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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Chapter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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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3

“일단 일본에서 음반을 안 내보셨을테니 설명을 약간 해 드리자면· 이미 통보 받으셨겠지만 컨셉트를 정해야 됩니다·”

이시모리는 그까지만 말하고 저쪽 직원 구체적으로는 하수연을 쳐다보았다· 알아들은 것인지 아닌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하수연은 약간 지루하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꺾고 있었다·

‘처음부터 저러고 있다니 정말 젊은 애들이란···’

“귀사 [레이블 에코사운드]에서 어느정도 제작비 지원을 해주신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지원을 받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코스트 다운이 중요하니까요· 최대한 예산 내에서 해결을 하는 것이 우선이니 너무 거대한 컨셉트는 잡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한 후 이시모리는 자신이 뽑아 온 3가지 컨셉트 시간을 내밀었다· 그 자료가 상대편에게 넘어가는 사이 이시모리는 자료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제가 뽑아본 컨셉트입니다· 첫 번째는 통상적인 걸즈 밴드의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SCANDAL SILENT SIREN···그 외에도 많이 있긴 하지만·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간다는 그런 느낌이죠·”

교복을 입은 소녀라던가 혹은 그 연령대에 맞는 옷을 입은 아이들이라던가· 제멋대로 서 있는 그런 느낌· ‘젊음’ ‘패기’ 라던가 하는 것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어필할 수 있는 컨셉·

‘이런 쪽이 아무래도 좋겠지· 아무래도 외모가 되어주니까···’

원래도 걸즈 밴드는 외모를 어느정도 타긴 한다· 하지만 오늘 목격한 저 얼굴을 볼 때 이 컨셉으로 가면 질 수가 없다는 것이 이시모리의 생각이었고···또한 오늘 이시모리가 밀어붙일 방향이기도 했다·

‘애초에 안전한 길이 있는데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

자체프로듀싱을 해 왔다고 하니 자기들이 계획한 컨셉 자체는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이시모리는 신경쓰지 않았다· 왜 그쪽으로 가야 하는가? 성공 확률이 높은 길 아니 거의 보장되다시피 한 길이 있는데 굳이 그런 쪽으로 갈 이유가 있는가·

“그 외에도···”

“저희는 따로 생각한 컨셉이 있는데요·”

역시나· 이시모리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손깍지를 낀 채로 ‘하수연’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얼굴에서 뿜어나오는 미인만이 내보낼 수 있는 아름다움과 살벌함이 공존하는 기세· 그 기세에 약간은 주눅이 들면서도 이시모리는 말을 내뱉었다·

“뭐 자체 프로듀싱 권한을 달라고 하신 시점에서부터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하지만 공동 프로듀싱인 만큼 제 이야기도 조금 들어주시죠·”

“말씀 해보세요·”

“일단 일본에서는 걸즈 밴드라는 게 어느정도 장르적으로도 정형화가 되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정형화가 되어있다는 것은 그 길을 따라가면 어느정도는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는 이야기이고···따라가지 않으면 이레귤러 취급을 받아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어차피 천년만년 ‘패기넘치는 여자애들의 우당탕탕 락 밴드 도전!’ 같은 컨셉을 써먹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을 때 쓰고 얻은 팬덤을 기반으로 나중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 그것이 걸즈 밴드의 정석과도 같은 루트·

“그런 점에서 보면 미리 컨셉이 정해져있다 하더라도 조금 방향을 트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악곡을 다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음·”

이시모리가 말을 마치자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더니 옆에 앉은 ‘정 과장’에게 한국어로 뭐라 말을 했다· 그러자 “제가 번역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정 과장· ‘일본어가 아직 서투른가?’ 라고 이시모리가 생각하는 사이 수연의 입에서 한국어가 흘러나왔다·

“뭐···‘청춘 여고생 밴드’ 컨셉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데 이미 곡들을 컨셉트에 일치시켜 놓은 부분이 있어서 컨셉트만 갈아버릴 수는 없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차라리 악곡 자체를 새로 다 짜넣더라도···”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공동 프로듀싱인데 왜 그쪽 이야기만 하십니까?”

일리있는 지적에 이시모리가 잠시 입을 다문 사이 수연은 가방을 뒤져 뭔가 꽤나 묵직한 자료를 꺼냈다·

‘본격적으로 준비해온 모양이지?’

아무리 그런다 한들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 한들 저쪽은 아마추어· 수많은 밴드의 앨범을 작업하면서 갈고닦아온 그의 감각과 논리를 이기기는 힘들어 보였기 때문에 그는 그 사실에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며 그 자료를 받아들어 넘겨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이···이건···!’

알아볼 수 없는 한국어 (가칭)이 쓰여진 뒤에는 앨범의 이름으로 보이는 글자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Before 80]· 

그리고 한장 한장 넘어갈 때 마다 이시모리는 경악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제목에 적혀있는 두개의 단어처럼 60년대 70년대 시절을 그대로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와 디자인들·

‘컨셉은···복고? 인가? 그런 어설픈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는 나오는 이미지들에 놀랐다· 그 시절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사소한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그냥 가만히 인터넷이나 책에서 조사만 하고 다녔다면 절대 떠올리지 못할 그런 것들까지· 그야말로 철저한 조사 그 자체가 기록되어 있는 자료집·

“이번에 작곡한 곡들이 전부 다 그 컨셉에 맞춰 작곡한 것들이거든요· 앨범 전체를 다 들려드릴 수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곡 하나만 일단 들려드리겠습니다·”

그가 그렇게 놀라고 있는 사이 수연은 그런 말을 하며 스피커를 세팅했다· 그리고 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이시모리를 한번 더 경악에 빠지게 만들었다·

네게 얼마나 이야길 해야 할까

혹은 얼마나 멀어 져야 할까

아직은 알 순 없지만

뭐 어쨌든

“···맙소사·”

곡이 재생되기 시작하는 순간 그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흘려버렸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따라할 뿐인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시절에 영감을 받아 뭔가를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마치 트리뷰트처럼 그 시절을 되새기며 대가들에게 찬사를 바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건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그 시절을 살아보기라도 한 사람 같은 느낌···’

눈 앞의 아이와 자신을 비교한다면 분명 자신이 그 시절에 훨씬 가까울 것이다· 얼마 걸치지는 않았더라도 그 시절에 살아봤고 자라오면서도 그 시절 컨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자신조차도 힘들거라고 생각될 정도의 재현도를 보여주고 있는 자료를 보며 이시모리는 느꼈다· 앨범 컨셉 대략적인 아트 디자인 악곡의 퀄리티와 악곡의 컨셉· 이 모든 것들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이건 분명히 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 * *

이시모리가 ‘(가칭)before 80’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꽤나 많았다· 락 음악의 음악적 원류 즉 50~70년대로 돌아가고자 하는 움직임은···창작자들 뿐만이 아니라 소비자들도 가끔씩 내보이는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SNS의 영향력이 폭발하고 바이럴이 판치는 현대 음악 씬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그런 복고적 움직임의 장약량을 늘리고 있다고 이시모리는 생각했다· 지금은 잠잠해도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할 정도로·

‘게다가 그 뇌관을 준비한 것 또한 이 애들이니까···’

[Rock in Japan] 인터뷰는 그 ‘복고’의 불씨가 타오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화약더미 위에 이 앨범이 올라간다면···

‘어떤 식으로 얼마나 터질지는 몰라도 아마 꽤나 오래 가긴 하겠지·’

이시모리가 그의 상사에게 “걔네들 제가 굳이 필요 없을 것 같던데요?” 라고 보고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 일본에 넘어온 뒤로부터 그런 세팅을 다 해 왔다는 것이니까· 

또한 세팅이 그렇게 된 이상 소위 그 ‘걸즈 밴드’를 밀어붙일 이유도 없다고 이시모리는 생각했다· 이미 저만큼 공을 들인 컨셉이 잡혀 있는데 거기에서 다른 컨셉을 가자고 하면 방해만 될 뿐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모리는 프로듀싱 과정에 참여했다· 저쪽이 다 한다 한들 일단 계약 자체는 ‘공동 프로듀싱’으로 잡혀 있는 상태고 게다가 그래도 본인이 한두마디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의외로 이시모리와 하수연은 죽이 잘 맞았다·

* * *

악곡의 레퍼토리를 결정한 후· 본격적인 레코딩에 들어가기 전 최종적으로 점검을 들어가는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단계·

이시모리와 하수연은 우선 전곡에 대해 예비녹음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본 레코딩에 들어가기 전 최대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보기 위해서·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룹 사운드 분들이시죠?”

“네! 수연이가 혹시 저희 이야기 안 하던가요?”

“어떤 이야기요?”

“혹시 욕이라던가···”

“너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냐·”

그렇게 일본에 도착한 Group Sound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작업 과정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준 뒤·

“그럼 일단 한번 들어가보자·”

Group Sound 멤버들은 바로 녹음실에 들어가 곡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며칠 전까지도 계속해서 곡을 연습했던 사람들처럼·

“퀄리티는 그렇게 뭐 완벽하게 안 뽑아도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프리레코딩이니까·”

“음···”

그런 이시모리의 말에 약간 불만이 있는 듯한 소리를 내다 녹음을 하러 들어간 수연· 이시모리는 무슨 일이 있나 싶었지만 그냥 녹음부터 하기로 했다·

“첫 곡 가시죠!”

그렇게 한시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후 살짝 지쳐서 나온 Group Sound의 멤버들· 이시모리는 그녀들에게 잘 했다고 격려를 해 준 후 엔지니어에게 말했다·

“녹음 잘 됐어요?”

“어 잘 되긴 했는데···이거 좀 음·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뭔가요?”

이시모리의 질문에 엔지니어는 모니터의 한쪽을 가리켰다· 완전 거슬리지는 않을 정도이긴 해도 약간 일그러진 파형· 

“이거 어디서인지 몰라도 노이즈가 약간 깔렸던 거 같아요· 녹음할 때는 이거 못 봤는데 음· 어디서 들어왔지·”

“어 그럼 녹음 다시 해야 되나?”

“뭐 이 정도는 그냥 지우면 되긴 하는데요· 퀄리티에 크게 상관도 없을 거고 애초에 어차피 가녹음이니까·”

“음···”

‘재녹음 하고 싶긴 한데·’

이시모리는 그렇게 생각하며 턱을 살짝 매만졌다· 아무리 가녹음이라도 원본 퀄리티 자체가 나쁜 상태라는 건 조금 그런 느낌· 하지만 이시모리는 한편으로 생각했다· 

‘젊은 애들이고 하니 그런 쪽의 생각은 조금 싫어하겠지·’

예전에는 이런 거 그냥 다 재녹음 떴는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럼 그냥 지우죠·” 라고 말했다· 그리고 엔지니어가 “그럼 그렇게···” 라고 대답하는 순간 하수연이 그들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했다· 

“아니요· 그냥 재녹음 하시죠·”

“재녹음요?”

“아무리 가녹음이라고 해도 프로의 레벨에 맞는 결과물이 나와야죠· 다시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다시요? 괜찮으세요?”

이시모리는 그렇게 말하며 무의식적으로 Group Sound의 멤버들을 쳐다보았다· 무슨 일인지 그를 쳐다보는 세 명·

“제대로 된 퀄리티가 나올 때까지 다시 해야죠· 그게 프로니까·”

그 말을 들은 이시모리는 박수를 치고 싶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아야 했다· 이게 진짜 프로고 이게 진짜 음악인이지· 이게 음악적인 자세지· 가녹음이든 진짜 녹음이든 하나하나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진정으로 노력을 다하는 자세· 그는 그런 생각으로 하수연을 바라보았다· 마주보는 눈은 마치 동지를 만난 듯한 그런 눈빛·

“그럼 다시 녹음해봅시다!”

“다시 해야 한다고? 아니 이거 가녹음이라며···”

“그냥 해· 수연이 한두번 겪어보냐·”

영혼의 동지를 찾은 둘이 신나하는 동안 이서가 중얼거리고 서하가 대답했다· 역시 다른 건 몰라도 음악에 있어 “얼마 안 걸린다” 내지 “그렇게 힘들게 안 한다” “금방 끝난다”는 수연의 말은 절대 믿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 * *

그리고 본 레코딩 첫 날·

사무실에서 다리를 달달 떨며 집중도 안 되는 사무업무를 하고 있던 하야사카는 컴퓨터 화면 우하단의 시계를 계속해서 흘끗흘끗 쳐다보았다· 시간이 너무 늦게 흐르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에· 

물론 퇴근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빨리 4시가 되었으면 했다· 그 때가 되면 그가 기다리고 있던 소식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든 다리를 달달 떨면서 맞이한 4시·

“다녀왔습니다·”

사무실 문에서 익숙한 목소리에 그는 벌떡 일어날 뻔 했으나···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틴 후 ‘아무런 관심 없다’ 라는 태도를 가장하며 모니터를 보았다· 하지만 그의 귀는 전방을 향해 힘차게 열려 있었다· 누군가 그에게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소리를 듣기 위해·

“하야사카 군·”

“···녜?”

그리고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그는 최대한 평정심을 가장하며 고개를 끼기긱 돌렸다· 그러나 혀를 씹는 것은 막을 수 없었고 그 소리에 사무실 어딘가에서 푸흐흣 웃음이 터지는 사이·

“자네···”

“네·”

“잘했어· 자네가 진짜 큰 건 물어왔구만·”

하야사카는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정말 듣고 싶었던 이야기· 오늘 내내 기다렸던 이야기· 그리고 방금 들은 이야기·

바로 와타나베 차장이 전해주기로 한 Group Sound의 레코딩에 관한 레이블 내부 평가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크아악!! 지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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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Seo Myung-jeon, a famous guitarist known in the industry, suddenly dies one day and possesses Ha So-yeon, an Iljin high school girl who suffered a severe head injury in an accident while riding a shared kickboard and went into a vegetative state. Afterwards, while living as Ha So-yeon, she formed and performed in a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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