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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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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했던 클레어는 삽시간에 표정이 일그러졌고 아리나는 아예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의미로 튀어나온 말인지 똑바로 답하는 게 좋을 거다. 카르세인. 설마 지금 우리가 손수 감시까지 하면서 만들어진 식사인데도 불구하고 먹지 않겠다는 뜻이냐?”

어떤 의미로 나온 대답인지 첫째는 한 번 더 들으려는 태도였다.

미안하지만 내 대답은 틀리지 않았어.

“잘 알면서 왜 묻냐?”

그리 퉁명스럽게 쏘아붙여 본다.

두 누나의 감시 하에 하녀들의 다른 손 같은 건 전혀 타지 않았을 저 깨끗한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뜻으로.

그러자 기가 찬 듯 허! 소리를 냈던 클레어가 참지 못하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야 이 씨발 새끼가. 장난해? 도와주려는 사람한테 그게 무슨 태도야?”

“카르세인. 이번 한 번은 잘못했다고 하면 넘어가겠다. 두 번은 없어.”

두 벽안이 나를 살벌하게 노려보며 위협한다. 방금 입에 담은 그 말을 철회하라고.

거듭 말하지만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

이게 정당 방위고 옳은 태도였다. 그렇기에 물러서지 않는다.

“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이게…!”

끝까지 꾸역꾸역 대꾸하자 손찌검을 하려는 듯 클레어의 손이 위로 번쩍 올라갔다. 그대로 내려치면 아마도 내 뺨에 직격일 터였다.

“…언니.”

“이딴 녀석에게 손을 올릴 가치조차 없어. 네 손만 더럽혀지니까. 게다가 아직 환자잖아. 네가 상처를 내면 셰이든의 손만 바빠지는 거야.”

씩씩거리던 둘째의 손 앞을 다른 손이 막아서며 맞을 일은 사라졌지만 환자를 환자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주치의를 걱정하는 꼴을 보고 있으니 참 어이가 없었다.

“아 그래. 우리가 멍청했네! 너 같은 새끼가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은 것 같아서 식사까지 챙겨주려고 했으니까!”

“맞아. 우리가 멍청했어. 주치의를 부르고 걱정해가며 식사를 챙길 이유가 없었던 거지. 진수성찬을 내버려 두고도 먹지 않는 걸 보면 역시 영양 부족이니 뭐니 하던 건 자업자득이었군.”

“계속 모래 든 물이랑 소금기 가득한 음식이나 깨작깨작 먹어. 챙겨준 것도 미련하게 안 처먹다 다시 쓰러져 버리라고. 이 병신 새끼야.”

클레어가 씩씩거리며 먼저 방을 나간다.

그 뒤로.

“먹기 싫으면 내버려 둬. 하녀들이 먹게. 너 같은 천민에겐 상다리가 부러질 수준의 만찬이지만 은혜를 모르는 천것에겐 입에 들어가기도 아깝다. 내가 왜 널 위해 귀한 바그란드의 주치의와 주방장 하녀들을 불렀는지 이해가 안 가는군.”

바짝 날이 선 아리나 역시 싸늘한 일침을 가하며 나갔다.

홀로 방 안에 남게 된 나는 헛웃음부터 흘렸다.

“하 은혜를 모르는 천것의 입에 들어가기도 아깝다고? 챙겨준 것도 미련하게 안 처먹다 쓰러지기나 하라고?”

웃기고 앉았네.

“하긴. 너희가 뭘 알겠어. 내 두 누나들이랑 똑같은 인간들인데.”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역할 정도의 일치율을 보이는 아리나와 클레어를 보고 있자니 코웃음이 절로 나온 것이다.

둘 모두 귀족이라서 굶주린 적이 없었을 테고. 둘 모두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기에 건강하게 자랐다. 그러니 알아챌 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거지처럼 살아본 놈이 거지의 맘을 안다고 나는 누구보다 카르세인의 몸 상태에 대해서 잘 안다.

저건 이 몸 상태로 먹으면 안 된다. 아무리 산해진미를 모아놓았다 한들 시각과 후각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한들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

“저건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야 이 씨발 새끼들아.”

아무것도 모른 채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군침이 다 흐르는 음식들을 갖다놓은 그 둘을 향해 나는 비웃고 또 비웃었다.

***

‘도와주려고 했더니 뭐?’

이걸 먹으란 소리에 장난하냐며 뻣뻣하게 고개를 들던 모습이나 그러고도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 당당히 대드는 모습에 기가 찼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클레어는 씩씩거리며 복도를 걸었다.

그러다 문득 그녀의 드레스에 작은 주름이 진다.

“언니.”

뒤돌아 보니 깜찍한 막내가 제 치마를 붙잡고 서 있었다.

“왜 그래 플로라?”

클레어가 활짝 웃으며 플로라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러자 플로라는 무어라 답하려다 흠칫하며 몸을 떨더니 시선을 피하며 배시시 웃었다.

“으응. 아니야. 아무것두.”

“뭐야. 고민 있으면 언니한테 얼른 다 털어놔 봐.”

“그게에… 할 말을 까먹었어. 헤헤.”

“으이그.”

실없이 웃는 막내를 보며 클레어는 귀여운 동생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그러다가도 문득 여기가 카르세인의 방 근처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혹시 모르니 손을 꼭 잡고 반대 방향으로 향한다.

“플로라 오늘은 언니랑 있을까?”

“응? 왜에?”

“음. 아까 밥 제대로 안 챙겨 먹었잖아. 먹는 거 확인하려고 그러지.”

카르세인이 방에서 쓰러졌던 장면이 떠오르다 보니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플로라 역시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플로라는 극구 반대했다.

“오늘은 자수 연습하는 날이랬어. 그래서 언니랑 못 있어.”

“아항. 그래?”

자수 연습이라. 그럼 안심이었다. 바로 옆에 선생이 있으면 플로라마저 쓰러지는 일은 없을 테니.

“그럼 방까지 데려다 주기만 할게?”

“응 클레어 언니!”

그렇게 플로라를 방에다 데려다 주고 난 직후.

주치의 셰이든이 찾아와 물었다.

“셰이든? 무슨 일이야?”

“오늘 두 아가씨께서 직접 카르세인 도련님을 찾아갔다고 들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왔어요.”

“…”

카르세인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눈썹이 날카로워지는 클레어. 조금 전 어떤 소리를 들었는가를 곰곰이 떠올려 보면 듣고 싶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말해. 뭔데?”

“도련님께서 식사를 하셨는지 그걸 여쭤보려 온 겁니다.”

식사 얘기가 나오니 더 인상이 찌푸려졌다. 머릿속에 다시 짜증이 차오른 클레어가 비아냥거리며 답했다.

“갖다 줘도 안 처먹던데 뭘. 쓰러지든 말든 알아서 하라 그래.”

“예? 그게 무슨… 설마 드시지 않았다는 겁니까?”

“자기가 안 먹겠다는데 뭐 어쩌라고. 제대로 된 음식을 언니랑 내가 주방으로 가서 만들라 명한 것도 안 먹겠대잖아.”

그러자 셰이든이 크게 놀랐다.

“아니 그 정도면 심한 공복이 와 있을 겁니다. 정말로 안 먹는다고 하셨다고요?”

“그래! 테이블 가득히 최고급 요리로 준비하라고 말했어. 언니랑 내가 주방장부터 시작해서 하녀들의 손길이 닿는 순간까지도 전부 확인한 깨끗한 요리였다고. 그걸 안 먹겠다는데 뭐 어쩌겠어?”

정말로 뭘 어쩌겠나. 어떤 이물질도 들어가지 않게 차려진 만찬을 본인이 거부했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아예 적반하장으로 이걸 자기더러 먹으란 소리까지 하고. 한 번 더 기회를 줬더니 그래도 자기 잘못은 없다고 눈을 부라리고.

생각하기도 싫을 지경이었다.

“세상에. 아가씨께서는 도련님이 걱정되시지 않으시는 겁니까?”

셰이든이 기겁하며 경을 쳤다.

“걱정이라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가 안 처먹어서 저렇게 된 건데.”

다른 사람들이라면 하지도 않을 걱정이다. 공작가에서 아늑한 방을 얻어 호화로운 옷과 길바닥에선 손도 못댈 진수성찬을 매일 먹고 있는데 걱정을 왜 한단 말인가?

바짝 짜증이 오른 목소리로 그리 답한 클레어였으나 셰이든은 입을 떡 벌리며 또 한 번 기겁했다.

“막 깨어난 환자에게 그런 힘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것들은 아픈 환자의 입에 넣을 게 아닙니다.”

“비실비실해서 어디 아픈 모양이면 대충 내 이름으로 약 지어서 써. 공작가에 그 정도 약 쓴다고 뭐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약을 먹여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소화를 시킬 에너지조차 없으신 겝니다. 만일 허기에 눈이 돌아 그걸 섭취하기라도 하신다면 더 위험해집니다.”

“…뭐?”

그걸 먹으면 더 위험해진다는 말에 순간 눈앞이 핑글 돌았다.

“잠깐 위험해진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럼 아예 언니랑 내가 가져 온 음식들이 전부…”

“기름지고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갔다간 되려 체증에 걸려버릴지도 모릅니다. 아예 드시면 안 되는 음식이란 게지요! 이때는 미음 정도밖에 못 먹습니다.”

셰이든은 말을 끝마친 뒤 이럴 때가 아니라며 허겁지겁 카르세인의 상태를 보러 가야 한다 말하고는 바쁜 걸음을 옮겼다.

몰랐다. 질 좋은 음식을 먹이면 금방 건강이 돌아올 것 같아서. 그래서 더 신경 써달라고 말했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고?

클레어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거기 너희.”

“네 클레어 아가씨.”

“지금 당장 카르세인 방으로 가서 밥 못 먹게 막아. 빨리!!”

하녀들이 바쁘게 카르세인의 방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클레어 아가씨?”

“아 아마 먹진 않았을 거야. 자기도 안 먹는다고 했으니까. 미음 준비는… 내가 주방으로 가서 말해둘게.”

“소화가 되기 쉬운 것부터입니다. 당분간 천천히 먹여야 해요.”

“…알았어.”

셰이든이 그제야 무거워진 마음을 한 시름 놓는다. 이와 반대로 클레어는 다소 복잡해보였다.

그리고.

-딱!

“씨이…!”

누군가의 손톱이 부러졌다.

***

클레어와 아리나가 나간지 얼마 안 가서 하녀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혹시 이걸 먹은 건 아닐까 싶어 음식들을 확인해보다 다행히도 안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전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알아챈 모양이네.’

기름지고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들을 쇠약해진 환자의 위장에 쑤셔넣었다간 그건 더 이상 음식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걸.

결국 보상이라고 떴던 음식들은 죄다 하녀들의 손에 하나씩 빠져 나갔다. 마지막엔 음식 카트까지 가져가며 깨끗하게 사라졌다.

하지만 이내 다른 그릇이 내 방으로 도착했다.

이번에는 환자도 제대로 먹을 만한 음식이었다.

“초라하구만.”

안그래도 쫄쫄 굶은 카르세인의 몸에서 음식의 향이 솔솔 피어오르니 참기 힘들었다. 정말 눈이 돌아서라도 한 입 먹어보고 싶은 그런 욕구가 생기는 음식들이었지.

그것들을 대신해 눈앞에 있는 건 고작 아무 맛도 안 날 것 같은 미음이었다.

그럼에도 스푼으로 미음 한술을 떠 입에 넣자 입에서 절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더럽게 맛있네.”

너무나도 밍밍한 음식이지만 왜 이렇게 맛있게 느껴질까. 그래서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남들이 먹는 그 흔한 핫바 하나에 군침이 흘렀고 삼각김밥 하나에 부러움을 느꼈으며 편의점 알바 첫날 운 좋게 폐기로 나온 도시락을 먹었을 땐 코끝이 시큰거렸던 그 기억.

이런 건 좀 적당히 넣으라며 불평하며 손님이 남겼던 볶음김치의 새콤달콤한 맛은 대체 이걸 왜 남기는 건지 의문이었고 한 조각밖에 없는 햄은 입안에 넣자마자 사라졌으며 남은 반찬들도 허겁지겁 먹다 보니 음미할 시간조차 없이 텅 비어있었던 그 기억.

배가 포만감이 차는 걸 처음 느꼈던 그 기억. 때 타지 않은 음식 본연의 맛을 처음으로 느꼈던 그날의 기억.

아직도 배에 포만감이 차는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었다.

그 집에서는 오늘처럼 가족 중 누군가가 손을 대는 바람에 제대로 된 맛이라는 걸 느끼긴커녕 먹지도 못한 적이 많았으니까.

“…아. 뭐야 벌써.”

정신을 차렸을 땐 그릇이 텅텅 비어 있었다.

▶허기 상태가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허기가 회복됐다는 상태 메시지의 등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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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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