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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Chapter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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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1

바라크의 넋 나간 표정이 상태창 대신 말해준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이다.

겸사겸사 게임을 플레이할 때 나왔던 반응들을 종합해보자면 나는 현재 바라크가 무슨 의도로 이 우유를 건넸는지를 전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군. 이건 날 향한 시험이었던 건가. 제법 영리하게 잘 짰어.”

“…!!”

다시 한 번 바라크의 눈동자에서 지진이 일었다.

나는 이에 한 번 더 강고하게 이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식기 전에 가져다 주는 게 좋을 테니 이 자리에서 명령하지. 그 우유를 델피나에게 당장 가져다 주도록.”

손바닥을 절레절레 저으며 다녀오란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바라크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변명조차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뒤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 내 명에 따랐다.

얼마 걸리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온 바라크는 바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인물들이 바라크의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 장면은 정답이란 뜻이었다.

“무례를 저지른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도련님께서 뜬금없이 루스마이어의 영주가 되셨다는 말을 듣고 의심을 버릴 수 없었던 탓입니다.”

“하긴. 이상했을 거야. 루스마이어 영지의 영주가 되겠다는 자가 정작 그 땅에 어떤 풍습이나 관습이 있는지도 옆동네 영지엔 다 알려진 질병도 모른다면 말이지.”

“아닙니다. 이 질병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 숫자가 정말 적습니다. 대체 이걸 어디서 알아차리신 건지… 따로 조사라도 하셨다기엔 바그란드 공작가에서 사람이 온 적도 없고…”

바라크는 아직도 그걸 어떻게 안 건지 모르겠단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카밀라가 알려줬다고 하면 펄쩍 뛰겠구만.’

데올 가에서 자신들의 영지를 도맡아 관리하던 카밀라가 바그란드의 하녀가 됐단 사실만으로도 놀랄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시험은 뜬금없이 영주가 된 카르세인을 향한 의심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분명 의심뿐만은 아닐 테지만 이걸 모른다는 이유를 빌미 삼아 영주로서의 자격을 운운하려 했겠지. 난 다른 선택지로 인해 뜬 배드엔딩을 본 적이 있었기에 앞뒤를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테스트는 이걸로 끝인가?”

“예. 허나 벌은 제게만 내려주심이…”

“됐어. 근방의 귀족들이 너희들을 이용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으니 의심하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으니까.”

“…”

너무 나갔나.

단번에 맹점을 찔러 버리니 바라크가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어쩔 수 없지. 내 쪽에서 이야기를 다시 주도하는 수밖에.

“그보다 저 사람들은?”

“아 예. 이 자들은 루스마이어 영지를 담당하고 있는 마을의 주요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이 순서대로 고개를 숙인다. 어느 마을의 누구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모두 루스마이어 영지에 속해 있는 마을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이제야 데리고 들어온다는 것.

그건 바라크가 말했듯 나를 시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째서 루스마이어의 증표를 넷이나 주었나 했더니… 그 정도로 유심히 조사하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인 바라크는 내게 사과하며 조금 전까지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띠링!

감히 자신을 무시했다는 둥의 미친 선택지는 버리고.

적당한 걸 골라 말했다.

“우선 다들 앉지. 나도 할 말이 있으니 말이야.”

각 마을을 담당하는 청년들이 각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 이번엔 익히 알고 있던 장면이 나온다.

“정말로 저희 영지를 관리하게 되신 게 맞습니까?”

카르세인에게 루스마이어를 담당하게 된 것이 맞냐는 물음.

그게 첫 번째였다.

“그래. 황실에 직접 그 금액을 납부해 영주로서 인증을 받았다.”

“세상에.”

“키얀의 말이 진짜였을 줄이야…”

“우리 루스마이어를…”

그들에게서 옅은 탄식이 흘러 나왔다.

그 탄식이 환호로 찬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죄송하지만 저희 영지에서 관리 부분만은 손을 떼어 주십시오. 카르세인 도련님.”

“다른 가문에 속하는 걸 원하긴 했지만 이 이상은 원치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만큼의 대가는 치르겠습니다. 세금을 걷으신다고 한다면 제국법에 따라 어떻게든 그만한 세금도 낼 겁니다. 그러니 직접적인 부분은 손을 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토록 바라왔던 상황임에도 루스마이어는 다른 의미로 카르세인을 원치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도 쉽사리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저희는 샤트렌 영지처럼 되고 싶지 않습니다.”

카르세인 바그란드로 인해 망가진 샤트렌의 이야기는 다른 마을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희귀 특산물로 인해 매년 풍요로운 나날을 이어가던 샤트렌이 한순간에 꼬라박아버렸단 걸 듣고 그 누가 카르세인을 영주로 맞이하고 싶겠는가. 아무리 힘들어도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려 한다는 것이다.

-띠링!

[ 1. 무엄한 놈 감히 지금 내게 영주 자리에서 물러나란 거야?! ]

[ 2. 그럼 너희 땅을 사는 데에 쓴 돈을 물어내. 그럼 순순히 물러날 테니까. ]

[ 3. 도움을 준 은혜도 못 알아보고 그딴 소리를 해?! 빚으로 두어 변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 어디 두고 보자! ]

[ 4. 샤트렌 때처럼 되진 않을 거야. 나는 너희들에게 도움을 주러 온 거야! ]

[ 5. 샤트렌 영지는 오해가 있어서 그렇게 된 거야! 한 번만 기회를 줘. 반드시 증명해 보일 테니까! ]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선택지가 나타났다.

곧바로 저승행으로 보내는 데드 플래그부터 애매모호해 보이는 선택지까지.

내용만 봐도 루스마이어 사람들이 카르세인을 향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건 불신이 아니라 두려움 공포까지 섞여 있는 수준이었다.

‘여기서 정답은 8번. 모드리치 백작가뿐만 아니라 다른 가문에서 이 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단 정보를 건네면서 대가로 루스마이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조각상을 사는 거야.’

내용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여기서 카르세인은 루스마이어 영지로부터 보상을 받아 가는 걸 피할 수 없다.

이 가난한 마을들로부터. 이 궁핍하고 처참한 영지에서.

저들로부터 마치 앗아가듯 보상을 쥐어야만 이 선택지는 사라진다.

참 악질스러운 선택지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한다면 방법이 영 없진 않다. 그 조각상을 빼앗는 것이 아닌 사는 것으로 취급해 카르세인이 매달 받게 되는 공작가의 돈을 저들에게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꼼수가 있다.

실제로 나는 게임에서 이 방법으로 루스마이어 영지를 도와 그들의 친밀도를 올렸다. 이 사례를 만드는 것으로 루스마이어의 신뢰를 얻게 되고 샤트렌 영지와 달리 저 영지를 살려낼 수 있단 걸 증명해 냈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동부 귀족 회의에 참여할 권한을 만들어낸 것도 이 영지의 상황을 한층 더 나은 상태로 바꿨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건 잘못된 방법이었어.’

동요하는 저들의 눈을 직접 봤었다.

내심 도와주길 바라는 기대감에 찬 눈빛이 보였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랬다.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을 바랐었으니까 잘 알아.’

가족에게조차 배척당해 왔었던 나였기에 장담할 수 있다.

저들은 내가 도와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샤트렌 영지 때문에 걱정이 되면서도 차마 도와달란 말은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건 너무 현실적으로 바라본 시각이고 게임의 설정일 뿐이라고 판단하면 과장된 주장일 수 있겠지만.

[ 친밀도 수치 ]

[ 8% 3% 6% 6% ]

결코 과장된 주장이 아니다.

이미 에피소드를 끝내기 전부터 친밀도는 올라가 있었다.

모종의 기대감을 쭉 품고서.

그렇기에 나는 8번 선택지를 고르지 않는다.

“그 말은 영주가 된 내가 너희를 일방적으로 보호하라는 뜻이 아닌가? 내게 무슨 득이 된다고 그래야 한단 거지?”

“도련님 그 말을 그리 해석하시는 건 너무 극단적입니다!”

“게다가 세금이라면 낸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으니 정정해 주지. 난 그깟 세금이나 받으려고 이 영지를 산 게 아니다.”

[ 7. 나를 영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나도 이 영지를 보호할 생각이 없어. ] ☑

“너희에게 내려진 선택권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나를 영주로 받아들이는 것 다른 하나는 이 땅의 주인이 다시 사라지는 것.”

“뭐 뭐라고요?”

“이 상황에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진 않고 이렇게 널브러져 있다면 나 역시 너희들을 포용할 생각이 없다.”

단호한 내 말에 영지민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래. 타인에게 의지하고 싶다는 그 나약한 마음을 달래주는 건 결코 건강한 방식의 해결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의지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위기에서 지옥 같은 이 바닥에서.

스스로 손을 뻗어 가파른 길을 오르고자 하는 의지다.

“내일 이 시각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너희가 직접 선택해라. 이 마을을 다시 끌어올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는 내일 내가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

나는 말을 마치고서 촌장의 집에서 나갔다.

친밀도가 어떻게 됐는지는 이제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

문이 닫힌 뒤로 장내에 짧은 정적이 감돌고.

이내 탄식이 흘러나온다.

탄식이 흘러나온 뒤로는 모두 고개를 숙였다.

허심탄회한 목소리로 한 대표가 입을 열었다.

“이건 병 주고 약 주기가 아닙니까. 기껏 영지를 보호해 줄 영주가 생겼나 했더니 갑자기 이런 극단적인 지시를 내린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카르세인 도련님께선 저희가 자생할 힘이 없다는 걸 전혀 모르는 게 분명합니다. 그걸 감안하고도 세금을 꼬박꼬박 내겠다고 말했는데…”

“그런데도 이리 손을 떼버리려 한다니. 조사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이건 너무 가혹하고 매정합니다.”

각 마을 대표들은 지금이라도 카르세인을 찾아가야 하는 게 아니냐며 의논하기 시작했고 바라크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건 도련님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이 맞네.”

“바라크 촌장님?”

“루스마이어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았나. 도련님께서는 이에 합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

“그렇다 하더라도 샤트렌 영지의 몰락은 저희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칫 영지가 완전히 폭삭 내려앉으면 그땐 되돌릴 수도 없잖습니까!”

다른 청년들이 옳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바라크만은 고개를 저었다.

“잘들 생각해 보게. 방금 도련님께서 이 루스마이어를 관리하게 된 이유를 말한 적이 있으신가?”

“그건…”

전원이 침묵했다.

카르세인이 이 영지를 관리하러 온 이유조차 듣지 않았다. 어떤 까닭으로 도움을 주었는지도 뭘 바라고 있는지도 듣지 않았다.

“참으로 시건방지고 얼빠진 태도가 아닌가. 그런 주제에 도련님의 비호 아래에서 도움만 받고 싶다니. 이러면 우리가 그 귀족 놈들 산적놀음이나 해대던 기사들과 뭐가 다른가?!”

한 차례 이어지는 호통.

장내에 묵직한 침묵이 일었다.

-짝!

한 사내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서 자신의 뺨을 때렸다.

손자국이 벌겋게 남을 만큼 세게.

나머지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무슨 행패를 부렸는지 직시하며 머리를 부여잡거나 입술을 꾹 물고 있었다.

“도련님께서는 그런데도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네.”

“기회…요?”

-내일 이 시각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너희가 직접 선택해라. 이 마을을 다시 끌어올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는 내일 내가 보고 판단하도록 하겠다.

장내에 있던 사내들에게 카르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서로에게 고개를 끄덕이곤 문을 열어젖혀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 우린 도련님의 그 질문에 가장 먼저 대답해야 하는 거야.’

카르세인의 목소리를 한 차례 더 되새기자 무엇을 해야 할지 다들 알아차린 것이었다.

.

.

.

한편 마차를 타고 공작가로 돌아가려던 카르세인에게 한 소녀가 헥헥거리며 다가온다.

“도련니임-! 잠시만요오-! 허억 허억.”

이 마을 주민들에 대해서 전부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소녀의 인영이 어째 낯이 익었다.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저건… 디에나잖아?

어째서 자신을 보며 급히 뛰어오는지는 모른다.

다만 영지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한다면 그녀에게 전해 들을 수도 있겠지. 카르세인이 마차에 오르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지상에 디뎠다.

“다행이다아…! 어우 숨차아…”

무슨 일이냐 물으려던 카르세인은 디에나가 숨을 고르는 것을 보고 그리 급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챘다. 만약 영지에서 일이 터진 거라면 이 급한 와중에도 전할 말이 있었을 테지.

그렇다면 별일 아닐 터다. 숨을 고를 때까지 기다려 주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벌써 가시는 거에요? 아직 저희 마을도 다 둘러보시지 않은 것 같던데… 좀 더 머물다 가세요!”

더 머물고 가라니. 카르세인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

만약 여기서 머문다면 각 마을의 특징이나 루스마이어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알아낼 수 있다. 에피소드가 앞당겨진 탓에 기존의 정보와 달라진 점이 있어 그걸 조금 더 정밀하게 파악할 수도 있었고.

그밖에 준비해야 할 것도 더 빠르게 준비할 수 있으니 시간을 여러모로 절약할 수 있는 데다 불안정한 요소도 수월하게 쳐내진다.

하지만 지금은 돌아가야 할 때였다. 위험도에 표시된 것처럼 이 영지에서 더 머무르는 게 위험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

바로 옆에 뜬 창을 확인한 카르세인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선택지 이상의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루스마이어 영지 내에서의 인식 등급이 평판 등급으로 상승합니다!◀

■보상

[ 렘텐 마을 구역이 해금됩니다. ]

[ 일시적으로 경고 위험도를 유지한 채로 렘텐 마을에 머무르더라도 위험도 전용 추가 선택지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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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n Family

Damn Family

The Damn Family Is Back Again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The torment was over. I thought my ties to them had been severed by escaping from the place where nothing belonged to me. Yet, the game I had started with the intention of seeing the ending to the bitter end, ended up dragging me into hell. The hell of a house full of dam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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