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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Chapter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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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

“에피사가 조금 불쌍하긴 하더라· 짐꾼으로써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 마왕군에 인질로 잡혀 희생당했으니까·”

“그렇지? 나도 에피사 죽을 때 눈물 찔끔 흘렸어·”

“그래도 뭔가 멋지게 퇴장한 느낌이라 다행이야·”

“맞아 맞아! 에피사의 희생 덕분에 사천왕 투칼을 쓰러뜨릴 수 있었으니까· 히히·”

이른 아침부터 탐독과 감상의 공유가 이어지고 있었다·

모처럼 도서관 개장부터 함께 해서 그런지 몰라도 아리엘의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그리고 그런 아리엘의 미소에 나 역시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늘 도움을 주기만 하던 귀인이 기뻐한다면 늘 도움을 받던 이 또한 기뻐 마땅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럼 밥 먹으러 갈까?”

“응!”

그렇게 우린 점심 때를 맞았고 대공성의 남문을 나선 참이었다·

아리엘은 괜찮다고 했지만 아버지란 억제기가 사라진 르미앙을 괜히 자극하고 싶지 않아 그레이트 홀에서의 식사를 피하기로 한 까닭이었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르미앙은 이미 아리엘을 이용한 전력이 있다·

그러한 사태가 반복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대공성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 만남을 자제하는 것이 어떻냐는 물음에 참으로 옹골찬 대답을 해냈던 아리엘이었다·

“괜찮아! 난 아무렇지 않으니까!”

어쨌든·

엘든 라펠리온의 기권 선언이 공식 승인된 것도 모자라 원죄로부터의 사면까지 받은 것을 알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모른다·

이쯤이면 잡을 수 없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던져대던 투망이 헛수고였음을 깨달아야겠지만 미연의 사태에 조심할 필요는 있는 것이다·

눈물의 후피집을 앞두고서 해낸 극적인 기권 선언·

의심으로써 시작된 탐문이 그릇된 갈증을 낳고 그릇된 갈증은 해소되지 못 한 채 비뚤어진 집착을 낳고 있다·

그것에 사로잡힌 르미앙은 현재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겔우드의 간청만 아니었다면 북부령을 당장 박차고 나갔을 테지만 후피집에서 탈주하고자 해낸 모든 것들이 르미앙의 심기와 더불어 북부령 최대 축제인 혼약대전에 큰 변동을 준 것은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그 간절한 청을 무시할 수 없어 남아있는 것뿐이었다·

복수를 성공시키고자 하는 르미앙의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원작의 핵심 전개에 대한 정보가 단 하나도 없는 내가 취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무지의 공포에서의 무지성 도피·

전개 방향을 간보다간 늦는다·

전개의 빈틈을 노리려다간 늦는다·

그때쯤이면 이미 맛있게 끓고 있는 후피집 찌개의 식재료가 되어있을 터였다·

여주인공이 던지는 미끼를 유연히 빗겨내며 회피하는 수밖에였고 그로 인해 여주인공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지 않은 빚을 갚느라 호구로 살아야 했던 전생을 반복하는 건 내 계획에 없는 일이니까·

원작에서는 어찌 전개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설령 엘든 라펠리온이 5000 RPM 세탁기에 깨끗이 빨래되어 여주인공과 해피 엔딩을 맞을지언정 나와는 상관없는 엔딩이다·

느닷없이 빙의당한 현대인이 바라는 것은 신분과 세습의 굴레에 고립되는 것이 아닌 자유와 해방을 찾아 떠나는 것뿐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조심하는 것이 나을 터였다·

기권이 승인되었다 해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건 여주인공에게 보냈던 심심한 위로의 진정성을 해치는 것이고 혼약대전의 끝에서 행복을 찾길 바라는 바람을 욕보이는 것이다·

여주인공과 나는 붙을래야 붙을 수 없는 상극이고 부딪힐수록 화근만 키운다면 한쪽이 조심히 피해주는 것이 응당 옳을 터·

그렇게 우린 대공성 남문 근처의 식당에 도착했다·

몬스터 요리를 입에 대본 적이 없다는 아리엘과 몬스터 요리를 입에 대고 싶은 누렁이 모두를 만족시켜줄 퓨전 식당이었다·

**

“네가 몬스터 요리를 좋아할 줄은 몰랐어· 되게 의외네·”

“먹어보니 맛있더라고·”

“정말?”

아리엘은 일반 요리를 레이첼과 난 몬스터 요리를 주문했다·

중세시대의 식당은 현대의 김밥헤븐마냥 메뉴가 다양하지 않아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건 좋은 듯했다·

오늘의 점심 특선 메뉴는 바로·

[그린리자드 꼬리구이]였다·

현대에선 어느 과로 분류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 세계에선 양서류과로 분류되어있는 몬스터로 초록색 몸통에 두툼하고 긴 꼬리와 다리가 2개 뿐이라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리엘은 평범한(?) 스튜를 주문했고 레이첼은 [그린리자드 혀구이]를 주문했었다·

별미라며 추천했지만 몬스터의 혀를 먹는 건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할 듯해 한 입 뺏어먹는 것으로 타협을 봤었다·

잠시 후·

주문했던 요리들이 나왔다·

초록빛 껍질이 군데군데 일어날 정도로 바싹 구워낸 두툼한 꼬리는 칼집을 내어 그 속까지 충분히 익혀냈고 칼집 사이마다 풍미를 더해줄 울긋불긋한 향신료가 뿌려져있다·

확실히 색감과 모양은 좋지 않지만 고소한 군내와 향신료의 알싸한 향이 더해져 후각을 자극한다·

울컥 치솟는 군침에 지체없이 꼬리를 잡아 한입 크게 뜯어먹었다·

“음·”

향신료가 버무러지며 조금은 퍽퍽한 식감이지만 역시나 그 맛은 훌륭하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음미한 후 미간을 찌푸린 채 다시금 크게 살점을 뜯어먹었다·

“음· 으흠·”

색감이 조금 그래서 그렇지·

확실히 껍질의 쫀득한 식감도 훌륭하다·

“···그렇게 맛있어?”

그런 나를 신기한 듯 쳐다보던 아리엘이 물었다·

난생 처음 볼 몬스터 요리 탐식이 꽤나 신기한지 스튜를 채 뜨지 못 한 수저가 허공에 멈춰있었다·

“훌륭해· 한입 먹어볼래?”

얇게 뜯은 살점을 나눠주려 했으나 아리엘이 고개를 뒤로 빼며 손사래를 쳤다·

“나 난 괜찮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응· 아빠가 몬스터 요리 먹으면 피가 더러워진다고 해서····”

주변에서 들을까 목소리를 낮춘 아리엘이 말끝을 흐린다·

역시 중세시대 상을 그대로 담은 믿음이로군·

소화되고 나면 매한가지인 영양소인 것을·

그릇된 신념으로써 이 훌륭하고 다채로운 풍미를 즐기지 못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절반을 손해보는 것일지언데 말이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얇게 뜯은 속살을 입에 넣자 아리엘의 옆에 앉아있던 레이첼이 얇게 썰어낸 혀구이 한점을 내 접시에 놓아주었다·

“끝부분이 특히 맛있습니다· 드셔보십시오·”

끝부분이면 한점 밖에 안나오는 부위 같은데·

이 귀한 부위를 내게 양보하다니·

오늘 아침부터 갑자기 친절해진 스승님의 진도를 따라가기가 벅찬 제자였다·

“고마워·”

“네·”

얇게 썰어 구워서 그런지 모양새만 본다면 평범한 고기구이와 다름없는 듯싶다·

그것을 집어 입으로 던져넣었다·

질겅질겅·

무른 듯하면서 질긴 식감인데 씹을수록 촉촉하게 퍼지는 육즙이 참기름처럼 고소한 게 일품이다·

“입에 맞으십니까?”

“맛있어· 식감이 꽤 독특하군?”

“예· 그래서 별미로 불립니다· 던전 깊숙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탓에 귀하기도 하고 활력에 좋다는 풍문도 있어 중년들에게 각광 받는 요리입니다·”

역시 인간의 식성이란 위대한 법이지·

몸에 좋다는 이야기만 있으면 그 씨가 마를 때까지 잡아먹는 게 인간이지 않은가·

그 위대한 식성에 걸려버린 그린리자드를 애도하며 꼬리구이를 뜯어 레이첼의 접시에 놓아주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하는 법이지· 꼬리구이도 먹어봐·”

“감사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해볼까·

집어든 꼬리구이를 재차 크게 뜯어먹으려 했다·

한데·

“나 나도 먹어볼래·”

아직 스튜를 한입도 뜨지 않은 아리엘이 그리 선언을 하고 나섰다·

빈접시를 내게 내밀며 말이다·

“응?”

“그 그거··· 꼬리구이 먹어보고 싶어· 나도 줘· 내 스튜 나눠줄게·”

“괜찮겠어?”

“아빠가 그리 얘기해서 안 먹은 게 아니라 그냥 딱히 먹을 이유가 없어서 안 먹었던 거야· 이런 식당에서 밥먹는 것조차 처음인걸· 한번 먹어볼래· 궁금해·”

“···그래?”

어떠한 이유가 생겨 몬스터 요리를 먹어보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비록 없이 살았어도 친구에게 나눠주는 음식을 아까워했던 적은 없었기에 꼬리구이 한점을 뜯어 아리엘이 내민 빈접시에 놓아주었다·

“여기·”

“고마워·”

접시를 가져간 아리엘이 잠시 그린리자드의 꼬리를 내려다본다·

쉽지 않은 일일 거다·

예쁘고 귀한 것만 보고 자랐을 귀족가 영애님께 그린리자드의 초록빛 꼬리는 먹음직스런 음식보다 기피해야 할 대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냠·

시범을 보이듯 꼬리구이를 쭉 찢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텁!

두 눈을 질끈 감은 아리엘이 꼬리구이를 집어 입 속에 넣고는 조심스레 씹기 시작한다·

소름이라도 돋은 듯 한차례 어깨를 부르르 떤다·

···구태여 두려움을 삼키며 힘겨운 도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찰나·

번쩍!

아리엘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혐오감을 이겨내느라 습기가 퍼진 적갈색 동공이 경이(驚異)를 담으며 크게 뜨인 것이다·

두려움에 한껏 움츠렸던 어깨가 활짝 펴졌다·

와중에도 입은 쉴 새 없이 꼬리구이를 씹고 있다·

그런 아리엘이 입을 가리며 놀란 얼굴을 했다·

“뭐 뭐야?”

피식·

그 모습들이 새로운 맛을 발견한 아기새 같아 웃음이 나왔다·

“맛있지?”

“이 이거 뭐야? 왜 이렇게 맛있어?”

그야·

“맛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혹시 한입만 더 줄 수 있어?”

“물론이지·”

꼬리구이를 조금 더 크게 뜯어 접시에 놓아주었고 아리엘이 냉큼 그것을 집어먹었다·

씹을수록 재차 커지는 동공은 선명한 경이를 담아낸다·

“어 엄청 맛있잖아···?”

그렇게 우리의 점심 식사는 한여름의 오후처럼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새로운 맛에 눈을 뜬 아기새와 함께·

“혀구이도 한점 드립니까?”

“아··· 하 하핫· 아직 몬스터의 혀까지는····”

물론 아직은 겁이 많은 아기새였다·

**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섰다·

처음 접한 몬스터 요리는 참으로 신기한 맛이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다·

또 먹고 싶은 정도로 말이다·

물론 아버지에겐 비밀로 해야겠지만·

그렇게 남문을 통해 대공성으로 재입장한 아리엘이 도서관과 훈련장으로 향하는 갈림길에 섰다·

“그럼 훈련 열심히해!”

“응· 내일 또 봐·”

갈림길을 두고 엘든은 레이첼과 함께 훈련장으로 향하고 자신은 홀로 도서관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왜인지 모르게 쓸쓸하게 느껴졌지만 힘차게 그리 응원을 전했다·

마주앉은 자리가 내일까지 비어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적적해졌지만 엘든의 오후가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힘찬 응원을 전했고 그렇게 내일을 기다리려 했다·

내일도 일찍 와준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바람을 하며 말이다·

한데·

“아 엘든!”

방정맞은 입이 멋대로 엘든을 불렀다·

“왜?”

왜 불렀을까·

멋대로 그를 부른 입이 왜 대답을 내놓지 않는 걸까·

일을 저질러놓고 도망가는 주둥이가 왜 원망스러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잘 불렀다라는 칭찬이 드는 걸까·

모를 일이다·

뒷짐을 진 아리엘이 발꿈치를 들었다 내리며 몸을 살랑거렸다·

하늘거리던 치맛자락이 그에 맞춰 나풀거린다·

“그러고 보니 이제 저녁에도 외출이 가능하다고 했지?”

“그럼· 이제 후보가 아니니까·”

“그럼··· 나중에 훈련 끝나고 숙소로 오지 않을래?”

“왜?”

“아 나 나도 축하파티 해주고 싶어서···!”

햇빛이 강해서 그럴 거다·

입술이 바짝 마른 것은·

햇빛이 강해서 그럴 거다·

열기가 후끈거리는 것은·

햇빛이 강해서 그럴 거다·

왜인지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것은·

물론·

그 긴장감이 무색하게 주변을 한차례 훑어본 엘든이 나직히 승낙했지만 말이다·

“그럼 훈련 끝나고 씻고 갈게·”

“아 으응!”

엘든이 멀어져간다·

이제 도서관으로 향할 차례다·

한데 아리엘이 외려 걸음을 돌려 제 숙소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홀로 보낼 오후보다 저녁의 파티가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었다·

파티란 걸 즐겨본 적 없는 아리엘이었고 술이란 걸 마셔본 적 없는 아리엘이 미지에 대해 걱정보다 기대를 하는 마음은 스스로 자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타다다다닷!

당연히 도서관으로 향하리라 생각했던 호위병이 다급히 그녀의 뒤를 쫓아가야 했다·

잠시 후·

“누 누가 오신다고요?”

“엘든 라펠리온을 초대했어!”

“예에?!”

아리엘의 숙소엔 주폭자이자 전투광 개망나니 공자의 방문 소식에 사상 초유의 비상 사태가 선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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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curious about what a female-oriented tragic romantic fantasy was like, so I skimmed through only the free chapters. And then… “…Ha.” I found myself transmigrated into one of the main male characters, destined for tears of regret, exhaustion, and obsession. So, the first thing that had to be done was… “I, Elden Raphelion, hereby declare my withdrawal from the competition for the betrothal of the Third Northern Duchess.” To escape this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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