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6
모두의 기대와 달리 주딱은 실시간 방송을 켜지 않았다· 그저 영상 두어 개를 업로드한 것이 다다·
허나 그럼에도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한 까닭은·
[영상에 나오는 괴수에 관한 정보나 목격자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하도록· 정보에 따라 신고 포상금으로 1억 포인트부터 100억 포인트까지 지급하겠다·]
100억 포인트?
100포인트로도 귀족조차 꿈도 못 꿀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100억 포인트?
평생 먹고살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액수이리라·
하지만 그 100억 포인트는 뇌리에서 금세 지워졌다· 그야 영상에서는····
ㄴ저게 뭐시여?
ㄴ내가 아는 괴수라는 단어의 정의가····
ㄴ깝 ㄴㄴ 우주 괴수임ㅋㅋㅋ
ㄴ방금 나온 저거 행성 크기 아니야?
ㄴ뭐지? 저기 핵폭발 맞고도 멀쩡한 놈들 말하는 거 맞음?
ㄴ어어···? 행성··· 절단··· 난다?
ㄴ저 드글거리는 게 전부··· 괴수?
ㄴ이딴 게 괴수?
ㄴ밑에 배속 확인해 봄?ㅋㅋㅋ
ㄴ젤 빠른(?) 건 X0·0001배속임ㅋㅋㅋㅋㅋㅋ
ㄴ실환가ㅎ
ㄴ어어?
ㄴㅋㅋㅋ방금 순간이동으로 보였는데··· 오히려 배속을 늦춘 거였음ㅎ
ㄴ눈호강하고 갑니다·
각종 우주 괴수의 모습이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전신에서 촉수를 뱉어내는 산만 한 크기의 괴수부터 행성을 씹어먹고 있는 초대형 괴수까지·
온갖 괴수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사실 유저들의 입장에서야 신화라고 해도 다름이 없었다·
허나 그보다 더욱 압권인 것은·
ㄴ어어?
ㄴ저딴 거에 맞서서 싸우는 인류는 도대체····
ㄴ같은 인류가 맞기는 한 걸까?
ㄴ저게 전부 장비빨일까?
ㄴ인지부조화 ON
ㄴ방금 괴수 썰어댄 검술 실제로 구현 가능?
ㄴ글쎄 성검 든 용사도 저러진 않을 듯·
ㄴ일개 병사 하나만 우리 세계로 와도 세계 정복 쌉가능일 듯ㅎ
ㄴ오···· 저게 그냥 불꽃놀이가 아니었다고?
ㄴ방금 찍힌 게 전부 다 우주 함선···?
ㄴ저거 하나에 몇만 명이 타고 있을까·
ㄴ····
칼슈타인의 예상과는 다르게 어그로는 영 이상한 방향으로 튀었다· 괴수가 아닌 괴수를 격퇴하고 있는 진영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ㄴ우주 신화 대전·avi
ㄴ아· 영화 잘 봤다· 꺼억· 이제 진짜 현실을 보여줘·
ㄴ꿈에서 깨어나세요· 용사여·
ㄴ라그나로크도 저러진 않을 듯 ㅋㅋㅋㅋ
ㄴ대체 당신은 어떤 싸움을 해오신 것입니까?
ㄴ저런 괴수를 쥐 잡듯 잡는 당신은 대체····
ㄴ주딱하려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건가····
ㄴ(리치는리치해):····
ㄴ음· 본도는 강호에서 천하제일인으로 통용되오만 예· 그냥 지나가겠습니다·
ㄴ천하제일인 < 갓SF 갓병사1
ㄴㅋㅋㅋ
영상의 말미에서는 주딱의 모습이 잡히며 끝이 났다·
ㄴ?
ㄴ방금 달 터뜨린 거 같은데?
ㄴㅋㅋㅋㅋ와! 달을 터뜨리는 광경을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ㄴ상상도 하기 힘든····
ㄴ저걸 투창이라고 해야 할지··· 마법이라고 해야 할지··· 그도 아니면····
ㄴ뇌가 새하얗게 지워졌습니다·
ㄴ앞으로 주딱에게만큼은 절대로 깝치지 않겠습니다·
붉은 망토에 전신 갑주를 입은 주딱이 하늘을 향해 창을 던지자 보름달 같은 천체가 산산이 조각나면서 끝이 났다·
아무리 주작이라고 믿고 싶어도 눈치가 있다·
굳이 저렇게 공들여가며 주작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것도 한두 번이지 주딱에 대한 소문이 들려올 때마다 항상 저런 식이니 이제는 믿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다·
논외·
천외천·
언터쳐블·
그 어떤 수식으로도 주딱을 표현할 길이 없음을·
그나마 두 번째 영상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느린 배속이기에 가능했던 것이지만·
ㄴ뭐지 저 잡몹은?
ㄴ괴수는 아닌 거 같은데? 너무 약한데?
ㄴ정신 차려· 앞 영상이랑 비교해서 그럴 뿐 저것도 괴물이야· 우주 한복판에 저렇게 멀쩡하게 서 있음·
ㄴ은색 불꽃? 저놈들에 대한 정보만 찾으면 신고 포상금에 더해서 주딱이 따로 보상도 챙겨준다는 거지?
ㄴ그러하다·
ㄴ속보)구라핑은 대륙을 날리겠다 선언
ㄴㅎㄷㄷ
ㄴ아는 놈 없냐?
ㄴ차원 이동이 가능하며 거대화라고?
ㄴ저런 식이면 신이라고 해도 믿을 듯ㅎㅎ
ㄴ아니 근데 일반인이 저런 놈들 마주칠 일이 어디 있겠냐고ㅋㅋㅋㅋ
ㄴ몰라· 초월자들은 있을 수도 있겠지·
ㄴ본인 초월잔데 앞 영상 괴수 한 마리에 0·1초 끔살 가능· 물론 내가ㅎ
ㄴ흐음···· 두 번째 영상 놈들은 비빌 수 있으려나?
ㄴ아재요· 배속 확인은 했지?
ㄴ아····
ㄴ그냥 상하체로 비벼지겠네· ㅇㅋ·
여러모로 충격이었다·
너무나 장엄해서 오히려 실감이 안 날 만큼 압도적이었다·
ㄴ인생 ㅅㅂ
ㄴ난 그동안 뭐 했지?
ㄴ황제 때려치우련다· 자괴감ㅅㅂ
ㄴㅋㅋㅋㅋ어차피 다른 세상 얘기 아님? 힘내·
ㄴ몰라·
ㄴ두 번째 영상에서 나온 처자의 검술이 예사롭지 않소·
ㄴ걍 번쩍 번쩍 슝슝 아님?
ㄴ허허·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는 게 다를 뿐·
그렇게 칼슈타인의 의도 아래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황리에 개시되었다·
***
카르마 포인트가 펑펑 솟아오른다·
“이야···· 이게 다 얼마야?”
가챠 상점도 쏠쏠하긴 했지만 역시 수수료 장사가 짱이다· 물건 백날 팔아봤자 플랫폼 장사에 안 된다· 물론 시장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고 그가 그만큼 물량을 풀어 시장 전체를 활성화시켰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지마는·
당장은 빠르게 쌓이는 포인트에 감탄이 나올 뿐이다·
-이번에 들어갈 연구비 예산을 징수하겠습니다·
“아닛!”
아리아의 한 마디에 끝을 모르고 쌓이던 그 많은 카르마 포인트가 통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월급처럼 휘릭 사라졌다·
아이고· 자고로 남자의 자존심은 지갑에서 나오는 법인데!
-불만이라도?
“····”
불만··· 없다· 아마도·
-마스터의 명에 따른 부관리자 지원금과 물품 대납금 서버 유지비 각종 콘텐츠 개발에 따른 인건비 유통비를 제하겠습니다· 아 물론 제 노동비를 포함해서요·
크윽!
열심히 벌면 뭐 하나! 이곳저곳에서 줄줄 새는데!
-이번엔 업데이트를 앞당기느라 특히 많이 나갔네요· 그래도 용돈은 넉넉히 넣어놨습니다·
칼슈타인이 눈을 데구르르 굴렸다·
100억 가량의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
그 그래도 이게 어디야?
어쨌든 100억·
그의 씀씀이를 생각하면 적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일반인은 꿈도 못 꿀 금액이다·
참고로 그가 직접 스트리밍 방송을 해서 포인트를 모을 생각은 없었다·
모양 빠지잖아·
은하 제국의 황제이자 차원 통합 커뮤니티의 관리자가 후원 리액션을 한다?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이걸로 뭘 할까?”
누군가는 의아할지도 모른다· 황제가 용돈을? 그것도 은하 제국의 황제가?
허나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
용돈의 의미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 금액은 그 어떠한 곳에 사용해도 간섭받지 않음을 뜻했다· 아무리 하찮은 사용처라도 일절 관여하지 않는 오롯한 그만의 비상금!
평소 아리아와 함께 있다 보면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다· 굳이 티를 내거나 잔소리하진 않더라도·
‘누구는 제국을 운영하기 위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자린고비를 자처하는데 누구는···?’라는 듯한 아리아의 눈초리를 받다 보면 양심이 아려오기 마련이다·
물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용돈? 그딴 구분 없이 물 쓰듯 써도 상관이 없다지만·
아닌 말마따나
[어머? 멋진 오빠! 후원 감사해요! 최고예요!]
흐뭇-
[아! 후원 보내주신 의문의 후원자님! 우리 해피 맛있는 것 먹이는 데 잘 쓰겠습니다!]
흐뭇-
[예? 쫄딱 망했는데 가챠를 또 하라고요? 아앗! 이렇게나 후원을 또! 역시 가챠는 멈출 수 없습니다!]
흐뭇-
[미친! 아니 성님! 후원 잘못 보내신 거 아니에요? 이거 실환가? 아니면 몰카? 이거 단위부터가 다른데? 미쳤다 미쳤어! 우리 방 회장님으로 모시겠습니다!!]
흐뭇-
원래 인간은 쓸모없어 보이는 곳에 시간과 재화를 쓰며 행복을 추구하는 법이다·
허나 그런 곳에 국고를 탕진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본디 이러한 경우 따로 내탕고를 두어 황제의 사유 재산을 관리하는 부처가 있어야 마땅하건만·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폐하!!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은하 제국은 이미 황제 폐하의 것이옵니다· 그저 가져다 쓰시면 되는 것을 어찌하여 그런 구분을 두겠단 말이십니까!
-차라리 제국의 재산을 전부 가져가신 뒤 폐하께서 저희에게 예산을 하사하시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
-최근 폐하께서 집무에 염증을 느낀다는 소문이···!
대신들의 격렬한 반대에 무산된 적이 있다· 뭔가 이상한 논리였다·
‘그렇다고 이미 다 내 것이라는데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무한한 자유에는 무한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 이런 뜻일까?
그래서 더욱 눈치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차라리 그런 곳엔 쓰면 안 된다고 말리기라도 했으면 들고 일어나 싸우겠는데·
-오오! 역시 위대한 황제 폐하께서 하는 일에는 모두 의미가 있음이 틀림없소!
-폐하! 폐하! 폐하!
-폐하께서 명하신다면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겠습니다!
-····
극성맞은 대신들이 너무 많았다·
그의 낭만 가득한 컬렉션 또한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K-치킨 K-한우 이러한 것들이 그냥 만들어졌겠는가?
그가 직접 투자하고 연구해 전생에 좋아했던 음식들을 구현해낸 결과물에 불과하다· ‘성장형 우주 전함’과 ‘다양한 컨셉 병기 슈트’들 또한 마찬가지고·
가성비가 좋지 않지만 그의 고집과 낭만이 한껏 들어간 작품이랄까?
“에휴·”
칼슈타인이 짧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비자금의 필요성을 느끼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만약 그가 현실에서 자금을 쓴다? 아리아 몰래 자금을 운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둘째치고 경제부 대신부터 예산 집행부의 말단 관리자까지 그의 소비 내역을 낱낱이 알게 될 것이다·
끔찍하다· 부관참시나 다름없다·
[(속보)황제의 그녀는? 위대한 황제 폐하께서 모 인터넷 방송 벗방 BJ에게 거액의 후원을····]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암· 절대 안 되고말고·”
물론 들켰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거나 성토할 간 큰 제국민은 없다지만·
강제 치욕! 강제 수치!
굳이 강제 능욕물을 자처할 생각은 없다·
게다가 커뮤니티는
“흠흠·”
[‘돈으로패는놈’님 차원 통합 커뮤니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관리자의 권한으로 부캐도 팔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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