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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Chapter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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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2

점심시간의 아카데미 연무장·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며 오늘 수업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수업 내용이 어렵다·

교수는 항상 개소리만 한다·

학생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다며 투덜거리는 학생들·

그중 어느 여학생 무리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소녀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미하일 선배 말이야· 오늘 너무 멋지지 않았어?

 

-그러니까 교수님하고 대련하는데 막상막하였다니까 그리고 그거! 한숨 푹 쉬면서 땀 닦았을 때 얼마나 섹시했는데···· 멍때리고 보다가 교수님한테 혼났다니까·

 

-네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긴 했어·

 

-그래도 오늘도 미하일 할당량 채웠다!

 

-푸하하!

미하일 할당량·

우락부락한 검술 학부 남학생들로 지친 눈을 잘생긴 미하일을 보는 것으로 정화한다는 여학생들만의 은어였다·

“에휴···”

한나는 그런 여학생들을 보며 긴 한숨을 뱉고 있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무리에 섞이지 못하는 한나였다·

한나는 여학생들을 지나치며 연무장으로 걸어갔다· 밥 먹는 시간을 아껴서라도 검을 더 휘두르고 싶어서·

지금보다 더욱 검술을 성장시키고 싶었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한나는 연습에 미쳐있었다·

‘집사님께 자랑해야지···’

이상한 방향으로 목표가 바뀐 한나였다·

한나는 사교성이 떨어졌다· 교우 관계보다는 검술에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리카르도를 만나기 전부터 친구보다는 검술에 비중을 둔 한나였다· 게다가 최연소로 오러를 각성하게 된 덕분에 동급생들이 좋게 보지 않기도 했었고·

늘 있는 일이었다·

잘나가는 사람을 질투하는 거·

한나는 그런 시선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문제에 봉착했지·

‘미치겠네· 계속 생각나잖아···!’

최근 한나의 머릿속에는 붉은 머리의 집사가 가득했다· 검을 휘두를 때도 수업을 들을 때도 얼마 전에 만났던 집사님이 생각나서 좀처럼 집중할 수 없는 한나였다·

-왜 미하일을 못 이긴다고 생각하세요?

 

-한나 씨는 할 수 있습니다·

확고한 믿음으로 자신을 바라봐줬던 집사님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꺄르륵···! 아~ 미하일 선배 또 보고 싶다·

여학생들은 신나있었다·

미하일이 오러를 깨우쳤다는 소식과 던전에서 자신들을 구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묘하게 들떠있는 게 눈에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한나는 깊은 한숨을 뱉었다·

“나도 저랬었나···”

과거 미하일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저들의 모습이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한나였다·

눈앞의 여학생처럼 미하일 선배를 보고 심장이 떨린다거나 흘린 수건을 줍고 평생 간직해야겠다고 유난을 떨지는 않았지만 그와 비슷하게 미하일을 옆에서 지켜봤으니까·

이어지고 싶다 그런 감정이 아닌·

동경의 눈으로 봤지만 아무래도 저들과 다를 게 없다고 느껴지는 한나였다·

‘으···’

한나는 어깨를 부르르 떨며 지난날의 모습에 닭살이 돋았다·

“연습이나 해야겠다·”

잡생각을 없애는데 연습만 한 게 없으니까·

한나는 묵묵히 검을 잡고 모두가 떠난 연무장에서 검을 휘둘렀다·

집사님이 보면 뭐라고 하실까·

-밥도 안 먹고 뭐 하는 겁니까· 몸 상하게··· 이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습니까· 빨리 오세요· 안 오면 아가씨에게 혼납니다·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한나는 작은 웃음을 지었지만 아차 하는 생각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미쳤나 봐 또 생각이 났어···!’

자꾸만 머릿속에서 무단으로 살고 계시는 리카르도가 얄미운 한나였다

검을 잡은 한나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사랑···은 아니겠지·’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니까·

새장 속에 갇힌 자신을 꺼내준 사람·

몸으로라도 은혜를 갚고 싶다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을 테니까·

오러를 깨우치게 해주고 제국의 유일한 기사단장인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대든 사람이었으니까·

‘은인이라는 표현이 맞는 거겠지·’

편애하는 아버지·

무시하는 오빠·

없는 취급하는 언니·

출구가 없는 꽉 막힌 새장 속에서 살았던 자신을 꺼내줬던 사람은 미하일도 교수님도 아닌 일면식도 없던 집사였으니까·

그래서 더 크게 다가온 거고·

사랑이랑 감정과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사랑··· 그런 건 검술에 방해되는 감정이니까·

책 속에서 사랑이란 감정은 만나면 떨리고 심장이 간질거린다고 했었다·

자꾸만 보고 싶고 옆에 있고 싶은 감정·

한나에게는 어려운 감정이었다·

매일 보고 싶긴 하지만 은혜를 갚고 싶어서였고 평생 옆에서 붙어있고 싶지만 그것마저도 큰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감정인 것 같았으니까·

연애경험이 전혀 없는 한나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너무 어려웠다·

친구들은 약혼자 혹은 남자친구를 사귀어 핑크빛 아카데미 생활을 즐기고 다녔지만 자신은 오로지 검술 하나에 몰두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것도 성격에 맞지 않았고·

무뚝뚝하고 노는 것보다 검을 휘두르는 걸 좋아하는 한나이기에 연애라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의미없는 생각에 잠겨 연무장에 가만히 서 있던 중·

“···한나·”

익숙한 얼굴이 눈앞에 보였다·

은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아카데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사람이 훈련용 검을 들고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한나는 예상치 못한 등장에 움찔 놀라고 말했다·

“미하일 선배·”

미하일은 검을 들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미하일은 가볍게 검을 들었다· 그리고 한나에게 공손히 부탁했다·

“대련 가능할까?”

미하일과의 대련·

예전이었다면 목소리를 떨면서 ‘저···저랑요?’ 엄청나게 기뻐했겠지만 지금은 미하일과의 대련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집사님을 제외하고 상을 받았던 일도 그렇고 학생회 회의 때 선배들에게 대드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자신의 행동이 후회되는 건 아녔다· 단지 지금 얼굴을 보기 껄끄러웠으니까·

한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검을 들었다·

“네··· 가능해요·”

미하일은 고개를 끄덕이고 땅을 박찼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훈련용 검은 서로의 품을 강하게 파고들었다·

속도를 중요시하는 한나의 검·

느리더라도 정확한 자세로 온전한 힘을 발산하는 미하일의 검·

빠르게 부딪쳐왔지만 한나의 검이 미하일의 옆구리에 먼저 닿았다·

“큭···”

미하일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틀었다· 간신히 빗겨나가는 한나의 검·

한나는 미하일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목을 향해 한 번·

허벅지를 향해 한 번·

그리고 다시 옆구리를 향해 한 번·

한나의 눈에는 미하일의 허술한 부분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방어에 치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공격에 집중하지 않은 애매한 검술·

한나는 혀를 찼다·

‘예전에는 이런 검술이 멋있어 보였는데·’

살상력이 전혀 없는 검술이었다·

승리가 아닌 제압에 치중된 검술·

배려심 많은 미하일 선배의 성향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검술에 한나는 허무함이 느껴졌다·

-너무 기초만 생각합니다· 아래· 위· 옆· 열 합만 맞춰봐도 다음 공격을 저희 할머니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초부터 쌓아가는 게 중요한 거 아니에요?

 

-기초는 어디까지나 기초입니다·

검술에 자부심이 있었던 과거의 자신을 대차게 밟아주던 집사님·

여자라고 봐준다거나 살살 때리는 거 없이 쓰러뜨리고 일으켜 세워주고 다시 쓰러뜨리고를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검술을 찾아줬다·

그리고·

-제가 옆에 있으니까 죽지 않습니다·

사력을 다한 전투를 해보기도 했고·

한나가 바라보는 미하일은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영웅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중간한 검술을 사용하고 있고 적극적이지도 않은 오로지 수동적인 검술만 사용하는 미하일이 지겹게만 느껴졌다·

미하일은 오러를 끌어보았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미하일의 오러가 아지랑이처럼 보였다·

“···”

어설펐다·

과거의 자신도 분명 저랬겠지만 미하일 선배의 오러는 무섭지도 위력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상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봐주면서 하는 것 같은 기분에 한나는 인상을 쓰며 미하일에게 말했다·

“선배· 똑바로 안 해요?”

상대하기 싫어졌다· 오러를 깨우쳤다고 해서 괜찮은 연습 상대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사랑의 매도 아니고·

실망스러운 미하일의 모습에 한나는 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안 해요·”

“뭐···?”

“뭐 하자는 거에요· 이기겠다는 마음도 없고 날카로운 공격도 없고··· 선배가 무슨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경비대예요? 제압만 하려고 하는 게 무슨 검사에요·”

살초도 없는 밋밋한 검술에 한나는 뒤를 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미하일은 공허하게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보며 연무장에 멍하니 서 있었다·

***

수업이 끝나 노을 진 하늘·

한나는 멍하니 붉은 노을을 보며 깊은 한숨을 뱉었다·

-생일 선물입니다·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네·’

노을만 보면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붉게 물든 노을·

살면서 처음 만나본 강적을 가볍게 이겨버리고 자신에게 검을 놓으라고 했던 아버지에게 맞서주던 집사님의 따뜻한 품의 온도가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있는 것 같았다·

“하아···”

휴학이라도 할 걸 그랬나·

집사님을 보고 싶었다·

한나는 손에 든 편지를 봤다·

[히스타니아 로웬]

아버지에게서 온 편지였다·

안 봐도 뻔했다·

위험하니까 검을 접어라·

매번 오는 편지니까·

증명했는데도 믿어주지 않고 아버지보다 더 빠르게 오러를 각성했는데도 인정은커녕 무관심으로 화답하는 아버지의 독촉에 한나의 한숨을 늘어갔다·

“짜증 나·”

이럴 때마다 집사님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남들은 힘들 때 부모님을 생각하는데··· 나는 참···

한나는 마른 얼굴을 쓸며 깊은 한숨을 뱉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붉은 노을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띵·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Q· 그가 없었다면····]

이상한 푸른 창이 눈앞에 보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reader님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후원 감사]

하늘연달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항상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정 독자님의 응원에 힘을 내봅니다!

독자님에게 화요병이 말끔하게 날라가는 주말의 요정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추워지는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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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The Villainess Whom I Had Served for 13 Years Has Fallen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t’s a story about a man who got transported into a novel and possessed a slum boy. He met a noble girl and served her as a butler for 13 Years. Now the girl has already fallen from her noble life and lives in an abandoned mansion with paralyzed legs. Why did she become like that? Of course because she is the villainess in the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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