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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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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8

“와… 도련님은 이제 완전히 적응하셨네요?”

구보를 끝내자마자 다가온 마크가 감탄사를 보이며 내게 수통을 건넸다.

나는 수통을 받아들이며 심드렁히 반응했다.

“적응은 무슨. 그래봤자 느려 터졌는데 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놈들이 너무 불쌍해지지 않을까요?”

마크가 연무장 쪽을 힐끗거리며 그리 말했다.

“헥 헥!”

“으아 힘드러…!”

“빨리 빨리 뛰어라! 늑장 부리면 두 바퀴 추가다!”

연무장을 아직도 뛰고 있는 녀석들과 그들을 꾸짖으며 빨리 뛰라고 닦달하는 정식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복장을 보면 알 수 있듯 녀석들은 훈련생이다.

탁했던 아랫물이 싹 갈아 엎어져 수습이나 견습은 나를 제외하면 거의 남지 않았다. 그러니까 저 녀석들은 기수로 따지자면 내 후임 새로 들어온 녀석들이란 건데.

“도련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저 녀석들 원래도 지망생들 치곤 괜찮은 놈들입니다. 여기 입단하기 전부터 나름 몸을 단련해오던 녀석들이란 거죠. 근데 바로 윗기수인 도련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얼마나 좌절스럽겠습니까.”

당장 윗기수가 너무 뛰어나다 보니 아랫기수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 있다고.

마크는 만약 자기 윗기수가 나였다면 아주 지옥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나야 이유가 있어서 그렇지.’

안 그러면 죽거든.

목숨이 걸려 있으니까 이럴 수밖에 없어.

입으로 말해줄 수는 없으니 그나마 속마음으로나마 마크에게 답을 전해본다.

‘흠… 그러고 보니 스텟 때문이라곤 하지만 제법 꾸준히 해오긴 했었지?’

가벼운 훈련조차 해오지 않았던 내 몸이 어느덧 아침 구보 시간에 꼴찌에서 벗어난 걸 보면 제법 몸이 괜찮아졌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 좋아진 게 맞지 않을까.

Lv. 17

▶보유 SP가 자동으로 ??? 스텟에 사용됩니다!◀

▶근력 4.50

▶민첩성 5.81

▶지구력 5.99

▶체력 4.35

▶면역력 1.28

▶??? 0.85

이전에 비해 스텟이 확 올랐다.

한 바퀴 한 바퀴를 뛸 때마다 숨이 차는 속도도 느려졌고 행동력도 덜 달고. HP 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골골거리는 느낌은 없었다.

그런 걸 보면 진짜 나아진 게 맞는 거겠지.

여전히 ??? 스텟 쪽은 의문이지만 하나는 알 것 같다. 신체 쪽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

“…도련님. 오늘도 이런 게 왔네요.”

마크가 난처해하며 내게 박스를 내밀었다.

이젠 저 박스를 보면 진절머리가 다 날 지경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저걸 보내는 이유가 대체 뭐야?’

쓸 일 없다고 그렇게 말을 해도 플로라는 꾸준히 저걸 보내 왔다.

연무장에서 훈련할 거니까 오지 말라고 말했더니 저러고 있는 거다. 참…

“흐흠. 저건 다시 돌려 보내놓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서신은 아무래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가 불쾌해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마크가 헛기침을 하며 그리 말했다.

여기 눌러 앉은지도 제법 됐다. 무려 열흘이란 시간이 지났지 않나.

마지막으로 아리나에게 잔소리를 듣고 난 뒤 연무장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연통이 이쪽으로 닿을 것은 예상한 바였다.

‘예상했던 대로네.’

하나는 클레어의 그만 돌아오란 잔소리.

다른 하나는 그만 돌아와도 괜찮다고 아리나는 자기가 설득해 보겠다는 이사벨라의 전언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 어머니께서는 날 설득하려고 하시는 모양이다만 나는 네가 그 고집을 꺾기 전까지는 절대 동부 귀족 회의에 참여할 권한을 주지 않을 거다. -아리나 바그란드. 』

여전히 동부 귀족 회의에서 참여할 권한을 박탈하고자 하는 아리나의 서신이었다.

“읏차. 오늘 대련은 패스할게. 할 일이 있어서. 그보다 며칠간 못 올 것 같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바로 움직이기는 좀 걸리는 게 있었다.

마침 마크도 바로 옆에 있으니 물어보는 게 좋겠지.

“마크. 냉정하게 말해서 내가 산적 떼나 마수들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루스마이어에 가기 전에 왜 스텟을 쌓으려 했겠나.

놈들을 만나니까. 그래서 쌓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내 상태를 판가름할 수 없다.

스텟만 확인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 내 몸을 움직여 싸워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산적이나 도적들은 물론이고 마수를 상대로도 이길 수 있는지 아예 몰랐다.

그런데 마크는 의외로 빠르게 대답했다.

“그야 어중이떠중이 놈들이면 도련님께 상대도 안 될 텐데요.”

“…뭐?”

“도련님께선 본인에 대해 잘 모르시는 모양입니다만… 저희 기사단 내에 있는 정식 기사들 최근에 의욕이 확 살아난 이유가 도련님 때문입니다.”

“내가? 왜?”

“그야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신 탓에 모셔야 할 주인에게 바짝 따라잡히고 있으니 그렇지요.”

마크가 엄지 손가락으로 뒤쪽을 가리켰다. 그리곤 너털스레 웃었다.

“하핫. 휴일인데도 저러고 있잖습니까. 전원이 저러고 있는 걸 보면 어지간히 도련님을 보고 열정이 치솟은 모양이더군요.”

…난 그냥 내 목적 때문인 건데.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지.

“칭찬이 너무 과한 것 같다.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해줄 순 없어?”

“냉정하게 따져도 도련님의 실력이 그렇습니다.”

“뭐?”

“산적이나 도적들뿐만이 아닐 겁니다. 도련님과 대련해 본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리건대 동부 기사들도 까딱 실수하는 순간 밀릴 겁니다. 특히나 크고 육중한 검을 선호하는 녀석들인 만큼 더더욱 그럴 거고요.”

마크는 나와의 대련에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또 어떤 점이 매서웠고 까다로웠는지 설명했다.

물론 초짜배기인 내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꿀꺽 꿀꺽.

나는 수통을 따 시원한 물을 목에 넘기며 게임의 설정을 하여금 떠올렸다.

‘하긴. 언제부턴가 안 보이던 게 보이는 걸 보면 마크의 말이 틀릴 것 같진 않아.’

몇 번 안 되지만 라디엘이나 마크와 대련하며 두 사람을 몰아세웠던 적도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확실히 성장했다는 게 느껴졌었다.

특이점이라고 할 만한 건 훈련과 대련을 거듭 이어 나가다 보니 언제부턴가 검의 경로가 조금씩 뚜렷하게 보였다고 해야 하나. 그것 때문에 내 시야가 조금 변한 걸지도 모르겠다.

▶패시브 : 검술 Lv. 2가 Lv. 3으로 상승했습니다!◀

▶패시브 : 체술 Lv. 2가 Lv. 3으로 상승했습니다!◀

▶패시브 : 개안 Lv. 1이 Lv. 2로 상승했습니다!◀

물론 시스템 빨이라는 걸 받았다고 보는 게 옳겠지만.

‘그래. 어찌됐건 간에 직접 부딪쳐봐야 알 일이야.’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스텟 확보 시간 동안 다른 일도 처리됐다며 카밀라가 언질을 주기도 했고 이젠 직접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였다.

***

“으윽!”

“키얀!”

키얀이 한 기사의 발길질에 당해 넘어졌다.

마을에서 몇십 년을 알고 지낸 친구가 나가 떨어진 걸 보고 어찌 기분이 상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들은 이를 아득 물고 키얀을 발로 찬 기사를 노려보았다.

“여긴 루스마이어 놈들 통행 금지야.”

“갈 거면 다른 길로 돌아 가라고. 백작님 명령이니까.”

그러자 키얀을 부축하던 두 소년이 대뜸 소리쳤다.

“급하다고 했잖아요. 이 길을 좀 지나가야 한다고요!”

“사람이 지금 죽어가고 있는데 그깟 길 하나 못 내줍니까?!”

그들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한 소녀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이 길을 건너가야 했다.

고립된 지역인 루스마이어에 의사가 없는 만큼 다른 마을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허나 기사들은 그 길을 비켜주려 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릴 다 하네. 우린 이 영지를 지키는 기사들이야. 너흰 루스마이어 놈들이고. 이 길을 그냥 넘겨줬다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맞아 맞아. 갑자기 너희들이 문제라도 일으키면 그 길을 내어준 우리 잘못이 된다고.”

“사람을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잖아요! 그게 어떻게…!”

“그걸 어떻게 믿냐? 더럽고 냄새나는 놈들이 우리 영지로 들어와서 약탈을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데.”

“가뜩이나 너희 마을 놈들 도둑질하는 놈들이 늘었다고 들었어. 더 의심스럽지 않겠냐?”

바쁜 건 오히려 이쪽인데.

사람 목숨이 달려서 안 그래도 바쁜 상황인데.

저 기사들은 인접 영지에서 길목 하나 내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약탈을 한다는 거야.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저 자식들. 다 알고 그러는 거야. 그냥 길을 비켜주기 싫은 거라고.”

“모드리치 백작은 우리 영지를 아무 문제 없이 그냥 쓰면서…!”

루스마이어의 소년들이 분한 듯 중얼거렸다.

따지고 보면 그들이 문제였다.

모드리치 백작이 사고를 쳤고 그래서 디에나가 이렇게 된 건데.

“우리가 아예 근거 없는 소리 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이건 다른 데서 들은 건데 최근에 실제로 폭동이 영지도 있어?”

“아. 물론 그건 그 영지 사람들이 잘못한 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제법 파장이 컸거든. 덕분에 우리 입장에선 안심 못하지. 이제 좀 이해가 되나?”

“그런다고 이해가 되겠냐. 아하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저딴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

“엉? 니네 표정 뭐야. 그거 무슨 뜻이야.”

“어쭈? 이것들이? 눈 안 깔아?”

“뭘 잘했다고 그 따위로 눈을 부라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못 알아 들어?”

“우린 되게 평화롭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네?”

이죽거리던 기사들이 세 소년의 눈빛에 불쾌함을 표한다.

아니 사실 그것은 불쾌함 따위가 아닐 것이다.

“…돌아가자.”

“멜릭!”

“키얀 방법이 없잖아. 지금 당장은…”

“하지만 지금 돌아갔다간 디에나가 위험해진다고!”

“그치만 정말로 방법이 없잖아. 키얀.”

바로 옆에 있던 멜릭이 주먹을 쥐며 분함을 드러냈다.

디에나를 업고 있던 토니도 같은 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제기랄… 우리도 다른 가문의 비호를 받을 수 있었다면…!”

“…!”

그 말에 키얀의 머리가 번뜩였다.

“있어.”

“뭐?”

“가문의 비호 받을 수 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두 소년이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파티장 말이야! 거기서 우린 이미 뒷배가 되어 줄 사람을 만났다고!”

그렇다. 세 사람은 만났다.

황실과 버금가는 힘을 가졌으며 귀족들의 정점에 선 가문의 도련님을.

다른 가문도 아닌 바그란드 공작가의 카르세인 바그란드를.

“아니 그건 그렇지만… 지금 이 자리에 없잖아.”

“솔직히 지원금을 받긴 했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루스마이어 영지가 바그란드 령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고…”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야. 저기요!”

“엉?”

키얀이 다시 일어난다.

멜릭과 토니가 다급히 키얀을 말리려 들었지만 이미 기사들에게 간 뒤였다.

“루스마이어는 곧 바그란드 령이 될 거에요. 그런데도 함부로 말씀하실 수 있겠어요?”

“…뭐라고?”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저희 영지를 구입하겠다고 했어요! 그것도 그 가문의 자제가 직접 와서요!”

-꿀꺽.

기사들이 순간 입을 닫았다.

바짝 긴장할 일이 아닌가. 다른 곳도 아니고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미리 영지를 사겠다고 말한 거라면 허투루 들을 얘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키얀을 비웃었다.

“푸하하하!!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소리냐?”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너희 영지를 왜 사. 어? 영지를 사는 게 어디 물건 사는 건 줄 아는 모양이지?”

“거짓말도 그런 새빨간 거짓말이 따로 없어. 큭큭. 그런 뻔한 거짓말이 통할 리가 없잖아?”

“뭐 뭐라고요?”

한 기사가 다가가 히죽 웃으며 키얀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든다.

“꼬맹아. 영지는 그냥 사고 파는 게 아니야. 그건 땅을 샀기 때문에 납세의 의무를 지겠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그곳의 주민들을 다스리겠다는 뜻이기도 하지.”

“뭐 영토라는 게 가문의 부와 힘을 상징하기도 하거든? 근데 거기서 세금을 받아 들이고 자기 가문에 도움이 되니까 관리를 하는 거야.”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를 비싼 돈 주고 샀는데 발전 가능성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냐? 돈만 날아가는 거라고. 작물이 나오든 광산이 있든 뭐라도 있어야 한단 거야.”

그리고 이내 모든 기사들이 히죽 웃었다.

“그런데 너희 땅은 뭐가 나오냐?”

“땅이 비옥하지도 않아. 광산이 있는 것도 아니야. 관광 명소도 없고 다른 영지들에 비해 특별한 게 있지도 않아. 뭐가 있는 건데?”

키얀의 말에 그들이 물러서지 않은 이유.

그건 바로 루스마이어라는 땅엔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근데 아무런 쓸모도 없는 너희 땅을 바그란드 공작가가 사서 관리를 하겠다고?”

─푸하하하!

다시 한 번 기사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꿈 깨라. 이 자식아. 너희 땅은 그냥 쓰레기야. 아무것도 없는 토산에 가로막히고 큰 강줄기가 지나가고 있고 그나마 평평한 곳은 교통로로 쓰기도 힘들 만한 곳이니까.”

“…”

기사들의 웃음 소리를 듣고 키얀이 입술을 꾹 물었다.

정말로. 루스마이어라는 땅은 그랬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카르세인 공자님이 직접 왔어요. 직접 와서 우리 루스마이어가 바그란드 령이 될 거라 말했다고요!”

“푸하하하!! 그럼 더 말이 안 되겠네!”

“그게 무슨…?”

“천민의 피가 흐르는 그 가짜 도련님 말을 믿냐?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기고만장하게 바그란드니 뭐니 하더니. 세 공녀님들 중 한 분도 아니고 카르세인 공자? 아 배 아파. 뒤통수 맞았단 소리를 그렇게 쉽게 꺼낼 줄이야.”

“야야 생각해 보니까 오히려 거짓말은 아닐 수도 있겠네.”

“아. 그런가?”

기사들이 비죽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오히려 거짓말인 게 너희 입장에선 나을걸?”

“뭐라고요…?”

“아까 내가 말했잖아. 영지에서 폭동이 일어났었다고. 기억하지?”

“…그게 뭐 어쨌는데요.”

“응. 그 폭동을 일으킨 장본인이 카르세인 바그란드야.”

그 말에 키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폭동의 원인이… 카르세인 공자님이시라고요?”

“샤트렌 영지. 한때 바그란드에서도 잘 나갔던 영지지. 특별한 환경에서만 자라는 두 특산물이 제국 전역에서 줄기차게 팔려 나갔거든.”

“샤트렌 딸기랑 샤트렌 포도. 거기서만 자라는 두 과일이 미친 듯이 맛있어. 온갖 곳에 다 사용되고 자라는 속도도 빠르지. 대신 뭐 영지민들만 기를 수 있다나 뭐라나. 그런 단점이 있긴 했지만 말이야.”

“근데 그 도련님이 동부 귀족 회의에서 샤트렌 영지를 맡았거든? 그랬더니 두 작물이 아예 못 자라게 됐어. 이쯤 되면 감 잡히지?”

“…!”

“자기들 밥줄이 끊겼어. 한 도련님의 삽질 때문에. 그러니까 폭동이 안 일고 배기겠어?”

“너흰 그런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고 착각한 거야. 이 멍청이들아.”

키얀이 공허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본다.

넋이 나가버린 상태였다.

그런 키얀의 볼따귀에 동화 하나가 날아왔다.

띵-!

“그래도 너 때문에 배꼽 빠지게 웃긴 했다. 받아 가라. 큭큭.”

뭣하면 그 여자애 노잣돈으로 쓰라며 몇 개 더 날아오는 동화에도 키얀은 그 자리에서 돌처럼 멈춰선 채 움직이지 못했다.

‘드디어 이 엿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 허황된 일이었단 사실을 깨달아 버렸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차올랐다.

역시 귀족들은 전부 싸그리 잡아 죽여야 하는 인간들밖에 없는 거야.

키얀은 그리 생각하며 허리 뒤에 숨겨놨던 날카로운 말뚝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대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띵-!

“윽?!”

아까 제 머리에 돌덩이처럼 날아들던 그 금속음 소리와 함께 기사의 머리에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어떤 새끼야?! 감히 어떤 놈이 모드리치 백작령의 기사인 나에게…!”

사내가 루스마이어의 소년 셋을 위협하듯 소리쳤다.

그러나 정작 그게 날아온 건 측면이었으니.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고개를 돌린 키얀은 한 사내를 눈에 담았다.

“쿠헉?!”

사내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들어와 기사를 발로 찼다.

저만치 날아가 넘어진 기사는 자기 동료들을 도미노처럼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간 사내는.

-스릉.

“잘 받아 두도록. 네놈의 저승길 여행에 쓰일 노잣돈이니 말이야.”

서슴없이 검을 뽑아 저들의 목에다 들이댔다.

그 검푸른색 머리카락이 눈에 보이는 순간.

분노로 흐려졌던 키얀의 눈빛이 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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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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