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40
미하일은 나를 데리고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카페·
디저트 카페·
다시 식당·
떡볶이 가게를 떠난 지 1시간도 안 돼서 다시 떡볶이 가게로 돌아온 나는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헛웃음을 뱉었다·
“다시 돌아왔네요·”
당황한 여자는 떡볶이 가게의 간판을 바라보며 멍하니 굳어있었다·
“아···”
나는 그런 여자를 향해 의문을 뱉었다· 데이트하자고 했으면서 벌써 끝나버리면 어떡하냐고·
디저트 가게에서 케이크를 퍼먹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었는데 이 여자는 데이트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초고속으로 일정을 소화해 보였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말이지·
“이제 다시 밥을 먹는 건가요?”
평생을 남자로 살아온 미하일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아직 배가 안 꺼졌는데 말이죠·”
“아···· 그게·”
“비밀 소녀 씨·”
나는 가만히 서 있는 미하일에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이제 어딜 갑니까?”
“···”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는데 설마 끝이라고 하시는 건 아니겠죠?”
“그게···”
“마음을 돌려보겠다고 하셨으면서···· 제자로 받아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데요·”
-화악·
미하일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자존심이 강한 미하일의 성격상 무시당하는 말은 참을 수 없었으니까·
평소라면 ‘아니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라고 말할 미하일이지만 지금의 미하일은 좀처럼 계획이 생각나지 않는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아직 퀘스트가····”
“네?”
“아니에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는 고개를 바삐 움직이며 갈만한 곳을 찾는 미하일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데이트라·’
나도 데이트를 많이 해본 사람이 아니라서 이렇다 할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잘생긴 집사이긴 했지만 데이트 하는 사람이 특별했으니까·
-이이이익! 초콜릿!
‘피식’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미하일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어렸을 때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쿠민혁!
-이민혁·
-···아무튼! 나는 어른이 되면 말이야·
-응·
-축제에 가서 이쁜 옷을 입고 놀러 다니고 싶고·
-으흠·
-구걸 통에 돈도 넣어주고 싶고·
-오 신박한데·
-너랑 술도 먹고 싶어·
-술?
-엄마가 술 먹으면 기분이 좋다고 했거든·
-좋은 의미는 아닌 것 같은데·
이끼가 가득했던 다리 아래에서 나눴던 시시콜콜한 대화를 되새기며 나는 미하일의 손목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당황한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봤다·
“어···”
“따라오세요·”
“네?”
“일정이 바닥나지 않으셨습니까?”
미하일은 멍하니 내 손을 잡고 따라왔다·
손목을 잡은 손길에 이끌려가며 붉은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걸음을 움직였다·
길거리를 걸어보고·
-여기 10골드입니다·
-이걸 왜 저한테 주나요?
-저 사람 구걸 통에 넣어보라고요·
-네?
-한 번쯤 하고 싶어 하실 것 같았습니다·
축제에도 가보고·
-짜잔· 고양이 귀 머리띠입니다·
-이런 거 필요 없는데요·
-그러지 말고 ‘냐옹’ 해보세요· 이 귀를 끼고 동물한테 말을 걸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정말요···?
-아니요· 거짓말입니다·
-하아··· 저 이런 거 안 해봐서 어색한데요·
-괜찮습니다· 본판이 예쁘니까요·
분수대 앞에서 밤하늘을 구경하며 푸른 은하수를 눈에 담았다·
‘재미있네·’
나는 그녀가 빈민가에 있을 때 하고 싶다고 했던 숙제들을 풀어가며 미하일과 함께 밤이 찾아오기까지 시간을 보냈다·
차가웠던 미하일의 표정은 점차 분위기에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떠나갈 것 같았던 표정에는 은은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고 잡은 손이 불쾌한 듯 움찔거리던 어깨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힘을 풀고 있었다·
나는 축제를 즐기는 미하일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를 짓고 닭꼬치 노점 앞에 멈춰 섰다·
“비밀 소녀 씨 닭꼬치 먹을까요·”
“응? 아니··· 네?”
“닭꼬치요·”
미하일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 위에 낀 고양이 귀 머리띠를 만지작거리면서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네·”
물론 짓궂은 노점상의 장난 때문에 목소리를 크게 내긴 해지만 말이지·
-잘 어울리는 커플이네·
-아니요!
-아닙니다·
미하일은 딱딱한 표정을 지워버린 채 한 명의 여자로서 지금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밤공기를 마시면서 족쇄를 풀어버린 듯한 가벼운 걸음을 걷고 있었다·
“저기 서커스 하는 곳도···! 가봐요·”
“그럴까요·”
나는 손매를 잡고 사람이 많이 모인 길거리 공연장으로 끌고 가는 미하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얀 원피스를 입고 밝게 웃는 미하일이 그 나이 때 소녀 같아서 보기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저러니까 꼭 평범한 학생처럼 보이네·’
미하일을 좋아하는 건 아녔다· 아직 받아드리지 못한 부분도 많고 풀어야 할 일도 많았으니까·
단지 오늘만큼은 앙금이 있었던 아카데미 기억이 아닌 빈민가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와 미하일을 대하고 싶었다·
매번 투덜거리는 것도 이제 지쳤으니까·
어쩌면 나는 저런 모습이 보고 싶어서 여러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했다· 희생이나 욕받이 같은 선택을 말이지·
나는 미하일의 손길에 이끌어 축제를 한참이나 즐겼다·
시간은 밝은 달이 떠오른 밤이 되었다·
밤하늘의 해가 떨어지고
달이라는 매력적인 감정의 등불이 하늘에 떠오르는 시간이 찾아왔다·
길거리의 노점은 문을 닫고·
금요일마다 열리는 수도의 축제는 막을 내리고 슬슬 데이트의 끝이 찾아오는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분위기가 좋은 술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미하일을 잡아 세우며 말했다·
“비밀 소녀 씨·”
“네?”
“오늘의 마지막 일정입니다·”
“네? 아···”
미하일은 마지막이란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술집을 바라봤다· 벌써 밤이 된 것이 아쉬운지 고개를 들어 올리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슬슬 헤어질 시간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마지막 일정·”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술집을 가리키며 미하일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혹시 미성년자는 아니시죠?”
“네····”
“그럼 술 한잔 어떻겠습니까? 친해지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사제 관계를 맺는 의미로 술 한잔·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요·”
“···”
미하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으로 같이 마셔보는 술·
미하일이란 사람을 알게 된 후로부터 단 한 번도 같이 술을 마셔보지 못한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생각하며 가게의 문을 열었다·
맥주 2잔에 오징어·
대단한 메뉴는 아니었지만 단출한 술안주를 시킨 나는 미하일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손을 모으고 그녀를 바라봤다·
“재미있으셨나요?”
“···”
미하일은 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
“그런데 비밀 소녀씨·”
“네···?”
“그 머리띠는 언제까지 차고 있을 생각인가요· 저야 제가 사준 선물을 계속 차고 있어 줘서 좋기는 한데· 부끄럽지 않을까 싶어서요·”
사준 고양이 머리띠가 마음에 드는 모양인지 계속해서 차고 있는 미하일은 머리에 느낌표를 띄우고 빠르게 손을 움직였다·
“아! 빨리 말해줬어야죠!!”
“푸하하···! 저는 일부로 차고 있는 줄 알았죠·”
“그럴 리가 있겠냐고요!”
요란한 비명을 지르면서 황급히 손을 움직이는 미하일을 보며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술잔을 계속 비워진다·
차가운 잔을 마주치며 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대뜸 유리창 너머로 째려보고 있어서···· 결투 신청인 줄 알았습니다·”
“···히끕· 결투 신청해줄까요?”
“아니요·”
“어차피 해도 봐줄 거면서···!”
미하일이란 이름을 지운 한 명의 여인과 술잔을 부딪쳤다·
좋았다·
화를 내지 않고 미하일이란 추억과 술을 마실 수 있는 지금이 색다르고 좋았었다· 잘 지내고 있는 추억이 보기 좋았고 천천히 적응할 수 있었으니까 다채롭기도 했었다·
‘이렇게도 웃을 수 있으면서 왜 아카데미에서 그랬는지····’
나는 헛웃음을 뱉으며 취기에 눈이 풀린 미하일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저기 비밀 소녀 씨·”
“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네?”
“저에 대해서 조금은 아시지 않습니까· 소문이 아니라 오늘 하루· 제가 어땠는지 궁금해서요·”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솔직한 답을 구했다·
오늘 내 손에 쥐여준 미하일의 시간에 의문을 가지듯이 그녀에게 오늘 하루에 대한 리카르도라는 사람의 평점을 물었다·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
“···”
“아카데미에서도 나름 유명인이라서 제에 대한 소문을 듣지 않았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
“그냥 오늘 딱 하루에 대한 감상평을 듣고 싶습니다·”
“···”
미하일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는 키워드를 중얼거리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싫지는 않았어요·”
“···”
“아직까지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
“그런가요·”
“네·”
나는 작게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
“나름 선방했네요·”
이번에 미하일은 내게 질문을 뱉었다· 자신만 당할 수 없나 본 지 술을 한 모금 벌컥 마시고 입술을 열었다·
“혹시 그럼 저도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그럼요·”
미하일은 떨리는 입술을 열며 내게 말했다·
“미하일이란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미하일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추신)
조만간 연참으로 팍팍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닷!
죄송합니닷!
[후원 감사]
데코님 1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오늘은 비가 옵니닷!
날씨가 정말 좋습니닷!
독자님에게 행복한 하루가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독자님에게 비가 오는 주말을 기쁘게 보낼 수 있는 행복의 요정! 박카스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닷!
클라임님 1300코인···?!?! 감사합니닷!!!!
엣···?! 히이이이이이이익!!!!
요정 눈을 비빕니닷! 연참에 대해 열띤 성원을 보내시는 독자님에게 보답하려고 사실 오늘 요정 연참을 준비했었는데···!
멸망해버렸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연참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연참을 해보려는 탓에 요정의 고질병인 스토리가 느려져버려서···!
팍팍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큰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정 부족함이 많고 나아갈 점들이 많이 있지만 더욱더 정진하고 발전해보겠습니다!
독자님에게 이번에 요정 왕국의 왕에게 특별한 허락을 받아···! 최고 등급의 요정! 한우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유덕창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요정···! 독자님의 맨트에 심장을 움켜쥡니닷···!
솔직한 답은···! 오류입니닷···! 빠른 시일내에 수정을 하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혼선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고 계시다니 이 요정··· 언제나 감사한 마음 뿐이랍니다!!
오답을 정리해주신 독자님에게 정답을 행복을 전해주는 요정! 100점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송이버섯_520님 4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감사하다는 멘트···!
이 요정 언제나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화는 특히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요정이지만···!
빠른 시일내에 연참을 통해서! 해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닷!
독자님에게 사랑과 응원이 가득한 욕망의 요정···! 야식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닷!
후원 맨트가 길어져서!
다음 회차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닷!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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