한 머릿속에 똑똑히 새겨주면 된다.

그 한 장의 서류가 뭐였는지. 카르세인에게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서류였는지.

그리고… 여태 누군가로 인해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조차 전부 포기하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말이다.

“넌 작년에 아주 풍성한 생일 선물을 받았었겠지?”

“뭐?”

“클레어는 성인식 때 사람들한테 선물을 가득 받았었고 아리나도 작년엔 동업자들한테 한가득 받았다더라. 그래서 너한테도 물어보는 거야. 뭐 받았는지.”

“…”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오냐는 듯 플로라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으며 의문은 사라진다.

“난 말이지. 그게 한참 지난 생일 선물이고 축제에서 감시를 당하며 얻게 된 상이었어.”

“…!”

“근데 그게 찢어져 버렸어. 받기도 전에 내가 확인하기도 전에 다른 새끼의 손에 붙들려서 오히려 아리나를 자극한 꼴이 돼버렸네? 덕분에 의심도 받고 쳐맞기까지 하고.”

꿀꺽.

플로라가 무거운 침을 삼켰다.

나는 박수를 쳐주며 말을 이었다.

“다 네 덕분이야. 공작가에서 뭐든 날 의심하게 만들어 놓으니까 이렇게 된 거거든.”

짝짝짝짝짝짝.

“뭐만 하면 내가 사고를 친 인간이 되어 있지. 어딜 가든 일을 터뜨린 천박하고 더러운 놈이 되어 있고 이번에는 애써 준 아리나의 호의를 무시하고 기만해서 더는 아무것도 못 받게 될 것 같아.”

짝짝짝짝.

“근데 난 아무것도 못 받아도 괜찮아. 서럽게도 매번 말썽이나 부리는 머저리가 되어 있어도 상관없어. 하인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천박하고 더러운 놈이어도 이제 무덤덤하거든. 다 네 덕분이야.”

짝짝.

“아프지도 않고. 서럽지도 않아. 이젠 억울하지도 않더라고. 그러니까.”

박수 소리가 점차 느려지더니 마침내 두 손이 완전히 떨어졌고.

“몇 번이고 나한테 누명을 씌워줘서 참 고마워. 플로라.”

나는 웃는 얼굴로 플로라에게 확실히 말해줬다.

[ 5. 나한테 와야 했을 그 서류 그게 내 생일 선물이었어. ]

마지막 선택지는 저거 하나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나는 줄줄이 뭔가를 쭉쭉 덧붙여 주었다.

그건 아마도.

진득하게 날 괴롭혀오던 셋째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일 거다.

결코 이 가족들에게 정을 붙이지 않게 해줘서.

내가 한시라도 경각심을 잃지 않고 집에서 탈출하게 해줘서.

괴롭히고. 또 괴롭혀줘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이깟 고통 따위는 좆도 아니라는 걸 알려줘서.

그래서 나는 스스로 살아갈 힘을 터득할 수 있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닌가?

“…”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자 플로라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더니 조금씩 안색이 새파래져 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나를 지켜보던 금발 꼬맹이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문에 부딪쳤다.

“흐읍!”

그리고는… 눈에서 한 방울의 이슬을 내 방에 흘리며 급히 내 방문을 열고 나갔다.

-띠링!

후속 전개를 완료했다는 메시지가 떴다.

▶플로라와의 대화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을 지급합니다!◀

■보상

▶사건 종료 보상을 받습니다.

[ 엠마가 독방에 계속 구금됩니다! ]

[ 당분간 플로라와 절대로 마주치지 않습니다. ]

[ 기한 : 3일 ]

▶연무장의 위험도가 변경됩니다.

[ 위험도 변경 : 위험→주의 ]

▶달성도에 따른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 ??? ]

[ 고급 연고 ver. 2 ]

“쯧. 이게 왜 보상으로 나와. 그냥 저 꼬맹이가 내 방에다 던진 건데.”

어차피 쓸 일은 없겠지.

적당히 원래 받았던 거랑 마찬가지로 같은 서랍에 넣어 두었다.

***

“헉 헉…”

-난 말이지. 그게 한참 지난 생일 선물이고 축제에서 감시를 당하며 얻게 된 상이었어.

그게 생일 선물이라고?

아리나 언니가 말했던 상이 그거였단 말이야?

‘근데 그걸…’

-근데 그게 찢어져 버렸어. 받기도 전에 내가 확인하기도 전에 다른 새끼의 손에 붙들려서 오히려 아리나를 자극한 꼴이 돼버렸네? 덕분에 의심도 받고 쳐맞기까지 하고.

‘내 손으로… 찢은 거란 말이야?’

말도 안 돼.

그게 어떻게 말이 돼.

-다 네 덕분이야. 공작가에서 뭐든 날 의심하게 만들어 놓으니까 이렇게 된 거거든.

아니야. 억지잖아.

그럴 리가 없잖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거짓말일 게─

-근데 난 아무것도 못 받아도 괜찮아. 서럽게도 매번 말썽이나 부리는 머저리가 되어 있어도 상관없어. 하인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천박하고 더러운 놈이어도 이제 무덤덤하거든. 다 네 덕분이야.

“…”

괜찮다고…?

상관 없다고…?

무덤덤하다고…?

-아프지도 않고. 서럽지도 않아. 이젠 억울하지도 않더라고. 그러니까.

안 아프다니. 억울하지도 않다니. 심지어…

-몇 번이고 나한테 누명을 씌워줘서 참 고마워. 플로라.

그게 고맙다니?

“이상하잖아. 뭐야. 대체. 대체 무슨…!”

플로라는 복도에서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자신의 방으로 도망치듯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끝없이 떠오르는 카르세인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우리 가족들을 탐낼까 싶어서 그런 건데.

그저 우리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랬던 건데.

하인들과 마음이 맞아서. 이 공작가를 지키기 위해서.

그래서 카르세인을 괴롭혀 왔던 건데.

“생일 선물조차 못 받을 지경으로 만든 거란 말이야? 내가…?”

문득 독방에서 호소하던 엠마의 목소리를 절로 떠올리게 되었다.

-아가씨. 저 천민은 아가씨의 적이자 공작가의 적입니다. 반드시 내쫓아야 해요!

-모든 권리를 가지지 못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반기를 들고 일어설 겁니다!

정말?

그게 맞는 거야? 엠마?

카르세인한텐… 아무것도 없는데?

가슴 한 쪽이 너무 무거워졌다.

숨이 턱 막힐 만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두 편으로 나누기 애매해서 오늘도 그냥 뭉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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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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