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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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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1

“…”

오늘은 다른 일정이 있는 날이었다.

또래 영애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온실에 들어가 따뜻한 코코아 한 잔과 함께 지난 눈꽃 축제 얘길 할 시간이었고.

하지만 플로라는 옷을 갖춰 입고서 길을 걷고 있었다.

카르세인의 입단 기간 4일차.

그날 수돗가 근처에 몰래 숨어서 봤던 장면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러니까 이건 압수다? 네 부정 행위는 눈 감아 줄 테니까.

브루스의 목소리를 떠올리던 플로라가 자리에 멈춰 섰다.

“아무리 봐도 그건 언니한테 받은 걸… 뺏긴 거지?”

근데 왜 걔는 아무 말도 안 해?

자기 걸 뺏긴 건데 왜 화도 안 냈던 거야?

“모르겠어. 왜? 테오 경이 말한 거랑은…”

다시 혼란에 빠진 플로라.

그 사이 연무장 입구로 누군가가 버젓이 들어가는 것 같자 재빨리 몸을 숨겼다.

“차곡차곡 잘 옮겨. 하나라도 부서지면 콱 그냥!”

다시 고개를 빼꼼 내밀자 주먹을 들어 보이며 짐꾼들에게 주의를 주는 클레어가 있었다.

‘맞다. 오늘 둘째 언니가 오는 날이었지.’

다음날은 아마도 자신의 차례일 터다.

이렇게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찾아오지 않아도 된다. 내일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플로라는 둘째 언니를 보며 한쪽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져오는 것을 느꼈다.

왜일까.

매번 카르세인에게 뭔가 가져다 주는 걸 보면 화부터 났었는데.

그게 싫어서. 매번 카르세인이 곤욕을 치를 일을 만들어냈었는데.

그렇게 카르세인이 당하고 나면 기분이 통쾌했었는데.

이젠 뺏길 것을 염려하던 마음 대신 불안함과 답답함이 찾아온다.

작은 언니가 카르세인에게 뭔가를 주려는 게 걱정되는 게 아니다.

가족을 빼앗긴다는 불안에서 기인 된 게 아니다.

어쩐지 형용하기 힘든 이 기분.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저 모습을 보며 자신에게 의문이 생긴다는 것뿐이다.

왜. 대체 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게 아니었다는 걸 테오 경에게 직접 들었는데 왜 이런 걸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모른다. 이 감정이 뭔지 모른다.

뭔가 잘못됐고 뭔가 잘못했단 느낌이 들었다.

플로라는 오늘도 카르세인을 찾아가야 한다는 불안정한 감정을 꺾지 못한 채 작은 언니의 눈을 피해 빙 돌아 연무장으로 향했다.

***

그렇게 5일째의 아침이 밝았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클레어는 연무장에서 팔짱을 낀 채 아침 구보를 도는 기사들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으 으억?!”

“클레어 아가씨…? 왜 그리스 마법을 제 동기에게…”

“이 새끼가 발뺌을 하네. 내가 못 본 줄 알아? 너 지금 일부러 카르세인 치고 간 거잖아!”

한 놈을 포착했다.

아주 죽사발을 내버리겠다고 말한 건 장난이 아니었다.

“감히 누구의 동생을 건드려. 야 일어나.”

“으 으엇! 클레어 아가씨!”

기사의 멱살을 잡은 클레어는 이대로 놈을 사단에서 끌어내 퇴출시킬 셈이었다.

“수습 기사 테오 람스테어라고 합니다. 혹시 클레어 아가씨께 한 마디 올려도 괜찮을지요.”

그러자 점잖아 보이는 것이 튀어 나왔다.

“뭔데.”

“연무장 내에서 구보 훈련을 하게 되면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납니다. 추월 과정에서 빈도가 제법 잦기도 하고요.”

“하. 그래서? 너 지금 이 새끼가 카르세인 안 치고 갔다고 하게?”

움찔.

클레어의 기세에 테오가 순간 몸을 떨었다.

“야. 어제 언니가 얘기해주던데 카르세인이 뭐 하극상을 저질렀다더라?”

“예 예… 그건…”

“알아. 생트집이었다는 거. 근데 지금 이 새끼가 카르세인 치고 간 건 진짜 하극상이잖아. 한낱 기사 새끼가 공작가의 도련님을 일부러 치고 갔는데?”

난데없이 곤혹을 치르게 된 테오가 침을 꿀꺽 삼켰다.

“아가씨. 우선 연무장에서는 연무장의 규칙을 따르기 때문에 카르세인 도련님은 현재 훈련생으로 와 계십니다.”

“그래서?”

“신입들을 향한 작은 신고식 같은 겁니다. 폭력은 아니고 단순히 이런 관습으로 적응기를 도와주는 정도란 거죠.”

클레어가 어느 정도 말을 들어주는 것 같자 테오의 입에서 설득력 있는 거짓말들이 술술 새어나온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훈련생이신 도련님은 체력이 저희보다 떨어지시기에 뒤처지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른 기사들이 지나가는 앞길을 막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도련님을 배제해 버리면 그것도 공평하지 않잖습니까.”

“흐응. 그래?”

클레어가 쥐고 있던 기사의 멱살을 놓았다.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돌변한 그녀는 상대를 바꾸어 테오에게 압력을 가했다.

“그럼 나더러 카르세인이 계속 저런 식으로 맞고 다니는 걸 보고 있어라. 이 뜻이네? 그딴 허접한 신고식 때문에.”

“예?! 아 아닙니다!”

“그게 그 말이잖아. 연무장의 규칙대로라면 카르세인은 훈련생이고 자기가 저렇게 느려 터졌으니까 추월하다 맞는 게 정상이란 소릴 하고 있잖아 너. 아냐?”

연무장의 일이라며 정당함을 주장하려 했으나 형형한 클레어의 벽안이 푸른 안광처럼 살기를 내뿜었다.

잔뜩 주눅이 들어버린 테오는 하는 수 없이 물러서야 했다.

“녀석은 제 후배 놈입니다. 그러니… 저 녀석에겐 제가 직접 주의를 주겠습니다. 이걸로 너그러이 넘어가 주세요. 아가씨.”

그제야 꼬리를 내리며 고개를 숙이는 테오.

클레어는 그런 테오를 지그시 지켜보다 혀를 찼다.

하지만 주의를 주는 것만으로는 성치 않다.

“그럼 저 새끼. 오늘 다른 사단으로 보내.”

“예 예?”

“추월하는 도중에 생긴 일이라며. 그 추월이 몇 번이고 생길 텐데 그럼 편하게 옆 사단으로 전출시키면 될 거 아냐?”

“아가씨. 다른 사단으로 보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오해 받을 짓을 한 건 이 새끼 잘못이잖아? 아니면 뭐 저 새끼를 우리 기사단에서 퇴출시켜도 상관없어. 받을 기사들이야 널려 있을 텐데. 또 질 나쁜 관습 같은 건 하나둘씩 없애야 맞지. 안 그래?”

아예 눈에 띄지 않게.

마치 유배를 보내듯 다른 사단으로 보내는 정도는 되어야 클레어는 만족할 셈이었다.

“도련님의 남은 입단 기간인 사흘 동안 2사단으로 보내놓으면 될까요.”

“어. 그렇게 해.”

테오는 아끼던 제 부하를 보며 눈을 질끈 감았으나 순순히 그를 다른 사단으로 보내는 방법 외에 다른 수는 없었다.

‘짜식들이. 진작에 이럴 것이지.’

덕분에 아침 구보 시간은 아주 평화로워졌다.

아니 평화롭다 못해 조용해졌다.

바그란드 공작가의 둘째 아가씨가 눈 시퍼렇게 뜨고 있으니 감히 그 누구도 나설 수가 없는 탓이었다.

아침 구보 시간이 끝나고.

오늘도 카르세인은 바닥에서 뻘뻘 기고 있다.

클레어는 제 동생을 향해 걸어가 쭈그려 앉았다.

“매일 이렇게 뛰는 거야?”

“어.”

“그럼 매일 저렇게 저것들이 너한테 시비를 건단 뜻이네?”

그러자 카르세인이 한숨을 푹 쉬며 물을 들이켰다.

“아리나한테 못 들었냐? 네가 끼어들면 다른 쪽으로 더 괴롭힘만 받는다니까?”

“그래서 안 끼어들었잖아?”

“뭐?”

“기사란 새끼들이 아주 질 나쁜 관습을 가지고 있다길래 그걸 뜯어고치고 있을 뿐이지 난 네 편 든 적 없어.”

모르쇠를 떠는 클레어.

카르세인이 어이가 없었는지 허탈하게 웃었지만 정말로 그랬다.

질 나쁜 관습을 가졌다는 말을 듣고 기사들을 제지했을 뿐이지 카르세인에게 어떠한 특혜를 가져다 주진 않았으니까.

만약 이걸로 시비를 건다 치더라도 부정행위는 둘째치고 공작가의 주인이 자신을 모시는 기사들의 악습을 막으러 왔다고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이걸로 좀 갈아 입어. 넌 어떻게 융통성이 그렇게 없어?”

“뭔데 또.”

“기사단에 입단하는 가족이 있으면 훈련복 정도는 사 입히는 게 제국의 문화거든.”

“아리나한테 얘기 못 들었냐?”

“이것도 정당하게 내 부티크에서 디자인한 거니까 아무 문제 없다?”

카르세인은 정 안 되겠다 싶어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딴 헛짓거리가 나한테 방해되니까 이런 짓을 아예 하지 말라고 말한 거야.”

***

다소 직설적인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리나에겐 필요 없는 행동이었다 말하는 정도로 끝낼 수 있다지만 내가 알던 둘째처럼 클레어는 한 번 말하는 것으로 안 들을 때가 있다.

그래서 아예 방해가 된다고.

네가 오히려 방해라고.

그렇게 직설적으로 대답해야 했다.

물론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

클레어의 손이 조용히 위로 올라온다.

키 차이가 크지 않아 올라가는 게 다 보이지만 피하지 않을 거다.

속 긁는 소릴 했으니 한 대 얻어맞을 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전처럼 뺨에 열기가 솟아오르진 않는다.

“얘는 누나가 주는 선물에 헛짓거리란 말을 하고 있어. 딴놈들이 뭐라 하면 그땐 나한테 직접 와서 그 소리 지껄여보라고 해. 어차피 부단장에게 미리 말해뒀으니 그 녀석 선에서 컷이겠지만.”

그리 삐죽거리며 클레어는 이마를 콩. 하고 건드릴 뿐이었다.

‘뭐야. 얘 왜 이래?’

한 대 맞을 것을 각오하고 일부러 클레어의 심기를 긁었다.

다혈질스러운 성격이 내가 알던 둘째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이러면 내 기분은 좀 상하더라도 확실하게 돌려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긁은 건데.

클레어는 나를 때리긴커녕 험한 말조차 입에 담지 않았다.

“방해된다고 하니까 돌아갈게. 근데 언니가 때렸던 곳은 안 아파?”

“…한참 된 건데 그게 지금까지 아프겠냐.”

“그야 그때 언니가 너 때릴 땐 나랑 다르게 마나 실어서 때렸었잖아. 완전 뿔 나서 힘 조절도 안 했었고.”

전혀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클레어가 볼을 긁적였다.

“그 나는 너 때릴 때 그래도 조절했어. 아무리 화가 나도 마나까지 실어서 때리면 진짜 아플 테니까.”

“…”

“어어? 너 그 눈빛 뭐야. 못 믿겠다 이거야?”

그럼 너 같으면 믿겠냐.

진작 입에 담고 싶지만 그 말은 꾹 참고 넘겼다.

그러자 클레어가 못마땅한 듯 카르세인의 볼을 잡고 주욱 당겼다.

“뭐 하는 지슨드.”

“어휴! 네가 이런 것까지 알 필요는 없지 그래! 준 옷이나 똑바로 입어.”

다음 훈련도 있다고 하니 그거 입는지 안 입는지 두 눈으로 지켜볼 거라는 클레어.

그리고는 뚱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대체 뭐야?”

분명히 쫓아버리려고 했는데… 자기 발로 저렇게 조용히 물러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딱 봐도 값비싼 재질로 만들어진 훈련복을 보며 나는 어벙벙한 기분을 한동안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 클레어 바그란드 ]

[ 친밀도 : 32% ]

고개를 들었을 땐 클레어의 친밀도가 30%를 돌파해 있었다.

‘됐어. 그쪽이 문제가 아니니까.’

[ 플로라 바그란드 ]

[ 친밀도 : 7% ]

진짜 중요한 건 이쪽.

몰래 지켜보고 있는 한 꼬맹이를 보며 준비가 끝났음을 느꼈다.

▶파우치에 해당 물건을 집어 넣으시겠습니까?◀

[ 1. 예. ]

[ 2. 아니오. ]

나는 거리낌없이 그 물건을 파우치에 넣었다.

그리곤 잘 볼 수 있는 장소에다 대충 던져 두었다.

***

이 싱숭생숭한 기분은 단연 카르세인 때문일 터.

아무도 모르게 연무장 뒷길로 찾아 들어온 플로라는 머리만 빼꼼 내민 채 구보 중인 기사들 사이로 뛰고 있는 카르세인에게 눈을 붙였다.

근데… 착각이었을까?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막상 카르세인을 보고 있어도 딱히 이 답답한 기분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툭!

‘어…?’

눈앞에서 카르세인이 다른 기사의 팔에 옆구리를 찔리자 그 답답한 기분이 심화되었다.

그 이후로는 작은 언니가 마법으로 기사를 넘어뜨리고 테오와 말이 오갔다. 카르세인의 옆구리를 찍었던 기사는 겨우 퇴출만 피해 사단에서 내쫓기는 결과를 맞이했고…

카르세인은 클레어의 호의를 대놓고 밀어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조여온다.

답답함을 참을 수 없었던 플로라는 제 가슴을 부여잡은 채 빼꼼 내밀었던 머리를 다시 뺐다.

“헉 헉…”

답답한 가슴을 두 손으로 쥔 채 쭈그려 앉아버린 플로라.

그녀는 이 상황에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공작가와 다르지 않았다.

장소는 다르지만 모든 인과가 같다.

하녀들을 기사들로 치환하고.

괴롭힘의 정도를 해코지와 시비로 치환하면 공작가의 것과 동일하다.

매번 카르세인을 괴롭혀왔던 플로라에겐 적어도 그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설마 이곳에서도…?

‘아냐. 아냐! 아니라고!!’

플로라는 고개를 휙휙 저으며 그 가정을 부정해 본다.

‘나 난 그런 일까진 안 시켰어. 공작가에서나 시킨 거지 연무장에서 일어난 일은 내 탓 아니잖아!’

그리 외면하는 순간.

-찌이익. 찌익!

근처에서 뭔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들어 추측하건대 기사들이 사용하는 파우치일 것이다.

근데 왜 그 소리가 이 근처에서 나는 건데?

“후. 씨발. 천민 새끼 하나 때문에 내가 왜 이딴 꼴을 보는 건지.”

머지않아 찌직거리는 소리가 끊어지자 혼잣말이 들려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터벅터벅 연무장 뒤편으로 빠져 나갔다.

숨을 참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간 그곳엔.

“…”

사정없이 찢어진 파우치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볼 필요도 없었다.

그 파우치 안에는 얼마 전에 자신이 주었던 두 개의 연고가 그대로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플로라의 한쪽 가슴에 자리 잡고 있던 불쾌감이 풍선마냥 불어났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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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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