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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Chapter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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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6

쓰레기가 저택에 방문했다·

나는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루인을 바라봤다· 이 정도 사이즈면 쓸어 담을 수 있을까 견적을 재보고는 빗자루를 까딱거렸다·

‘구기면 담을 수 있을 것 같네·’

소리 없는 협박을 들은 루인은 담백한 의문을 뱉었다·

“뭐야·”

“청소도구요·”

“그걸 왜 들고 있어·”

“청소하려고요·”

눈치가 좋은 루인은 주먹을 꽉 쥐고 나를 노려봤지만 빗자루라는 무기를 들고 있는 내게는 루인의 협박이 통하지 않았다·

빗자루는 녹조 대가리의 천적일 테니까·

곰탕이와 함께 저택을 청소한 루인의 머리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머리카락이 잔디색이라서 그런지 먼지가 잔뜩 묻은 루인의 머리 위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성격이 지랄 맞은 루인이 허락해주지 않을 거란 걸 알기에 나는 중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거로 아쉬움을 토했다·

“이 새끼가···”

“진정하세요· 여기는 신성한 저택이랍니다· 욕설은 자제해주시죠·”

“네가 먼저 시비를 걸었잖아· 죽으려고···!”

“음···”

나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루인을 노려봤다· 붉은색 안광이 루인에게 향하자 루인은 입을 꾹 다물고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루인은 현관문 앞에 뻘쭘하게 서 있었다·

들어오라는 말을 안 했는데도 무단 침입한 녀석의 인중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저택에서만큼은 폭력을 피하고 싶은 집사이기에 나는 마음속에 참을 인을 새기면서 그를 바라봤다·

“그래서 왜 오셨습니까? 환경을 사랑하는 루인 씨·”

“볼 일이 있으니까 온 거지·”

“그렇군요·”

-쾅!

나는 루인을 밀어내고 문을 닫았다·

나는 볼일이 없었으니까·

*

다시 찾아온 루인은 주방에 앉아있었다·

감기에 걸렸는지 코를 훌쩍거리고 있는 루인은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자신의 몸을 감싸 안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을 3시간 동안밖에 놔둘 수 있냐···”

“사람이 아니라서 그랬습니다·”

“하아··· 아니다· 내가 말을 말자·”

“현명한 선택이십니다·”

루인은 3시간 동안 겨울바람과 맞서 싸웠다· 따로 언질도 주지 않고 찾아온 것에 기분이 나빴기도 했고 그를 들여보낼 이유도 없었으니까·

내가 루인을 저택으로 데리고 온 이유는 한 가지·

흉측한 조각상을 마당에 장식해뒀다는 민원이 들어올 것 같아서였다· 루인이 불쌍해서도 아니었고 그와 대화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었지·

그래서 이놈이 찾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빗자루를 들고 루인을 바라봤다·

 

“···그것 좀 내려놓지·”

“죄송합니다· 저택이 더러워지는 건 아가씨께서 싫어하셔서 말이죠·”

“하·”

-쾅·

기운을 차린 루인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식탁에 다리를 올렸다· 뭐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인지 밥을 먹는 식탁에 다리를 올리고 있는 루인·

내쫓고 싶었다·

진심으로·

“손님이 왔으면 차라도···”

“셋 세겠습니다·”

“뭐?”

“이유는 알아서 찾으시고요·”

하나·

나는 망설임 없이 숫자를 셌다·

서브 남주인공의 다리가 사라지기까지 3초· 제법 괜찮은 인생을 살았다는 주마등을 볼 시간까지 고려해서 내린 숫자였다·

“둘·”

“아니·”

“셋·”

빗자루가 루인의 무릎을 내려치려는 순간 루인은 엉거주춤하게 식탁에 올린 다리를 스르륵 내렸다·

자존심보다는 몸이 소중한 걸 깨닫는 루인은 이제야 대화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에 묻은 먼지를 털고 있는 녹조 대가리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왜 시비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루인이 뱉는 숨에는 이산화탄소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유야 간단했다·

녹조 대가리니까·

아쉽게도 컨셉에 안 맞게 화염 마법을 쓰는 마법사지만 말이지·

나는 진지한 생각으로 루인에게 물었다· 지금도 안 늦었으니까 컨셉에 맞게 마법을 다시 배울 의향이 없냐고·

내가 전폭적인 지지를 해줄 테니까 머리카락 색에 맞게 자연 계통의 마법을 배운다면 우리 함께 깨끗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나는 솔직함을 담아 말했다·

“병신·”

이런 필터링 없이 속마음이 나와버렸네·

루인은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욕을 듣는 것도 그렇고·

이런 푸대접도 처음이었을 테니까·

자신이 어떤 소식을 들고 왔을지 모를 텐데 이런 식의 푸대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루인은 나를 노려봤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중지 손가락을 올려주는 걸로 화답했다·

동행자와 함께 오지 않은 루인은 불청객에 불과했으니까·

한나 때처럼 학생회 임원과 함께 왔으면 모를까 혼자서 온 루인이 주는 소식은 아무런 기대가 되지 않았다·

나는 차를 준비하며 루인에게 물었다·

지난번에 버리려다 포기한 싸구려 녹차를 찻잔에 아낌없이 부어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루인을 바라봤다·

“귀하신 곳에 누추한 분이 왜 오셨습니까? 빈손으로 온 거 보니까 안부 차 온 건 아닌 것 같고요·”

빈손이라는 말에 어깨를 흠칫 떠는 루인· 상도덕을 밥 말아 먹은 게 분명했다·

철천지원수의 집에 가더라도 꽃 한 송이 정도는 사 오는 게 기본적인 예의인데 말이지·

나는 빈손으로 온 루인을 질책하며 찻잔을 들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제 얼굴을 보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닐 테고요·”

나는 루인의 앞에 우려질 때까지 우려진 싸구려 녹차를 내밀었다· 짙은 녹색의 차· 내가 먹을 게 아니라서 최대한 맛없게 만들었다·

“드세요·”

루인의 일그러진 표정이 찻잔에 비추고 있었다·

“열심히 우렸답니다·”

“···하아?”

“나가시던가요·”

루인은 대답을 하는 것 대신 찻잔을 들고 벌컥벌컥 마셨다· 싸구려 차가 입맛에 맞는지 찻잔을 단번에 비우는 루인·

“콜록···콜록····!”

흡족한 미소가 지어지는 나였다·

-쾅!

루인은 거칠게 찻잔을 내려놓고서 입가를 닦았다· 역시 한가락 하는 서브 남주인공이라서 그런지 모든 게 잘나 보였다·

뭔가 퇴폐미적이면서·

동시에 멋져 보이는 기분·

음·

“죄송한데 얼굴에 죽빵 한 대 꽂아도 되겠습니까?”

“···뭐?”

“멋있는 척하는 게 밥맛 떨어져서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개소리야·”

“저는 진심입니다만·”

“···”

루인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진심입니다·’라는 눈빛을 쏘아내고 있는 나를 보고 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루인은 크흠 헛기침을 뱉고 분위기를 잡았다·

이제 슬슬 장난은 그만둬야겠지·

놀리는 맛이 좋아서 계속 놀리고 있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녹조 대가리가 거실에 있어서 그런지 방안에 공기청정도 어느 정도 된 것 같으니까·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야겠지·

차분해진 분위기 사이로 나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왔다·

“그래서 저희 저택에 찾아오신 이유는요?”

“···부탁이 있어서·”

“부탁이라·”

아카데미 2학년 겨울 방학·

유리아에게 단순한 흥미를 느끼고 있던 루인이 점차 자신의 마음을 지각하고 있을 시점이다·

연약하고 아름다웠던 자신의 친구 유리아만 보면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시점·

이번 겨울 방학이 루인에게 있어서 봄과 같은 시기였다· 그런 루인이 우리를 찾아온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탁이라고 했으니 내가 들어줄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거겠지·

나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루인을 보며 물었다· 왜 이곳에 왔냐고· 이번에는 놀리려는 의도를 뺀 담백한 질문을 루인에게 던졌다·

“녹조··· 아니 루인씨·”

“···”

“말을 하셔야 제가 답을 해드리죠·”

“하아··· 씨·”

루인은 작게 욕지거리를 뱉으면 입을 열었다·

“야·”

“네·”

“내가··· 하아···”

루인은 마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겼다· 자신이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깊은 한숨을 뱉었다·

“올해 말에 유리아의 생일이 있어·”

“그렇죠·”

“내가 유리아한테 선물을 해주려고 하는데· 그게···”

루인의 얼굴에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담기기 시작했다· 나한테 부탁하는 것이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모양·

솔직히 재미있었다·

루인이 나에게 부탁이라는 걸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물론 친하지도 않은 놈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영혼 없는 리액션을 하고 있었다·

“좋은 생일 선물을 해주시려는 거군요· 좋습니다· 인성이 안 되면 선물이라도 제대로 준비해야죠·”

“···이 새끼가 아까부터 말을 뭣 같이하네·”

“왜요· 지난번처럼 얼굴로 바닥청소 해드릴까요?”

감추어뒀던 흑역사를 꺼내는 질문에 루인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리 꺾이지 않는 쌈닭이라고 해도 PTSD라는 건 존재했으니까· 주변에 유리아가 없는 루인은 가오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려분별이 가능했다·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루인에게 말했다·

“장난입니다· 계속 이야기해 보세요· 생일 선물을 준비한다고 하신 것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네·”

“하아·· 그게·· 파비아의 보석이 필요해·”

“오··· 파비아의 보석이요?”

파비아의 보석·

내가 알기로는 닭대가리에 뱀의 꼬리가 달린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보석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많은 귀족에게 인기가 있고·

마법사에게는 마력의 효율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고가의 보석이었다·

게다가 아티팩트로 가공할 수 있는 고가의 보석을 말하는 루인·

음·

“지랄하지마·”

이 새끼가 미친 소리를 하고 있었다·

닭 모이가 되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말하는 루인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추신)

분량이 짧아서 죄송합니닷!

본래 약 2배 정도 되는 분량이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지는 분위기라 싹다 바꿨습니닷!

[후원 감사]

하늘연달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오늘도 찾아오신 하늘연달님!

이 요정 항상 찾아와주시는 독자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매번 드리고 있습니다!

본래 이번 파트는 무겁게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너무 내려앉지 않을까! 가볍게 전환했습니다!

독자님에게 하루가 힘차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정관장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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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s a story about a man who got transported into a novel and possessed a slum boy. He met a noble girl and served her as a butler for 13 Years. Now the girl has already fallen from her noble life and lives in an abandoned mansion with paralyzed legs. Why did she become like that? Of course because she is the villainess in th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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