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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Chapter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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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1

깡!

깡!

까강!

절망적인 네이밍센스라 생각한 것이 큰 오산이었던 모양이다·

무쇠깡통단·

그 무식한 이름에 걸맞는 찰진 타격음은 작명의 이유에 대해 알리고 있었고 깡통을 걷어차는 듯한 통쾌한 타격음은 꽤나 중독적이어 쓰러진 놈들을 한번 더 두들겨보게끔 만들었다·

깡!

콰직!

“에잇· 부러졌네·”

그렇게 한놈 한놈 뚝배기를 깨다 몽둥이가 부러져버렸고 근처에 나뒹굴던 새 몽둥이 하나를 쥐어들었다·

그리고 두목으로 보이는 놈에게로 다가간다·

놈들의 머리를 뚝배기라 칭한 이유·

놈들이 쓰고 있는 얇은 놋쇠 투구 때문이었고 그 뚝배기를 몽둥이로 내려칠 때마다 짜릿하게 퍼지는 타격음과 손맛이 참으로 훌륭했다·

“여기 10년치 통행료 받아라·”

깡!

까가강!

“그 그만···! 잘못했습니다···!”

“북부령 주민들 거까지 넉넉하게 대납해줄게· 받아·”

까앙!

깡! 깡!

깡까라랑!

“제 제발! 머리통이 너무 울려요오···!!”

“그래? 그럼 여기 통행료는 납부 완료한 거다? 북부령 주민들 거까지?”

“예! 그 그럼요!”

“좋아· 마지막으로·”

까앙-!!

“세금 받아라·”

두목으로 보이는 마지막 남은 놈에게 10년치 통행료 선납에 이어 세금 납부까지 완료해주었다·

무쇠깡통단의 두목 답게 쓰고 있는 놋쇠 투구가 그 어떤 뚝배기보다 경쾌한 소리로써 납부 증명서를 떼어준다·

투구라 부르기에 민망한 철판에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다지도 소리가 맑고 경쾌할까·

놈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난타극을 펼쳐도 될 정도로 훌륭한 장단이었다· 

탁탁·

그렇게 신명나게 놈들의 뚝배기를 난타한 후 손을 털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쏟아지는 통행료 자진 납부에 크게 감동한 교통 요금 수납원들이 즐비하게 쓰러져있다·

레이첼이 검을 허공에 휘둘러 검신에 묻은 피를 털어내곤 행복사(幸福死) 당한 수납원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내게 다가와 물었다·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응· 넌?”

“저도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꽤나 수가 많았습니다·”

“그러게· 통행세 징수가 제법 짭짤했던 모양인데?”

“근처에 본진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통행세 납부 습격대에 파견된 이들만 해도 족히 삼십에 이른다·

산길 지킴이단으로썬 이례적인 규모였고 6개월 간 수차례 겪었던 경험에 의하면 근처에 본진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 본진엔 억류된 이들이 있을 확률도 상당히 높았다·

방금만 해도 놈들은 아리엘과 레이첼을 보며 군침을 흘리지 않았던가·

“그렇겠지· 습격에 이 정도 규모면 본진엔 족히 오십은 있겠군·”

레이첼을 보았다·

씨익·

마치 제자의 고통이 곧 스승의 행복이라는 듯 레이첼이 미소를 짓는다·

또는 약을 올리듯 말이다·

“긴장하셔야겠습니다?”

레이첼이 원활한 몬스터 식도락 여행을 위해선 몬스터보다 인간을 더 상대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었다·

내가 귀찮아하거나 ‘굳이?’라며 의문을 드러낼 때마다 말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레이첼은 ‘험지에서 위험한 건 몬스터보다 인간입니다’라며 일갈하고는 했었다·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써·

지금과 같은·

더군다나 이 산길은 겔리다 마을로 이어지고 있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던 터라 마을 주민들도 필시 수모를 당하고 있을 터였다·

“긴장까지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차피 거절할 생각일랑 없었다·

레이첼의 나의 스승이고 제자는 스승의 명을 따를 의무가 있으니까·

몬스터 식도락 여행이 주된 목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목도하게 되는 부당한 억압을 모르는 척 넘기고 싶지 않았다·

억압과 부당·

전생의 이준우로써 겪어야 했던 그것을 외면하는 건 그날의 나를 외면하는 것만 같았으니까·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는 정당한 명을 거스를 이유도 예전과 달리 도적떼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었기에 놓았던 몽둥이를 집어들었다·

감동이 부족했던 모양인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놈의 멱살을 한손으로 잡아들었다·

그리고 통행료 추가 납부를 위해 물었다·

“도로교통공단은 어디 있지?”

놈들의 본진의 위치를·

“···예?”

잠시 후·

까앙—!

경쾌한 깡통소리로써 퇴직금까지 넉넉히 챙겨준 난 일행들과 함께 놈들의 본거지로 향하기 시작했다·

**

깡!

“괴 괴물이다아—!! 도망쳐!!”

까앙!

“살려줘—!!”

까강!

“씨바알!! 저 새끼들 잡아 죽여—!!”

무쇠깡통단·

겔리다 마을의 서쪽에 위치한 낮은 설산에 둥지를 튼지 벌써 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산적단으로 100여명이란 일개 중대에 이르는 규모 덕에 주변 일대를 주름 잡고 있었다·

주된 수입원은 설산길 통행세였고 부수적으로 겔리다 마을의 상납과 산을 우회해 지나가는 상단과 여행객을 강도질하며 득세하고 있었다·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던 무쇠깡통단의 본진·

겔리다 마을에서 상납 받은 여성들과 강도질로 포획한 여성을 성노예로 주변 일대에서 납치해온 남성들을 노역꾼으로 부려먹으며 호사스런 삶을 이어가던 그들에게 두 남녀의 습격은 천재지변과 같은 것이었다·

늘 습격을 일삼기만 하던 그들에게 불어닥친 습격은 삽시간에 모든 것을 뭉개고 무너뜨리기 시작했고 무쇠깡통단원들은 발버둥조차 치지 못 한 채 하나둘씩 쓰러져간다·

흑발의 머리칼을 휘날리는 사내와·

보랏빛 머리칼을 휘날리는 여인으로 인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가는 무쇠깡통단의 본거지·

그 남녀가 요근래 이름을 날리고 있는 혈귀공자와 한때 북부령 전장터에서 이름을 날렸던 자색의 여기사임을 깨달았을 땐 이미 늦어버린 후였고 체계적인 군사 훈련을 받지도 개인의 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았던 오합지졸 산적단은 손쉽게 파쇄되고 만다·

“크헉···· 부 분하다····”

“삼류 악당에 어울리는 대사군· 잘가라· 깡통대가리단· 아니 무쇠깡통단·”

깡!

마지막 단원까지 시원스레 마무리한 엘든이 레이첼과 함께 본거지를 수색하기 시작했고 곳곳에 억류되어있던 이들이 해방되어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거나 엘든과 레이첼에게 눈물 서린 감사를 전한다·

이어 진입한 아리엘과 렌들러가 해방된 이들을 본거지 바깥으로 인도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을 한 여인이 주시하고 있었다·

무어라도 도와야하지 않을까 싶어 수레에서 내린 르미앙이었다·

후드를 깊게 눌러쓴 르미앙의 시선이 한 곳에 꽂혀있었다·

“감사합니다· 흐윽· 정말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해방된 이들을 환한 미소로 응대하는 엘든이었다·

평민들의 손을 스스럼없이 잡고 기뻐하는 이들에게 겸손을 표하고 이따금씩 무례하게 포옹을 하는 이들의 등을 토닥여주는 그를 먼발치서 빤히 바라보는 르미앙·

그 모습에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그냥 그 모습이 궁금하네·】

【역경에 허덕이는 이를 도울 엘든의 모습이···】

【세상의 끝에 내몰린 이를 도울 엘든의 모습이···】

【그냥 그냥 궁금하네·】

언젠가 일기장에 적었었던 내용이·

혼약대전이 치뤄지던 어느 날 가족이란 이름 아래서 이뤄진 모진 폭력에 희생될 뻔한 여인과 아이를 직접 도와주었다던 소문에 그것이 믿기지 않아 일기장에 적어내려갔었던 그 내용이 떠오른 것이다·

약자를 괄시하고 한심스레 여기던 그가 약자의 고통을 방관할 뿐이던 그가 약자를 위해 주먹에 피를 묻혔다던 이야기가 떠오른 르미앙이 엘든의 모습을 조목조목 뜯어보고 있었다·

“아저씨! 고마워요! 아저씨는 우리들의 영웅이에요!”

“영웅은 무슨· 부모님이나 잘 돌봐드려·”

“저도 크면 아저씨처럼 될 수 있을까요?!”

“되고 싶다면·”

“정말요?!”

“그럼·”

엘든이 제 허리춤에 올 자그마한 아이의 머리를 벅벅 쓰다듬어주었다·

엘든처럼 되고 싶다는 꼬마아이·

그 순수한 동경이 르미앙의 귓전을 두드린다·

‘····’

그토록 궁금했으나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던 모습·

상상해보려 했으나 그것을 방해하려는 듯 교차되는 그의 경멸 섞인 눈빛만 떠오를 뿐이었다·

자신에게 연고를 쥐어주던 눈빛을 보았음에도 자신을 정중히 대하며 따스한 말을 전하던 입술을 보았음에도 백성들이 떠들던 엘든의 멋진 모습이 당최 상상되지 않았던 르미앙에게 산적단을 토벌하고 그곳에 억류된 이들을 해방시켜주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소문대로····’

멋졌다·

상상되지 않았던 것이 이제야 납득이 될 정도로 피해자들을 위해 몽둥이를 휘두르는 엘든의 모습은 멋졌고 그렇게 구해낸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그의 모습은 이제껏 자신의 기억 속에 잔류해있던 엘든을 부정한다·

엘든 라펠리온이란 그림 위로 엘든 라펠리온이란 그림이 새로이 덧그려진다·

자신을 돕던 그를 보던 눈이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보게 된 순간 상상 속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고 그 그림이 완성된 순간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죽음의 직전·

【르 르미앙?】

자신을 부르던 그의 목소리에 담겨있었던 당혹감 뒤편에 온기가 깃들어있었음을·

자신을 향해 뻗던 그 손이 그토록 궁금했었던 그토록 상상해 보았었던 엘든의 모습이었음을 그제야 깨달을 수 있게 된 르미앙이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해 주신께서 내리신 영웅이십니다· 신명을 알려주십시오·”

“낯간지럽게 신명 같은 거 없습니다만·”

“혈귀공자이십니다·”

“레 레이첼··!”

“모두 찬양하라! 혈귀공자님을!”

“우오오! 혈귀공자! 혈귀공자! 혈귀공자!”

“이런···”

그렇게·

“····”

한동안·

상상 속 엘든을 빤히 바라보는 르미앙이었다·

마치·

신화 속 신수를 바라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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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curious about what a female-oriented tragic romantic fantasy was like, so I skimmed through only the free chapters. And then… “…Ha.” I found myself transmigrated into one of the main male characters, destined for tears of regret, exhaustion, and obsession. So, the first thing that had to be done was… “I, Elden Raphelion, hereby declare my withdrawal from the competition for the betrothal of the Third Northern Duchess.” To escape this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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