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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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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3

엠마로부터 받은 명령은 아주 단순했다.

연무장에서 카르세인을 내쫓을 것.

다른 조건은 딱히 없었다.

뭐 이리 쉬운 게 다 있을까 싶을 정도의 의뢰에 사주를 받은 기사들은 엠마에게 받게 될 돈으로 뭘 할지 고민이나 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루이틀쯤은 적당히 건드려주며 농락할 셈이었고 3일째는 아예 도박판을 열었다. 그때부터는 돈을 벌어들여 타이밍을 잴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사벨라가 도착한 이후 계획이 꼬이기 시작했다.

4일째엔 아리나가 찾아오고.

5일째에는 클레어가 찾아왔다.

그 덕에 테오는 난관에 봉착했다.

기사들의 관습처럼 여겨지는 신입 신고식으로 카르세인을 내쫓으려 했지만 공작가의 아가씨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카르세인도 끈질기게 훈련을 마친다.

지쳐 쓰러지는 건 매한가지지만 꾸역꾸역 하루 일정을 수행해내고 있었다.

‘아 씨발. 6일째 또 누가 올 게 뻔한데.’

엠마의 부름을 받고 독방으로 가던 테오는 이번엔 진짜 쿠사리를 제대로 먹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독방에서 사나운 눈길을 보내며 엠마가 대뜸 질문했다.

“3일이나 나에게 보고하지 않으러 온 걸 보면 카르세인은 확실히 쫓아냈겠지?”

테오가 뜸을 들이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직이요.”

“허!”

아직이란 말에 엠마가 노발대발 일어섰다.

“대체 일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길래 그딴 천민 하나 연무장에서 못 쫓아내는 거야!!”

“…”

할 말이 없다. 테오는 침묵했고 엠마는 분을 표출했다.

“기사란 새끼가 어떻게 천민 하나 못 빼내! 죄 지은 놈 하나 단죄하지 못하는 네가 그러고도 기사야?!”

“아 씨. 일주일 아직 안 지났잖아요.”

“일주일이 되면 뻔할 거 아냐! 그 동안 놈이 버티면서 7일차 훈련까지 마치면 어쩌려고!!”

7일차 훈련을 마치는 순간 카르세인은 견습 기사가 된다.

그때부터는 연무장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기에 엠마가 이리 펄쩍 뛰는 것이다.

“설마 너 이제 와서 날 배신하려는 거야? 그러고도 네가 멀쩡할 것 같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테오가 짜증을 안고서 엠마에게 대꾸했다.

“하녀장님. 좀 기다려 봐요. 아가씨들 앞에서 어떻게 건드리라고. 오늘은 플로라 아가씨가 올 거니까 확실히 쫓아낼 수 있을 거라고요.”

“뭐?”

“3일째엔 공작 부인께서 4일째엔 아리나 아가씨가 오셨고. 5일째엔 클레어 아가씨가 오셨어요. 그 다음은 누가 오겠어요?”

씩씩거리던 엠마를 진정시키는 테오.

확실하진 않지만 플로라 아가씨의 존재에 그나마 일말의 희망을 담았다.

“…확실해? 플로라 아가씨께서 연무장에 가신다는 거.”

“확실하고 말고요. 벌써 간다고 공작저에 소문이 잔뜩인데.”

다른 아가씨들과 마님이 있어 카르세인을 함부로 쫓아낼 수 없었다.

그런 거라면 여태 쫓아내지 못한 것도 납득할 만하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할 건데.”

구체적인 계획의 물음에 테오가 침을 꿀꺽 삼켰다.

사실 지금 손을 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직접 다스리던 수족은 클레어에 의해 쫓겨나거나 나사가 빠진 상태이며 그때에 비해 널널하다 생각했기에 기용할 부하의 숫자도 적었다.

하필이면 브루스가 카르세인을 짓밟지도 못한 터라 여론이 조금씩 흔들리기까지 하고 있으니.

일단 아는 걸 최대한 털어놓으며 얼버무리는 수밖에 없다.

“다른 두 아가씨 때는 몰라도 플로라 아가씨가 왔을 때 뭔들 못할까요. 녀석이 숙소로 들어올 때 가방을 들고 왔었는데 거기서 애지중지하는 게 있더군요. 그걸 어떻게 잘 써먹으면 될 겁니다.”

“고작 그것뿐?”

“고작이라니요. 이거면 녀석을 흥분시킨 뒤 과장하기도 어렵지 않을 텐데.”

엠마는 독방에서 며칠간 누적된 불안으로 인해 바짝 독기가 오른 상태였다.

고작 그런 정도로는 안심할 수 없다.

“아니. 너희 쪽에서 먼저 손을 써.”

“예?”

“어차피 플로라 아가씨가 오는 만큼 확실히 처리할 수 있을 아냐? 너희가 하사받은 물건을 녀석의 가방에 몰래 찔러두는 것쯤이야 어렵지도 않을 테고. 거기서 처리해. 기사들의 방식인 결투로 말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테오가 침을 꿀꺽 삼켰다.

‘하긴 플로라 아가씨께 받은 물건은 많아. 그걸 이용하면 놈을 도둑으로 몰 수도 있을 테고… 결투를 신청하는 건 어렵지 않겠지.’

추후 승패여부와는 관계없이 한 번 더 기회를 노릴 수 있고 카르세인의 여론을 뒤집는 것도 가능하다.

허나 제법 리스크가 크다.

누명이야 씌워서 처리할 순 있겠지만 여기서 결투까지 가버리면 실패하는 순간 끝이다.

독기가 잔뜩 오른 엠마는 테오의 고민 시간조차 불만이었는지 이어 물었다.

“제대로 모르는 것 같은데 놈을 쫓아내지 못하면 나도 너희도 끝장이야. 오늘 안에 처리해. 사지를 못 쓰게 만들든 뭐든 하라고!!”

독기 어린 엠마의 눈빛에 테오의 등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그렇게까지 급하게 처리할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저건 진심이다.

카르세인이 어떻게 되든 말든 잘못을 주장하는 건 여론의 힘을 빌리면 된다.

그러나 사지 한 쪽을 못 쓰게 만들라는 건 더는 뒤가 없음을 의미한다. 뭔가 책을 잡혔단 뜻이다.

“그 돈이 카르세인의 돈인 게 알려지면 다 끝이야. 그런 여유 없어. 내 말 명심해 테오 람스테어.”

“…알았다고요.”

테오가 제 얼굴을 쓸어내리며 퉁명스레 답하곤 독방을 나갔다.

“아아악! 그 빌어먹을 천것 때문에!!!”

-쨍그랑!

엠마가 비명을 지르며 방 안에 있던 유리컵을 깨뜨렸다. 유리 파편은 크게 튀어 엠마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사선으로 베인 피부 사이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꽈아악.

한 손에 쥔 그 자그마한 메모장이 엠마를 벼랑 끝으로 몰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번에 처리해야 해. 반드시…!”

***

5일째의 하루가 끝나간다.

제법 피곤한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조금 익숙해졌다곤 하나 여전히 카르세인의 몸으로는 무리한 훈련이었고 그걸로도 모자라 브루스와의 대련까지 있었다.

이후 마지막 일과까지 수행하고 나니 내 몸은 언제나 그랬듯 땀에 젖은 몸으로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데 썩 피곤하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

두 손바닥을 펴서 눈으로 확인해 본다.

카르세인의 손은 자그마한 굳은살들이 새겨져 있었다.

짧긴 했지만 그 당시에 얼마나 열심히 검을 휘둘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감각이.

나에게도 있었다.

“…오랜만에 잡아서 그런가.”

그 굳은살들이 박힌 손을 보고 있자면 옛날의 나 자신이 떠오르곤 한다.

나도 한땐 도장 다녔었으니까.

나도 이런 식으로 검을 잡으며 굳은살이 박히곤 했었으니까.

그래서인지 피곤하다기보단 조금…

아니.

그런 수준이 아니겠구나.

“이상하게 왜 이런 것까지 비슷하냔 말이야.”

카르세인뿐만이 아니다. 멍청했던 시절의 나도 집에서 도망치듯 나왔던 적이 있었다.

그때 비가 내렸고.

어떤 여자가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며 여기서 뭐하냔 소릴 들었었지.

그리고는…

도장 안으로 들어가고.

집이나 학교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의 호의를 받아 배를 채웠고.

몸을 녹이다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검도를 배우고 싶어서 왔단 변명이나 했었다.

검을 잡고 나니 새록새록 그 시절이 떠오른다.

한숨을 푹 쉰 나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고마워. 현성이 형. 윤지 누나.”

냉정하게 따지자면 난 그 두 사람에게 검을 배웠기에 브루스에게 패배하지 않았다.

그들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그래도 나 안 졌다. 그놈 확실히 찍어눌렀어.”

웬 양아치 놈한텐 절대 지지 말라던 현성이 형과 심심하면 그런 현성이 형에게 핀잔을 주곤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을 같이 가르치던 윤지 누나.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지낼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야 감사 인사를 전해 본다.

두 사람. 언젠가 첫째와 어머니가 찾아가 다시는 받아들이지 말란 소릴 하며 두툼한 돈주머니를 건네자 극구 거부했었지.

그 뒤로는 본 적이 없다.

내가 찾아갈 수 없게끔 통제가 내려졌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양아치 새끼 한 놈을 잡아 흠씬 두들겨 팼다가 쌈박질이나 배우러 갔냔 소릴 들었었지.

도장에 가질 못하니 검을 놓은 시간도 제법 길었다.

근데.

“…여기선 계속 검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막상 검을 잡아 보니 아쉽지 않은가.

비록 그곳의 검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나 잡고 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을 만큼.

하지만 이 세상에선 검을 배우는 걸 저지할 자가 없다.

또 나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 되기도 할 테고.

고민할 이유가 없다.

이 에피소드를 끝낸 뒤로도 스스로를 지킬 힘은 있어야 한다.

-띠링!

▶5일차의 위기를 모두 돌파했습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보상

[ 연무장의 구역 별 위험도가 한 단계씩 내려갑니다! ]

[ 제한→주의 주의→일반 ]

▶조건을 만족해 부러진 날개 에피소드가 둘로 나뉩니다!◀

▶에피소드 V. 부러진 날개(상)을 완료 취급하고 에피소드 V. 부러진 날개(하) 에피소드를 진행합니다!◀

▶주의하세요! 보이지 않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의 위협도가 경고 위험 단계로 상승합니다!◀

[ 경고 : 테오 람스테어 브루스 이반 ]

[ 위험 : 엠마 우르넨 ]

5일째 하루를 마무리하며 와장창 떠오른 진행창과 상태창들.

부러진 날개라는 전혀 모르는 에피소드를 진행했으나 다행히도 내가 알고 있던 전개에서 크게 비틀리진 않았다.

아니. 어쩌면 다른 게 거의 없어서 원래의 대처를 그대로 써먹을 수 있었다.

오늘도 카르세인의 몸에 비해서는 제법 무리한 훈련이었으나 포기하지 않은 채 수행을 끝내자 정식 기사들의 친밀도가 오르기 시작했고 인식이 바뀌었다.

그리고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브루스와의 대련에서 내 열정을 알아본 자들은 새하얀 박스를 이미 보였던 데다 불리함을 딛고 일어서서 업셋을 일궈내자 마이너스 친밀도를 의미하던 잿빛 박스는 거의 다 사라져 있었다.

특정 지점에서 유리한 고점을 취했고 오랜만에 잡은 검이었지만 브루스를 상대해 이겨냄으로써 오늘은 마지막 선택지만 남겨두고 있다.

▶어느 장소로 향하시겠습니까?

[ 1. 마크의 집무실 ]

[ 2. 정식 기사 글렌의 숙소 ]

[ 3. 식당 ]

[ 4. 대련장 ]

[ 5. 라디엘의 훈련 장소 ]

[ 6. 카르세인의 숙소 ]

5일차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시스템은 카르세인에게 한 등장인물을 찾아가 다음 일을 대비하라는 선택권을 준다.

브루스나 테오 엠마의 위험도가 상승했으니 이에 따른 대처를 플레이어가 어련히 준비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상하지 않은가?

어째서 한 장소를 골라 찾아가야 한다는 걸까. 조력자를 구하는 데에 있어서는 분명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말이다.

‘선택지에게 언제까지고 휘둘릴 수만은 없어.’

그래서 나는 여섯 장소 모두를 고를 수 있는 갈래길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예상대로.

시간을 좀 보냈지만 선택지의 경고창은 뜨지 않았다. 타이머 역시 마찬가지였고.

머지않아 두 사람의 인영이 시야에 들어오자 선택지는 곧바로 사라졌다.

“저기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라디엘.”

“도련님? 설마 카르세인 도련님이세요?”

마크와 라디엘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그래. 한 명만 이걸 들을 필요는 없다.

연무장의 말썽쟁이 때처럼 두 사람 사이의 정보 격차로 인해 빙 뒤돌아가는 일 같은 건 이걸로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겠지.

“오늘 내 대전 상대가 브루스였다는 걸로 연무장에서 모종의 의뢰가 이루어지고 있단 건 의심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 마크 네 생각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게 있습니다.”

“뭔데.”

“도련님께서 이번엔 자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도대체 무슨 방식으로 그 누명을 푸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라디엘이 설명을 해도 아주 잘 해준 모양이다.

그럼 바로 이동해야겠지.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니라서 자리를 좀 옮기고 싶은데.”

두 사람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

카르세인은 우선 자리를 바꾸자고 말했었기에 마크도 그를 뒤따르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사단 내에 퍼뜨린다면 그때와 마찬가지로 파장이 일 터다. 우선 듣는 귀가 없을 만한 장소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는 것이 지극히 옳았다.

그런데.

그를 뒤따를 때마다 절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공작가의 비밀이라는 게 분명 이쪽과도 연관이 있을 거라곤 생각은 했어. 하지만…’

이쪽 방향은 대화를 나눌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마크가 소리를 낮추어 라디엘에게 물었다.

“라디엘. 너 혹시 뭐 들은 거 없어?”

“응?”

“도련님께서 따로 이 얘기를 했다거나…”

라디엘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도 뭔가 들은 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여긴 아무리 봐도…’

주로 사용하는 창고의 자리가 이전되고 기사단 내부 건물들이 증축되며 자연스레 버려지게 된 과거의 건물.

카르세인은 그 구식 창고 쪽으로 걷고 있었다.

마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따는 듯 카르세인이 구관 창고 앞에 멈춰선다.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로 그 문에 집어넣는다.

-철컹!

잘 관리되지 않아 몇 번 삐걱거리던 창고 문이 열린다.

문을 연 카르세인은 뒤를 돌아보며 두 기사를 번갈아 보더니.

“라디엘. 너는 여기서 기다려라.”

다소 난해한 지시를 내렸다.

“어째서인가요. 도련님.”

“이번엔 네가 평정심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거든.”

“…네?”

“이 안에는 엠마 우르넨이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문서가 숨겨져 있어. 만약 그걸 손에 넣는다면 넌 어떻게 반응할 건데?”

“그야 당연히 그 문서를 공작 부인께 올리거나 아리나 아가씨께…!”

“그래. 그래서 너보곤 기다리라고 말하는 거야.”

라디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작 그 정도로는 엠마를 쫓아낼 수 없어. 이미 알고 있잖아? 인위적인 증거를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 냈었는지.”

“…”

“라디엘.”

입술을 꾹 문 라디엘의 어깨에 마크가 가볍게 한 손을 올린다.

“지금은 도련님 말이 맞아. 어제오늘뿐만이 아냐. 도련님 얘기만 나오면 네 표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

“내 표정이 어땠길래…?”

“…당장이라도 누구 한 명 죽일 기세였어. 그 검으로 당장 공작저로 쳐들어가서 일이라도 벌일 것 같았다고!”

언젠가 라디엘이 홀로 외출하는 때를 본 적이 있다는 마크.

그날 마크는 공작저 근처에서 엠마가 지나가는 걸 보고 살기어린 눈빛을 보이는 라디엘을 숨죽인 채 지켜보았다.

그만큼 라디엘은 성급했고 살벌했다.

만약 검이 있었다면 그 즉시 목을 베어버리려 했을지도 모를 만큼.

마크의 설득에 라디엘은 수긍하며 한 발 물러섰다.

“알겠어. 도련님 말대로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고맙다. 라디엘. 지금 제일 참기 힘든 건 너일 텐데.”

“됐으니까 다녀와. 도련님도… 나중엔 다 설명해주실 거죠?”

“그래.”

▶라디엘의 불안이 해소됩니다!◀

▶데드 플래그를 완벽하게 회피했습니다!◀

상태창을 확인한 카르세인은 그제야 안심하며 구관 창고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도착한 내부.

잡동사니들로 어지럽혀진 창고에서 자세를 낮춘 카르세인은 바닥을 유심히 매만지다 한 곳을 뜯어냈다.

“이 이건…!”

바닥 안에서 온갖 값비싼 물건들과 다량의 금화 주머니들이 발견됐다.

“그 판결에서 가장 증명하기 힘들었던 건 바로 녀석들이 그 의뢰를 받았는지였지. 이런 물증 같은 게 있었다면 얼마든지 판결을 뒤집을 수 있었을 테고.”

“그럼 이것들이 설마…!”

“의뢰라는 걸 맡았다 치더라도 한 번에 돈이 들어오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더군다나 기사들의 활동 범위는 제한이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숨길 수밖에 없었던 거야.”

물론 의심은 했겠지. 하지만 그 장소가 연무장 구관 바닥 아래의 숨겨진 장소라는 건 상상도 못 했을 터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등잔 밑이 이리 어두운 줄.

마크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다만 한편으로는 라디엘을 데려오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도련님. 이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증거로 썼다가 위험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텐데요.”

냉정하게 따져봐도 감봉이나 벌을 받는 선에서 끝난다.

변명할 거리라면 얼마든지 있단 뜻이다.

“맞아. 그러니 우리도 증거를 만들어야지.”

“예?”

“내일은 플로라가 올 테지. 재판을 지켜봤던 녀석들 입장에선 플로라만큼이나 든든한 아군이 없을 거야.”

“서 설마… 도련님!”

그가 씨익 웃었다.

“마크. 지금부터 네가 내일 뭘 해야 할지 알려주겠다.”

이미 철없는 꼬맹이를 위한 준비는 끝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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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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