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7
GGRF가 끝난 다음·
락페 글이 올라올만한 커뮤니티들은 대부분 다 난리가 났다· 주로 Group Sound 관련 이야기로·
[1일차 고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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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a ★★★★☆
얘들 홍대 패왕인걸로 아는데 여기서 봐서 상당히 반가웟음
그리고 근본메탈밴드답게 놀기도 좋더라 사람은 좀 적긴 했는데 lol
확실히 퀄이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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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볼라운지 ★☆☆☆☆
제일 기대했던 밴드 중 하나지만 들었을땐 상당히 실망이었음
세팅을 잘 못한건지 뭔지 사운드가 다 묻혀;
보컬도 불안하고 믹싱이 안된건지 음
억지슬램이 화룡점정이었음 무슨 시발 잔잔한곡에 슬램치고 있는거보고 웃겨서 영상찍으니까 뭐라고 하더라 lol
여튼 좀 듣다가 그냥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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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운드 ★★★★★
솔직히 제일 기대 안했던 밴드
얼마전까지 나는 얘들을 현재 락씬 최대의 거품밴드라고 생각했음
근데 아님
걍 이새끼들은 음악 자체를 잘함 lol
더 할말없고 걍 가서 들어보셈
마지막에 라이브투어 하던데 얼마가 되던 예매하는게 남는 장사임
일이년 안에 월드투어 돌면서 한국에 없을 애들이니까
그리고 나 기타같은거 좋아해서 하수연 기타 쓰는거 봤는데 재즈마스터에 커스텀 엄청 한 것 같더라 세팅이 궁금해짐 lol
– 단체로 무슨 최면어플이라도 맞았나 왤케 다들 이런반응이지
ㄴ 걍 안가보면 모름
ㄴ 가보면 안다
– lol 얼마전까지 그사 그냥 개씹거품밴드라고 까던 놈이 회개했네
ㄴ 처음에 얼굴보고 오 했는데 나중에는 얼굴이고 뭐고 볼 시간 없음 그냥 존나 뛰어노느라 lol
[웨이브랭스 트윗 lol]
Wavelength @wavelength
(오늘 페스티벌 무대 정말 좋았습니다! 약간 관중들이 지쳐있었던 게 느껴지던데 앞선 무대를 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그들의 공연을 보고 우리도 팬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아래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그녀들은 최고의 밴드 중 하나일 겁니다!)
http://youtube·com/~~~
얘들 뭔데 그룹사운드 기습찬양하고있냐
– 걍 가서 들어보면 안다니까 lol
– 공중정원 아닌게 의외네
ㄴ 공중정원 말고 일모도원이 하이라이트였음 나는 솔로 그렇게 잘 치는 사람 한국사람중엔 못봤다
– 나 걔네 음악 다 들어본 거 같은데 왜 저건 모르는 곡이냐
ㄴ 저거 피지컬 앨범 한정 음원임 lol 에코사운드 어디 뭐 인수되고 난 다음에 장사 엄청 잘하더라
단 하나의 불호도 없이 완벽하게 호평으로 점령된 커뮤니티· 오히려 보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을 보고 [아니 바이럴 아니냐?] 라고 말했다가 역바이럴이니 힙스터 소리를 들으며 쫒겨나는 상황·
그리고 Group Sound가 호평을 받은 이유는 단지 무대의 수준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에 그사 공연 보면서 오랜만에 슬램뽕맞고 펑크 들으러 다시 가고 싶더라]
요즘 뭔 락페 가면 다 억슬 억슬
잔잔한 곡에 슬램하고 뭔 여성 슬램존 이런거 만들고 앉아있고
심한거는 핏도 안만들고 슬램한다음에 남한테 눈치주고 lol
그지랄 보면서 하 이제 나도 개틀딱 됐나보다 요즘락페 진짜 적응 안된다 싶었는데
그룹사운드 공연 보니까 곡을 그냥 슬램 서클핏 이런거 다 할 수 있게 편곡을 해 놓고
구간 나눠 놓고 이제 멤버들이 리드하더라
베이스가 막 마이크들고 이야기하고 키보드가 분위기 만들어주고 드럼이 템포 잡아주고마지막에 기타가 슬램 들어갈때 뽕 주고
막 유도하면서 급해지고 이러면 사람들 탈 안 나게 템포조절 해주고
진짜 노래도 노래인데 그 공연 역량 자체가 말도 안됨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지가 의문임 무슨 공연 짬 10년 20년 먹은 밴드마냥 그렇게 하고 있음
진짜 너무 좋더라
– 이 할배가 글 쓴거보니까 진짜 좋았나보네 ㄷㄷㄷㄷ
ㄴ 걍 나는 오늘부터 그룹사운드 수호단 되기로했다 얘들 공연 나오는거 다 보러갈라고
ㄴ 할배 얘들 공식 팬클럽도 있음 가입하면 선예매 혜택 준다고 함 lol
ㄴ ㄹㅇ? 당장 가입하러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증언하는 이야기·
단지 그냥 무대에 올라가서 우리 이런 곡 합니다 들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같은 공연이 아니라 관객들과 진정으로 ‘호흡하는 공연’· 그로 인해 진정으로 사람들을 뛰놀게 했다는 그런 증언·
그런 증언이 나온 상태에서 발표된 Group Sound의 전국 라이브 투어 발표는 음악 커뮤니티를 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표를 사고 봐야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고 [진지하게 프리미엄 가입해봐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할 때·
[종로구비공식명예구민 @GRPSNDFCnonOff
대박 ㅠㅠㅠㅠ 오늘 무슨 택배 온다길래 시킨 게 없는데?? 싶었는데 온거 까서 보니까 우리애들 친필 사인 시디 ㅠㅠㅠㅠ]
[종로구비공식명예구민 @GRPSNDFCnonOff
이번 락페 기념 팬서비스로 프리미엄 가입 전원한테 피지컬 음반 뿌린거래요 ㅠㅠ 애들 전원 사인한 거 보고 진짜 행복해서 가슴터지는줄···프리미엄 가입한 과거의 나 너무나도 고맙다!!!]
구 팬클럽 회장인 아윤이 올린 사진 한장· Group Sound Premium 회원을 위한 멤버 전원 친필 사인 피지컬 앨범· 페스티벌 버전 음악 자체는 전체 다 유튜브로 무료 공개되었으나 친필 사인 피지컬 앨범은 프리미엄 회원들만을 위해 제작되어 발송된 한정판·
이로 인해 팬서비스까지 확실하게 해준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프리미엄 가입을 막을 심리적 장벽은 없었다· 늘어나는 가입자와 그 가입금은 Group Sound의 매출 중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 * *
“그런데 솔직히 말이야·”
“응?”
이제는 별 일이 없어도 모이게 된 회사 사무실· 현아는 학교 강의를 들으러 간 상황이라 모인 것은 세 명 뿐· 노트를 보며 고민을 하고 있던 그를 상념의 바다에서 끌어낸 것은 이서의 목소리였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듯한 톤·
“우리도 말이지·”
“뭐·”
“우리도 이제 막 어디 음악방송 이런 데 나올법 하지 않아?”
“음···”
그 이야기인가· 그는 머리를 살짝 꼬았다· 물론 나올법하긴 했다· [공중정원]과 [별이 되어가는 것]은 이미 차트에 뿌리를 박은지 오래· 요새 말로 ‘로봇’이나 ‘스밍 총공’ 없이는 발을 들여놓기 힘들다는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도 점점 오르고 있는 순위를 보면 그들의 곡이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건 분명해보이긴 했다·
“내 친구들이 그런다고· 너 이제 막 진짜 유명해진 거 같은데 왜 음악방송에는 안 나오냐고· 자랑하고 싶은데 나오질 않는다고 막 뭐라그러더라고· 내가 문제는 아니잖아 그게·”
“그러고 보니 내 친구들도 그랬었지·”
학교 친구들 다인수현채린 3인방· 요즘 밴드 활동에 집중하느라 그 녀석들에게 소홀했더니 너를 우리가 도와준 것이 얼마인데 같이 놀아주지도 않고 우리를 이렇게 대우하느냐며 마구 뒹굴길래 표 나오는 대로 공짜로 주겠다며 달래놓긴 한 상황·
그런데 그 3명도 그런 소리를 했었다· 음악방송에 왜 안나오냐고· 뭐시기 뮤직뱅크라던가 그런 것들· 꼭 그런 곳에 나와야 하는가 싶긴 했지만 어찌됐든 아이들에게는 그런 곳에 나오는 것이 성공의 척도 중 하나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건···
“다른 밴드들도 안 나오잖아· 나와봐야 핸드싱크 하고· 그거 이유 알어? 물론 당연히 모르겠지·”
“너 말을 좀 기분나쁘게 한다· 내가 왜 당연히 모를 거라고 생각하냐?”
“그럼 알어?”
“아니 모르는데·”
태클을 걸고는 이서의 대답에 피식거리며 비웃는 서하· 하지만 주먹을 쥐어보이는 이서의 대답에 살짝 수그러든 모습이었다· 역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이다·
‘쟤는 어째 더 힘이 세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음방은 기본적으로 이제 밴드 세팅이 안 되어있다보니까 밴드 세팅을 할라면 돈이 들지· 그게 전에 누가 말하기로는 1회에 1억정도 든다고 했던 것 같은데·”
“1억?? 야 지랄좀 그만해· 뭔 1억이야·”
“뭔 지랄이야· 진짜라니까· 그래서 밴드들 안 나오고 나와도 핸드싱크 하는거라고·”
그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노트로 시선을 돌렸다가 시끄러움에 노트를 덮었다· 싸움인 건지 대화인 건지· 예전에는 그래도 데면데면한 사이더니 일본 갔다 와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저렇게 으르렁거리고 있는 녀석들·
“와 우리 팬클럽 숫자 봐· 엄청 늘었네·”
어느새 화제가 전환되었는지 핸드폰을 붙잡고 그렇게 말하고 있는 이서· 얼마나 늘었는지 보려는 그의 동작에 이서가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확실히 많이 늘긴 한 숫자· CD 발송때보다 두배는 늘어난 것 같긴 했다·
“이거 이전처럼 그 사인 또 시키는 건 아니겠지? 손 다 부서지는 줄 알았음·”
“그렇게는 안 하겠지·”
이서의 말에 그는 그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이틀인가 걸렸던 사인· 확실히 손이 아프긴 했던 일이었다·
“근데 사람 이렇게 많으면 좀 있으면 그냥 팬클럽만 가지고 서울콘 사람들 다 채우는 거 아냐? 그럼 이제 일반인들은 티켓팅 구경도 못하고 그러는 건···”
“그게 가능하겠냐·”
“가능할 수도 있지!”
“야 가입비가 7만원이 넘는 걸 그렇게 많이 가입을 하겠냐· 대한민국에 무슨 부자들만 사는 것도 아니고·”
또 한번 충돌하고 있는 두 명을 보며 그는 생각난 김에 지방 투어의 무대에 대해서 떠올렸다·
‘장소에 맞는 스테이지 설계나 음악 편곡을 좀 해야 할 텐데· 현장을 보고 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가능할까·’
고 팀장이 줬던 자료·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는 곳들의 위치· 콘서트 홀도 있고 작은 공연장도 있고 아예 공연장이 아닌 곳도 있다· 대부분이 정규 콘서트를 벌일 수는 없는 열악한 환경· 좀 큰 카페 수준인 곳도 있는 걸 보면···
‘이런 데는 공연이 가능한가· 고 팀장이 다 생각이 있긴 하겠지만·’
그는 생각했다· 이런 곳에 출장을 가서 공연을 한다면 인력을 최소화한다 할지라도···이동만으로 적자가 분명해보이는 그런 일·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기 위해서라지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그저 인디 밴드 최초 전국 투어 타이틀을 얻고 싶어서? 친근한 밴드 전국적 밴드라는 이름을 얻고 싶어서 이런 것을 기획한 것일까·
‘내가 봐온 고경민 팀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긴 했는데·’
그는 머리를 매만지며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 뭔가 생각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이렇게 하려는 것이겠지·
* * *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은 사실 전무후무한 일이긴 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고경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생각했다· 하긴 그렇겠지·
“다들 공연장 리스트를 보셨으니 아실테지만 지방 공연은 일부 대형 홀 외에는 다 적자입니다· 그 폭이 대단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도대체 어느 인디밴드가 적자를 무릅쓰고 지방까지 가서 공연을 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으려고 하는가· 그렇게 생각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실제로 사장님도 저에게 그 이야기를 하시긴 했죠·”
고개를 끄덕이는 좌중들· 고경민은 회의실 내를 슥 훑어보더니 옆에 쌓인 자료를 하나씩 배포해주었다· 뭔가 익숙한 로고가 찍힌 ‘우리 회사’에서는 만들지 않는 형식의 자료· 외부에서 온 것이 분명해보이는···
“그동안은 협의 중이었던 일이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이제는 협의가 완료되었기에 투어 장소도 확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여기서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고경민은 그렇게 말하며 회의실의 문을 열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등장에 이혜인과 정유영을 빼고는 다들 술렁이는 사람들· 그 또한 마찬가지의 심정이었다· 저 사람들이 뭐기에 갑자기 소개를 하는 건지·
“이번 우리 라이브 투어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아주실 제작진 여러분들입니다·”
그랬던 생각은 경민의 말에 끊겼다· 그가 눈을 찌푸리며 잘못 들었나 생각하는 동안 이서가 “네?”라는 외마디를 내뱉었다·
“이번 전국 라이브 투어는 이 분들과 함께 진행할 겁니다· 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밴드 투어 일정 전체를 다큐멘터리로 만들 예정입니다· 지상파에서 방영할 목적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