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Chapter 235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235

“새 앨범이요·”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전에 한번 정유영 과장이 이야기를 하긴 했었다· 일본 활동을 위해서 새로운 곡을 발매할 필요가 있다고· 수연도 거기에 동의하긴 했었지만···

“네!”

“앨범이나 곡이나 뭐 만들겠다고 해서 갑자기 팍! 하고 튀어나오는 건 아니긴 한데요·”

“역···역시 그렇겠죠?”

자신도 약간 염치가 없는지 살짝 수그러드는 정유영 과장의 표정· 그 얼굴을 보면서 수연은 말을 이어갔다·

“뭐 곡 자체는 준비되어 있긴 하지만···”

“아니 곡 이미 있으면 굳이 그런 말을 왜 한 건데?”

어처구니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이서· 그 말에 수연은 답했다·

“나라고 만능은 아니라는 거지·”

“연수 너를 만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걸· 못하는 거 엄청 많잖아· 일본어도 못해 분위기 파악도 못해 패션도 소질 없고 이쁜 말도 못 하고···”

“거기까지만 해라·”

“그기끄지만훼라~”

수연은 이서의 볼을 확 잡아당겼다· “아야야!” 하는 비명소리가 그 옆 입을 통해서 흘러나왔지만 수연은 손의 힘을 풀 생각이 없었다· 얘는 진짜 날이 가면 갈수록 자신을 놀리는 데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기분이라니까·

“그럼 EP 완성은 얼마 정도 걸릴까요?”

“일단 뭐 공수···작업에 들어갈 수 있는 날짜가 얼마정도 투입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예전에 잡아둔 것도 있어서 빨리 완성되긴 할 거에요· 빨리 완성되긴 할 건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말을 흐린 수연에게 질문을 던지는 정 과장· 문제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다만 수연은 조금 일본 활동 시기에 발매할 음악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것이 있었을 뿐·

“곡의 방향성에 대해서 조금 생각을 해 본게 있어서요·”

“너 전에 그 들려줬던 그거 말하는 거야?”

서하의 질문에 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코 고의는 아니었지만 서하에게만 들려주었었던 곡· 지금까지 Group Sound가 해왔던 음악과는 약간 결이 다른· 가장 비슷한 음악을 따지자면 정규 1집의 [日暮途遠]과···콘서트에서 선보였던 현재로서는 미발표인 신곡 [현실](가칭)·

“저희한테···비밀로 하신 게 있는···건가요···?”

“와 개 섭섭하네· 우리는 뭐 믿음을 못 준다 이건가? 서하랑만 막 상의하고···”

“왜 이야기를 그쪽으로 자꾸 몰아가냐?”

“애들이 질투가 많아서 그래· 쟤들은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 그러니까 이제 막귀들 빼고 음잘알들끼리 이야기를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반감이 막 생기는···”

“언니가 음악에 대해서 뭘 알아?”

“적어도 니 음악 센스는 니 패션만큼 구리다는 건 알고 있지·”

“야 너 바깥으로 나와·”

“오냐·” 하면서 나갈듯 말듯 이서를 놀리는 서하를 수연은 어깨를 눌러 앉혔다· 지금 중요한 이야기 해야 하는데 도대체 뭐 하고 있는 짓들인지·

“곡의 방향성이라니···무슨 문제 같은 게 있는 건가요?”

“문제라고 할 건 아니긴 한데요·”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긴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작곡해온 곡들은 철저하게 Group Sound에 맞춘 곡들이었거든요· 시장이 지금 좋아하는 곡이 어떤 것인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곡은 또 어떤 것인가· 그런 걸 상당히 고려해서 곡을 만들어왔는데·”

물론 ‘하수연’이라는 아티스트의 자아를 완전히 배제했다고는 할 수 없긴 했다· 완전 상업적으로 만들면 더 성공할 것 같은 곡이 있어도 수연 자신이 생각하기에 ‘더 나은 느낌’이 있다면···항상 그런 쪽으로 방향을 틀어오긴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곡들이 온전히 수연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쓰여진 것 또한 아니었다· 애초에 수연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기도 했고·

“이번에 말씀하신 것 듣고 준비했던 Ep도 그런 방향이었거든요·”

“네·”

살짝 긴장한 것이 느껴지는 정유영 과장의 얼굴· 아까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장난을 치던 멤버들 또한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수연은 알이 없는 안경을 살짝 밀어올린 후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제 컬러를 지금보다는 조금 더 많이 넣고 싶어서요·”

“수연 님의 컬러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머리를 살짝 긁적이는 정 과장· 그러나 수연은 지금 이 타이밍이 이런 말을 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하고 있는 형태의 음악에 대해서 수연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슨 자신이 소위 ‘락꼰대’니 ‘락틀딱’이니 하는 그런 사람도 아니거니와 애초에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그런 식으로 음악을 만들 리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러면서도 수연은 가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日暮途遠]과 같이 무슨무슨 향 첨부 그런 음악 말고· 진짜 100% 자신 취향으로 자신의 음악으로 만든 그런 앨범·

‘물론 실제로 앨범을 만들 때는 그런 식으로 되진 않겠지만···’

밴드 멤버들 또한 곡을 쓸 테니까(애초에 이것은 수연도 희망하는 부분이었다· 집단 창작이라니 얼마나 로망있는 이야기인가!) 완전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성향에서는 탈피하고 싶은 것이 수연이 가진 생각이었다·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해서 조금 놀라셨을 수도 있는데요·”

“아 아하하···아 네! 뭐 약간 그런 걸 부정할 수는 없네요!”

“지금이 딱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은 어찌됐든 시장 자체가 작고 앨범을 잘 사지 않는 문화잖아요· 하지만 일본은 시장의 크기도 크기고 문화적으로도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지금까지의 기조를 조금 틀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 싶어서·”

“흠···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런 수연의 말에 정 과장은 대답하며 볼펜을 딸깍거렸다· 약간 길어지는 침묵 속에 앉아있는 사람들· 딸깍대는 소리가 조금 불편해질 즈음에 정 과장이 입을 열었다·

“일단 당장에 뭔가 결정을 하기는 힘들 것 같긴 하구요· 저 혼자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은 아니니까·”

“네·”

그렇게 말하는 정 과장의 얼굴은 몇 가지 감정이 섞여있는 듯 보였다· 수연은 그 얼굴에서 뭔가를 읽어내려고 했지만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다·

“일단은 이렇게 하시죠! 지금 현재 저희 명의로 나온 곡들 중에 번안할 수 있는 곡들을 최대한 번안해서 라이브 공연이라던가 활동에 사용을 하고! 그렇게 하면서···음···”

“뭐 저도 당장에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래서 말인데···”

“네 말씀하세요!”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타국에 나와서 돈을 계속해서 소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긴 하지만·

“당분간은 좀 물론 공연을 안 한다는 건 아닌데···저희 밴드 멤버들끼리 시장조사도 할 겸 라이브 하우스들 돌면서 어떤 음악들이 주로 들리는지 공연 좀 관람해보려고 하거든요· 가능할까요?”

* * *

이서는 비칠비칠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는 이불을 개고 몸을 쭉 폈다· 위에 있는 서하는 평소대로라면 이미 깼을 시간이지만···어제 밤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직도 자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 그거 청소 안 했구나·’

그런 모습을 보다가 어제 밤 거실의 술판을 청소하지 않았다는 것에 생각이 가 닿은 이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털레털레 거실로 향했다· 그리고 목격한 것은 이미 쓰레기를 다 집어넣고 청소를 마치는 현아의 모습·

“언니가 다 치웠어요?”

“네···”

“좀 더 빨리 일어날걸·”

흐물대며 웃는 현아· 이서는 캡슐 커피 머신을 딸깍 누르고는 요란하게 작동하는 소리를 들으며 탁자에 앉았다·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했다·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요?”

“네?”

“연수가 이야기했던거·”

“음···”

그 날 이후 이서의 뇌리를 쭉 지배해왔던 생각은 바로 수연이 던진 화두였다· ‘우리의 Group Sound의 컬러를 바꾸고 싶다’· 이서는 그런 생각을 단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상당히 당황했다· 수연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수연···님은·”

“응·”

“우리한테···창작에 참여하라고 맨날···그러셨잖아요?”

“그렇지·”

“이번 일은···그런 말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긴 해요·”

하지만 현아는 그리고 이 자리에 있지는 않지만 서하 또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어찌 보면 상당히 늦은 것이라고도 생각했고· 왜냐하면 둘은 애초에 기본적으로 창작의 길을 걷는 예체능 계열의 인간이었기 때문에·

“그런가?”

“사실 수연 님이···작곡을 거의 전담하시는데···그 작곡을 본인 취향에 따라···못 만드는 것 그 자체가···조금 좀···”

흠 하면서 이서는 머리를 살짝 매만졌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찌 보면 당연한 문제기도 했다· 이서 자신이 작곡을 전담했다? 그러면 자기 마음대로 곡을 만들었겠지·

‘아니 그럼 연수는 자기 취향도 아닌 곡을 이때까지 우리를 위해 맞추면서 만들어줬단 말이야?’

이서는 순간 ‘천사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이 세상에 만약 천사가 있다면 정체를 밝힐 때 수연은 아마 가장 마지막 즈음에 이름이 불릴 사람일테니까· 당장 연습때 하는 것만 봐도···

커피가 쪼르르 나오는 소리를 듣고 이서는 일어서 커피를 가져왔다· 살짝 거품이 있는 검은 색·

“뭐 수연 님도···당장 뭐 어떻게 하자···그렇게 말한 건 아니니까요···”

“그렇긴 해·”

현아의 말을 들으며 이서는 커피를 홀짝였다· 한순간에 뭔가 판단을 내리고 그럴 문제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결국에는 수연의 뜻을 따르게 될 것 같긴 했다· 그것이 옳은 것도 있지만···

‘수연이가 우리의 리더니까·’

밴드의 시작은 이서 자신이었지만 그 이후 밴드를 이끌어가는 것은 수연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리더를 믿어야 하지 않을까· 이서는 그렇게 생각하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햇볓이 쨍쨍한 것이 왠지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 * *

밴드의 방향성 문제는 잠시 접어 두고·

수연과 아이들은 공연을 몇 차례 하면서···동시에 발 닿는 라이브하우스란 라이브하우스는 다 가보았다· 마치 15년동안 음악을 듣지 못하고 감옥에 갇혀 있던 사람마냥·

“혹시 연락처 좀 드려도 될까요?”

그러면서 수연은 상당히 많은 밴드들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수연 자신이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쪽에서 연락처를 주겠다고 한 경우였다· 

수연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외국의 인기 밴드가 왔는데 어떻게든 인맥을 만들어보고 싶은 것 아니겠는가·

‘대부분 어중이떠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밴드 대국이라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는 알 것 같다고 수연은 생각했다· 엄청날 정도로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음악을 하는 밴드가 꽤 많았기 때문이다· 왜 소위 말하는 ‘메이저 데뷔’를 안 하는지 궁금할 정도로·

그리고 하나 더 느낀 것은·

“진짜 장르가 다양하네·”

“한국이랑은 완전 다른 느낌이긴 하지·”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를 공연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이서· 서하의 대답은 수연 자신의 생각과 일치했다·

‘장르의 다양성’·

한국 음악 시장이 천편일률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무슨 유토피아처럼 되어있다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더라도 수연이 느끼기에는···두 시장은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음악도 일본에서는 꽤나 많이 들리는 느낌·

“어때? 가능성 있어 보여?”

“음···”

이서의 질문에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그동안 들어왔던 라이브 하우스의 음악도 그렇고 실제 일본 음악 시장도 그렇고·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나 싶은 환경· 

‘뭐 결국은 한국 가서 회의를 한번 해보긴 해야겠지만···’

다른 업무(예를 들어 가사의 번안에 머리를 깨고 있는 이서라던가) 때문에 일정이 밀리고 있긴 하지만 최종 결정은 결국 한국에서 회사 사람들과 같이 내려야 할 터였다· 왜냐하면 Group Sound는 수연 자신의 개인 밴드가 아니었으니까· 

모두의 밴드였으니까·

그렇게 이어지던 수연의 상념을 끊은 것은 핸드폰의 진동이었다· 수연은 계단을 걸어올라가 라이브 하우스 바깥으로 나갔다· 살짝 데워진 밤 공기가 약간 불쾌했다·

“네 전화받았습니다· 하수연입니다·”

[“수연 님! 저 정유영입니다! 지금 라이브하우스 가 계실 것 같아서 전화드렸는데···”]

“네 말씀하세요·”

[“혹시 일본 TV에 출연 의사 있으세요? 섭외 전화가 와서요·”]

“···그룹 사운드 전체가요?”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말에 수연은 살짝 의아했다· 벌써? 언론 취재니 인터뷰니 섭외는 많이 온다고 하던데 TV까지? 그리고 정 과장 자신이 이야기하지 않았나? 신비주의 전략상 그런 건 거절할 것이라고·

[“아니요! 수연님만 혼자! 전설의 기타리스트를 찾아라 뭐 그런 방송이라던데!”]

하지만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프로그램의 이름에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공개 님 4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네르푸 님 1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추천곡입니다!

Bill Withers – Ain’t No Sunshine

감사합니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Seo Myung-jeon, a famous guitarist known in the industry, suddenly dies one day and possesses Ha So-yeon, an Iljin high school girl who suffered a severe head injury in an accident while riding a shared kickboard and went into a vegetative state. Afterwards, while living as Ha So-yeon, she formed and performed in a ban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