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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Chapter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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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80

혜인과 통화를 하고 돌아온 고경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놓고 그는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제가 알기로는 이 근처 공원에 지붕이 있는 야외 공연장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공연장이라기보다는···공원 내에 지붕이 있고 무대가 있는 그런 시설이 있는 것 뿐이지만요·”

이야기를 하자마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아차린 듯 했다· 그는 그런 낌새에 종지부를 찍듯 말했다·

“이미 전액 환불은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그냥 현실이에요· 하지만 전액 환불을 하고 그만둔다면 공연을 보기 위해서 예매한 사람들의 돈은 돌아올지 몰라도 그 기회는 날아가버리는 것이니까· 기회 보상 차원에서 공연을 한번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다큐멘터리 팀이 있는 만큼 그는 언어를 조금 순화시켰다· 하지만 역시 짬이 있는 만큼 그 말을 듣고 머리를 잠시 굴리다 고개를 끄덕이는 팀원들·

“좋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런 쪽으로 가는 것이 나을 듯 하고···위치가 어디죠?”

경민의 말에 그는 지도상의 위치를 짚어주었다· 다행히도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닌 그런 위치·

“제가 홀 대관팀이랑 이야기를 하고 여기 관계자랑 시청 관련 과랑 협의를 좀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정 과장은 박 대리랑 수연 학생 데리고 가서 공연장 규모 좀 파악하고···공연 할 수 있는 곳이겠다 싶으면 빠르게 장비 대여하고 취소 안내하면서 동시에 그쪽으로 오라고 이야기도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정유영의 대답· 고경민은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숙소 바깥으로 나가 사라졌다· 그리고 정유영이 부산스럽게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그는 다른 아이들을 깨웠다· 지금 현재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서·

“그게 가능할까?”

원래 일정대로라면 한 3~4시간 뒤에나 일어나야 할 아이들· 그렇기에 비몽사몽한 상태의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그는 전력을 다해 설명했다· 그 결과가 방금 전 받은 서하의 질문이었다·

“가능하냐니·”

“그래도 거기 천석 정도 홀이었잖아· 그리고 오늘 음향 세팅이나 곡 리스트들도 다 거기에 맞춰서 짜여진 거였고· 그런데 갑자기 야외공연장 형태가 되면···”

“힘들겠지·”

“힘든 수준이 아니라···내가 보기엔 너라도 이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리허설을 할 수 있을 시간이 되면 모를까 지금 시간상 리허설을 하고 들어갈 수도 없다면서?”

공연 전에는 리허설을 꼭 하고 들어간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 그것은 무대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철칙과도 같은 것이다· 음향을 세팅하고 계획된 무대와 다른 점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필수인 것이 리허설이며 그 때문에 Group Sound도 철칙을 계속 지켜왔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허가가 안 나니까· 그 공간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르고 빌린다 해도 음향 장비가 바로 도착하는 것도 아니며 세팅을 할 시간조차 빡빡하다· ‘공연장도 아닌 곳’에서 ‘비가 내리는 날씨’에 ‘리허설 없이 공연’이라니 공연으로서는 최악 중의 최악 중의 최악의 선택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보기엔···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경험을 시켜주는 것 보다 그냥 환불을 하고 넘어가는 게 나아· 너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한···”

“그런 건 걱정하지 마·”

평소와는 달리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서하의 말투· 하지만 그는 부드럽게 말을 끊었다· 불가능해보이는 일? 맞다· 기존에 해왔던 연습 기존에 계획된 무대···그런 것들을 다 물리치고 아무것도 없이 원점에서 시작한다· 매우 힘들어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부정했다·

“할 수 있어· 내가 할 수 있다는 게 아니야·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거지· 이때까지 겪어왔던 일들에 비하면 이런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는 손을 뻗어 다른 아이들의 손을 모았다· 살짝 떨려오는 손들· 항상 태연한 척 해도 심드렁한 척 해도 괜찮은 척 해도···결국 이 애들도 어린 아이들이다· 18살 19살· 아직 20대조차 되지 못한· 이런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생기면 패닉에 빠지는·

“걱정하지 말고 나를 믿어· 우리는 오늘 관객들에게···확실하게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수 있을 테니까·”

* * *

손을 꼽아가며 기대하고 있던 Group Sound의 공연 당일·

하지만 오전에 갑자기 날아든 문자는 그의 기분을 확 잡치게 만들었다· [공연 장소로 예정되었던 ···콘서트 홀의 장마 누수로 인한 시설 피해로 이번 Group Sound ···공연은 취소되었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티켓 금액은 전액 환불될 예정이며···] 라는 내용의 문자·

‘아니 뭐 일이 이래· 하필 내가 보러가는 날 보러가는 홀에서 누수가 터진다고? 시발 세상이 나를 억까하네·’

그는 Group Sound의···팬이라고 할 것까진 아닌 사람이었다· 그들의 음악을 전부 들어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료 팬클럽이니를 가입하고 라이브 영상을 하나하나 다 찾아보며 자체 컨텐츠 같은 것도 볼 정도는 아닌· 그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정도·

그런 그가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 Group Sound의 공연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역시 접근성이었다· 연극이니 뮤지컬이니 어쩌구니 이런 것들은 가끔 시 지원 받아서 올지는 몰라도 가수나 밴드 콘서트 같은 건 진짜 드물게나 온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내가 들어본 음악을 하는 애들이 온다? 이건 갈 수 밖에 없지···가 의식의 흐름이었다·

‘진짜 온다면 팬 되려고 했는데 역시 취소인가·’

그는 그렇게 한숨을 쉬며 핸드폰을 책상 위에 덮어놓았다· 그냥 일이나 해야 될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울리는 핸드폰의 진동· 이번엔 또 무슨 스팸문자냐···생각하며 쳐다본 화면에는 예상 외의 이야기가 떠 있었다·

[이번 Group Sound 콘서트 취소와 관련하여 예상치 못하게 피해를 겪으신 Group Sound 팬 여러분들을 위하여 무료 야외 콘서트를 아래와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

1· 공연 일시 : ···]

‘무료 공연이라고?’

“무슨 일 있어요 대리님?”

그가 그 문자를 보고 눈을 의심하는 사이 옆 자리의 여직원이 질문을 던졌다·

“어? 아 아니· 별 일 아닌데· 어 음···김 주임 혹시 그룹 사운드라고 알아?”

“그룹 사운드···어···들어봤는데·”

“그 노래는? [공중정원]·”

“아 그건 알죠! 혹시 그거 부른 애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이 그룹 사운드였구나· 어 가수가 아니라 아이돌인가?” 라고 혼잣말을 하는 김 주임·

“사실 오늘 걔들이 여기 와서 콘서트 하는 날이거든· 나도 그거 보러 가고·”

“그래요? 재밌겠다·”

“그런데 공연장에 물 새서 취소한대·”

“네? 와 그럼 못 보시는 거에요?”

“근데 오늘 그 거기 그···공원 야외공연장 있잖아· 오늘 공연 취소됐다고 거기서 무료 공연 한다던데· 가 볼 생각 있으면 김 주임도 가 봐·”

퇴근 후·

그는 옷을 갈아입고 공원으로 향했다· 아직도 지지 않은 해·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꽤나 운치가 있었다· 더운 것은 짜증났지만 그래도 비가 내리는 날이라 버틸 만 한 것 같은 느낌·

‘어씨 그래도 사람 많은데·’

야외공연장 근처에 도착하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공연장 무대 안에는 최소한의 바리케이트가 쳐 져 있고 지붕 밑으로는 사람들이 세팅되어있는 의자에 앉아 있거나 혹은 돗자리를 깔고 있는 모습·

‘이런 공연장에서 공연이 가능할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우산을 접고 무대 근처로 다가가보았다· 바삐 오가는 스태프들 사이 서 있는 네 명의 여자아이· 악기를 잡고 이런저런 소리를 내 보는 걸 보면 저 애들이 Group Sound인 것이 분명해보였다·

“안녕하세요·”

세팅되어 있는 의자 중 하나에 앉아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세팅이 완료되었는지 인삿말이 들려왔다· 하지만 팬들의 박수나 환호도 그들의 말도 공연장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묻혀 제대로 잘 들리지 않았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정말로 죄송합니다· 갑자기 콘서트 홀에 누수가 일어났다고 해서···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이런 일 저런 일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어찌되었든 여러분과 저희가 정식 콘서트에서 만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특별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점에 감사를 해야 할지···뭐 세상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

빗소리는 조금 더 거세진다· 나름 크게 소리를 내고 있던 스피커도 그 소리에 살짝 묻힌다· 지붕 바깥에는 이미 거의 다 져 가는 노을과 그 그림자를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빗물이· 무대에 있던 기타를 멘 소녀는 지붕을 잠시 바라보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들어주세요 [별이 되어가는 것]·”

어쿠스틱 버전의 [별이 되어가는 것]· 그도 많이 들어본 노래였지만 이번엔 또 약간 달랐다· 라이브 느낌을 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녹이 슨 울타리를 지나

전봇대를 넘어 또 그 앞으로

원형 도넛을 파는 가게

지난한 일상의 매일이 여기 있어

곡이 진행되면서 그는 뭔가를 깨달았다· 전면으로 나선 것은 키보드다· 상당히 아름다운 마치 독주곡과 같은 느낌으로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는 키보드· 기타는 적절하게 도움만 주고 있고 베이스와 드럼은 존재감 정도만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비어있지 않은 것 같은 곡· 이것은 왜일까·

‘···빗소리!’

세차게 혹은 약하게· 제 멋대로 울리는 빗소리가 지붕 캔버스를 강타하는 바로 그 소리· 후두두둑 떨어지거나 스르륵 흐르거나· 미약하지만 지붕 밑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들을 수 있는· 지금 눈 앞의 아이들은 그 소리를 이용해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세면대의 칫솔

말라붙은 비누

물때가 낀 거울

그 속에서

우리는

별이 되어 갈지도 몰라

그리고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베이스와 드럼이 2절부터 들어오기 시작한다· 잠잠했던 곡에 열기가 더해지고 끓어오르는 분위기·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그는 공연장 옆을 둘러보았다· 뭔가 점점 마치 노래에 꼬인 것처럼···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 * *

몇개의 곡을 끝낸 후· 그는 잠시 손을 풀며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왠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많아진 듯한 인파· 딱 봐도 오늘 공연 예매했던 사람들보다 많은 것 같은 느낌에 그들의 주력 팬층인 2030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연령층도 있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예매를 하고 공연을 왔을 수도 있지만···

‘그냥 무료로 누가 공연한다고 하니까 한번 와 본 건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머리를 꼬았다· 뭐 좋은 일이었다· 애초에 전국 투어를 계획한 것 자체가 전 연령대에 다가가자는 것이었으니까· 그런 시도는 조금 더 있다가 이루어질 예정이었지만 여기에서 우선 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아가씨!”

“네?”

그의 상념을 깨운 것은 어느새 바리케이드 근처로 다가온 노인 한명이었다· 스태프들이 부리나케 뛰어가는 사이 노인은 더 접근하지는 않고 다만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를 했다·

“내가 듣고 싶은 노래가 있는데 여기에는 노래 부르는 사람이 몇 없어가지고· 혹시 노래 하나만 불러줄 수 있는가?”

“어···뭐 네· 아는 노래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 말에 곡명을 말해주는 노인· 다행히도 아는 노래에다가 기타만 있어도 되는 노래였기 때문에···그는 “잠시만 앉아 계세요 어르신·” 이라고 대답하고는 마이크를 잡았다·

“잠시 쉬는 시간이었는데 어떤 분께서 곡을 하나 신청해주셔서· 제가 아는 노래이다보니 반가워서 한번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괜찮으신가요?”

네~ 하는 소리· 그는 대답을 들은 후 멜로디를 떠올렸다· 꽤나 옛날 노래다· 그가 기타를 잡고 열의를 불태우던 시기의 곡· 튕기는 기타 소리에 곡을 알아들은 몇몇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한번쯤 말을 걸겠지 

언제쯤일까 언제쯤일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붙여오겠지

시간은 자꾸 가는데 

집에는 다와가오는데 

왜 이렇게 망설일까 

나는 기다리는데

환호와 박수가 섞인 소리· 공연장 안 의자에 앉은 사람들보다는 외곽으로 혹은 저 바깥에서 우비를 쓰거나 우산을 쓴· 그런 사람들에게 터져 나오는 반응·

시간은 자꾸 가는데

집에는 다 왔을텐데

왜 이렇게 앞만보며 

나의 애를 태우나

말 한번 붙여봤으면 

손 한번 잡아 봤으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천천히···걸었으면···”

다시 한번 터져나오는 박수·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큰· 그는 기타를 치던 것을 관두고 아까 곡을 불러달라고 했던 노인을 보았다· 눈물을 글썽이는 얼굴· 

저 노인이 어떤 이유에서 그에게 곡을 불러달라고 했는지는 모른다· 그저 그는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럼 이제 다음 곡 가보겠습니다· [어쩌면 그 곳에] 들어주세요·”

* * *

다음 날·

[(칼럼) 장마도 막지 못한 환호···진정한 예술을 나는 그들 ‘Group Sound’에게서 보았다]

[공연이란 무엇일까· 음악 무용 연극 등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공연을 본다는 것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방은 이러한 공연 내지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프라와 수익성의 문제로·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문화인도 사람이고 그들도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 이곳에 당장 어제에· 나는 진정한 예술을 그들에게서 보았다···]

그런 내용으로 지역 언론에 난 기사는 뭔가의 발단을 알리는 듯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1· 삽입곡

송창식 – 한번쯤

유키하나 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늦을 뻔 했지만!! 어떻게든 쓸 수 있었습니다!! 후원에 감사드리면서!!

오늘의 추천곡은 やくしまるえつこ(야쿠시마루 에츠코)의 僕の存在証明(나의 존재증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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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Seo Myung-jeon, a famous guitarist known in the industry, suddenly dies one day and possesses Ha So-yeon, an Iljin high school girl who suffered a severe head injury in an accident while riding a shared kickboard and went into a vegetative state. Afterwards, while living as Ha So-yeon, she formed and performed in a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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