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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Chapter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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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6

그는 오늘따라 가지 않는 시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5시 59분 30초 35초 40초· 몇 초의 시간을 더 기다린 후 정확히 6시 정각이 되었을 때 그는 목소리를 약간 높여 사무실에 이야기를 했다·

“오늘 다들 수고했어요·”

“퇴근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가보겠습니다!”

“하 쨩 안 가?”

“아 오늘 저는 남은 일이 조금 있어서···”

“한잔 하러 가자·”

난데없이 떨어진 정시 퇴근 명령에 감동하는 직원들· 그는 좋아하는 직원들을 보며 서류를 툭툭 쳐서 정리하고는 가방에 넣고 일어났다· 

“부장님 혹시 오늘 한잔 하시겠습니까?”

“권해준 건 고맙지만 오늘은 일찍 가야 될 이유가 있단 말이지·”

“아 아쉽네요·”

일찍 마쳐서 기분이 좋은 것인지 혹시 한잔 하겠냐고 자발적으로 물어오는 부하 직원들· 평소 같았으면 가자고 한 다음 부어라 마셔라 했겠지만 그는 한치의 고민 없이 제안을 거절했다· 

오늘 꼭 사야 될 물건이 있었으므로·

그가 평소의 퇴근길보다 약간 더 돌아가는 길을 택해 간 곳은 집 근처의 타워레코드 매장· 들어가자마자 흘러나오는 노래는 그가 오늘 찾는 앨범의 곡이었다·

‘확실히 인기가 있는 모양이네·’

매장 맨 앞에 마련된 최근 신보를 발매한 인기 밴드와 케이팝 그리고 쟈니스 아이돌의 특선 코너를 지나쳐 몇 발짝 더 들어간다· 그러자 보이는 또 하나의 특선 코너· 급하게 마련된 흔적이 명백해보이는 그 코너에는 조잡한 느낌으로 인쇄된 코팅 사진들과 함께 돈키호테풍으로 그려진 타이포그래피가 있었다·

“오! 나루오카 씨· 오늘 웬 일이세요?”

“음· 당연히 앨범 사러 왔지·”

“앨범요? 스핏츠 신보는 얼마전에 사 가셨잖아요·”

“그거 말고 이거·”

그는 자주 본 점원의 질문에 대답해주며 눈 앞의 특선 코너를 가리켰다· 그 말에 아~ 하는 탄성을 내며 맞장구를 치는 직원·

“이거 꾸미느라 고생했어요· 이렇게 잘 팔릴줄 몰랐다니까요·”

“그래?”

“말도 마세요· 지금 재고 있는 거도 첫날 저희 매장에 들어왔던 거 다 팔려서 바로 유통에서 받아온 거에요· 그나마도 지금 몇장 없구요·”

“어이쿠· 오늘 올지 말지 고민했는데 오늘 안 왔으면 못 살뻔 했구만·”

“빨리 사 가세요· 언제 나갈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있는 사이에도 그보다 약간 더 나이들어보이는 노년의 여성이 앨범을 집어든다· 나루오카는 그 모습에 뒷머리를 긁은 후 앨범을 집어들었다· 보통의 앨범과는 다른 묵직한 느낌이 꽤나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아버지 오셨어요?”

“목욕물 받아 놨어요·”

“고마워·”

씻고 몸을 담군 후 차근차근히 씻고 나오는 가족들과 밥을 먹는다· 오가는 대화는 별다른 것 없다· 그저 하루에 있었던 이야기들 정도· 그리고 방에 들어가려는 아이들을 내버려 둔 채 그는 오늘 사온 앨범을 뜯었다·

“뭐 사왔어요?”

“앨범· 노래가 좋아서 말이지·”

“당신 얼마전에 스피츠 앨범 샀잖아요· 그거 말고도 살만한 앨범이 있었나? 사잔(서전 올 스타즈)이 앨범을 냈나요?”

“아니 이번에 그거· [사랑은 지우개로 지울 수 없어]·”

“아···그 주제곡이었던가· 좋긴 했죠·”

바스락거리는 포장을 뜯고 나니 하드커버로 만들어진 케이스가 나온다· 플랫하고 간단하지만 뭔가 아름다운 모노톤의 표지· 안에 든 것은 얇은 크기의 사진집과 해설집· 그는 그 사진집을 잠시 쳐다보다가 일단 뒷쪽 봉투를 열어 시디부터 꺼냈다·

“얼마 주고 샀어요?”

“4천 4백엔이던가·”

“좀 비싸네요· 뭐 때문에 그러지?”

“이거 케이스 봐· 근데 뭐 생긴 게 이쁘게 생겼네· 저런 데 올려놔도 충분히 장식품처럼 보일 것 같은 걸·”

그는 그렇게 말하며 거실에 비치된 낡았지만 잘 관리되고 있는 시디플레이어에 앨범을 넣었다· 그리고 음악을 재생시키자 양 옆에 놓인 15인치 스피커에서 웅- 하는 소리와 함께 음악이 들려오기 시작헀다·

네게 얼마나 이야길 해야 할까

혹은 얼마나 멀어 져야 할까

아직은 알 순 없지만

뭐 어쨌든

낡은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느껴지는 악기들의 질감· 어느 하나 대충 뭉치거나 뭉갠 것 없이 확실히 분리된 악기들·

어제는 동네를 걸어 봤어

이미 꽃이 다 피어버렸더라

왜 나는 너와 이걸

보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듣는 사람을 절로 흥겹게 하는 멜로디· 그는 스피커를 통해 들려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절로 어깨를 들썩이고 고개를 끄덕이다 옆을 보았다· 그의 아내 또한 마찬가지로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곡만 들어도 뭔가 돈 값을 하는 느낌인 것 같구만·’

“어!”

그렇게 생각하며 흥겹게 아내와 둘이서 음악을 듣고 있던 와중 물을 마시러 나온 딸이 갑자기 외마디 소리를 내며 그에게 파바박 다가왔다· 손에 든 앨범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딸은 믿기지 않는다는 어투로 그에게 말을 했다·

“아빠도 이거 샀어요?”

“왜?”

“저도 이거 샀는데···”

그렇게 말한 후 딸은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방금 그가 뜯었던 것과 똑같은 앨범을 가지고 나왔다· 앨범 표지에 선명하게 박힌 이름 Group Sound·

“딸하고 완전 똑같은 걸 샀네요·”

“이런···돈 낭비했구만·”

“이게 왜 돈낭비에요· 우리 애들한테 돈 두배로 주는 거니까 두배로 응원하는 거지·”

“너보다 언니들 아니니?”

아내는 피식 웃고는 그런 말을 꺼냈다· 그러자 딸은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그에게 붙어서 설명을 해 주기 시작했다·

“그 어디 사진집이 분명히 있을텐데· 여기 있다· 여기 보면 이 애···언니가 리더고 기타거든요· 이름이 하 수연···”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기 시작한 딸을 보며 그는 속으로 웃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멀어지는 거리감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자식들과 가까워질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 * *

3만 4천장·

Group Sound의 정규 1집 앨범 [Out of Time]의 첫날 판매량이었다· 그 뒤로도 이틀차 1만 2천장 3일차 1만 5천장···그렇게 꾸준히 팔려나가던 앨범은 일주일만에 원래 목표치였던 ‘초동 3만장’을 넘어 초동 8만장에 도달했다· 

또한 이는 한국으로 판매되기로 결정된 3만장을 제외하고도 올린 수치였으며···신인 밴드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도 상당히 높은 판매량이었다·

“8만장이면 어느 정도인가요?”

“글쎄요· 초동 8만장이면···”

정 과장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뭔가 비교할만한 대상이 있을까· 떠올려보아도 딱히 와닿을만한 그런 대상은 없었다· 8만장이라는 수치가 그만큼 많기도 했고 어떤 의미로 보면 적기도 했기 때문이다·

“팬덤 꽤 쌓인 한국 여돌이나 남돌들이 일본에서 보통 그 정도로 팔죠! 5만장에서 10만장 정도?”

“꽤 파네요·”

“그 외에는 뭐 팬덤 좀 있는 아티스트들? 요새 유명한 가수들은 그만큼 팔아요! 한국에 유명한 사람들이라면 Ado Yoasobi···”

“네임밸류에 비해 의외로 판매량이 적네요· 우리가 많이 판 건가·”

“글쎄요· 인기 밴드들은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서 King gnu 같은 밴드는 한 30만장 팔고 스핏츠나 미스터 칠드런도 아직 10만장 넘게 파는 밴드고! 사잔도 제 기억에 얼마전에 발매한 거 한 40만장 넘었던 것 같은데!”

수연은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를 살짝 꼬았다· 많이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인기 밴드’ 반열에 들어갈 정도는 아닌가· 하지만 그런 수연의 표정을 읽은 것인지 정 과장이 살짝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중에 어떤 밴드도 첫 앨범을 8만장 판 밴드는 없으니까요! 그것도 투어 한번 없이!”

“···뭐 확실히 그렇긴 하죠·”

수연은 그렇게 말하며 그들의 앨범을 집어들었다· 꽤나 디자인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는 앨범· 하드커버로 만들어진 앨범의 안에는 수연과 아이들이 각각 60년대 70년대 80년대 풍으로 찍은 사진들이 멤버당 한장씩 총 15장 들어간 미니 사진집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을 넘겨보면···

“너 이거 진짜 진지하게 적은 거 맞지?”

“뭐?”

수연은 마침 화장실에 갔다 등장하는 이서를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무슨 이야기냐는 듯 두 손을 번쩍 들고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다가오는 이서·

“그건 뭔데?”

“의문의 포즈·”

“의문의 포즈라는 것도 있나?”

“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수연은 얘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싶어 얼굴을 잠시 쳐다보다가 다시 해설집으로 고개를 돌렸다· 악곡과 가사의 해설이 짤막하다면 짤막하게 길다면 길게 적혀 있는 그런 작은 책자·

“이거 봐· [Before too late는···꽤나 애착을 가지고 작업한 곡입니다· 저는 이 곡의 가사에서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시간들을 흘려보내잖아요·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새벽에 케이블에서 틀어주는 영화를 보다 보면 갑자기 그냥 모든 게 다 공허하게 느껴지는 때가· 마치 이 새벽에 나 혼자만이 깨어있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다들 착실히 살고 있다···뭐 그런 느낌이···]”

“다들 그런 적 한번이라도 있지 않나? 나만 그런가?”

수연은 얘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하는 심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 무슨 이제 만으로 스무살밖에 안 된 애가 저런 소리를 하고 있는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 세상을 살면서 많은 시간들을 흘려보낸다? 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가···’

수연은 오랜만에(사실 전혀 오랜만이 아니었다) 내면의 꼰대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다 ‘참아라 또 하나의 나···!’ 라는 인터넷에서 배운 푼수같은 ‘드립’이나 생각하면서 간신히 화를 참아냈다·

“그럴 때 있긴 하죠·”

“그렇죠?”

그리고 수연은 그런 어처구니 없는 말에 동감해주는 정 과장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티스트 케어라고 하기에는 뭔가 진심이 섞여있는 듯한 그런 느낌·

“약간 그 저는 그래서 밤에는 주로 예능 보거든요· 예능 재방송· 무한도전 같은 거 보고 있으면 왠지 같은 거 보고 있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아무튼 그래서 요즘은 새벽에 딴짓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을 막 날리고 있으니까 허무해서···”

“나이 들고 이제 일하시다 보면 그런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아 직장 생활은 이제 안 하시려나!”

“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세상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까·”

‘무시하자·’

수연은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렇게 생각하며 앨범을 다시 바라보았다· 

‘초동 8만장이라···’

솔직히 말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수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누가 한국에서 성공했다지만 일본에서 싱글 딱 하나만 그것도 디지털 싱글 한장만 낸 밴드가 초동 8만장을 팔아치울 것이라고 예상하겠는가· 당사자 밴드의 리더조차 그렇게 생각을 안 했는데·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유는 꽤나 있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앨범을 구매할 만한 재력이 되면서도 소장 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고연령층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을 했다는 점· 그러면서도 젊은 감각은 놓치지 않아(수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세련미가 남아있다는 점· 

앨범 디자인도 소장용을 넘어 어디 거실에 장식품으로 놓아둬도 어울릴 정도로 잘 되었다는 점· 그 외에도 인터넷에 찾아보면 [간만에 나온 걸즈 밴드라서 그냥 생각 안하고 구매했음] 같은 평도 있었고 뭐 아무튼 이유는 많았다· 구체적인 건 나중에 제대로 분석을 해 봐야겠지만·

‘그러고 보니 레이블 쪽은 어떠려나·’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던 수연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앨범 협상 과정에서 일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수익 분배율을 조정했던 게···수연이 기억하기에는 5만장 정도였는데·

‘초동 8만장에 한국 3만장까지 합치면 11만장인데···’

한참 초과해버린 판매량을 제니스 뮤직은 어떻게 생각할까· 뭐 수연 자신과는 그렇게 관계가 없는 일일지도 몰랐다·

* * *

“하야사카 과장님 그 이야기 들었어요?”

“네?”

Group Sound의 앨범이 릴리즈되고 초동 판매량이 측정된 후 얼마 뒤·

복도를 걷던 하야사카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작은 말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다른 팀 직원이었다·

“무슨 이야기요?”

“이번에 인사이동 있다는 거·”

슬쩍 다가와 비밀 이야기처럼 속삭이는 여직원· 하야사카는 머리를 잠시 긁었다· 정기 인사이동 때는 이미 지났는데 갑자기 무슨 인사이동일까·

“뭐 특별 인사이동이 있나보죠? 근데 인사이동은 왜요?”

“A&R팀에서 인사이동 있다던데 못 들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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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Seo Myung-jeon, a famous guitarist known in the industry, suddenly dies one day and possesses Ha So-yeon, an Iljin high school girl who suffered a severe head injury in an accident while riding a shared kickboard and went into a vegetative state. Afterwards, while living as Ha So-yeon, she formed and performed in a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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