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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Chapter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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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2

무쇠깡통단에 억류되어있던 마을 주민들과 함께 겔리다에 도착했고 버선발로 뛰쳐 나온 마을 촌장이 눈시울을 붉히며 인사를 전해왔다·

“수년 간 놈들 때문에 밤잠을 설쳐야 했는데 드디어 두 다리를 뻗고 편히 잘 수가 있겠습니다· 모두 여러분들 덕입니다·”

“혈귀공··· 읍읍·”

다급히 레이첼의 입을 틀어막음으로써 낯뜨거운 신명(?)을 숨겨야 했다·

이런 걸 팔불출이라고 하던가·

우리 스승님께서 제자에게 붙은 혈귀공자란 촌스러운 이명이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겔리다 마을까지 오면서도 ‘신명이 혈귀공자면 그 신은 제가 되겠군요?’라며 어찌나 흐뭇함을 감추지 못 하던지·

물론 살짝은 비릿한 미소를 짓는 것으로 보아 놀리는 것도 같다만은·

어쨌든·

그렇게 마을 촌장과 인사를 나눈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쇠깡통단에게 가족을 빼앗겼어야 했던 이들이 한달음에 몰려와 이산가족 상봉을 이루고 있다·

얼싸안고 날뛰며 얼싸안고 울며 얼싸안고 고함을 지르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쁨을 토해내는 이들로 마을 광장은 소란스러웠고 우리에게 절을 하거나 쌈짓돈을 바치려하거나 손목에 두른 목에 두른 예물을 벗으려는 이들로 인해 도망치듯 광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보상을 바랄 생각 추종을 바랄 생각은 1도 하지 않았고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저 안락한 휴식처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목을 너무 끌어서 좋을 건 없었다·

촌장의 특권으로 프리패스(?)로 경비를 통과했다 하지만 수레엔 르미앙이 숨어있었다·

혹여나 수레에 숨어있는 르미앙을 누군가 발견하고서 의문을 품는다면 꽤나 곤란한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가진 힘을 적당히 발휘했을 뿐이니 적당한 환대면 충분했다·

“마을 곳간을 털어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하겠습니다!”

“괜찮네· 그저 편한 숙소만 있으면 돼·”

“그럼 마을 최고의 숙소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우린 극빈 대접을 받으며 선두에 선 촌장을 따라 마을 최고의 숙소라는 곳에 도착했다·

주민 총합이 200명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

“····”

“?”

그 낮은 기대에 안성맞춤이라도 한듯 마을에서 최고 간다는 숙소는 최고에 속하지 못 한 여타 숙소들은 대체 어떠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름했다·

겔리다보다 작은 마을을 수도 없이 들렀었고 ‘최고’라 칭하던 숙소에 수도 없이 묵었었지만 이처럼 후줄근한 숙소는 처음이었던 터라 헤벌쭉 웃고 있는 촌장을 의아스런 눈으로 보아야 했다·

수년 간 무쇠깡통단에게 시달렸을 테니 재정 상황이 좋지 않으리란 건 당연히 이해한다·

숙소가 관리되지 못 했던 것도 당연히 이해한다·

길목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무쇠깡통단 덕에 여행객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됐을 테니까·

단지 먼지가 앉고 곳곳에 거미줄마저 치인 상태의 숙소를 ‘최고’라 언급한 것이 의아할 따름이었다·

그러한 의문을 담아 촌장을 보았고 촌장은 그 의문스런 시선에도 함박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마치 이 숙소가 마을의 명소라도 되는 것처럼·

“허허허· 사실 여긴 숙소가 아닌 저희 집안에서 관리하는 곳입니다· 보물이 숨겨져있지요·”

“보물?”

자신만만한 촌장의 얼굴에 의문은 커져만 갔고 촌장이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와서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나직히 말한다·

주변엔 우리뿐이었고 낮말을 들을 새도 없는데 말이다·

“저희 집안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가보가 있는 곳이지요·”

“···그런가·”

딱히 가보라 부를 만한 요소는 안 보이는데·

평범한 숙소였고 관리 안된 숙소로 밖에 안 보이는데·

촌장네 조상님들께선 대체 뭐가 그리 특별해 거창하게 가보랍시고 남겨 놓은 걸까나·

시큰둥한 표정으로 숙소 내부를 둘러보자 촌장이 재차 속삭임을 건네왔다·

“주신께서 특별하신 분을 보내어 마을을 보살피셨듯 이 숙소 뒤편에도 주신께서 특별한 힘을 내리시었답니다·”

“뒤편?”

“예· 그 힘이 너무도 신통하고 영험하여 외부인에겐 극비에 부쳐 지켰으나 귀공들께선 주신의 말씀을 행하시는 분이니 숨길 필요는 없겠지요·”

“····”

대체 이 후줄근한 숙소에 어떤 대단한 힘이 숨겨져 있기에 이리도 뜸을 들이는 걸까·

그리고 집안 대대로 지키고 있는 가보를 어째서 이리 허름한 곳에 숨기고 있는 걸까·

뜸이 과하면 밥맛이 없어지듯 기대되지 않는 그 가보란 것의 개봉박두에 홀로 야단법석인 촌장을 재촉하려던 찰나·

“그럼 주신께서 저희 겔리다 마을을 위해 내리신 영험한 은총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촌장이 우리를 이끌고 숙소 뒤편의 뜰로 향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주신의 영험한 은총이자·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를·

“····”

과연 촌장이 뜸을 들이고 주신의 은총이라며 유난을 떨었던 것이 이해될 정도로 훌륭한 가보였다·

다만·

“····”

그 가보는 중세인들에게 있어 경탄을 할 그리고 주신의 힘이라 여겨야 할 것이었고 현대인인 내겐 일반적이면서도 익숙한 것일 뿐이었다·

뒤뜰의 중앙에 위치한 자그마한 연못·

연못 주변을 수놓고 있는 푸르른 정원수·

잔잔한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새하얀 수증기·

‘온천이네·’

야외 노천탕이었다·

**

“허허허!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불의 신 파이론께서 꺼지지 않는 불 이터널 플레임으로 신들의 목욕탕을 영원히 데웠다던 신화가 바로 이곳에서 펼쳐졌던 것입니다!”

풍덩·

새하얀 수증기 속으로 몸을 담궜다·

온몸을 뜨끈히 감싸는 열기에 사르르 아이스크림처럼 뇌가 녹아내릴 것만 같다·

등을 기대고 훤히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 온천을 이터널 플레임으로 영원히 데워지고 있는 신들의 목욕탕이라 소개하던 촌장의 얼굴이 선명히 그려진다·

《신들의 목욕탕인데 우리가 이용해도 괜찮겠나?》

《그럼요! 귀공들께선 주신께서 보내신 사자이시지 않습니까·》

《···뭐· 알겠네·》

우리를 주신의 심부름꾼으로 여기며 집안 가보인 신들의 목욕탕을 쾌척하는 촌장의 호의를 어찌 거절하겠는가·

하여 한겨울에 즐기는 환상의 온천욕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품은 얼굴로 일행들을 둘러보았고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 가보가 신들의 목욕탕이라 믿는 촌장의 자부심에 흠이 갈까 싶은 눈빛으로 시선을 교환했었다·

《과연 집안의 가보다워요· 아름다운 경관이네요·》

《허허· 실제로 보는 건 아니· 신들의 목욕탕을 두 눈으로 보게 되다니 영광이로군·》

《···이건 그냥 온처··· 읍읍·》

하마터면 레이첼의 직설이 산통을 깰 뻔했지만 나의 잽싼 블로킹으로 촌장의 함박미소를 지킬 수 있었다·

《허허허! 그럼 씻을 것과 닦을 것을 챙겨오겠습니다·》

그렇게 촌장이 물러갔고 그렇게 난 현대에서도 즐겨보지 못 했던 노천탕을 만끽 중이었다·

집안 대대로 수호하고 있는 가보 신들의 목욕탕이 그저 자연적 현상으로 생긴 온천이란 걸 알게 된다면 촌장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

굴착 기술만 있다면 겔리다 마을을 고대 로마 시대의 공중 목욕탕처럼 북부령 최고의 온천 마을로 만들어 가문의 영광이 되겠지만 공중 목욕을 터부시여기는 중근세시대의 폐쇄적인 문화는 온천 마을을 박대할 터였다·

어쨌든·

“용천수가 흔한 현상은 아니긴 해·”

초자연적 현상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중세시대상의 논리로라면 당연한 반응이긴 했다·

역병을 신들의 저주라 여기며 벼락을 신들의 분노라 여기며 홍수를 신들의 징벌이라 여기는 그들에게 이 자연 온천은 신들이 이따금씩 지상으로 내려와 몸을 씻고 간다 여겨지는 신성한 장소인 것이다·

화산지대에선 흔히 보이는 것이 온천이지만 일반적인 지대에선 보기 힘든 것으로 지층의 진동이나 마그마로 인해 생긴 지열로 데워진 지하수가 연약한 지반을 뚫고 올라오는 것을 용천수라 한다 했다·

그렇게 솟아오른 용천수가 한 곳에 고이면서 만들어진 자연 온천은 당연히 드물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엘페리온 왕국엔 화산지대가 전무했으니까·

고대 로마 시대에도 온천을 이용했다는 역사는 있지만 그것이 흔하지 않은 데다 공중 목욕이 터부시되는 사회가 중세시대였고 정보 전파력까지 낮아 이처럼 온천을 신화에 빗대어 신성히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가보라 했고 ‘수호’라는 명목 아래 가문의 비밀로 부치고 있다 보니 이것을 자연 온천이라 이야기해주는 이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크~ 좋~다·”

노천탕에 몸을 푹 담근 채 계획에 없던 온천욕을 즐길 따름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신들의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노천탕이 선사하는 맛은 훌륭했다·

그렇게 난생 처음 노천탕의 묘미를 즐기고 있는데·

드르륵·

숙소와 뒤뜰로 연결된 출입문이 열렸다·

촌장 또는 렌들러 영감이 닦을 것을 가져다주려는가 싶어 고개를 돌렸는데····

“레··· 레이첼?”

두 눈을 사로잡는 실루엣은 다름 아닌 레이첼이었다·

긴 면수건으로 몸을 두른 레이첼이 뒤뜰로 들어선 것이다·

그리고 면수건으로 조인 몸은 그 굴곡을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었다·

특히나 조인 가슴의 상단부로 봉긋하게 솟은 살은 다소 야시시하기까지 했다·

“숙소 바깥에 경비를 부탁해두었습니다· 함께 해도 괜찮으신지요·”

···이미 목욕 차림인데?

“뭐 사 상관은 없는데····”

“그럼·”

스륵·

발끝 먼저 담궈 수온을 확인한 레이첼이 이내 노천탕에 전신을 담군다·

나의 맞은편에·

으음···

남녀혼탕이라니·

우리 스승님 의외로 개방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셨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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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Transmigrated Into A Tragic Romance Fantasy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curious about what a female-oriented tragic romantic fantasy was like, so I skimmed through only the free chapters. And then… “…Ha.” I found myself transmigrated into one of the main male characters, destined for tears of regret, exhaustion, and obsession. So, the first thing that had to be done was… “I, Elden Raphelion, hereby declare my withdrawal from the competition for the betrothal of the Third Northern Duchess.” To escape this trag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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