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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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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1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하인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그야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냐는 소릴 한 것 치고는 내가 그 녀석을 먼저 쳤으니 당사자로서는 어이가 없겠지.

하지만 제대로 찾은 것 같다.

[ 키얀 ]

[ 친밀도 : -35% ]

그의 이름 아래 나오는 잿빛의 친밀도 박스.

-35%라는 수치를 가진 걸 보면 카르세인에게 적의를 가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키얀이란 캐릭터는 단순히 카르세인에게만 적의를 보이는 게 아니다.

▶파티장 내에 하인으로 숨어든 자를 찾았습니다!◀

[ 조심하세요! 곧 파티장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

바로 아래 나오는 이 설명 문구를 보건대 이 파티장을 망치러 온 느낌이 없잖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키얀이라는 이 캐릭터는 파티장에서 테러를 벌이다 잡히며 끝내 자결을 행하면서도 귀족들을 향한 분노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즉 이건 카르세인 한 사람만을 향한 적의가 아니다.

귀족들을 향한 적의.

과거의 사건을 필두로 만들어진 분노.

이 테러는 또 다른 파생 사건으로서 플레이어에겐 에피소드의 초입부를 부여하는 플래그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지금 먼저 해결해 볼 참이다.

“너희 셋 모두 따라 와라.”

세 명의 하인에게 그리 명하자 그들은 눈치를 보며 나를 따랐다.

▶해당 장소는 경고 구역입니다!◀

[ 상황에 따라 돌발 선택지가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하십시오. ]

‘경고 구역인가. 이 정도면 충분해.’

카르세인이 경고 구역에 들어가게 되는 건 플레이어로서 썩 좋지 못한 선택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 상황을 좀 고려해본다면 어떻게 될까?

귀족들이 사용하는 장소지만 그 바그란드의 카르세인이 사용하고 있다. 하인들의 방문이 이루어질 리가 없다.

귀족들 역시 마찬가지. 내 멘트에 손발이 기름기로 점쳐진 그들이 당장 나를 만나러 올 것 같지는 않다. 모종의 트리거가 발생하지 않는 한.

따라서 이 세 명에게 몇 마디 전달하는 정도라면 역설적이게도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되어 버린다.

나는 지금 이 하인 세 명에게 야단을 치러 온 셈이니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35%라 표기된 세 개의 잿빛 박스를 보며 나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침입했는진 알겠는데. 그만 두는 게 좋을 거야.”

“도련님. 저희야말로 잘 모르겠습─”

척.

“이 허파. 길목마다 설치한 게 너희 짓이잖아. 그들의 말을 놀래켜 바퀴를 부수거나 마부를 낙마시킬 생각으로 그런 걸 테지. 안 그런가?”

“…!”

“뿐만 아니라 파티장에도 손을 써놨다는 거 다 알아. 이런 파티장을 망치기에 말이 날뛰어 마차가 꼬라박는 것만큼 말이 많이 나오는 게 없을 테고 말이야.”

하인들의 분위기가 이전에 비해 확 달라졌다.

의도를 한 수 빠르게 짚어 발뺌할 길을 그대로 틀어막기까지 하니 눈빛에 선명한 분기가 감돌았다.

-띠링!

▶경고! 주변에 적의를 보이는 인물이 있습니다!◀

나도 알고 있어.

이런 식으로 자극하면 좋지 않다는 거.

하지만 정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고.

“모드리치 백작. 그 사내겠지?”

“…예?”

“너희 마을 사람들을 치고 갔으면서 되려 뻔뻔하게 너희를 처벌하려 한 자의 이름 말이다.”

“그걸 어떻게…”

“루스마이어 영지 길목을 사용할 만한 귀족은 동부 쪽에서도 모드리치 백작가 정도밖에 없으니까. 그런 짓을 대놓고 저지를 만한 멍청한 자 역시 그 사내밖에 없을 테고.”

게임 속에서는 그들의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동부 귀족 회의가 이루어지리라는 걸 알고 있으니 어느 정도 공부를 해놓은 상태다.

이들은 루스마이어의 주민.

동부에서 그 어떤 가문에도 속하지 못해 고립된 지역으로 꼽히는 그 루스마이어 마을 사람이다.

지리적 특성상 루스마이어는 버려진 땅이다.

이 조그마한 땅은 하물며 과거에 영지전이 자주 치러진 장소였던 탓에 현재는 접경지로 사용되는지라 어떤 가문의 영지에도 속하지 않고 있었다.

자생 정도야 가능하겠지만 이 파티장으로 향하는 길목 정도를 제외하면 아무런 쓸모가 없으며 매장된 자원 또한 없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유일한 길목을 내어주었음에도 되려 모드리치 백작이 패악질을 부리기나 하고 있으니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 일로 루스마이어와 닿아 있는 가문들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귀족들은 모두 등을 돌렸을 거다.

여길 괜히 거두면 세금이나 더 낸다던가 아무 메리트도 없는 영지를 거뒀다가 돈만 빠져나간다는 둥의 이유로.

한 마디로 그들은 고립된 것이다.

“그래서요? 다 알고 계신다는 듯이 말하면서 저흴 막아서실 생각입니까?”

“그래.”

“얕보지 마십시오. 당신이 바그란드 공작가의 도련님이라 하더라도 셋이면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 파티장에 들어와 있는 것부터 되돌릴 수 없습니다. 여기 있는 귀족들에게 복수하겠단 일념만으로 찾아왔어요. 이제 와서 저희 목숨이 날아간다 한들 두렵지 않다고요!”

▶세 사내가 적의를 드러냈습니다. 이제 그들을 공격해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그간 브루스와 테오 람스테어를 상대했던 걸 감안하면 저들을 상대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제압되지 않고 빠져나가 경비를 불러 쫓아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이 서브 에피소드의 올바른 클리어 방법이 아니다.

“받도록.”

“엇…?”

-휙!

공중을 날던 주머니 하나가 가장 중앙에 있는 사내의 가슴팍으로 쏙 들어갔다.

놈들은 뭔가 하며 내 눈치를 보다 주머니를 열었다.

“이 이건…!”

“금화?!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무슨 뜻입니까.”

“마차에 치인 자를 구하는 게 우선이지 이런 테러를 일으킨다면 루스마이어는 더 힘들어질 테고 말이야.”

“그래서요? 소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입막음의 돈입니까?”

“아니. 입막음이 아니다. 더는 고립된 땅으로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미지.”

“그게 무슨…?”

어리둥절해하던 세 사내가 침을 꿀꺽 삼켰다.

“루스마이어는 곧 바그란드 공작령이 될 것이다.”

이 서브 에피소드의 올바른 클리어 방법.

동시에 메인 에피소드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만드는 방법.

그건 루스마이어라는 땅을 미리 사놓는 것이었다.

***

■보상

[ 아이보리색 새끼줄 ]

‘이쪽은 얼추 해결됐군.’

이 아이템은 루스마이어에서만 나는 거칠고 빳빳한 볏짚으로 만든 새끼줄로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에게는 신뢰의 대상에게만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게 있으니 내가 다음에 방문한다고 하면 그들은 나를 크게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수확이었다.

또한 다른 정보도 얻어낼 수 있었다.

챕터 2는 챕터 1과 달리 공작저가 아닌 바깥 활동이 이어지므로 에피소드를 미리 찾아 해결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에피소드를 미리 진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 그게 지금 막 풀린 참이다.

▶서브 에피소드에서 파생된 메인 에피소드를 발견했습니다!◀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이 파티장을 어지럽히지 않고 돌아갑니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에피소드 I. 루스마이어의 고립을 메인 에피소드로 지정합니다!◀

‘이걸로 확실해졌어. 메인 에피소드는 시스템이 지정해 준 대로 클리어하는 게 아니라 서순을 내가 직접 골라도 됐던 거야.’

나는 그 게임을 몇 백 번씩 리트라이하면서도 눈앞의 위협만 바라보며 선택지와 친밀도에만 치중했다. 

근데 지금 보면 바보 같이 왜 이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건지 모르겠다. 이거 완전 숲이 아니라 나무만 본 꼴이랄까.

‘뭐 됐어. 지금은 그런 생각이나 할 때가 아니지.’

아직 파티장에서의 일이 남았다.

음료를 들고 왔을 때.

하르니에는 내가 도착한지도 모르고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하르니에?”

“힉!”

목소리를 그게 크리 내지도 않았는데 화들짝 놀라네…?

왜 저 반응을 보니 짐작이 되는 걸까?

그 불안을 뒤로 하고서 조심스레 그녀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그 그게… 미안해요 카르세인.”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질 않는다.

하르니에는 내 눈치를 잔뜩 보며 재차 사과했다.

테라스에서 아무리 이 일을 수습해보려 해도 영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는 모양이다.

‘결국 내가 중세판 아침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이 되어야 한단 거지?’

…시발.

뭐 어쩔 수 없다.

K-아침 드라마의 힘으로 그놈들을 기름기에 절여서 토하게 만든 뒤 탈출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바깥으로 나가자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되고.

하르니에와 나는 이번 파티의 뜨거운 감자가 된 만큼 가장 주목도가 높아져 있었다.

이번엔 제대로 목덜미를 물고 놔주지 않겠단 의미라 볼 수 있겠지.

우선 여인네들이 부채를 하나씩 들고 와 입을 가리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카르세인 공자께서 하르니에 영애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는 저희도 잘 알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궁금하답니다?”

“하르니에 영애께서 어쩐지 대답을 회피하셨던 느낌이 있어서 말이죠. 공자께서 대신 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선 첫 데이트 쪽이려나요?”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던 장소 말이에요. 저희도 잘 모르는 장소라고 하던데 얼마나 로맨틱한 장소였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런 건 당연히 일반적으로 귀족들의 데이트 장소일 게 뻔하겠지요? 서민들과 똑같은 길을 다녔을 리는 없으니.”

“데이트 코스도 상상 이상으로 잘 짰다고 들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 중 하나였다고 하던데.”

언뜻 보면 날카로운 질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곱게 접힌 저 눈들에게선 시꺼먼 악의가 담겨 있음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저희에게도 부디 알려주길 바라요. 바그란드와 테레시아라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가문의 자제이신 두 분의 선도 문화를 따라야 하지 않겠어요?”

아예 도망치지 못하게 꽉 붙잡기까지.

가문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우리의 만남을 ‘선도 문화’ 라 지칭했으니 이에 걸맞는 답을 내놓아 보라는 시험을 이 판대에 놓았다.

‘이거. 적당히 아침 드라마 멘트로 넘겨야 할 줄 알았는데 그럴 필요도 없겠는걸?’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이리 온화하게 넘어가면 안 됐다.

아마도 저들 사이에선 실제로 국룰로 통하는 데이트 장소라던지 익히 알려진 데이트 코스 같은 게 있을 터였다.

이른 바 귀족들의 암묵적인 규칙이라는 거다.

그래서 하르니에가 귀족들의 연애 방식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확신하고 이빨을 드러낸 것이고 덩달아 나를 물어뜯을 발톱도 겸사겸사 세운 셈이다.

하지만 이런 건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규칙을 부정하는 것으로 쉽게 파훼할 수 있다.

“눈꽃 축제 거리였다.”

“네?”

“농담이시죠? 눈꽃 축제 거리라니…”

“서민들과 함께 다니는 그런 길거리가 첫 데이트 코스셨단 건가요?”

영애들의 비소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이제 날 물어뜯으려 하겠지. 어떻게 신사로서 그런 허접한 장소에다 자기 약혼녀를 데려갈 수 있냐고 말이다.

“그런 추한 길거리를 첫 데이트로… 큭큭.”

“약혼녀 분께서 그리 자랑하시길래 어디인가 했더니. 고작 그런 장솝니까?”

“신분을 낮춰 보면 그저 서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놈들이 낄낄대며 날 비웃기 시작했다.

“웃기는군. 그럼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우리가 지루하게 매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코스로만 다녀야 한단 건가?”

“예? 아니 그게…”

“귀족들은 귀족답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난 애초에 그걸 노린 거야.

너희가 나를 천민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과 같은 귀족이 아니라는 시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너 같은 건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며 누명을 씌우려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일을 더 크게 키우는 것으로 허점을 제대로 파고들 수 있거든.

-쾅!

“듣자 듣자 하니 선을 넘는군. 이건 바그란드 공작가에 대한 선전 포고라 보면 되나?”

나는 테이블을 내리치며 그리 소리쳤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네놈들이 나와 내 약혼녀를 기만하지 않았나. 그럼 이제 가문의 이름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다 당치도 않은 소리입니다! 저흰 그저 두 분의 만남에 관심을 가진 게 전부인데…!”

“그럼 말해 보도록. 언제부터 나와 내 약혼녀가 너희들의 꼭두각시라도 된 것마냥 정해진 대로 일정을 진행해야 했지?”

어디 이 말에도 한 번 똑같이 지껄여 봐.

이 멍청한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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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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