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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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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0

“바 방금 무슨…?”

“창살… 세상…?”

입에 버터를 바른 듯한 그 대사에 파티장은 경악으로 물든다.

누군가는 오글거리는지 손가락을 다 떼놓고.

누군가는 니글거림에 갑작스런 갈증을 느껴 속에 와인을 집어넣고.

“으…” 하고 남모르게 들리지 않을 목소리를 담은 자도 있었다.

하긴 겉으로 이런 멘트를 쳐버리면 어떻게 버티겠냐.

시발. 그 말을 꺼낸 나조차도 싫은데.

그래도 섣불리 더 입을 여는 자는 없었다.

둘만의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닭살 멘트를 한 번 더 던지자 말을 더듬으며 그러라는 녀석도 있었다.

이 틈을 타서 하르니에는 잠시 실례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테라스 쪽으로 가고 있었다.

나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으으으!”

오글거리는 멘트로 인해 몸 전신에 소름이 돋아난 하르니에가 삐죽삐죽거리며 끈적함을 털어내려 들었다.

덕분에 테라스로 들어오자마자 묻혀 있던 자괴감이 확 몰려온다.

“제가 던진 멘트긴 하지만 좀 너무한 반응 아닙니까? 하르니에.”

“당신이 그런 끈적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그러자 이미 내가 무슨 말을 할 건지 직감한 건지 그녀는 입술을 달싹거리고는 여전히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한숨부터 나오는구만.

“…하아. 이렇게 절 속인 이유가 뭡니까.”

“소 속이다뇨? 서로 돕자고 했잖아요.”

“그 돕는다는 게 제 이미지를 박살내는 쪽입니까?”

“도 도와준다고 당신이 직접 말 했었어요? 따 딱히 문제 없잖아요. 이런 것도.”

“시선을 피하면서 그리 말하면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래. 그건 알지.

나도 서로 돕는 편이 서로의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데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이건 얘기가 좀 다르다.

“수지가 좀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건 대놓고 저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아예 달라져 버렸는데요.”

그러자 하르니에가 잘 모르겠다는 듯 너스레 어깨를 으쓱였다.

“안 맞긴요? 저도 도와준 적 있는데.”

이 여자가?

그렇게 나온다고?

“재판 때도 도와줬고. 기사단 때도 직접 찾아가 드렸고… 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저도 나서드린 게 있는걸요? 흐흠.”

하르니에는 새초롬하게 고개를 돌리며 그리 말했다.

속으론 자기도 선을 넘었다는 건 알고 있는 모양인지 여전히 눈동자가 떨린다.

그런데도 이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지?

나는 거리낌 없이 하르니에의 턱을 붙잡고 내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녀는 놀란 나머지 표정 관리가 잘 안 되는 중이다.

“…!”

“그것 때문에 제가 당신이 없으면 안 되는 세기의 사랑꾼이 됐으니 대가로 당신 입술이라도 훔칠까요?”

“무무무무무슨 소릴 하는 거에요!!”

“공평하게 대가를 치른 쪽을 들고 나오셨잖습니까. 그럼 이번 대가로 전 당신 입술을 합법적으로 훔쳐도 되는 입장인 것 같은데.”

“아 아니! 그게…!”

하르니에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반응이 제법 귀여운데. 어디 좀 더 놀려볼까.

“사실 당신 같은 미녀와의 입맞춤이라면 사실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없던 사랑도 피어날 것만 같은데요.”

“우웁… 그 느끼한 말은 좀 어떻게… 자 잠깐만! 은근슬쩍 다가오는 거 아니에요? 멈춰요. 다가오지 말라니까요?!”

“아까도 말했잖습니까. 당신이라면 환영이라고.”

“나 나 첫키스에요? 당신이 그렇게 막 빼앗아도 되는 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나도 첫키스거든요. 하지만 누구 때문에 세기의 사랑꾼이 됐으니 입술 정도는 맞출 줄 알아야 하겠는데요.”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이거 놔요!”

애석하게도 이렇게 벽에 밀어붙인 상태에선 그녀도 저항하지 못한다.

자. 호들갑 떨 시간에 빨리 선택해야지?

이대로 소중한 당신 첫키스를 날릴 건지.

아니면 제대로 된 거래를 할 건지.

하르니에는 마지못해 고개를 숙이며 자기 잘못을 시인했다.

“소 속여서 미안해요. 그러니 멈춰 줘요…”

“딴 말 없깁니다? 나중에 가서 딴소리하면 그땐 진짜…”

“좀…! 알았다구요.”

붉어진 얼굴로 그녀는 얼른 떨어지라며 어깨를 툭툭 건드린다.

벽으로 몰았던 팔을 거두자 그녀는 얼른 손부채질로 열을 식혔다.

“그… 뭘 원하시는데요?”

구체적인 선택권은 이쪽으로 오는 건가.

음. 글쎄.

그렇게 깊이 고민해서 이런 상황을 유도한 건 아니다 보니 계획은 없었다.

근데 이번엔 내가 좀 억울한 게 많네?

“요새 전 영문도 모르고 맞은 적이 많았단 말이죠. 이 등에 손바닥 자국이 난 것만 두 번이던가.”

“…설마. 당신…?”

하르니에에게서 얼빠진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어디 당신도 한 번 당해 보라지.

나는 히죽 웃어 주었다.

***

“지금 저 저를 때리겠단 거에요?!”

“이유 없이 맞은 사람 입장을 압니까? 그거 진짜 좀 많이 억울하거든요?”

“그건 당신이 더럽게 눈치가 없…!”

“뭐라고요?”

“…”

카르세인이 다시 말해보라는 듯 되묻자 곧바로 입을 다무는 하르니에.

오히려 이 말이 화를 더 자극하는 꼴이라는 걸 잘 아는 것이다.

근데 방금 말한 게 전화위복이 되어 버렸다.

“아. 참고로 전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눈치가 더럽게 없어서요. 배려 같은 거 할 줄 모릅니다?”

아아악!

그런 소리를 왜 해서!

하르니에는 속으로 울상을 지으며 머리를 붙잡고 싶은 심경이었다.

‘아니 상식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

그래도 진짜로 때리려는 건 아니겠지.

건장… 하지는 않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으로 대가를 받겠다 말하진 않겠지.

진심은 아닐 것이다.

농담일 것이다.

하르니에는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 그치만 진짜 때리시는 건… 아니죠?”

그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이며 다시 한 발짝 다가왔다.

“왜 아닐 거라 생각합니까?”

“그야 신사답지 못하니까… 요?”

“문제 없네요. 저 원래 천민이잖습니까. 신사 아닙니다.”

“그…! 카르세인 당신은 제법 성격이 좋았죠? 이런 건 너그럽게 용서해줄 만큼 마음이 넓고…”

“저 사실 쫌생이입니다. 저번에 빌린 돈도 한참이나 늦게 갚았지 않습니까?”

“뭐 뭐라구요?! 아니에요. 제가 알고 있는 당신은 하녀의 사정을 헤아려 도움을 줄 만큼 정말 자비로운 사람─”

“변명할 시간에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하르니에.”

다급히 이것저것 던져봤지만 카르세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를 추켜세우든 좋은 사람이라 듣기 좋은 말을 포장하든 통하지 않았다.

넘어가 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

어느덧 그가 바로 앞에서 하- 하고 주먹에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하르니에는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조 조금만 봐줘요…”

물끄러미 쳐다보던 카르세인이 옅게 탄식했다.

그래도 입김으로 데워진 주먹이 올라간다.

분명 맞으면 아프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하르니에의 눈이 질끈 감겼다.

동시에 움츠러지는 몸.

어떻게든 곧 다가올 고통을 견뎌내려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러다 툭.

이마에 가볍게 손가락이 닿았다.

“읏?”

손가락이 닿자 하르니에는 어리둥절한 채 눈을 뜨게 되었다.

보랏빛 눈동자엔 어쩐지 쿡쿡거리고 있는 카르세인이 담겼고.

“아무리 그래도 약혼녀를 진짜 주먹으로 때리겠습니까? 큭큭.”

“…”

“이런 사고를 쳐놓고 아무 말도 안 해주신 것 때문에 장난 좀 쳐봤습니다. 저 사람 안 때려요.”

그는 방금 그 손가락이 닿은 게 끝이라는 듯 말한다.

대신 이 빚은 챙겨 둘 거라나.

의자에 풀썩 주저앉으며 하르니에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하아. 정마아알… 왜 이렇게 사람이 짓궂어요?”

“누구 때문에 입에 진득한 버터를 발랐는데 이 정돈 놀려도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진짜 때리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 이번에 기사들도 때려눕혔다길래 얼마나 겁 났는데.”

“에이. 팰 사람은 나한테 시비 거는 놈으로 보통 한정합니다. 하르니에 당신에게 무슨 원한이 있다고 손까지 올리겠습니까.”

그래. 그는 그런 사람이다.

마차에서도 이미 겪었지 않았던가?

누굴 때리기보단 몸을 던져 구해주는 사람이란 걸.

조금만 일찍 생각해봤으면 이게 장난이라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럴 거면 처음부터 말해주지. 놀릴 건 또 뭐람.’

그럼에도 이리 볼에 바람을 넣어가며 불평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우선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좀 들어 보기라도 합시다.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닙니까?”

“으으. 그거 생각하면 벌써 머리부터 아프긴 한데… 그래야죠.”

“벌로 정리 좀 하고 있으세요. 일단 목을 축이기도 하고 핑계를 대야 하니 음료를 좀 가져오겠습니다.”

카르세인은 그리 말하고는 바깥으로 나갔다.

테라스에 홀로 남은 하르니에에겐 충분히 한숨 돌리고도 남을 시간이 주어졌다.

앞으로 이 파티장에서 그간의 일을 어떻게 수습할지 그의 말대로 조금은 머리를 굴려야 할 때였다.

그런데 묘하게도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다른 생각이 먼저 든다.

“…벌써 몇 번째인지.”

카르세인과의 계약은 서로의 목적 달성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다지 카르세인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할 만한 건 없었다.

“어지간해선 혼자 해결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 사람한텐 왜 이렇게 도움만 받고 있는 걸까?”

손수건을 주었다곤 하나 그걸론 자신도 약혼자를 만났단 핑계를 댔으므로 보답했다 보긴 어렵고.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빌렸다곤 하지만 그것도 갚았고.

다른 손수건을 아예 소모했다지만 그래봤자 간접적인 도움에 불과하고.

재판에서 도움을 줬다곤 하나 자신이 없었어도 어련히 대처했을 듯했다. 예법 수업 같은 건 축에도 못 끼는 수준이고 말이다.

반면.

마차에서 온몸이 밀착된 채로 한 번.

그리고 이번에 벽에 몰린 채로 한 번.

크게 다칠 뻔한 것만 벌써 두 번째다.

또 그의 도움으로 벗어난 위협은 얼마나 되던가.

눈꽃 축제 때 사교계에서의 괴롭힘에서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영애들에게 바그란드의 이름을 앞세워 압박해주었고.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하루를 보내며 후작저의 압력을 피하게 해준 것도 여러모로 한숨 돌렸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약혼자가 있냐는 의심에 무리수를 두었음에도 그는 피하지 않고 맞서 주었다.

“…이러면 안 돼. 하르니에.”

계획을 수행함에 있어 독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건 맞지만 도의적으로 그를 등쳐먹을 생각은 없다.

비록 그가 세간에 예의범절을 모르는 문제아로 점찍혀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단지 예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뿐이고. 이를 지키려 하는 의지가 있다.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 다닌다던 소문 따윈 낭설에 불과하다.

결정적인 건 그가 악인이 아니라는 것.

가장 가까이서 괴롭힘을 가하던 자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자였다.

그런 사람을 처음엔 다른 남자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하기까지 했으니.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래. 확실히 보답해야 해.”

고개를 끄덕이며 각오를 다진 하르니에.

카르세인에게 이 일에 대한 보답을 반드시 해두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근데 바깥에서 그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오는 건 나도 어떻게 말해야 하는 건지 모르는데…?”

이쪽 일을 먼저 마무리해야겠지만 말이다.

***

하르니에에겐 어차피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할 터.

나는 그 사이에 테라스에서 적절한 핑계를 대며 빠져 나왔다.

▶아직 진행 중인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이 진행창을 보며 한 가지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진행 중인 에피소드는 없지만… 에피소드의 서순을 바꾸어 진행할 수도 있을까?’

챕터 1에서는 정해진 일을 미리 수행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르니에와 함께 이곳으로 먼저 오다 보니 원래는 이곳을 훨씬 나중에 들렀어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서브 에피소드까지 뜨는 걸 보면 미리 처리할 수도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시도해 볼 법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곳에서 나는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다는 건데.’

나는 현재 귀족들의 시선을 팍팍 끌고 있었다.

단순히 음료를 가지러 나왔다는 핑계를 댈 수야 있겠지만 이래서는 서브 에피소드를 몰래 진행하긴 어렵다.

심지어 바로 앞에서 이 서브 에피소드를 해결할 등장인물이 돌아 다니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쨍그랑!

“너. 지금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지? 음료를 운반하는 일조차 똑바로 못 하는 건가?”

대놓고 망나니마냥 행동해서 데려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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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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