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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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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38

“피의 굴레란 하위의 흡혈귀에게 절대적인 강제력을 가하는 힘. 종주가 권속의 피를 직접 지배하기에 반항할 능력도 의지도 빼앗아 갑니다. 권속은 결코 종주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하나.”

웅성웅성.

몇몇 흡혈귀들은 지금이라도 리르의 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냐며 티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티르는 별다른 제지 없이 리르의 말을 들었다. 시조의 암묵적인 허락 아래 리르는 말을 계속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반역을 일으키고 피의 굴레를 끊어 홀로서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야 미식가의 위치에서 어머니의 피를 다시 맛볼 수 있을 테니까. 어머니를 아인으로 만들고 피를 나눈 저를 예일링으로 만들게끔 하고. 다시 저에게 피를 줘 아인으로 만드는 등 굴레를 비틀고 위계를 꼬아서 역천을 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에게 역천을 시도하도록 강요했죠.”

위에서 끊는 굴레는 나름 충격이었지만 그런대로 받아들일 만했다. 굴레를 씌운 사람이 거두어가는 것은 납득이 되니까.

그렇지만 굴레에 매여 있던 권속이 스스로 그걸 푸는 건 안 된다. 그들에게도 권속이 있었고 권속이 역천을 저지른다는 건 수족이 제멋대로 날뛴다는 뜻. 내 손발이 멋대로 움직인다는데 기뻐할 리는 없다.

흡혈귀들은 서늘한 눈으로 리르를 바라보았고.

“…결국 그게 아버지 목을 죄는 일이 되었지만요. 아버지는 결국 능력을 증명했군요. 제 손에 영멸했으니까.”

민심을 읽은 건지 리르는 그 방법을 언급하진 않았다.

글쎄 그게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도리어 그 방법이 전해지기 전에 흡혈귀들이 더더욱 죽이려고 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자기가 죽든 말든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거야?

아까부터 말이 묘하다. 살고 싶어서 읍소하는 줄 알았더니 한 것이라고는 재판정에서 자기 아버지의 죄를 낱낱이 고한 것뿐이었다. 엘더의 스캔들이라고 해도 스캔들은 스캔들이다. 이미 영멸한 사람의 위신을 깎아먹는 게 리르의 목적이었다.

저 사람 뭔가 미묘하게 뒤틀려있단 말이야. 타인의 생사에는 관심이 많아도 자기 생사에는 초연하다. 지금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느껴지지 않아.

“제가 감히 역천을 저지른 죄인이라면 저와 어머니가 역천을 저지르게 한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죄인입니다!”

조용.

홀에 적막만이 감돌았다. 일장연설을 토해낸 리르는 흡혈귀답게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시조의 말을 기다렸다.

정말 의외의 사실이었고 이 스캔들에는 모든 흡혈귀들이 놀랐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루스키니아를 네가 죽인 게 맞다는 말이렷다.”

“그러하옵니다.”

“이 재판은 엘더 살해의 진상을 가리는 일. 네가 어떠한 사정을 품고 있든 그건 중요치 않다. 네 사정이 결과를 가려주지는 않으니까.”

티르는 시조답게 자그마한 스캔들에 연연하지 않았다. 심장이 다시 뛰고 감각을 되찾았다고 해도 지나온 세월과 경험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사소한 사정 하나하나에 연연했다간 아무런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티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죄는 명백하다. 티르는 나지막이 그러나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엄숙하게 선고했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죄인 리르 나이팅게일에게 선고를 내리겠….”

“이의 있소.”

그 목소리는 가까이서 들렸다. 티르는 불의의 기습을 받은 것처럼 황급히 돌아보았다. 그녀의 시선에는… 손을 앞으로 척하고 뻗은 내가 있었다.

“휴?”

“티르. 달라요. 상황이 바뀌었어요.”

“바뀌었다니? 무엇이?”

“지금 저 발언. 일련의 말이 진실이라고 한다면… 이 재판 처음부터 뒤집혀요.”

터벅터벅. 나는 단상 아래로 내려갔다. 피고의 앞에 우뚝 선 나는 티르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리르 나이팅게일의 주장에 따르면 엘더 루스키니아 역시 피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 점에 대해선 참작의 여지가 없습니까?”

티르는 조금 당황했지만 차분히 나와 보조를 맞춰주었다.

“그럼에도 달라질 건 없다. 엘더를 심판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니. 루스키니아가 무슨 죄를 지었든 멋대로 엘더를 죽인 이상 처분은 피할 길 없다. 애초에 죽은 루스키니아의 죄를 찾을 수 없음은 둘째치고서라도.”

“엘더를 심판할 수 있는 건 오직 시조라고요? 그러면 엘더는요? 같은 엘더는 엘더를 심판할 수 없는 겁니까?”

나는 말하면서 슬쩍 발다미르를 돌아보았다. 그 역시 흡혈귀. 내가 하는 말에 동요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내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고 있는 걸 봐선 신경을 크게 쓰고 있긴 하지만.

“당연하다. 엘더라도 다른 엘더를 죽여서야 되겠느냐?”

그러면 이건 어떨까? 두 범인 사이에 숨어있는 진실은?

“‘다른’ 엘더가 아니라면요?”

“…뭐?”

흡혈귀에게 권속은 수족. 역천이란 수족이 제멋대로 움직여 제 목을 조르는 행위.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권속은 종주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리르가 저지른 일이 더더욱 놀랍고 믿기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나 수족은 자신의 일부다. 피를 나누어 몸과 마음조차 지배하는 권속이 움직여 자신을 죽였다면.

“그러나 만약 거스른 게 아니었다면요?”

우리는 그걸 자살이라 부르기로 했다.

“엘더 루스키니아 공의 죽음이 그 자신이 계획한 거였다면. 어떻습니까?”

낯선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심장이 차가운 흡혈귀라도 내 발언 앞에서는 침묵하지 못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그보다 몇 배는 시끄러운 속마음.

없는 증거와 왜곡된 기억 그리고 대세에 따른 판결만이 남을 거라 기대한 재판은 전혀 예상치 못한 정국으로 흘러갔다. 이쪽저쪽에서 갈무리되지 않은 함성이 터져나온다. 그 방향은 주로 엘더를 잃은 혈족들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아까 발다미르에게 상하체 탈부착 쇼를 당했던 아인이 외쳤다. 몸에 심은 깃털을 세워 전신을 부풀린 그녀는 위압적인 모습으로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미소 지으며 내 상대를 반겼다.

“오 반대편이 나오셨네요. 제 상대인가요?”

“흡혈귀가 자살을? 그게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흡혈귀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세상에는 자살이나 그에 준하는 시도를 하는 사람이 꽤 많거든요.”

“허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나 그러겠지요. 루스키니아 공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강력하고 잔혹하신 루스키니아 공께서 스스로 영멸을 선택하시다니!”

“글쎄요. 꼭 허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그러라는 법은 없어요. 아찔한 절벽을 맨손으로 오른다든지 이길 수 없는 상대에게 결투를 신청한다든지 단기필마로 적군 한복판에 돌진한다든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자 하는 이들이 위험에 몸을 던지죠.”

자기 권속에게 깃털을 심고 팔 관절을 두 개로 만들고 피막을 붙여 박쥐처럼 날게 하는 미치광이 엘더라면 피의 굴레를 꼬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지.

“제가 듣기론 고 루스키니아 씨도 매우 도전적인 분이었던 것 같은데 어때요? 당신이 아는 루스키니아 공은 그런 걸 시도할 만한 분인가요?”

“흥. 심증일 뿐. 어디에도 증거는 없군.”

흡혈귀는 그래도 흡혈귀였다. 그녀는 내 말에 휘말리지 않고 맹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애첩께서 말하는 건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뿐입니다. 말대로 루스키니아 공께서는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이라면 가능성도 있다 그건 명백한 사실… 하지만.”

아인은 손가락으로 리르를 가리키며 말했다.

“리르 나이팅게일. 그녀가 범인이라면 가능성조차 고려할 필요 없습니다. 그녀에게는 동기가 있고 시도하였으며 실제로 루스키니아 공의 진혈을 취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죄를 자백하기까지 했죠! 그녀의 짓이라는 건 명명백백합니다.”

듣고 있던 흡혈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의견에 보태듯 ‘그렇지’ ‘분명해’ 등등의 추임새가 들려왔다. 아인은 방청객들을 등에 업고는 시조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외람되오나 여기서 논점을 흐리는 애첩의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시조께서 명백해서 판단해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으음….”

‘휴에게는 미안하나 저들의 의견에는 틀림이 없다. 단순히 가능성을 제시한 걸로는 판단을 뒤집지 못한다. 그토록 저 아이를 살리고 싶었다면 미리 언질을 주었어야지. 하면 발다미르와 카빌라에게 말하여 무죄로 만들 수 있었거늘.’

어? 미리 말하면 그냥 무죄였어? 발상이 참신해서 떠오르지도 않았다. 시조쯤 되면 그게 가능하구나.

걱정 마시길. 나는 리르를 구하기 위해서 변호를 자처한 게 아니야. 진실을 알기 위해서다.

진실이 중요하다. 호기심은 거짓으론 채울 수 없거든. 

“동기. 시도. 증거. 피고는 셋 다 갖고 있다고 하셨죠.”

아인이 말한 세 가지 근거는 타당하다. 이게 군국 법정이라면 유죄가 실적이라는 점을 빼고서라도 유죄 판결을 내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는 공국. 흡혈귀의 나라.

“저는 능력으로 그 근거를 부정하겠습니다.”

“능력?”

“네. 능력으로요.”

권속이 종주를 거스를 수 없는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완벽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 나라에서는.

“권속이 종주에 반역할 의도를 가진 것. 그럴 시도를 한 것. 성공하여 진혈을 취한 일 모두가. 리르 나이팅게일 스스로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내일 안으로 한편 더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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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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