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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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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2

▶특정 등장 인물이 연무장에서 일어난 일을 확인했습니다!◀

▶친밀도가 다른 수치로 변환됩니다!◀

[ 플로라 바그란드 ]

[ ??? : 71% ]

상태창을 보며 나는 피식 웃었다.

지금쯤이면 내 파우치가 아주 갈기갈기 찢겨 있겠지. 애초에 기사들이 아니고서야 누구의 것인지 확인은 힘들지만 지금은 플로라가 보기에도 내 걸 아주 잘 알 수 있을 거다. 일부러 넣어둔 게 있었으니까.

─자 다시 집합!

그 사이 아침 구보 휴식 시간이 끝났다.

괜히 트집 잡히긴 싫으니 훈련복을 갈아입고 땀마저 얼추 닦아내자 어느새 기사들이 하나둘씩 집합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기사들이 쭉 모여 물건들을 한 덩이씩 집어가고 있었다.

“너도 가져가라. 카르세인.”

“이게 뭐길래요?”

“클레어 아가씨께서 내린 하사품이다. 기사들에게 지원하는 거지.”

허. 왜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건가 싶더니.

아주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셨네.

제국의 문화 얘긴 어떨지 몰라도 이러면 다른 기사들에게도 물품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부정행위란 소린 입 밖에 나오지도 못할 거다.

그 사이 고참 기사가 손뼉을 두 번 치며 기사들의 이목을 끌었다.

“자 주목! 너희도 잘 알다시피 어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다들 알고는 있겠지?”

시선들이 브루스와 나에게로 옮겨졌다.

말해 뭐하겠는가. 부정행위니 뭐니 들먹이는 것도 그렇고 견습 기사가 훈련생에게 시비를 걸었다가 패배한 것도 뜨거운 감자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일정을 좀 바꿔서 대련을 진행한다! 첫째 아가씨께서 우리 기사들의 자질을 의심하고 있으니 참관하신 둘째 아가씨의 앞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알았나?”

─예!

대련이라고 하니 누군가는 움츠러들고.

누군가는 오랜만에 실력을 좀 확인해봐야겠다며 자기 후배의 어깨를 톡톡 건드린다.

그리고 누군가는.

“특이사항으로 이번 검술 대련은 훈련생도 참가한다. 다들 알고 있다시피 입단 기간엔 대련 상대가 되지 않는 편이지만 특별히 아리나 아가씨께서 이를 허락하셨다.”

기회를 잡았단 생각에 한껏 들떠 있겠지.

검술 대련이 이어지는 게 우연은 아니다.

어느 분기를 타든 간에 아리나는 연무장에 들어선 뒤 카르세인이 검을 들 기회를 가져다 줄 테니까.

어찌 됐건 이 매치는 내 쪽도 바라던 바였다.

“아이고. 선배님이십니까? 망했네.”

“짜식. 얼마나 연습했는지 꼼꼼하게 확인할 거다?”

방식은 제비 뽑기.

같은 문자가 나온 자들끼리 명단에 맞춘 순서대로 대련이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오? 네 상대는 브루스구나. 카르세인.”

“기묘하구만.”

“그러게나 말입니다.”

내 상대는 애초에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띠링!

▶브루스와의 대련이 확정되었습니다!◀

▶달성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집니다!◀

▶부러진 날개 에피소드의 영향으로 패배 시 페널티가 강화됩니다!◀

[ 브루스에게 패배 시 왼쪽 팔에 큰 부상을 입으며 연무장에서 자동으로 퇴출됩니다. ]

원래는 미니 게임에서 정해진 달성도를 채우지 못할 경우 좀 얻어맞고 인식이 떨어지는 게 전부였는데 이젠 아예 부상을 입는 건가.

조금 다친 정도라면 퇴출까진 아니겠지만 부상을 입는다고 하면 연무장에서 퇴출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하긴 브루스 녀석이 지금 잃은 게 너무 많긴 하다.

그런 자극을 받고 나면 카르세인을 향한 적의가 끊어지질 않겠지.

살짝 고개를 돌리자 히죽거리고 있는 놈이 보인다.

‘아주 벌써 이겼다는 표정이네.’

지금쯤 브루스 녀석의 머리속에선 형편없이 패배한 뒤 씩씩거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내게 더한 보복을 가할지도 모를 일이고 말이다.

미안하지만 그럴 일 없을 거야.

검이라면 카르세인이 아니라 나도 잡아봤으니까.

“자 다 뽑았지? 이제 각자 자기 상대랑 순서 잘 지켜서…”

제비를 다 뽑은 것을 확인하던 마크가 뒤로 돌더니 갑자기 말이 뚝 끊겼다.

그는 현재 대진표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마크? 갑자기 왜 그래?”

“부단장 대진 개수라도 잘못됐어?”

“…아니 그런 건 아니다.”

가라앉았던 목소리를 다시 올리며 마크는 애써 괜찮은 척 대련을 준비하라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속마음은 제법 당황스러울 테지.

마크의 시선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는 듯 나를 은근슬쩍 흘깃거리고 있었다.

나는 입모양으로 마크에게 한 마디 전해줬다.

‘말했잖아?’

브루스 녀석이 내 상대가 될 거라고.

마크는 침을 꿀꺽 삼키며 애써 당황한 기색을 숨기려 들었다.

그야 마크의 입장에선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라디엘이 전달한 것만으로도 당황스러운 마당에 기사단 내에서 대진 조작이라는 게 생겨났다.

어쩌면 당장 난입해 이 대련 자체를 무마시키려 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연무장에서 모종의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조사부터 시작할 수도 있을 테고.

하지만 마크는 평정심을 끝까지 붙잡고 있다.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단 얘기다.

라디엘이 잘 설명했다는 뜻이겠지.

‘지금은 그걸로 충분해.’

▶조건을 만족해 연무장에서 일어날 소란을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적의를 품은 자가 존재합니다.◀

▶완전히 몰아내지 않으면 추후 등장인물들의 친밀도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이상 그들을 몰아세울 방법은 없다.

그러니 만들어야 한다. 빼도박도 못할 만한 증거를.

“다음 매치! 카르세인 대 브루스!”

내 손이 아닌 그들의 손으로.

씨익 웃으며 경기장으로 올라서는 브루스.

마크에겐 잘 보이지 않게끔 녀석은 엄지손가락으로 제 목을 긋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지금도 자기가 이길 거란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 그걸로도 모자라 나를 한껏 깔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준비.”

대련 교관의 준비 신호에 녀석이 자세를 잡는다.

앞으로 들이민 상체는 무게 중심을 정면으로 둔 상태.

낮춰진 하체는 자세의 불균형을 이용해 시작과 동시에 정면으로 달려들기 딱 좋다.

손에 쥔 목검은 크게 휘두를 생각인지 두 손도 아닌 한 손으로 잡고 있으며 시작과 동시에 달려와 단숨에 승기를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세상의 것은 분명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겠지.

하지만 이 정도는 안다.

녀석은 전형적인 양아치다.

진짜 힘이 있는 것들과는 달리 내가 가장 자주 보던 허세만 가득한 양아치.

사실 그리 힘이 있는 것도 아닌 주제에. 그저 강자의 밑에 있는 것으로 체면이나 살리는 주제에.

약해 보이는 상대만 골라 강자로서 힘으로 약자를 찍어누르고자 하는 그런 부류라는 거다.

그렇다면 분석할 수 있다.

남을 업신여기고 약자를 상대하며 웃는 자들은 뻔하다.

얕보고. 비웃고. 거드럭거릴 뿐이다.

다른 사람의 눈엔 허접해보이기 그지없는 알량한 제 힘만 믿고서.

팅-!

경쾌하게 울리는 금속의 마찰음.

경기장 밖에서 튕기며 오른 저 동전이 바닥에 닿는 순간 대련은 시작되었다.

“흐아아아압!!!”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울리며 눈이 찢어질 것처럼 달려드는 브루스.

놈은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 검을 받아치지 못할 것이라고.

카르세인이 검을 놓은 시간이 몇 달인가. 달이 아니라 해의 수를 세어야 한다.

카르세인의 왜소한 체격은 어떤가. 아침 구보도 똑바로 못 따라올 만큼 나약하다.

카르세인의 검? 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전형적인 약자로 보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놈을 상대할 수 있다.

타악!

“!!!”

“저 녀석…?”

“브루스의 검을 고스란히 막아냈다고?”

브루스의 눈이 땡그래졌다.

한 방에 나가떨어질 거라 예상하며 입꼬리를 들어올리던 녀석들 역시 삽시간에 표정이 싹 굳었다.

이런 놈들은 뻔하다.

상대가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그냥 대충 싸워도 이길 줄 안다.

그러니 허세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빈 깡통 같은.

***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지?’

마크는 어제 카르세인의 그 말을 적당하게만 생각했다.

팔을 내놓는다는 것도 그만한 각오를 다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진실을 알아버린 뒤로는 흔들리고 있었다.

오래된 편지와 라디엘의 진언.

적잖은 충격을 받은 마크는 한참이나 마음을 가다듬고서야 연무장에 다시 들어올 수 있었다.

이런 얘길 듣고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거짓이라 여기고 싶진 않으나 이건 차라리 거짓이었으면 했다.

“오? 네 상대는 브루스구나. 카르세인.”

“기묘하구만.”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제의 카르세인은 확신하듯 그 말을 입에 올렸었다.

내일 자신의 상대는 브루스일 거라고.

마크는 부정했다.

어떻게 무작위로 뽑는 제비에서 한 사람을 콕 집어 예상할 수 있단 말인가.

각오를 다졌다는 건 존중하겠으나 이건 아무리 그래도 믿기 힘든 소리였다.

헌데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카르세인은 랜덤으로 뽑히는 제비에서 상대가 정해질 것을 마치 예지라도 한 듯 정확히 상대의 이름을 불렀다.

심지어 그게 오늘도 아니고 하루 전.

어제 알아챈 것이다.

어제 상대를 알고 있단 말을 듣고 혹시 모르니 어제 한 번 더 확인해봤다.

그간 대련 상대를 정할 때 써왔던 제비는 평범한 아무것도 없는 제비였다.

‘…하지만 그걸 준비한 건.’

테오 람스테어.

그날 카르세인에게 누명을 씌운 범인으로 라디엘이 점찍은 그 수습 기사였다.

마크가 주먹을 꽉 쥐었다.

“단장 우리. 지금이라도 막자.”

브루스와 카르세인의 대진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불공평한 대진 속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놈들이 도련님께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지금이라도 대련은 중지하고 검술 훈련으로 돌리는 쪽이 맞는 거잖아.”

“…하지만 마크. 우린 그런 지시는 받지 못했어.”

“그럼 도련님께서 저 대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말씀이라도 하셨어? 몇 달이라도 훈련을 쭉 이어 온 사람이랑 겨우 5일 체력만 기른 사람을 붙이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백 번 싸워서 한 번 이길까 말까일 것이다.

라디엘도 그 차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니. 도련님도 아무 생각 없이 이 대진을 받아들이신 게 아닐 거야.”

“단장…?”

“도련님 봐. 검을 똑바로 쥐고 계시잖아.”

카르세인이 말하지 않았던가.

이번엔 자신 있다고. 그때랑 다를 거라고 했다.

“이것조차 도련님이 짠 계획의 일부일지 몰라. 어쩌면…”

“브루스가 덤벼들 걸 알고 준비를 해뒀을 수도 있단 거야?”

“응.”

라디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

이걸 뻔히 알고 있는데도 대련을 받아들인다는 건 꿋꿋이 패배나 받아들일 게 아니라 준비를 해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도련님의 검 자세가 좀… 특이한데? 저런 거 본 적 있어?”

“…아니. 나도 저런 건 몰라.”

뭔가를 준비해 왔다.

브루스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 패배한다는 미래 같은 건 상정해두지도 않은 것처럼.

“두 사람 모두 준비.”

그 사이 한 기사가 나와 대련 준비 신호를 알린다.

이에 자세를 잡는 두 사람.

시작을 알리는 동전이 곧바로 띄워진다.

그리고.

타악!

카르세인은 브루스의 공격을 보란 듯이 막아냈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아?”

“역시…!”

더 이상 의심은 없었다.

초격이 카르세인에게 형편없이 막혔다는 것에 급해진 브루스.

맘에 들지 않는 상황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그는 검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었다.

모두 흐트러진다.

절제하지 못한 감정이 검격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육체의 우위는 있을지언정 눈은 검이 아닌 카르세인의 얼굴을 향해 있다.

화만 가득하고 선이 올곧지 못하다. 자세는 이미 흐트러진 뒤다.

호흡은 엉망이며 템포 조절을 하지 않아 공격하는 입장임에도 체력만 잔뜩 빼고 있다.

그러나 도련님은 어떤가.

침착하다.

단단히 붙잡은 이성의 끈만큼이나 카르세인의 움직임은 날렵하다.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신체임에도 눈은 검로에서 떼어지지 않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세라곤 하나 일변도를 유지한다.

호흡과 몸의 움직임에 부드러운 리듬이 잡힌다. 상대의 공격 템포에 맞추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맞받아치며 효율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

정반대의 조건에서 두 사람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크 내가 오랜만에 대련을 봐서 그런 건데… 혹시…?”

“네 생각 맞아. 도련님이 유리해. 모든 면에서 불리할 텐데… 대체 어떻게.”

신체 경험 훈련 기간 전부를 통틀어 봐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였던 건 브루스였다.

허나 막상 대련이 시작되자 우위를 점한 것처럼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카르세인이었으니.

이 승부의 끝을 그들은 얼추 짐작하고 있었다.

브루스의 검은 그렇게 카르세인에게 닿지 못한 채 몇 번이고 휘둘러졌다.

그 사이 체력이 빠져 검속은 느려지고 검격은 투명해졌다.

이 빈틈을 카르세인은 놓치지 않았다.

팍!

“끄허업…?!”

***

타악! 탁!

초격을 막아낸 이후 브루스의 목검은 사납게 후려쳐 왔다.

현대의 검과는 분명 이질적인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검에서 전해져 온다.

맞받아친 것만으로도 분한 것인지 이 검에선 브루스의 분노가 다 느껴질 정도였다.

분노에 잠긴 채 휘두르기만 하는 놈의 검은 정말로 형편없었다.

그간 뭘 배웠나 싶을 정도로.

패대기를 해대는 것마냥 막 휘두르는 거나 다름없는 그 검격들 사이로 찰나의 빈틈이 새어 나온다.

급한 마음에 자신있게 휘두르던 왼손이 아닌 오른손에 힘을 주며 엉성한 사선이 그려지고 있을 때.

나는 이 찰나의 빈틈을 다시 한 번 비집고 들어가 손잡이로 놈의 명치를 찍었다.

“끄허업…?!”

한 손으로 명치를 부여잡은 채 몇 발자국 뒤로 밀리는 브루스.

콜록거리며 나를 죽일 듯 노려본다.

맞받아친 것으로도 모자라 한 발 밀고 전진해 타격을 입히자 놈은 이를 아득 물었다.

“큭 이 새끼가…! 으아아악!!!”

충혈된 눈으로.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놈은 다시 달려들었다.

흐트러진 집중력에 감정만이 실린 검은 이제 방망이만도 못하다.

단순 눈짓만으로도 어딜 치면 고꾸라질 것이 뻔히 보일 정도로.

“욱!”

옆구리에 한 대.

“억! 윽!”

대퇴부와 어깨에 각각 한 대씩.

그리고.

-따악!

검을 쥔 손목에 한 대.

이러면 마무리였다.

-달그락.

브루스의 목검이 떨어졌다.

이건 목검을 들고서 치르는 대련이자 검술 경기다.

검이 손에서 떨어져 나간 건 패배가 확정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놈은 순순히 승복하지 않았다.

아니. 그걸 넘어서서.

“뒤져 이 씨발 새끼야!!!”

무방비한 나에게 살기어린 눈을 부라리더니 검에다 마나마저 실은 채 분노를 표출하려 들었다.

“브루스!”

“저 저 녀석이!”

다급히 정식 기사들이 브루스를 저지하고자 나선다.

미약한 양이긴 하나 검에 마나가 실렸다. 상대가 마나를 동일하게 다룰 수 있다면 상대가 가능하겠지만 일반인은 험한 꼴을 면치 못하리라.

하지만 그들이 나설 필요는 없었다.

-타앗!

깔끔한 타격음과 함께 무언가가 허공을 비행한다.

얼마 후 경기장을 한참 벗어난 채로 목검이 떨어졌고 목검의 주인은.

“끄허억…”

-털썩.

그 자리에서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다.

“허. 브루스 녀석이 아무리 형편없는 놈이라지만 그래도 마나가 담긴 검일 텐데…”

“담도 좋지. 그 상태로 자세를 낮춰서 브루스의 손목만을 정확히 올려칠 줄이야.”

“운이 좋았다고 보긴 어렵군. 마나가 실린 검보다 검을 떨어뜨리는 건 굉장히 침착하고 정확한 판단이었어.”

“…심지어 목검이다. 그만한 격차를 완전히 이겨냈잖아.”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훌륭한 솜씨라며 대부분 박수를 치는 자들에게선 이번 대련으로 잿빛 박스가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우선 하나 처리했나.’

머지않아 심판을 맡은 기사들과 정식 기사들이 나서서 브루스에게 벌을 내리고자 놈을 끌고 갔다.

다들 시선이 조금 바뀌었다.

사라진 잿빛 박스처럼 연무장의 규칙을 어길 거라 의심치 않았던 그들의 시선은 어느덧 칭찬과 인정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 사이 나는 고개를 슬쩍 돌려 반응을 확인해야 했다.

단 한 사람.

그 녀석만은 표정이 영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인물이 당신에게 적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행동에 따라 데드 플래그가 설 수도 있습니다!◀

‘역시.’

아마도 브루스에게 어떻게든 날 연무장에서 내쫓으라 명했을 그 녀석.

테오 람스테어였다.

‘걱정 마. 다음은 너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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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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