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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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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9

“어떤 새끼가 감히 모드리치 백작령의 기사에게…!”

자신이 던진 동화.

그리고 자신의 머리에 날아와 땅으로 떨어진 은화.

그게 노잣돈이라는 말에 기사는 노발대발 일어났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목에 검이 들이밀어져 있지 않나.

상대가 누구인지부터 알아차려야 했다.

다만 태양을 등지고 선 터라 사내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당신 뭡니까. 타 가문의 기사입니까?!”

“타 가문의 기사냐라… 뭐. 그렇긴 하지.”

그럼 그렇지.

검을 소지하고 있는 자가 루스마이어에 있을 리 없다.

“하. 그러면 갈 길 가시지요. 뭔데 이딴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예?”

“네놈이 먼저 행패를 저지르지 않았나.”

“뭐라고요?”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을 놀림감으로 보면서 동화를 던진 걸 내 분명히 봤던 것 같은데.”

뭐 이런 이상한 작자가 다 있지. 모드리치 백작령의 기사 투스펠은 미간을 팍 찌푸렸다.

“이봐. 그건 댁이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 이쪽 영지와 관련된 일인데 당신이 뭘 안다고 지껄여?”

“맞아! 우린 저놈들이 이 길을 함부로 지나가려는 걸 제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우린 모드리치 백작령의 기사야.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저 루스마이어 놈들을 막은 게 죄라도 되나?”

그러자 바로 옆에 있던 동료들도 옹호했다.

투스펠도 기세등등하게 반박했다.

“게다가 말이지. 당신 이런 식으로 검을 들이밀면 가문 간의 마찰이 생겨. 한낱 기사가 주인을 곤혹스럽게 만들 셈이야?!”

“…”

“지금이라도 사과하시지. 최소한 명예를 보인다면 그냥 넘어갈 테니까.”

루스마이어 놈들에게 했던 걸 마치 되갚아주듯 던진 돈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다짜고짜 발로 찼고 검을 뽑아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뭐? 노잣돈?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사과를 받을 거다. 못해도 허리를 숙이라고 그러지 않으면 가문에 일방적으로 통보할 거라 협박할 생각이다.

물론 속으로는 엿이나 처먹으라며 백작에게 직접 전달할 셈이지만 말이다.

“다 지껄였나?”

“…뭐?”

-퍽!

“끄흐윽…?!”

“이 이봐! 당신 제정신이야?”

“우리 말을 뭘로 들은 거야!”

사내는 그 말을 듣고 투스펠의 몸을 발로 짓눌렀다.

여전히 힘을 빼지 않은 채 그는 다시 한 번 투스펠의 목에다 검을 들이댔다.

“세 가지. 네놈들을 벌해도 되는 정당한 이유를 대지.”

세 개의 손가락이 펼쳐졌다.

“첫 번째로 타 영지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면 통행료를 받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위급한 상황에 너흰 그저 낄낄거리며 이를 방치했다.”

첫 번째 손가락이 접혔다.

“두 번째로 너희는 내 영지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공격했다. 이에 나는 합당한 벌을 가할 이유가 있다.”

두 번째 손가락이 접혔다.

“마지막으로 루스마이어 영지는 오늘부로 황실의 인증서를 받아 내 관리 하에 놓였다. 그러니 나는 네놈들을 처벌해도 상관없다.”

마지막 세 번째 손가락까지.

세 이유를 고한 그는 덤덤히 검을 벨 기세로 검날을 빼지 않고 있었다.

“네놈이 무슨 영주라도 되나? 흥. 영문 모를 소리만 지껄이고…! 좋아. 그렇게 일이 커지길 원한다면 당장 네놈이 속한 가문에 똑똑히 알려 주도록 하지!”

치욕스러운 일을 연달아 당한 탓에 참지 못한 투스펠이 검을 뽑았고 몸을 일으키며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허나 투스펠의 검은 허공을 날아 저만치 먼 땅에 꽂혔다.

“네놈…!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는가! 기사 따위가 가문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빚어놓고 검까지 들이대어 벌을 내리겠다고?!”

“그건 명백한 범죄다! 기사로서 파면당하고 싶은 거냐!”

“범죄가 아니다. 방금 말하지 않았나. 나는 네놈에게 벌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뭐… 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다른 가문에 속한 기사의 목에다 검을 겨눠놓고 저 상태로 벌을 내릴 권리가 있다면 그 검을 휘두르겠단 의미다.

그런 게 범죄가 아닐 리가 없다.

그러나 이 사내는 너무나도 당당하다.

마치 이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듯 행동하고 있다.

불현듯 의문이 생긴다.

‘설마… 진짜란 말이야?’

‘어디서 본 적도 없는 이 사내가 루스마이어의 뒷배가 된 자라고?’

‘영지민을 건드린 죄로 처벌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세 기사의 의문은 금방 깨졌다.

그가 내민 한 장의 종이가 이 모든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나 카르세인 바그란드는 루스마이어의 영주로서 네놈들에게 벌을 내릴 권리가 있다. 이를 페셀로스 황실에서 직접 인정한 허가서가 증명한다.”

그 말을 듣자마자 투스펠을 포함한 세 기사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

‘카 카르세인 바그란드라고…!’

‘진짜로 저놈들이 바그란드 공작가를 뒷배로 두고 있었단 말이야?!’

‘게다가 황실의 인증서라면… 빼도 박도 할 수 없잖아…’

순간 카르세인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너무 많이 바뀌어 있어 다른 사람이 아닌가 싶었지만 저 검푸른색 머리카락과 옅어진 벽안을 보면 타인이라 보긴 어렵다.

눈앞의 사내가 카르세인이라는 것도.

저 증명서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이 상황은 어떤가.

참으로 난처한 꼴이지 않을 수 없다.

일개 기사 따위가 루스마이어 영지민에게 통행할 길을 내어주지 않고 버틴 꼴이다.

그것도 관리하고 있는 귀족 앞에서 길을 막고 발길질을 해댔으며 돈으로 모욕을 주기까지 했다.

헌데 여기서 자신들이 씹고 있었던 바그란드 공작가의 양아들이 도와주겠냐며 낄낄대기까지 했었으니…

그야말로 외통수.

카르세인으로부터 처벌을 받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헤어나갈 구멍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아직 모드리치 백작가에 소식이 들어간 건 아니야!’

그 사실에 투스펠은 안심했다.

만약 백작가에 소식이 들어갔다면 정말로 외통수였겠지만 카르세인은 말했다. 그 처벌을 백작가에 묻는 게 아닌 세 기사에게 내리겠다고.

본래 천민이었다는 놈에게 벌을 받는다는 게 굴욕적이라곤 하나 이 처분으로 인해 제 선에서 일을 끝낼 수 있다.

또한 희미하게나마 탈출구가 보이기까지 한다.

황실이 입증했다며 내민 영지 관리 허가서는 바그란드 공작가의 이름이 아닌 카르세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눈앞에 있는 저 사내의 몫이란 거다.

그럼 간단하지 않은가?

저 사내만 속여 넘기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를 저 사내가 세 치 혀로 주무른다면.

아무 일도 없이 넘길 수 있다.

‘그래. 어차피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모를 테고 말이지?’

한 방울의 식은땀을 흘리며 투스펠이 태도를 바꿨다.

“카르세인 도련님께서 루스마이어를 관리하는 영주가 되었단 사실은 잘 알겠습니다. 허나 지금처럼 저희의 처벌 수위가 상해로 이어질 만큼 크진 않습니다.”

처음에는 의문을 짓던 두 기사가 이내 투스펠의 의도를 깨닫고 맞장구를 친다.

“맞습니다! 저희도 한 가지 참작의 여지가 있단 말입니다!”

“통행료를 받으려고 해도 말입니다. 루스마이어 영지는 원래부터 궁핍한 장소였습니다. 그게 지금 저 세 사람 아니 네 사람에게 있다고 보십니까?”

“여태 이 길을 몰래 사용했던 만큼 한 번도 낸 적이 없습니다. 도둑질을 할 수도 있다는 게 괜히 나온 말이 아니란 겁니다.”

또 하나의 위안거리.

그들은 통행료에 대해 일절 묻지 않기도 했으나 반대로 저들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 지나간 적도 있다.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은 말이죠. 그간 궁핍하다는 게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통행료를 저들에게서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루스마이어 영지민들 자체가 가난한 삶으로 인해 통행료를 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게 저들에게 통행료를 내라고 말하지 않은 당위성이었다.

그리고.

“대신 이런 잡음도 같이 존재하지요. 저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반대로 다른 마을에서 도둑질을 시도한 범인들로 의심받고 있다는 건 아십니까.”

“얼마 전 모드리치 백작령의 한 마을에서 도둑들이 발견되었다죠. 어찌나 잽싼 건지 잡지도 못했습니다.”

“그 범인들이 현재는 저 루스마이어 영지민들로 강하게 추측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저들에게 대놓고 캐물어야 한다며 짙은 의심을 보이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루스마이어 영지민들의 가난은 다른 영지에서의 의심으로 이어지고.

당연히 아무 문제 없는 근방 마을에 비해 저들이 유력한 범인들로 몰리고 있다.

이 논점에 맞추어 화두를 올린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질 터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 말을 들은 키얀은 참지 못하고 대화에 끼어들고자 했다.

루스마이어의 궁핍은 와글루 산에서 주기적으로 내려오는 마수들과 주기적으로 약탈을 당해서다.

약탈을 당하는 입장에 서 있는 자들이 그 괴로움을 알고 있는데도 도둑질과 약탈을 행할 리가 없다.

기껏 자신들의 마을을 받아들이러 와 준 카르세인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키얀이 나서기도 전.

누군가의 검이 휘둘러지고.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공중에 흩뿌려지고 있었다.

“흠. 이제 좀 어울리는군.”

투스펠의 머리카락을 검으로 베어버린 카르세인이 그리 중얼거렸다.

외양만 보자면 기사가 아니라 산적이라고 해도 믿을 헤어스타일이었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무슨 짓이냐니. 이래야 산적 꼴이 좀 나니까 그러지.”

“뭐 뭐라고요?!”

“우리가 무슨 산적이라도 된단 말입니까!”

세 기사의 항변에 카르세인은 덤덤히 답했다.

“맞으면서 왜 발뺌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정작 네놈들이 루스마이어 영지를 약탈하고 있었을 텐데.”

“뭐… 라고?”

“저 기사들이… 우리 마을을?”

“그래. 눈치를 채진 못했겠지만 저놈들이 바로 너희 마을을 약탈한 장본인들이다.”

세 소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기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어지럽혀 놓는 그들은 지원을 요청할 때마다 잽싸게 자리를 비웠다.

붙잡으려 해도 붙잡을 수가 없다.

아무런 힘도 없는 루스마이어 영지민들로서는 근방 영지 중에서 가장 빨리 기사들을 부를 수 있었던 모드리치 백작가의 저 세 기사를 부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범인이라고 하니 눈이 돌아가지 않겠는가.

이에 기사들은 발끈하며 소리쳤다.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십쇼! 궤변이잖습니까!”

“루스마이어가 얼마나 험한 곳인지 직접 와보셨으니 알 거 아닙니까! 가는 데까지 시간도 걸립니다!”

그리 변명한들 의구심은 이미 잔뜩 피어 있었다.

“매번 늦었고. 매번 제때 찾아오지 않고. 이상하게 산적들이 나타나는 타이밍과 어긋나지 않았었나?”

“그걸 어떻게…”

“약 2년간의 발령 보고서를 찾아보니 항상 같은 내용이 있었다. 산적이 나타나면 세 기사를 찾으러 갔지만 도착한 시간이 한참 늦어 있었지. 그게 아니라면 아예 자리를 비운 적도 있었다 기록된 적도 있었고.”

카르세인은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산적들과 저 기사들이 동시에 만난 적은 아예 없지 않느냐고.

그리고 실제로 그랬음을 키얀과 두 소년은 알고 있었다.

“설마 저 사람들이… 저 사람들이 정말로…!”

그들의 분노에 카르세인이 쐐기를 박는다.

“결정적으로 루스마이어는 주변 가문의 비호를 받지 않는다. 그러니 저것들이 산적으로 모습을 숨기고 오더라도 너희들은 저 기사들에게 의존해야겠지. 그러니 허리쪽에 네가 빈틈을 보고 찔러 만든 상처조차 보여줄 일이 없었을 테고 말이야.”

-휙!

카르세인이 두 번의 검을 휘둘렀다.

예리하게 의복만을 베어내자 투스펠의 허리엔 과거 키얀이 산적에게 박아 넣었던 부러진 말뚝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자. 이제 뭐라 변명할 테지? 산적 나리.”

카르세인이 그리 비웃자 뒤에 있던 두 기사가 곧바로 검을 뽑아 들었다.

-스릉!

“네놈이 자처한 일이다.”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설친 죄라 생각해라!”

두 검이 날아들었고.

빠르게 피분수가 튄다.

머지않아 그들은 기사직은 물론이고 산적조차도 될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

동시에 세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었음에도 카르세인은 전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도 잠시뿐.

세 기사. 아니 세 산적은 카르세인에게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검에 묻은 피를 떨쳐낸 카르세인이 이쪽을 보며 말했다.

“숨통은 붙어있을 거다. 다만 무기는 더 이상 들 수 없도록 두 팔을 날려 놓았으니 놈들에게 벌을 내리는 건 너희들이 하도록.”

“예 예…”

세 소년은 넋 놓은 채 검집에 검을 집어넣는 자신들의 주인을 보고 있었다.

“콜록 콜록!”

그 사이 업혀있던 소녀의 입에서 거친 기침 소리가 새어 나왔다.

기침 소리뿐만이 아니라 아예 입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 내린다.

“디 디에나!”

“키얀. 가자. 지금 가야 해!”

“그 그래!”

저 산적들의 행패는 만천하에 드러나겠지만 이쪽은 아직 할 일이 남았다.

디에나를 어떻게든 다른 마을의 의원에게 데려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죄송하게도 저희는 지금 시간이 없어 감사 인사를 제대로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영주님. 부디…!”

“따라와라.”

바로 그때.

카르세인이 멜릭의 말을 끊었다.

“뛰는 속도로는 제때 도착하기 어렵다. 의원이 자리를 비울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마차를 타고 가지.”

“마 마차요?!”

“도련님. 저흰 그럴 돈이…!”

“바그란드 공작가의 마차에 태우겠다는 것이다.”

경악하고도 남을 발언이었다.

마차에 탈 돈을 빌려주겠단 것도 아니고 바그란드 공작가의 마차에 태우겠다니.

귀족의 마차에 하인도 아닌 일개 영지민이 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뭐 하고 있지? 빨리 타지 않고.”

“…”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자기가 타는 마차에 영지민들을 태우려 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카르세인의 재촉에 소년들은 토달지 않고 마차에 탑승했다.

마차에 오른 뒤로 카르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디에나의 입가를 닦으라는 듯 손수건 하나를 내어준 뒤로는 창문 바깥으로 비치는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 사람이… 우리 마을을 우리 영지를 보살핀다는 거야?’

키얀은 직감했다.

루스마이어는 더 이상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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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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