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
커뮤니티엔 ‘포인트제’를 두고 말이 많았다·
-제목: 탈멘· 그는 신인가?
ㄴ자본주의에 미친 신인 듯·
ㄴㅋㅋㅋ할 말이 없다·
ㄴ도대체 왜 여기까지 더러운 자본주의를 가져오는 거냐!
ㄴ(악마왕비르델) 정치적인 발언은 금지입니다·
ㄴVIP 등급··· 우욱 씹·
ㄴ무과금러였나봐?ㅋㅋㅋㅋ
ㄴ더 많이 지르는 놈이 대우받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ㄴ그걸 여기까지 갖고 와야 하냐고 아 ㅋㅋ
ㄴ아니 그래서 콘텐츠는 언제 업데이트되는 거야?
ㄴ몰라· 알 수 없지· 일하러 간 관리자가 돌아오기 전까진·
ㄴ갓멘도 노동은 피할 수 없는 듯ㅋㅋㅋㅋㅋ
ㄴ탈멘· 포인트만 있으면 드디어 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겁니까? 오오· 주여·
ㄴ탈멘
ㄴ응 카르마 포인트 부족해서 못 사쥬?
ㄴ빈익빈 부익부 ㅅㅂ ㅋㅋㅋㅋㅋ 없는 자는 카르마도 반드시····
ㄴ거기까지 해라· 닝겐· 뒤지기 싫으면·
ㄴㅋㅋㅋㅋㅋ
ㄴ탈모약 팔면 탈멘단 좀 사라지려나?
ㄴ제발 그랬으면·
ㄴ응 탈모약 필요 포인트 100억 포인트· 어림도 없쥬?
ㄴ탈멘· 그 말 진짜입니까?
ㄴ게이야···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수로 알겠니?
ㄴ탈멘단 순수한 거 보소ㅋㅋ 머리도 순수해서 그런가? 개잘낚임
ㄴ크아아아아! 널 찾을 것이다 널 찾아내서 널 죽일 것이다·
ㄴㅋㅋㅋㅋ탈멘단 머리에 열이 많다는 게 학계의 정설
ㄴ크아아아악!
ㄴ고만 놀려라
그런 유저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포인트제는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제목: 어? 떴다 ㅅㅂㅋㅋㅋㅋㅋ 카르마 2712 포인트· 개같이 멸망ㅋㅋㅋ
ㄴ많은 거냐? 적은 거냐? 왜 난 아직도 안 뜨지?
ㄴ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듯ㅇㅇ
ㄴㅋㅋㅋㅋㅋㅋ아 2712P 쌉고순데? 나 172P임 ㅋㅋ
ㄴ오 그래? 2712 포인트면 괜찮은 건가?
ㄴ허허· 빈도께선 덕을 좀 쌓아야겠소·
ㄴ??
ㄴ그럼 말코는 몇 포?
ㄴ허허· 감사하게도 2억 포인트가 넘어가는구려· 인생을 헛살진 않은 것 같소·
ㄴ??????
ㄴ2억?
ㄴ뭐?
ㄴ아니 2712P인 난 그럼 인생 헛살았다고 말하는 거냐고ㅋㅋㅋ ㅅㅂ놈아
ㄴ허허· 먼저 그 소유욕과 걸레 같은 주둥이를 버려야 ‘나’처럼 2억 정도는 모을 수 있는 거 아니겠소?
ㄴ이 ㅅㄲ 문파에서 풀때기만 준다고 욕하던 놈 아닌가?
ㄴ말투 보소 ㅋㅋ2억 포인트로 열반에 오른 듯ㅋㅋㅋㅋ
ㄴㅅㅂㅋㅋㅋㅋ
-제목: 념글 가니까 1포인트 상승함ㅋㅋㅋ뭐지 ㅅㅂㅋㅋ 념글도 업적이라는 소린가·
ㄴㅋㅋㅋㅋㅋ추천 구걸 드가자
ㄴ야래야래· 조만간 파란이 일겠구만·
ㄴ암· 념글은 자랑할 만한 위대한 업적이고 말고·
ㄴ게이야 방 밖으로 나가서 사회활동 좀 해
ㄴ1포인트로 뭘 살 수 있냐에 따라서 다를 듯
ㄴ나 100만 포인트로 빈민가 벗어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커뮤니티와 다르게 세상은 멀쩡하게 돌아갔다· 어디까지나 아포칼립스도 멀쩡한 세상이라고 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 그 정말이에요! 믿기 힘드시겠지만·”
“····”
윤승아는 맞은편의 소년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결국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소년을 돌려보냈다·
“감사합니다! 헤헤·”
소년은 정보를 건넨 대가로 빵 한 덩이를 챙겨 재빠르게 사라졌다· 창칼로 무장한 그녀와 그녀 곁에 선 성인 각성자들이 무서웠음이라·
“흠· 전부 마약을 했나? 비행기가 날아다닌다니· 세상이 이렇게 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어떤 놈은 자동차가 날아다녔다고 하지 않았어?”
“그게 말이나 되냔 말이야· 하아····”
“이게 뭔 고생인지·”
“잡히기만 해봐·”
“B급 각성자도 죽었는데 네가 어쩌려고·”
“아 뭐 걔가 지 능력으로 죽였겠어? 도움을 받았거나 운이 좋았겠지·”
“그건 그렇지·”
각성자로 구성된 추격조는 윤승아 포함 3명이었다· 이전에 당했던 각성자들보다 등급도 떨어지고 숫자도 적었다· 허나 그들은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무능력자인 김영식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윤승아가 추격조를 이끌고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승아 조장이 김영식과 제일 가까운 사이 아녀?’
‘설마 서로 칼부림하진 않겠지· 둘 다 그럴 성격은 아니잖아?’
‘그래도 들은 게 있는데··· 승아 조장은 칼을 뽑을지도·’
‘리더에게 특명을 받았다니까· 가족이랑 다 같이 쫓겨나고 싶지 않으면 들어야 하지 않겠어?’
‘그럼 위험한 거 아냐?’
‘위험하면 우리야 그냥 째면 되지·’
‘하긴·’
윤승아는 조원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 분위기상으로 알 수 있었지만 신경 쓰진 않았다· 굳이 해명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음이라·
그렇게까지 틀린 말도 아니고·
윤승아는 애써 어두운 표정을 지웠다· 고개를 저은 그녀는 이후로도 끊임없이 탐문을 실시했다·
영식도 딱히 행적을 숨기려는 의도가 없었는지 목격자는 상당히 많았다·
문제는 소문이라는 것이 참으로 믿기 힘든 것투성이라 문제였지만·
비행기라니?
좀비를 쓸어버린다고?
플라잉 광선검?
아파치 저리 가라는데?
허황된 말만 가득했다· 도저히 믿지 못할 증언만 이어졌다·
그래도 그녀가 끝까지 추적을 이어가는 이유는 동선 파악이 어렵지 않았던 탓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네·”
“언제까지 가야 하나?”
“참 멀리도 갔어·”
“조용히 하도록·”
그녀의 말에 조원 둘이 입을 다물었다· D등급인 그들과 다르게 그녀는 B등급이었으므로·
그녀는 그들에게 경고 후 조심히 거리를 돌아다녔다·
이미 좀비가 씨가 마른 구역이라 안전하다고 판단됐지만 혹시 모른다· 쉘터 밖에서 방심은 금물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탐문을 마치고 임시 거처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멈칫-
그녀는 조원들에게 수신호를 보내며 옆에 있던 건물로 황급히 들어갔다· 조원들도 다급한 표정으로 그녀를 따라 건물로 숨었다·
그녀는 조원들에게 주의를 주며 창문 아래로 몸을 가까이 붙였다·
-!@!%!····
-%#%!^!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하아· 그년은 내가 차지했어야 하는데·
-눈독 들이는 놈들 많더라· 이번에 많이 잡아 왔으니까 다른 여자로 골라·
-쩝· 난 임자 있는 여자가 좋더라고· 남자는 묶어놓고 구경 시키····
윤승아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미간을 좁혔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그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슬래터·
약탈자 집단을 총칭하는 말이었다· 단순히 약탈만 하는 걸 가지고 슬래터라고 부르진 않는다· 살인 인신매매 강간 마약 식인 등의 끔찍한 짓들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이들· 같은 인간을 등쳐먹고 위협하는 재활용도 못 할 쓰레기들이었다·
‘이 근방에 자리 잡은 슬래터는 없을 텐데·’
그녀의 눈이 심각해졌다· 저들 셋만이라면 힘을 합치면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허나 근처에 슬래터 동료가 있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크큭· 세상이 이 지경인데 다들 살 만한가 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 보면·
-그니까· 좀비가 싹 쓸리니까 여기저기서 기어 나오는 게 무슨 벌레인 줄·
-아하하!
그녀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서야 아차 싶었다·
아마도··· 영식이 좀비를 쓸어버리자 생존한 사람들이 편하게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슬래터의 눈에 띄어 잡혀간 것일 테고·
본디 이 근방은 얼씬도 하지 않는 슬래터 집단도 좀비가 사라져 활동 영역을 넓히기 수월했을 터·
과거 슬래터에게 잡혀 모진 꼴을 당할 뻔했던 그녀로서는 치가 떨리는 일이었다·
“으득·”
“대장····”
“····”
부하들도 그녀의 슬래터에 대한 증오를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말렸다· 혹시나 그녀가 눈이 뒤집혀 뛰쳐나가기라도 하면 그들도 목숨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허나 그들의 걱정은 필요가 없어졌다·
슬래터들에게 이미 들켰기 때문이다·
콰아앙-
“웬 암컷 냄새가 진동하는데 이걸 어떻게 모르는 척하냐고?! 크하하하·”
“휘유- 횡재했는데? 고기 두 덩이에 여자 하나라니!”
“낄낄· 얼굴도 예쁜데? 하하하·”
그들은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숨어있던 그들을 훑어보았다·
문을 부수며 들어온 슬래터들은 얼굴에 흉측한 문신을 새기고 반라에 가까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허나 아무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각성자·
좀비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지능적이고 영악하기까지 해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는 놈들이었다·
윤승아는 상대가 내뿜는 기세가 절대 자신의 아래가 아님을 깨닫곤 입술을 깨물었다· 과거의 기억 탓인지 손발이 잘게 떨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잠자코 끌려갈 수도 없는 일·
그녀는 등 뒤의 창을 뽑고는 녀석들에게로 돌진했다· 조원은 D급 각성자에 불과했기에 그녀가 시선을 끌어주지 않으면 곤란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곳은 건물 안· 좁은 곳에서 그들을 몰아치는 사이 조원들이 제 역할만 해주면 되었다·
신체 강화계인 그녀의 창이 빛살처럼 녀석들에게 쇄도했다·
카앙- 캉!
기습에 가까운 공격이었음에도 녀석들은 몽둥이와 마체테로 그녀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캉! 서걱-
“이야 이거 물건인데? 신체 강화계인가?”
“와꾸도 최상위권이고 신체까지 튼튼하다고? 캬하하하! 투쁠이구나!”
회심의 일격에 슬래터 한 놈의 어깻죽지를 가르는 데 성공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웃음을 터뜨리며 여유를 보였다·
‘이대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손해를 보더라도 숫자를 줄여야 해!’
윤승아는 부상을 각오하고 몸을 밀어넣으며 한 놈의 오른팔을 잘라내었다·
“끄아아악!”
그 탓에 빈틈을 보인 그녀는 옆구리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어야 했다·
촤아악-
“으읏!”
“크하하 내 솜씨 아직 안 녹슬었지?”
“끄아악! 미친놈아! 나 죽는다고!”
“몸놀림이 제법 날랜데? 침대 위에서는 어떨지 기대가 돼·”
동료 중 하나가 쓰러졌음에도 놈들은 웃고 떠들며 전투를 이어갔다· 그녀는 눈을 차갑게 빛냈다· 그녀는 재차 달려들었다· 아마 상처를 입고도 곧바로 반격하리라곤 생각 못 할 터!
이번에는 동료의 도움이 필요했다· 합공으로 나머지 한 놈만 더 중상을 입히··· 면···?
쨍강!
“응? 이야 쟤네 빠른데? 도망간다· 크크큭·”
추격조 조원 둘이 창문을 깨곤 냅다 몸을 날렸다·
남아있던 그녀는 허탈함에 입을 작게 벌렸다·
“쟤네는 그냥 보내줘· 이년이나 마저 잡자고·”
“그래 외팔 병신 된 놈도 얼른 치료해야 하고·”
그녀는 위기를 느꼈다·
‘아아····’
여기까진가·
아무리 그녀라도 부상을 입은 상태로 같은 등급의 각성자 둘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두가 합심해서 덤벼도 승부를 쉽게 점치기 어려웠는데 부하 둘이 도망을 가버렸다·
‘아무리 직속 수하가 아니라고 해도··· 리더가 붙여준 인원인데····’
절망스러운 그녀의 눈에 창밖 하늘에 무언가가 보였다·
둥실둥실?
유유히 공중을 유영하는 무언가가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다·
“어···?”
전투 중임에도 잠깐 넋을 놓아야 했을 정도로 이질적인 광경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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