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7
이도교의 습격이 있었던 연회장 안·
“···”
정신을 차린 미하일은 지친 몸을 일으켜 세우며 지끈거리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어떻게 된 거지·”
비방의 대주교를 쓰러트린 이후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한계까지 힘을 끌어올린 것에 대한 부작용이었을까 까무룩 하게 어두워지는 시야 속에 남아있는 기억은 리카르도의 뒷모습이었다·
-이제 끝났습니다·
-아직 더 싸울 수 있어···!
-어차피 죽이지도 못하시지 않습니까·
-죽이다니··· 너 설마···!
-네 뒤탈은 없애는 게 좋아서요·
“크윽···”
몸이 깨질 듯이 아파왔다·
연회장 안에 있는 아카데미 학생들은 샤르티아의 지휘로 인해 대부분이 밖으로 대피했었고 유일하게 모든 장면을 본 사람은 유리아와 한나 그리고 학생회장이 전부였다·
쓰러져 있던 자신과 달리 학생회장과 한나 그리고 유리아는 온전한 모습으로 기사단의 보호를 받고 있었으니까·
미하일은 나중에 그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물어보기로 결심하고 깊은 한숨을 천천히 뱉어냈다·
“끝난 건가····”
힘든 싸움이었다·
닿을 수 없는 상대를 만나는 것도·
죽을지도 모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 것도 빈민가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저주받은 마법을 사용하는 상대와의 전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풀리지 않았고 수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살초를 견디면서 싸우는 것이 무서웠다· 진득한 살의를 내뿜으며 숨통을 끊으려는 대주교의 검은 대련과 달랐으니까·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미하일은 뿌득 이를 갈며 부족한 실력을 탓했다·
조금만 더 자신이 강했다면 모두를 지킬 수 있었을 텐데 리카르도가 나서지 않았다면 어쩌면 사상자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하일은 속에서부터 끌어 오르는 화를 삭이며 주먹을 쥐었다·
‘젠장···’
‘또··· 이번에도···! 그 녀석인 거야? 젠장·’
미하일은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억울함을 토해냈다· 살인자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에 치가 떨리고 분했으니까·
유리아를 괴롭히고 살인에 대한 죄책감 따위는 없는 녀석· 그만한 힘을 가졌으면 남들을 도울 줄 알아야 했는데 개인의 이익을 위해 날뛰는 녀석의 도움을 이번에도 받은 것에 미하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후회가 밀려오는 감정 속에 미하일은 리카르도의 행방에 의문을 가졌다·
연회장 안에 리카르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미하일은 고개를 들어 연회장 안을 훑어봤다· 이교도의 시체를 옮기고 있는 기사단을 보고 무너진 천장의 가운데를 봤지만 그 녀석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리카르도의 모습에 미하일은 주먹을 쥐었다·
또 숨었다고 생각해서·
사건을 일으키고 도망가는 리카르도· 종적을 감추고 불리한 진술에서 벗어나는 리카르도의 모습에 미하일은 뿌득 주먹을 쥐었었다·
“리카르···!”
혼잡한 생각이 오가는 도중·
“그쪽이 미하일 생도· 맞나?”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기사가 미하일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고지식하게 생긴 남자는 노트와 펜을 들고 있었다· 검 손잡이에 황금색으로 각인된 제국의 문양을 본 미하일은 눈앞의 기사가 황실 기사단임을 알 수 있었다·
뛰어난 검술을 가지고·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해야 될 수 있는 황실의 기사·
말릭은 노트를 펴고 미하일을 향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몇 가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응해줄 수 있나·”
연회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이교도가 기습을 해왔으며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내용을 미하일에게 묻고 있는 말릭·
-정확한 시간과 날짜는 어떻게 되지?
-19시 20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적의 규모와 수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경황이 없었던지라·
-음··· 그렇군
미하일은 문득 기사의 질문에 괴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은 이상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보지 않고 있었으니까·
‘누가’ 그들과 싸웠는지 전투의 방향성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에 대해서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하일은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하일은 차오르는 찝찝함에 묵묵하게 질문을 뱉는 기사에게 반문을 뱉어냈다·
“왜 전투에 대해서 묻지 않는 거죠?”
“음?”
“상황에 대한 증언만 듣고 있잖아요· 누가 누구랑 싸웠는지 전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장 중요한 걸 왜 묻지 않나요?”
“아·”
남자는 노트를 ‘탁’하고 덮으며 미하일에게 답했다·
“그건 이미 조사를 끝냈다·”
“네?”
“붉은 머리· 알고 있지?”
“···”
‘리카르도·’
붉은 머리카락이란 키워드를 듣자마자 미하일의 머릿속에서 단번에 리카르도의 얼굴이 생각이 났다·
이번 사건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자 자비 없는 학살을 감행한 살인자· 그리고 한걸음 물러서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은 남자의 이름이 들리는 순간 눈앞의 기사가 잘못된 증언을 들었다고 생각했다·
리카르도는 매번 거짓말을 하는 녀석이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녀석이었으니까·
리카르도는 분명 이렇게 말했겠지·
‘제가 다 했습니다·’라고·
그것이 리카르도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자 겸손을 모르는 녀석이 말하는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 유리아와 던전에서 있었던 일도 분명 리카르도의 뻔뻔한 증언이 있어서 덮어졌다고 생각하는 미하일은 리카르도가 이번에도 그렇게 말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녀석이 그러더군 이번 일은 모두 미하일 네가 없었으면 모두가 죽었을 거라고·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하더군·”
“네···? 그게 무슨 말인지·”
“들은 그대로다·”
바보같은 대답이 흘러나왔다·
자신이 듣고 있는 말이 정말인가 싶어서·
“비방의 대주교라고 불리는 녀석과의 전투에서 미하일 너는 샤르티아와 함께 합을 맞춰 승리를 거뒀고·”
“이교도의 잔당 또한 아카데미 학생들과 힘을 합쳐서 이겨냈다· 그 과정에서 수배범 한스· 즉 ‘전’ 아카데미 학생이 큰 부상을 입고 달아났으며·”
미하일은 떨리는 눈으로 샤르티아를 바라봤고 유리아와 한나를 바라봤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자신에게도 알려달라는 의미를 담아서 미하일은 떨리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답을 구했지만 자신과 눈을 마주친 모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샤르티아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유리아는 암울한 표정을 지으며·
히스타니아 한나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표정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하일은 ‘그럴 리가 없다’라며 황실 기사단을 향해 반문을 뱉어냈다·
잘못 알고 있는 거라고·
리카르도가 그렇게 말할 리가 없다며 분명 다른 사람의 증언과 착각한 거라고 미하일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만요····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요· 대주교와의 전투도 대부분 리····”
“이미 증언은 끝났다·”
“제 증언도 들으셔야·”
“아니· 네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사이에 유리아 3 황녀님 히스타니아 한나 그리고 리카르도에게 모든 증언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증언은 무의미하다·”
기사는 말을 딱 끊어내고는 뒤를 돌았다·
미하일은 떠나는 기사를 향해 후들거리는 손을 뻗으며 말했다·
“그럼 리카르도는···!”
“아··· 그놈?”
말릭은 작게 웃으며 답했다·
예전에 자신이 느꼈던 경험을 눈앞의 소년도 똑같이 당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미소를 짓고 답했다·
“외박은 안 된다고 돌아간다고 하더군·”
“네···?”
“아무튼 그렇게 알고 있어라·”
말릭은 너털웃음을 뱉으며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
오늘도 평화로운 저택·
이교도와의 마찰을 끝내고 훌륭하게 퀘스트를 완료한 나는 하멜의 저택에서 아가씨에게 사과를 먹이고 있었다·
“아 하세요·”
“싫어·”
“아···!”
“사과 맛없어· 초콜릿이 더 좋아·”
“그런 거 안 키웁니다· 입 벌리세요·”
“으··· 아·”
아삭아삭 사과를 깨물고 있는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맛에 대한 답변을 뱉어냈다·
“맛있죠?”
“아니· 초콜릿 사과는 없어?”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이익···! 만들어줘!”
“노력해보겠습니다·”
“웅·”
졸린 눈을 비비며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맞이하고 있는 아가씨·
오랜만에 하멜의 저택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아가씨는 밤새 마차를 타고 온 여독의 피로를 쉽게 걷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잠을 좋아하는 아가씨에게 수면 부족은 거대한 적이었으니까· 침대에 앉아있는 아가씨는 꾸벅꾸벅 졸며 나른함을 보내고 있었다·
퀘스트 ‘유리아 지키기’가 끝난 지 3일·
아가씨는 아직 내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았다·
내가 꼭꼭 숨기고 있었고 아가씨를 놀라게 해주고 싶었으니까· 파이어볼도 못 쓰는 멍청이가 사실은 엄청난 마법의 고수였다는 것을 알게 된 아가씨가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그리고 아직 퀘스트 보상을 확인하지도 않았고·
활력에 대한 정보·
퀘스트를 성공하면 바로 확인하려고 했었지만 너무나 바빴기 때문에 확인을 미뤄두고 있었다·
오늘 저녁쯤에 확인해야겠지·
나는 아가씨의 입에 사과를 넣어주며 활력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활력·
생명을 움직이는 힘·
‘음···’
솔직히 예상이 가는 게 한가지 있긴 했지만 그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활력이라는 단어를 보고 생각나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마땅히 생각나는 것이 없기도 했었다·
‘수명·’
‘뭐 죽기밖에 더하겠냐·’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가씨에게 사과를 먹였고 저녁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후원 감사]
하늘연달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오늘도 찾아와주신 독자님···!
이 요정 항상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회차는 맛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퇴고도 부족하고···! 피로도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항상 열심히 노력하느 요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에게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는 마법의 요정···! 요정 마음과 관련된 요정이 많이 등장하군요···!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빗소리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에스시얀님 1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캐릭터가 매력있다는 칭찬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요정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리카르도와 올리비아입니닷!
과분한 사랑을 주시는 독자님께 감사드리며 항상 발전하는 요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님에게 비가 오는 날씨에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요정! 오뎅 국물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지_965남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캐락터가 매력있다는 칭찬을 두 번 들은 요정···!
이 요정은 항상 감사하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은 이 소설의 엔딩은 해피엔딩이랍니다!
매번 말씀드리긴 하지만 말이죠ㅎㅎ
익숙한 맛···!의 완결이랍니다! 해피해피!
독자님에게 다가올 꽃샘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마법의 요정···! 내복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G0MA님 5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어머나···!
에? 히이이익!!!
흐머나! 이 요정 눈을 비비며 당황했습니다···!
부족한 요정에게 이런 사랑을 내려주시다니···!
발전하고 또 정진하는 요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독자님께서 걱정하시는 연중에 대한 문제! 요정은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열정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하기 떄문에!
거대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에게 오늘은 요정왕국의 기사단장님에게 힘을 빌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이세계에 떨어지게 될 운명을 가지게 된다면 꼭 필요한 능력의 요정! 아름다운 히로인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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