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43
◎숨겨진 외전을 열람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666번째 외전〉 본래의 모습으로····
-열람하시겠습니까?
열쇠만 찾는다면 모든 불행에 끝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악몽도·
정의를 바라보고 사는 것도·
열쇠만 있다면 그 이야기에 끝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아···”
미하일은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깊은숨을 삼켰다· 한가지 희망에 기대에 왔던 노력에 답을 듣는 시간이 찾아왔으니까· 쉽게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이 노력에 대한 보답·
할 수만 있다면 생명을 걸고서라도 알고 싶던 희망을 눈앞에 두고서 미하일은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열람할게·”
푸른 창은 차가운 목소리로 미하일의 귓가에 속삭이며 시야를 바꿔갔다·
-열람이 시작됩니다·
미하일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
그리고·
그 희망은 무너져내렸다·
***
저택으로 돌아온 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 깊은숨을 삼키었다·
“···입이 간지러운데·”
[Q· 미하일의 보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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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상 : 〈16번째 외전〉 ‘진실의 위험성’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미루고 미뤄왔던 비밀을 지키는 것에 한계가 오고 있었다· 제약이라는 언덕에 막혀 언제까지 비밀 놀이를 할 수 없는 나는 눈앞의 상태창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원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닌데·”
어릴 때 아가씨께서 침대에 지도를 그렸을 때도 온 저택에 소문을 다 냈었는데 빙의자의 입술을 간지럽히는 제약에 괜한 반발심이 들었다·
“갑자기 짜증 나네·”
해준 것도 별로 없는 상태창의 말을 평소에도 잘 안 들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조심하는 내가 초심을 잃은 것 같아서 조금은 짜증이 났었다·
“···그냥 질러볼까·”
홧김에 질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헛웃음을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귀찮은 게 싫어서 참았는데···· 나중에 말해도 괜찮겠지·’
미하일의 각성이 미뤄지면 가장 귀찮아질 사람은 나였기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뱉었다·
“음···”
그럼 제약이란 걸 볼까·
얼마나 대단한 걸 숨겼는데 이렇게까지 꽁꽁 숨기는 건지 나는 상태창을 바라보며 의문을 가졌다·
-◎ 보상 : 〈16번째 외전〉 ‘진실의 위험성’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하멜에서 단기 교사로 있을 때 완수했던 퀘스트 보상· 미루고 있었던 보상을 바라보던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열람할게·”
별일이 아니라면 바로 불어버리겠다는 경고를 담아서 나는 암전되는 시야를 익숙하게 받아드렸다·
*
시야가 암전된다·
한 번 겪었던 일이라서 그런지 크게 놀라지 않았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니까 말이지·
‘이번에 어떤 걸 보여주려나·’
솔직히 기대가 되진 않았다·
이런 걸 기대를 하고 보는 것도 이상하고 대충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상이 갔었으니까·
놀라고·
후회하고·
사과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대신 그 과정이 길어서 각성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어두워졌던 시야가 천천히 밝아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들었고 이내 익숙한 공간에 서 있는 나 자신의 모습에 헛웃음을 뱉었다·
‘하·’
익숙한 건물·
멈춰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 가운데에 서 있는 나와 아가씨·
‘씨발···’
눈을 뜨자마자 욕을 뱉었다·
서 있는 공간에 좋은 추억은 없었으니까· 신의 악질적인 취미에 자연스럽게 욕이 흘러나왔다·
재판장·
아카데미에서 최후를 맞이했던 그곳에서 나는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노려보고 있는 아가씨와 주먹을 쥐고 화를 참고 있는 나의 얼굴이 보였다·
위원회의 진행자를 맞은 샤르티아와 증인석에 서 있는 미하일·유리아·황태자·루인· 오랜만에 한 곳에 모여있는 그들은 차가운 눈으로 과거의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차가운 눈으로 과거에 멈춰있는 그들을 바라봤다·
‘···이건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3자의 입장으로 그때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개 같네·’
한참을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는 나는 질끈 눈을 감고 과거의 일들을 회상했다·
-사악한 악녀를 추방해라·
-쫓아내라!
-다시는 아카데미에 발을 들여놓게 하지마!
-우우우우우우!
그날에 있었던 비난 질타 욕설이 난무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울적한 기분을 느꼈다· 그때 욕을 더 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생겨서 말이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다·
나는 차분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열람이 시작되기 10분 전입니다·
화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은 것 같다·
시간은 흘러갔다·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 힘겹게 발을 내디면서 ‘제약’이라는 진실을 전하기 위해 어설프게 도약하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시간에 싫증이 나려는 순간·
-열람이 시작됩니다·
차가운 목소리가 이야기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알린다·
“아· 아···”
샤르티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강인하고 차가운 성정을 가진 학생회장의 목소리에 회장을 울리며 가운데에 서 있는 나의 귀에 회상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부터 307회 아카데미 대책 위원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악한 악녀의 심판을 알리는 샤르티아의 음성에 관중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아가씨···”
“내가 말했지 리카르도·”
“···”
“잘해주면 끝없이 기어오른다니까? 더 나쁘게 할 수도 있는데 그냥 죽여버릴 수도 있는데 참은 게 이 꼬라지잖아·”
“아가씨·”
“죽여버릴 거야·”
과거의 나와 아가씨의 속삭이는 목소리가 조용하게 울려왔다· 그날 가장 억울하면서 주인공이 되었던 우리의 목소리는 누구의 관심도 받지 않은 채 울리고 있었다·
샤르티아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집행했다·
“오늘 다룰 사건은 5월 15일에 발생한 1학년 올리비아 학생의 폭력·욕설·협박·따돌림· 그리고 흑마법 사용에 대한 징계 수위 결정입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웅성웅성·
-또 재야?
-이미 소문 다 났잖아·
저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 저 정도로 노골적인지 몰랐는데 3자의 입장으로 모두를 바라보니 이 재판장에 우리의 편이 없다는 사실이 피부를 찌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나는 헛웃음을 뱉으며 핏대를 세운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를 걱정하는 과거의 나를 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아···’
피해자를 주장하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증인으로 나오고 있다·
“맞아요· 전부 올리비아가 시켜서···”
“내가 시킨 것 맞는데 너희들도 같이했잖아!”
“꺄악!”
“리카르도 저년 지금 당장 무릎 꿇려·”
숨김없는 아가씨의 반응에 재판장의 분위기는 어두워졌고 여론은 당연하게도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억울하지 않았다·
우리가 잘못한 일이었으니까· 지금에 와서도 누명이 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따지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때 증인으로 선 녀석들에게 욕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웠지·
영웅이 될 생각은 없었기에 나는 어두운 감정을 떨쳐 내버리고 과거의 일을 묵묵하게 바라봤다·
그다음으로 등장한 증인은 유리아·
“1학년 유리아· 올리비아 학생이 유리아 학생을 협박하고 괴롭혔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 줄 수 있겠습니까?”
-끄덕·
다음으로 미하일·
“1학년 미하일· 올리비아가 했던 악행들에 대해 증언해 줄 수 있습니까?”
“네 그리고 저 남자· 리카르도에 대한 증언도 함께 하겠습니다·”
차례대로 쌓이는 악행의 흔적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아가씨도 과거의 나도 할 말을 잃고 입을 꾹 다물었다·
사랑이라는 콩깍지에 씌였던 아가씨는 믿었던 사람의 배신에 울음을·
최선이라는 기회에서 선심을 베풀었던 과거의 나는 쓴 미소를 지으며 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럼 결정을 통보하겠습니다· 아카데미 학생회 임원들은 본 사건에 관련하여 실질적 주모자인 올리비아에게 ‘퇴학’과 그에 가담하고 동조한 리카르도에게 1개월간의 자숙과 1년간 순위전 참여 금지를 명령하겠습니다·”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그날에 있었던 모든 비난과 질타가 내게로 쏟아졌다·
“내가 뭔 잘못을 했는데!”
아가씨의 울분과·
“꺼져라!”
학생들의 원망·
그리고 믿었던 사람들의 비난이 우리에게 쏟아졌다·
-다시 보지 말아요·
-너는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병신·
그날의 나는 웃으면서 그들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려줬지만 한 남자는 나를 끝까지 따라오며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끝까지 사과 안 할 거야?”
과거의 그때와 똑같이 찾아온 미하일에게 나는 쓰라린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미소로 답변을 뱉었다·
[시점이 바뀝니다·]
[당신의 배려를 치부로 받아들였던 그 순간으로 시점이 이동합니다·]
시점은 바뀌었다·
그날 ‘융’에게서 두 번째로 미하일을 구했던 날로 시점이 바뀌었다·
“잘난 척하지마·”
그리고 그날에 나는 과거와 다른 답을 뱉었다·
“미하일 씨·”
“···”
“섭섭하네요·”
“뭐가 섭섭한데· 나는 너 따위한테 도움을 바라지도 않았···”
“이민혁·”
“어?”
“기억 못 하십니까?”
미하일의 얼굴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
그 시간·
미하일은 푸른 창이 보여주는 다른 미래 안에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제가···”
검은색으로 가려졌었던 그 소년의 얼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하일은 두 주먹을 쥐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아카데미 분수대 아래에서·
자신이 ‘그’라고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미하일은 주먹을 쥐었다·
“사실은 제가···”
그리고·
‘어···?’
-뚝·
눈물이 흘러내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추신)
다음주에 휴재를 길게 할 것 같습니닷···
일주일 정도···!
맛이 없어서 죄송합니닷···
[후원 감사]
(금일 요정의 컨디션 악화로··· 다음 회차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