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3
-뚝. 뚝.
섬뜩한 소리가 바닥을 두드린다.
이 어둡고 음침한 장소에서 몇 방울 되지도 않는 액체가 흐를 때마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등을 타고 올라오는 서늘함은 머지않아 온몸으로 소름을 전파시켰다.
테오가 입을 열었다.
“아. 그러네요. 아가씨 입에 재갈을 물려 놓았으니 말은 못 하겠죠. 나도 참. 이런 실수를.”
어둠에 적응한 벽안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인영을 밝힌다.
천천히 다가온 그가 자세를 낮췄다.
“근데요 아가씨. 소리 지르시면 안 돼요? 알았죠?”
입에 물려진 재갈이 빠진다.
즉시 비명을 질렀다.
“도와주세요!!”
여기도 어딘가의 건물 안일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도와주리라.
자신의 목소리가 그리 작은 편도 아닌 데다 비명에 이어 도와달란 말까지 했으니 어디선가 들릴 만도 하리라.
바그란드 공작가의 막내딸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면 그 누구라도 나서서 도와주리라.
그러나 있는 힘껏 소리쳤음에도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아무 반응도 없다는 뜻이었다.
눈앞에서 미친 듯이 웃고 있는 테오를 제외하곤.
“아가씨.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이러면 제가 들켜서 아가씨를 납치한 범인이 되어 버리잖아요. 뭐… 그런다고 해도 주위에 들릴 리는 없겠지만요.”
“그게 무슨 소리야?”
“여기 공작저가 아니거든요.”
플로라의 눈동자가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
어둠에 완전한 동공은 테오의 표정을 선명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걱정 마세요. 플로라 아가씨. 아가씨는 아무런 죄도 없어요. 나쁜 건 결국 그놈이잖아요?”
언제나 자신을 향해 웃어주던 테오 람스테어.
자상한 태도와 더불어 그의 상냥한 미소는 볼 때마다 마음이 놓이곤 했다.
하지만 지금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그의 미소는…
매번 그녀가 봐왔던 그 자상하고 상냥한 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이런 사람을… 난 여태 눈치채지 못했던 거야?’
이제야 위화감이 느껴진다.
이제야 저 미소에 무엇이 담겼는지 보인다.
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낯에 고스란히 속아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로 카르세인을…
테오가 한발 물러서서 의자에 앉고 상처에 붕대를 묶기 시작했다.
“저도 아가씨를 이런 방식으로 데려오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뭐?”
“말했잖아요. 전 놈을 처리할 생각밖에 없었다고. 곱게 놈을 처리할 생각밖에 없었는데 아가씨께서 재판장에 와주질 않으시니 결백이 증명되질 않잖아요?”
“…”
“아가씨가 도와줬다면 재판장에서 제 편을 들어 주셨더라면 제 결백을 증명하고 놈의 죄를 단죄해주셨다면 전 이렇게까지 몰리진 않았을 텐데. 왜 안 오신 거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자리에 있었다 하더라도 테오를 편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멍청하게 행동했다가 2기사단으로 쫓겨난 놈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재판장에 들어오시지도 못했다고 들었어요. 이거죠?”
플로라가 침묵으로 일관했다.
테오는 그럼 그렇지라며 역겨운 미소로 화답했다.
“하긴 그놈이 수작을 또 부린 모양이네. 그래요. 제가 얼마나 아가씨께 충성을 바쳤는데 그런 아가씨께서 절 배신하려고 하시진 않으셨겠죠.”
“충성 같은 가증스러운 소리 하지 마.”
“…아가씨?”
“네가 나한테 바친 건 충성이 아니라 단순히 환심을 사기 위한 행동일 뿐이잖아!”
두 팔이 뒤로 넘겨져 묶였어도.
두 다리가 의자에 붙어 고정되었어도.
온몸이 결박되었어도 플로라는 이 말만은 해야 했다.
“나쁜 새끼. 너 같은 건 처음부터 믿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자 테오가 섬뜩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잡았다.
“아니. 아가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이 손 치워!”
“말씀을 해주셔야죠. 플로라 아가씨. 기껏 재갈을 풀어 드렸는데 아무 말도 안 하면 제가 화가 나지 않겠어요?”
테오는 버둥거리며 손을 뿌리치려 하는 플로라의 어깨를 더 거세게 잡았다.
그러면서 다가가 검에 베여 피가 흐르고 있는 상처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됐어요. 멍청하게 행동하다 2기사단으로 쫓겨난 놈을 불러다 탈출한 뒤 보는 눈들을 다 처리하다 보니 이꼴이라고요. 전 아가씨를 위해 수를 써서 낙인을 피하고 지옥이나 다름 없는 툴레아 광산으로 끌려가기 전에 탈옥까지 했는데…! 이러시면 안 되죠. 예?”
튀어나올 듯한 눈으로 그는 말한다.
“아하하 그래요. 그래 아가씨도 카르세인 놈의 혓바닥에 속아 넘어가실 수도 있죠. 하지만 아가씨의 말이면 모두 해결될 거에요. 카르세인 그놈도 공작가에서 치워 버리고 제 죄도 모두 돌릴 수 있어요.”
자세를 낮추고.
간수 엠마 부하를 죽인 그 손으로.
“자. 다시 시작하죠. 아가씨의 하나뿐인 기사 테오 람스테어는 여기서 카르세인 바그란드라는 흉악한 죄인을 죽일 거에요. 그리고 면죄받을 겁니다. 아가씨를 납치한 자를 제거했다는 포상을 받아서요.”
이 정도는 쉽게 가능하시겠죠?
테오는 음흉한 눈웃음을 보이며 그리 말했다.
-퉷!
묽은 침이 배신감으로 가득한 마음에서 우러나와 테오의 안면에 달라붙었다.
“하 아가씨? 이게 지금 무슨 짓이세요?”
“너 같은 놈을… 나는…!”
역겹기 그지없는 소리에 플로라는 분노를 금치 못했다.
끈적하게 늘어지는 액체.
소맷단으로 그걸 무던히 지운 그는 그제야 본색을 드러냈다.
“씨발년이. 아가씨라고 계속 대우해줬더니 나한테 이딴 짓을 해? 보자보자 하니까!”
“꺄악!!”
플로라의 금빛 머리카락이 콱하고 붙잡혔다.
“너 때문에 내가 무슨 노력을 했는데 이년아. 세상 물정 모르고 철없이 앵기기나 하는 네년 돌보는 게 얼마나 귀찮은 줄 아냐?”
“이거 놔! 놓으라고!”
“귀족들 중에 너처럼 찡찡대는 년이 제일 최악이야. 그런데도 내가 여기 붙어있던 건 다름 아닌 바그란드 공작가니까. 네 혈통 하나 때문이라고. 이 썅년아.”
참지 못한 플로라가 다시 테오의 안면에 침을 뱉었다.
“하 이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테오의 손이 높이 올라간다.
-짜악!
어머니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손대지 못했던 그 귀한 뺨에 붉은 자국이 새겨진다.
“이 썅년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지금 네가 바그란드의 막내인 줄 알아? 너 지금 여기 갇혔어. 내가 풀어주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장소에 갇힌 년일 뿐이라고.”
“…!”
“오냐오냐 하면서 다 받아주니까 내가 진짜 네 밑이라도 된 것 같지? 다른 두 언니년들에 비해 가진 것도 대단한 것도 없는 년이.”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두 언니는 각자 바그란드의 일을 도맡을 만큼 유능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제 언니들에 비해 플로라는 초라하게도 글귀 하나 읽기 싫어하면서 서적들과 거리를 벌리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였다.
그래서 이런 일이 막상 닥쳐도 뭘 해야할지 몰랐다.
재갈이 풀린 타이밍만 보고서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해야 했고.
도와달라 소리쳐 사람을 불러들여야 했다.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
‘다… 맞는 말이야.’
공작저 바깥은 험한 세상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 자신이 납치된 것처럼.
공작저의 딸이란 화려함은 테오 람스테어의 이목을 이끌었고.
신분 하나 없이 달랑 몸뿐인 채로는 뭘 할 수도 없다.
춥고 어둡고 무서운 곳에서 뻗어온 손길엔 호의 이면에 있었던 악의의 잔상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이용하려 들었다.
카르세인을 죄인으로 만들기 위해.
언젠가 들었었던 카르세인의 말 중 틀린 게 단 하나도 없었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가혹하단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렇기에 플로라는 벌벌 떨고 있으면서도 테오에게 똑바로 답할 수 있었다.
“그래. 맞아. 난 아무것도 못해. 하지만 너 같은 놈을 돕진 않을 거야. 절대로.”
“뭐라고?”
“너 같은 새끼한텐 카르세인에게 뒤집어 씌울 죄도 없게 만들 거야. 오히려 날 속여 이용하려던 놈이라고 똑바로 증언해 줄 거라고!”
더는 속지 않겠노라고 말이다.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그 새끼 편을 들겠다고.”
테오의 목에 굵은 핏대가 서렸다.
“하 그래. 그딴 식으로 나오면 어쩔 수 없지. 이렇게까진 안 할려고 했는데 말이야.”
“흡!”
“적당히 반반한 년이니까 노예로 팔긴 딱 좋겠지. 타국에 망명을 가면서 바치면 돈도 들어올 테고 말이야.”
“…!”
“네년이 자초한 일이야. 평생 타국의 땅에서 거지나 되어서 살아가 봐.”
테오가 다시 재갈을 들었다.
“아악! 놔! 놓으라구!”
“가만히 좀 있어 이 씨발! 상품에 손상이 나면 가치가 떨어진단 말이다!”
플로라는 버둥거리며 어떻게든 몸부림쳤다.
-짝!
“꺄악!”
“이럴 줄 알았으면 너 같은 멍청하고 쓸모없는 년보단 네 언니년들을 꼬셨을 텐데. 쯧!”
거친 손이 다시 우악스럽게 플로라의 턱을 잡아 재갈을 물렸다.
무력한 자신을 원망하고 또 원망하며 한 방울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그 한 방울의 눈물이 바닥에 다다른 순간.
어두운 공간에 한 줄기 빛이 확 드나들었다.
카앙-!
묵직한 쇳소리와 함께.
***
플로라의 납치.
어떤 이유로든 탈옥에 성공한 테오 람스테어.
그게 의미하는 바란 내게 한 가지다.
놈을 쓰러뜨릴 것.
그리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에피소드 VI에서 카르세인은 두 적을 공작가로부터 완전히 제거한다.
그게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다음 챕터는 진행되지 않으리라.
그러니 단순히 플로라를 찾는 것만으로 끝날 수는 없다.
상태창이 이 히든 에피소드를 넘기며 내게 원하는 건 탐색 따위가 아니다.
적의 제거.
카르세인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의 처치.
내면뿐만이 아닌 외적 성장과 함께 결과를 보이란 뜻이었다.
그걸 눈치챈 순간부터 이미 나는 갈피를 잡았다.
이 상황은 챕터2의 내용이 앞당겨진 것이나 다름없다.
챕터2 초반부에 나타나는 연쇄 살인마의 등장.
범인은 놀랍게도 탈옥에 성공한 테오 람스테어였다.
그중 최악의 상황에 놓이면 플로라가 인질로 잡히고 그 인질을 홀로 구하러 가야 하는 장면이 나왔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기에 나도 잘 모른다.
단지 테오 람스테어가 공작가 감옥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고는 보는 눈을 싹 없애버렸다는 말만 남았었다.
‘어떻게든 놈의 탈출은 예견되었다… 라고 본다면…’
나도 한 가지 놓친 게 있었기에 이 상황은 예견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클레어가 왔던 날. 한 놈이 제2기사단으로 빼돌려졌었다.
그놈을 불러 탈출했다면 아마도 동일한 방식으로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테지. 공작가와 연무장 사이의 빈틈을 타 숨을 장소도 있었을 테고 말이다.
또한 황실에서 그들을 연행하는 것이 아닌 공작가의 감옥에서 하루를 보낸 뒤 툴레아 광산으로 끌고 간다.
이 하루의 유예 기간이 놈에게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간수 역시 엠마의 사람이었으니 손쓰기 쉬웠을 테고.
다만 그걸 내가 알아차린 뒤 뒤처리를 마쳤다 치더라도.
만약 이 게임이 이 속 편한 전개를 내게 허락했을까?
‘아니. 그럴 리 없지.’
테오가 살아있었으니 에피소드의 전개를 어떻게든 뒤틀어서라도 진행하려 했을 거다.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그런 자세를 보여 왔다면…
테오 람스테어의 탈옥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거다.
[ 제한 시간 : 7분 22초 ]
다행히도 나는 이걸 잊지 않고 혼자 왔다.
하르니에를 데려왔다면 아마도 위협을 느낀 놈이 인질을 살해하고 달아났을지도 모른다. 챕터2에서 배드엔딩을 맞이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여긴가.’
어두컴컴한 오두막.
여태 놈이 은밀하게 거래를 해왔을 장소에 도착했다.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몸이 긴장의 끈을 절대 풀어선 안 된다 경고하고 있다.
이곳에서 흘리는 피비린내에 온몸의 털이 곤두선 것이다.
‘이길 수 있을까?’
아마도 안으로 들어가면 나 역시 저곳에서 피를 흩뿌릴 터다.
놈의 검이 나의 목을 향할 테니까.
그러니 죽지 않으려면 혼신의 힘을 다해 이기는 수밖에 없다.
테오 람스테어를 상대로.
그러나 그게 과연 가능한가?
스스로 질문해 보았다.
답은 금방 나왔다.
그러니 나는 약은 수든 뭐든 전부 동원해야만 했다.
-쾅!
“뭐야 어떤 새끼가…!”
카앙-!
놈이 검을 뽑아 반응했다.
갑작스레 들이닥쳤음에도 검을 뽑아 대응할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카르세인의 몸은 그 정도로 나약하기에 단칼에 무력화시킬 힘 같은 건 없다.
-카앙! 카앙!
-푸슛!
“크윽!!!”
그럼에도 당황한 틈을 타 한쪽 어깨를 베었다. 선혈이 튀었다.
멈추면 안 된다.
급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 상태로 놈을 끊임없이 밀어붙여야 한다.
상대를 업신여겨보고 잔뜩 방심한 브루스 이반이라면 그 격차를 일순간에 좁혀 쓰러뜨릴 수 있었지만 그 놈조차 테오 람스테어와는 현저히 격차가 난다.
스텟부터가 밀린다.
훨씬 부족한 이 스텟으론 아무리 테오 람스테어를 꺾으려 한들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숫자로 표기된 게임 속 시스템적 차이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비록 제대로 임하지 않은 놈이라 하더라도 카르세인의 비실비실한 몸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가능할 리 없다.
그러니 지구전으로 가지 않고 단번에 몰아친 것이었다.
촤악!
왼쪽 허벅지를 베었다.
원래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는지 허벅지를 베자마자 놈도 밀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마무리해야 한다.
검을 들 수도 없는 상태로 만들어 끝내야 했다.
그러나.
-촤악!
“…!”
“단순 요행 뿐이겠지. 그래 네놈이 검을 쥐어봤자 거기서 거기일 테니까.”
나 역시 한쪽 어깨를 베여 있었다.
놈이 검을 재차 쥐어 잡는다.
어두컴컴한 오두막 안에서 살기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네 놈이 감히 나를 상대로 이길 줄 알았나?!”
-카앙! 카앙!
쉴새없는 공격이 이어졌다.
밀린다.
힘에서부터 확연히 밀린다.
현저히 뒤처지는 근력과 검을 잡는 완력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밀린다.
급습을 가했음에도 체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출혈 상태 이상에 걸린 내 HP가 줄고 있다.
한 발 더 빠르다. 내가 한 발을 움직이면 놈은 두 발을 움직이고 있다. 속도 싸움에서조차 차이가 났다. 분명 더 지친 건 놈이었을 텐데도.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몰아쳐오는 검에선 이 육중한 무게와 함께 단련된 육신의 체술마저 맛봐야 했다.
검을 맞부딪쳐 힘싸움을 할 때면 강하게 압박해오는 놈의 검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밀려나야 했다.
겨우 막아내고 나면 다음 검격이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어느덧 몰아치던 내가 되려 오두막 안쪽으로 밀려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어야만 했다.
하지만.
“별 것도 아닌 게 말이야. 너 때문에 여럿이 피해를 보잖아. 어? 빨리 뒈져버려 뒈지란 말─”
-챙! 촤악!
“크윽?!”
그래서 알 수 있었다.
내가 이길 수 있다는 걸.
“파악 다 끝났다. 대가리에 열등감만 꽉 찬 새끼야.”
카르세인이 아닌 김민혁으로서는 결코 놈에게 지지 않는다.
오로지 힘밖에 실리지 않은 검이었다.
신체적으로 훨씬 더 뛰어날 테도 불구하고 놈의 검은 형편없었다.
“오냐. 넌 내가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절대 곱겐 못 갈 거다!!”
카앙-!
“네 네놈이…!”
-푸슛!
그렇기에 쉽게 쳐낼 수 있었다.
훨씬 더 적은 힘으로도. 더 느린 속도로도.
저 검에 담긴 건 오로지 열등감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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