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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Chapter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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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

화창한 저택의 아침·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나와보니 우체통에 편지가 와 있었다· 먼지만 쌓이던 우체통에 편지라니 그것도 2통이나·

“오····”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꺼냈다·

혹시 러브레터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분홍색 편지와 황금색 편지가 손에 잡혔다· 역시 러브레터는 아녔다·

“한나 씨하고··· 황실에서 편지가 왔네?”

황실에서 온 편지라·

별로 반갑지 않은데·

러브레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온 나는 먼저 한나 씨에게 온 편지를 뜯어봤다· 가지런하게 쓴 글씨· 잘나가는 귀족 아니랄까 봐 글씨체도 귀족스러웠다·

물론 우리 아가씨만큼은 아니지만·

나보다 잘 쓰는 건 확실했다·

[아카데미 건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요· 선배님들은 어떻게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교수님들의 반발이 심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한 번 더 말해보겠다는 문장을 끝으로 한나의 편지는 끝이 났다·

‘지금도 충분히 고마운데 여기서 얼마나 더 고마워지려고·’

나중에 기연 하나를 빼돌려서 한나에게 선물해야겠다· 검 한 자루면 될 것 같은데···· 미하일 걸 빼돌려야 하나·

어차피 소설에서 미하일은 성검을 사용하니까· 검 한 두 자루 정도는 빼돌려도 문제 될 일은 없을 거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미하일이 더 구르면 되니까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겸사겸사 미하일도 강해지고 얼마나 좋아·

한나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가득 담긴 편지를 쓴 뒤 밀랍으로 밀봉했다·

“악필·”

“제 글씨가 어때서 그럽니까·”

“구부렁거려서 알아보기 힘들어·”

“그 자리에서 안 보이지 않습니까·”

“안 보이는데 글씨가 개판인 건 잘 보여·”

침대에 앉아 나를 염탐하던 아가씨는 편지지에 적힌 글씨를 보고 잔소리를 뱉었다·

아가씨가 악필이면 ‘풉· 아가씨나 잘하세요’라고 했을 텐데 글씨체에 한에서는 아가씨는 세계관 최강자급이니까·

컴퓨터가 따로 없었다·

아가씨가 펜을 들면 키보드가 되고·

편지지는 A4용지가 되니까 아가씨가 뭐라고 해도 반박할 수 없었다·

아가씨에게 대필을 부탁하고 싶지만 사생활 때문에 아가씨에게 대필을 부탁할 수도 없고

 

나름 정성을 들여서 썼는데 못 알아볼 정도로 악필인가?

나는 의문을 담아 아가씨에게 물었고 아가씨는 미간을 찌푸리며 멀미가 나는 글씨는 처음 본다면서 내게 소리쳤다·

“이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이 세계의 글씨가 잘못된 겁니다· 이상하게 구불거리기나 하고···”

“나는 잘 쓰는데·”

“아가씨가 이상한 겁니다· 제 손은 잘못이 없습니다·”

오늘따라 한글이 그리워지는 날이었다· 각진 글씨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아가씨의 잔소리를 흘려들으며 편지를 정리한 뒤 옆에 뒀던 다른 편지를 뜯기 시작했다·

황금색 편지 봉투와

황실의 붉은 인장이 찍혀있는 편지·

올리비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황실에서 온 편지야?”

“그런 것 같습니다만···· 저희한테 올 게 없는데 말이죠·”

“무도회 초대장 아니야?”

아가씨는 콧김을 뿜었다·

수인족처럼 꼬리가 달려있으면 붕붕 흔들렸을 눈빛으로 내게 손을 뻗는 아가씨·

“줘봐!”

“싫습니다·”

“왜에?”

“화나는 내용이면 찢어버리실 거 아닙니까·”

아가씨는 답이 없었다·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면 찢어버리려고 했던 모양· 아가씨는 뻗었던 손을 공손히 모으고 차례를 기다렸다·

확실히· 아가씨가 착각할 만했다·

불과 1년 전 만 해도 황실에서 무도회 초대장이 자주 왔었으니까· 제국의 건국제 때도 왔었고 황태자의 생일에도 3 황녀의 생일 때에도 심심치 않게 우체통에 황실에서 보낸 초대장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끊겼지만 그때의 추억이 남아있기에 나 역시 긴장되는 건 사실이다·

만약에 초대장이면 어떡하지·

마음속으로 고민했다·

참석 여부에 대한 걱정을 시작으로 무슨 옷을 입혀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그리고 황실 뷔페에서 어떤 음식을 훔칠지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황제의 초대를 거절할 권력은 우리에게 없으니까· 이왕 가야 한다면 뽕을 뽑으라는 아가씨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겼다·

김칫국 한 사발 마시고 생각하는 나와 마찬가지로 무도회를 갈 생각에 콧김을 뿜고 있는 아가씨·

우린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봉인된 밀랍을 천천히 뜯어냈다·

영롱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편지지·

침을 꼴깍 삼키고 내용을 기다리는 아가씨와 나·

편지지를 펼쳐 내용을 먼저 읽어본 나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

“왜 그래?”

“···”

“직접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아가씨를 향해 편지를 보여줬다· 이게 무슨 일이냐는 반문을 담아서·

[벌금이 미납되어 있습니다·]

 

미납된 벌금 : 70만 골드

 

지정된 기간 내(3개월 뒤)에 납부하지 못하지 못할 시 데스문트 올리비아의 이름으로 된 재산은 압류될 예정입니다·

 

압류 예정 재산 : 하멜 산맥 부근 대저택 및 귀금속 73여 종

 

“?!”

아가씨는 창문을 바라보는 거로 답을 대신했다· ‘크흠’ 거리며 귓불이 붉어진 아가씨는 좀처럼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무도회가 아니라 독촉장이라니·

그것도 빨간 딱지를 붙일 거란 압류 통지서라니· 방안에 사늘한 공기가 흘렀다· 분명 초가을인데 방안에 흐르는 공기만큼은 겨울 칼바람보다 더 차가웠다·

“오···· 이건 생각을 못 했는데요·”

“···나도·”

“30만 골드를 내긴 했는데· 이 정도로 많이 남았을 줄은···”

“···얼마 남았어?”

“70만 골드요·”

“딸꾹···!”

아가씨는 사레가 들렸다·

침대에 올려있던 초콜릿 접시를 조용히 밀어내는 아가씨· 이제부터 단식을 시작하려는 모양이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아가씨의 초콜릿을 한쪽으로 치워뒀다·

신문지를 덮고 살기 싫으면 진짜 아껴야 하니까·

70만 골드라·

1만 골드가 1000만 원 정도 하니까 70만 골드면 7억 정도 되려나·

‘···큰일 났네·’

7억이란 돈을 3개월 안에 어떻게 만드냐·

우린 신용불량자라서 대출도 못 받는데·

정답을 구하기 위해 아가씨를 봤지만 아가씨는 고장 난 호두 깎기 인형처럼 창문을 보고 있었다·

“이야~ 날씨 좋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

생각해보면 간단한 일이다·

70만 골드를 버는 일 따위는 말이지·

매번 돈이 없어 빌빌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명색의 빙의자인데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30만 골드라는 거금을 벌어본 전적이 있으니까· 70만 골드도 쉽게 벌 수 있을 거다·

나는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저택의 담벼락 앞에 섰다· 오늘도 여전히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는 경고문·

[사악한 악녀를 마을에서 추방해라·]

저번에는 수녀원으로 추방하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을에서 추방하라는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귀에 가슴 한편이 뜨거워졌다·

“조만간 경비대를 뒤집어엎어야겠네·”

남의 집 담벼락에 예술의 혼을 불태우는 놈들 덕분에 나는 저택의 외관을 포기했다·

지워도 또 낙서하니까·

덕분에 일도 줄고 욕도 먹고·

일석이조·

포기하니까 마음이 편하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나도 저택의 담벼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기로 했다·

손에 붓을 들고· 형광색 물감으로 담벼락에 붓칠을 시작하는 나· 순간 머리 위에서 곰 인형 하나가 날라왔다·

철퍽· 소리를 내며 생을 마감한 곰 인형과 눈이 마주치자 머리 위에서 집주인의 불호령이 들려왔다·

“야 이 새끼야!! 낙서하지마!!”

나는 아가씨에게 작은 웃음 지어주고 귀마개를 꼈다·

불만 있으면 빚쟁이가 되지 말던가·

-쓱···· 쓰윽·

모험가 일 만으로는 3개월 만에 70만 골드를 버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나 아가씨를 돌보면서 돈을 버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지·

대부분의 모험가는 보수가 큰 의뢰를 1박 2일로 기간을 잡고 의뢰를 진행하는데 나는 그게 불가능하니까·

질보단 양으로 찍어눌러야 했다·

B급 모험가인 한나도 아카데미에 가고 없어서 높은 등급의 의뢰를 받는 것도 불가능했고·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대안이 바로 이거·

[악명 높은 ‘모험가 사냥꾼’을 잡은 검사가 일을 구합니다· ★익명 보장★]

 

1· 어떤 일이든 해드립니다·

2· 어떤 돈이라도 받습니다·

3· 잃어버린 강아지도 찾아드립니다·

4· 현상금 수배자도 의뢰받습니다·

 

-밑에 의뢰 내용을 적어주세요·

고수익이 보장된 일이 없다면 고수익이 보장된 일을 만들면 되는 거지·

내가 생각해 낸 최선의 일자리였다·

급전을 당기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 저택은 번화가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경비대들도 우리 저택을 지나가고 마을의 상인들도 저택의 담벼락을 지나가고·

정상적인 루트로 번화가에 가려면 30분이 걸리지만 저택의 골목길 사이로 지나가면 10분이면 도착하니까·

저택을 지나가는 사람은 많았지·

그래서 그런가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가 되기도 했고 의도치 않게 마을 사람들의 커뮤니티 장소가 되어버린 저택의 담벼락이었다·

-영원히 사랑하자· 리아♥거프

└이년 바람피웠어요·

└뭐래 네가 먼저 바람피웠잖아·

└풉· 개꿀~!

└너 어디 사냐·

└킹받쥬? 화나죠? 열 받아서 못참겠쥬? 근데 나 어디 사는지 모르쥬?

핸드폰이 없는 중세에서 소통의 공간이 되어버린 올리비아의 담벼락·

전광판 같은 역할을 했었다·

이거면 제법 쏠쏠하게 벌 수 있지 않을까· 훌륭한 경력도 있는데 말이지·

그래서 나는 담벼락을 통해 일을 구하려고 했다· 모험가 일로 생활비를 벌고 큼지막한 일은 담벼락을 통해서 의뢰를 받고·

그러다 보면 금세 빚을 갚을 수 있지 않을까·

뿌듯한 마음으로 담벼락을 보던 중 나는 뭔가 부족한 부분을 찾아냈다·

“아····”

생각해보니 최소 주문 금액을 안 적어놨네·

배달도 최소 주문 금액이 있는데 나라고 빼먹을 수 없는 노릇이니까·

[최소 의뢰금·]

음···

[1만 골드·]

완벽하다·

***

하루의 시간이 지나고·

담벼락 앞에 서 있었을 때·

“뭐야?”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일에 진심으로 달려든 사람이 있었으니까·

-의뢰 신청합니다·

 

●호송 중에 탈출한 범죄자 추적을 의뢰합니다·

 

의뢰금 : 30만 골드

#생포 시 30만 골드를 추가로 지급해드리겠습니다· 일주일 안에 의뢰 완료 시 40만 골드를 추가로 지급해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순간 뇌리에 곤충을 닮은 기부 천사가 떠올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김민진_978님 5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항상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힘을 내서 더욱 열심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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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s a story about a man who got transported into a novel and possessed a slum boy. He met a noble girl and served her as a butler for 13 Years. Now the girl has already fallen from her noble life and lives in an abandoned mansion with paralyzed legs. Why did she become like that? Of course because she is the villainess in th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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