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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Chapter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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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1

“레이블을···샀다고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혜인의 말에 명전은 어이가 없어서 반문부터 했다· 아무리 혜인이 돈이 많다 한들 개인의 돈으로 회사를 살 정도였단 말인가?

“아 정확하게 말하면 산 건 아니야· 산건 아니고 투자를 좀 크게 한 건데···”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 몰랐다는 표정으로 혜인은 자신이 한 일을 설명했다· 

1· 수연이 음악활동을 하는 걸 보고 혜인도 음악에 대한 관심이 좀 생겼다·

2· 그런데 이게 사람만 잘 고르면 수익이 꽤나 잘 벌릴 사업 같더라· 게다가 초기 자금이 엄청 필요한 것도 아니고·

3· 그렇다면 레이블을 사면 수연도 밀어주고 좋지 않을까? 사업구조의 다변화도 꾀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게 혜인의 설명이었다· 

“그게 샀다는 이야기 아니에요?”

이건 과연 팔불출 어머니의 마음인가 혹은 사업가의 마음인가· 사업에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도 되는 건가? 거 어디 유튜브 보니까 코스피가 오너 리스크인지 뭔지로 저평가받는다는데· 다 이런 것 때문 아닐까?

“아니 산게 아니라니까! 수연아· 엄마는 그냥 투자를 한 거야· 미래에 대한 투자·”

“정말 미래에 대한 투자 맞아요?”

“···그래 샀다고 하자·”

시무룩한 혜인의 대답을 들으며 명전은 생각했다· 세상 어느 엄마가 “아! 우리 딸이 음악 하는데 음반사를 사야겠다!” 라고 하나· 걱정도 과하면 방해가 된다· 애들은 놓아서 키우는 거지 언제까지 우쭈쭈 할 것인가· 실패할 줄도 알고 인생의 쓴 맛도 봐야 어른이 되는 법·

명전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꼬다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엄마’는 돈이 얼마나 많은 거지?’

혜인이 돈이 이렇게 많다면 굳이 뭔가 이렇게 세션 돌면서 돈 벌 필요가 없지 않나? 돈 필요할 때마다 “엄마 돈좀 주세요·” 이러면 “그래 수연아!” 이러면서 막 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던 명전은 고개를 흔들어 그 생각을 털어버렸다· ‘엄마’의 돈은 ‘엄마’의 돈일 뿐· 필요하면 지원을 받겠지만 그 외에는 자력으로 버는 것이 이치에 맞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 제 EP를 그쪽에서 내라는 말씀인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네·”

“엄마랑 같이 그 레이블에 가보지 않을래?  사실 엄마는 레이블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명전을 두고 혜인은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레이블의 경영상태는 서류상으로 볼 땐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제대로 운영을 하려면 좀 쳐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내부 사정도 제대로 체크하고 직원들의 상태도 점검하고·

“그런데 엄마의 편견일지는 몰라도 음악하는 사람들은 좀···그런 게 있잖아? 예술 이해 못하면 무시하는· 약간 그런 거·”

“없다곤 할 수 없죠·”

“그래서 수연이랑 같이 갔으면 좋겠어· 수연이는 음악을 하니까· 좀 말이 통할 거 아니니·”

서울 종로구에 산다고 서울 강남 사람이랑 말이 통하겠는가? 명전은 혜인의 이야기가 그런 레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알겠어요·”

그냥 그런 대답이나 했다·

* * *

그녀는 사무실 근처에 주차되는 벤츠 S클래스를 바라보았다· 내리는 사람은 2명· 직장인 여성이 분명해보이는 사람 한명과 교복을 입은 여고생·

“오늘 주주님? 투자자님? 아무튼 오신다고 하니까· 다들 정신 차려라·”

“네? 갑자기 왜···”

“몰라· 퇴근 시간 전쯤에 오신다고 했는데 내가 오늘 급하게 출장을 나가야 해서· 애들 사고치게만 하지 마·”

그런 말을 하고 자기 혼자 도망가버린 사장을 원망하며 팀장은 직원들이 사고를 제발 치지 말아달라고 기원했다· 

‘너무 젊은 애들만 뽑았더니 약간 개념이 없는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사장이 ‘음악에 뼈를 묻으러 왔습니다!’ 라고 말하는 애들만 뽑은 걸로 아는데· 그러다보니 일은 열심히 하는데···그 외의 부분이 영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김숙희 팀장이라고 합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인사를 해 오는 직원들· 사람들의 수는 적다· 40대 정도로 보이는 팀장과 20대 정도의 직원 몇명· 

그리고 럭키금성이 찍힌 선풍기 낡았지만 쌩쌩해보이긴 하는 에어컨과···대비되는 최신형 컴퓨터들· 영 궁핍해보이는 환경·

‘확실히 이런 일은 젊지 않고서야 못 하는 일이겠지·’

명전은 예전의 일을 떠올려보았다· 확실히 그가 살았던 시절에도 음반사나 레이블에 소속된 직원들이 돈을 잘 벌진 못 했지· 하지만 쪼들려가는 신세에도 사업을 계속 하거나 그런 쪽에 계속 종사했던 사람들은 아무래도 음악 산업에 공헌하겠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그런 것이 대단한 것 같기도 하고 미련한 것 같기도 하고· 인생을 내던지는 일 아닌가?’

“이쪽에 앉으세요! 그 커피···저희가 있는 게 그다지 없어서· 종혁아! 저기 투썸 가서 커피 좀 사와라·”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아뇨 그래도 투자자님 오셨는데·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아 라떼요· 따님은요?”

명전은 대답을 하고는 사무실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 사이 자기 카드를 건네주는 혜인·

“그 저희 대표님이 오늘 출장을 가셔가지고· 오시는 줄 알았으면 안 잡으셨을텐데···”

“아뇨 뭐···그렇게 신경쓰실 필요는 없구요· 자료나 몇장 보고 커피 한잔 하고 가려구요·”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돌아온 직원· 커피와 디저트 한두개를 탁자에 올려두더니 봉지에 가득한 디저트들은 자신들이 먹기 시작한다· 

‘저게 맞냐?’

커피를 사오랬는데 디저트는 웬말이요 그걸 자기들이 다 까먹는 상황· 명전은 화를 낼까 했지만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딸 서포트 해준답시고 회사를 산 사람에게 몇만원치 디저트값이 그렇게 크게 와닿겠는가· 당 땡길때기도 하겠지 뭐·

“주요 수입원은 이전에 듣긴 했는데요· 관련 자료를 볼 수 있을까요?”

“아 자료가···여기 있긴 한데· 지금 정리가 안 되어 있어가지고·”

“흐름만 파악하려는 거니까요· 서류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희주야 음원 판매 관련 서류 좀 다 뽑아와봐·”

지금 준비 안 되어있는데요···라는 대답에 미간을 찌푸리는 팀장· 혜인은 커피를 홀짝 마시더니 “일단 준비되어 있는 것만 보여주세요·” 라고 대답했다·

‘정리해보자면···’

팀장과 혜인이 서류를 정리하는 걸 보면 대충 끝난 것 같은 분위기· 그 사이에서 명전이 들은 것만 정리해보면 레이블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1· 유통대행 등을 맡으며 관리하고 있는 곡은 총 5천여 곡· 관리하고 있는 밴드와 가수 등은 약 100여 그룹이며 직접 관리하고 있는 인원수는 약 30명 정도 된다· 

2· 곡 심사는 내부 직원들이 한다· 그렇게 꼼꼼하지는 않고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

3· 프로듀싱 팀이나 연습실 같은 것은 없다· 자체 프로듀싱을 해 와야 하며 필요시 외부 인력 및 장소를 소개시켜줄 수는 있다·

4· 인디 차트 및 굿즈 샵 실물 음반 제작 등을 대행한다· 이 때 미술작가들과 협업을 하기도 한다·

‘손봐야 될 부분이 많겠구만·’

명전이 듣기에도 그런데 혜인이 듣기에는 어떻겠는가· 하지만 혜인은 사회인답게 미소를 지으며 다른 것에 대해서 묻기 시작했다· 주로 음악 관련 이야기·

“제가 이번에 투자를 하긴 했지만 레이블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게 아니라서요·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자신의 전문분야였던 아까 전과 달리 지금은 좀 다른 분야라서 그런 것일까· 싸늘했던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게 변해 있었다· 풀어진 분위기에 신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는 직원들·

“컨택을 오는 것들을 걸러내는 것 자체가 힘들단 말이죠!”

“그런가요?”

“그렇죠·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음악이라는 게 이게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거든요? 듣는 게· 그냥 들어서 듣기 좋다~ 하는 건 일반인들이나 듣는 이지리스닝 곡이고·” 

“저희같은 인디 레이블은 그 이상의 뭔가를 추구해야 하는데· 이게 훈련이 안 되면 잘 모르죠· 많이 들어봐야 알아요·”

중요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 좋은 건가· 팀장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짐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았다· 

“잘 모르시겠지만~” “아니 이런 게 좀 음악하는 사람들은 잘 아는데· 일반인들은 잘 몰라요·” “잘 아는 사람들은 다 알죠· 훈련이 되어야 알 수 있어요· 들어보셔도 잘 모를 거에요·” 같은···은연중에 남을 무시하는 이야기들·

명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습관이고 누구나 할 법한 말투· 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저런 말을 구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게다가 아까 들어봤을 땐 직원들의 귀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진 않았는데 저런 식으로 말을 하는가· 

‘디저트 건’과 엮어서 생각해보면···직원들의 근무 행태는 말 안해도 뻔했다· 아마 혜인이 전원 권고사직 형태로 잘라버리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저런 말 쯤 대충 뭐 흘려넘겨도 될 일이긴 한데·’

그러나 저렇게 “한번 들어보신다구요? 잘 모르실텐데···” 라고 말을 듣고 있는 사람은 뭐가 어찌되었든 ‘엄마’다·

그는 그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말이 좀 무례하신 것 같은데요·”

“네?”

“왜 자꾸 너는 모른다 우리는 잘 안다···그런 식으로 은근슬쩍 저희를 무시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묵묵히 있던 ‘투자자’의 딸이 갑자기 내뱉은 말· 살짝 당황스러워진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직원 중 한명인 지혜가 입을 열었다·

“그 무시하는 게 아니라···”

“무시하시는 거 맞지 않나요? 아무리 들어도 그런 것 같은데 그럴 자격이 되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고·”

종혁은 그 말이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말하며 직원들을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자기들은 무시해도 되나?

“아니 근데 사실 저희 말이 맞잖아요·”

“여러분 말이 맞다고요? 뭐가 맞아요· 아까 들어보니까 심사한 곡에 대해서 수익도 뭐 그렇게 잘 나오는 편이 아니라던데·”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들이 좀···”

‘딸’의 말에 바로 사과를 하며 종혁에게 사과하라고 눈치를 주는 팀장· 

하지만 종혁은 사과를 할 마음이 없었다· 정확히는 저 말을 듣기 전까지는 ‘투자자’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었으나 저 이야기를 들으면서 ‘삔또’가 확 상해버렸다· 

우리가 말이야 잘못 한 건 잘못 한거고· 투자자면 다인가? 음악을 모르는 것은 사실 아닌가? 자기들이 들으면 뭐 잘 아나? 경영적인 부분은 존중해주고 음악적인 부분은 존중받고·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 좀 심하시네·”

“말이 심한건 여러분들이겠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한테도 그런 말이 실례가 될 텐데 투자자한테 그렇게 말해도 됩니까? 그쪽도 뭐 그렇게 재능있고 그래보이진 않는데·”

“아니 수연아· 엄마는 괜찮으니까·”

갑자기 과열되어버리는 분위기에 말리기부터 하는 ‘투자자’· 

하지만 종혁은 이미 이까지 온 상황에 더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여기에서 사과해봐야 쪽팔리기만 하고 수습은 안 될 거 아닌가· 

종혁이 지금은 음악을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옛날에는 기타 좀 치고 음악 좀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무슨 투자자 명함 들고 들어와서 깝쭉거리나· 그것도 본인도 아니고 딸이·

“아니 음악 모르는 것 같은데 우리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투자는 고마운데 돈 내시면 단가요? 우리도 잘 모르면 그쪽은 뭐 잘 알까요?”

“김종혁! 너 뭔 미친 소리야· 이 새끼 지금 뭐 하는···”

“음악이 그렇게 쉽습니까? 들으면 성공하는 곡 바로 알게? 아니 뭐 저보다 음악 잘 안다고 생각하시면 저기 뭐 기타라도 몇번 쳐보시든가· 악기는 다룰 줄 알고 말하시는 거에요?”

심각한 분위기에서 난데없이 흡 웃는 투자자· 그리고 ‘딸’은 약간 어이없다는 듯 기타를 잡았다·

* * *

“그러고는 어떻게 됐어?”

“기타 쳐 주니까 조용해지던데· 분위기 완전 박살나고· 나중에 대표인가 그 사람이 전화와서 미안하다고 막 엄마한테 사정사정하고·”

“그런 사람이 진짜 있긴 하네·”

“세상에 별 사람 많잖아· 왜 내 근처에만 이런 사람들이 꼬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명전은 커피를 쭉 빨아들였다· 그러고는 어떻게 됐을까? 짤렸을까? 아마 정리하는 수순으로 가겠지· 애초에 혜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고·

“어쩔 수 없긴 해· 그런 곳은 열정만 가지고 적은 페이 받아가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 음···”

“누구는 적게 받고 일 안하나?”

어떻게든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쉴드쳐주려던 이서는 서하의 말에 침몰했다· 그렇게 웃던 분위기· 명전이 주현에게 온 쓰잘데기 없는 안부 확인 카톡을 읽고 대답을 해 주는 동안 다시 이서가 입을 열었다· 

“그런 사람들이 대단하긴 한 거 같아·”

“뭐가? 회사 인수한 사람 불러다놓고 음알못 취급하는 게?”

“그게 아니라···뒤가 없는 것 같은 느낌? 한국인은 본능적으로 뒷일을 두려워한다잖아· 최악의 상상을 하고 살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뒷 일 같은 것은 전혀 생각을 안 하잖아· 대단하지 않나?”

그게 어떻게 되지? 라고 중얼거리는 이서· 그 말에 명전은 갑자기 곡의 영감이 떠올랐다· 뒷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런 모습에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후반부 내용이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수정 전 : 어떻게든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쉴드쳐주려던 이서는 서하의 말에 침몰했다· 그렇게 웃던 분위기에서 다시 이서가 입을 열었다·

수정 후 : 어떻게든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쉴드쳐주려던 이서는 서하의 말에 침몰했다· 그렇게 웃던 분위기· 명전이 주현에게 온 쓰잘데기 없는 안부 확인 카톡을 읽고 대답을 해 주는 동안 다시 이서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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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TS Pretty Girl Guitarist’s Notes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3
Seo Myung-jeon, a famous guitarist known in the industry, suddenly dies one day and possesses Ha So-yeon, an Iljin high school girl who suffered a severe head injury in an accident while riding a shared kickboard and went into a vegetative state. Afterwards, while living as Ha So-yeon, she formed and performed in a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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