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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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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99

시바르가 러스트와 술래잡기를 하고 있을 무렵.

루나는 물 밀듯이 몰려오는 몬스터를 상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진짜 끝도 없이 밀려왔다.

그나마 피난민들이 각각 분리되어서 망정이지 한곳에 뭉쳐 있었다면 상당히 곤란했을 것이다.

유나이티드 아카데미는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성과 비슷한 곳이었으니까.

원래라면 기념탑 덕분에 숲이 성벽과 같은 역할을 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숲 전체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 이들이 한곳으로 돌격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촤악!

놀의 머리가 깔끔하게 분리되었다. 죽음을 인지하지 못한 것처럼 놀의 눈빛은 여전히 포악했다.

이윽고 놀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고 놀의 몸체 또한 바닥에 허물어졌다.

“후우.”

루나는 피를 흩뿌리며 절명한 놀의 시체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뒤이어 손에 쥔 검을 바라봤다.

마력을 거의 넣지 않았음에도 너무나 쉽게 분리되었다. 마치 두부를 베는 것처럼 말이다.

시바르가 선물해준 우스크 검.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준수하다.

덕분에 장기전으로 흘러갔음에도 체력적으로 거의 지치지 않았다.

“크워어어어!”

루나의 귓가로 흉폭한 포효가 찔러들어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봤다.

말에 탄 기사처럼 이쪽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오우거가 눈에 들어왔다. 놀과 마찬가지로 눈이 풀려 있다.

애당초 몬스터가 협공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이는 다시 말해 누군가 수작을 부렸다는 뜻.

루나는 검을 양손으로 쥐며 오우거를 향해 돌격했다. 그와 동시에 뒤쪽에서 누군가 외쳤다.

“화염이여! 빛처럼 쏘아져라!”

카랑카랑한 외침이 루나의 귀에 들어오고 머리 위에 뜨거운 빛이 세차게 지나갔다.

주홍빛을 발산하는 화염의 빛. 소용돌이처럼 뻗어나간 화염은 이윽고 오우거의 얼굴을 강타했다.

-퍼엉!!

화염의 광선이 오우거의 얼굴에 제대로 적중했다. 속도와 파괴력을 겸비한 마법.

다만 근본이 불이었던지라 오우거의 얼굴을 완전히 꿰뚫는 건 어려웠다.

“크아아아악!!”

충분하다. 무서울 것 하나 없던 오우거의 돌격이 주춤거렸으니.

오우거의 돌진력을 역으로 이용한 덕분에 피해는 배가 될 수밖에 없다.

루나는 그 즉시 두 다리에 힘을 박차 앞으로 달려갔다. 오우거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난 시바르처럼 못 하니까…”

시바르였다면 지금 이를 기회 삼아 머리통을 시원하게 쪼개졌 것이다.

자신도 오우거의 머리에 다다를 정도로 높이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다.

로드가 알려주길 리스크가 있는 전법은 가급적이면 쓰지 말라고. 리스크가 있더라도 뒷감당을 할 수 있으면 된다.

시바르는 점프 도중 오우거한테 맞아도 멀쩡하니 괜찮다. 하지만 자신은 아니다.

-서걱! 서걱!

이에 루나는 높이 점프하는 대신 오우거의 두 발목을 간결하게 베었다.

간결하게 베었으나 힘줄 그러니까 아킬레스건이 깔끔하게 잘렸을 터.

-쿵!

그 덕분에 오우거의 신형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제 남은 건 오우거의 목숨을 끊는 것.

아무리 덩치가 크더라도 몸이 완전히 넘어진 이상 처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콱!

루나의 검이 오우거의 머리를 정확히 관통했다. 얼마나 깊이 찔렀으면 머리를 넘어 땅까지 박힐 정도.

머리를 관통당한 오우거는 부르르- 떨다가 이내 축 늘어졌다. 완전히 절명한 것이다.

“수고하셨어요. 지금은 그게 끝이에요.”

검을 수거한 루나에게 그레이스가 다가왔다. 방금 전의 마법은 그녀가 발사한 것이다.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주위를 둘러봤다. 땅바닥에 몬스터들의 시체가 즐비해 있었다.

이 몬스터는 루나와 그레이스 둘이 처리한 건 아니다. 피난민 중에서도 실력자가 있었기에 그들이 큰 도움을 줬다.

“이제 더 없겠죠?”

“있다고 해도…”

그레이스는 그 질문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고개를 까닥였다. 저쪽을 봐라는 뜻이다.

이윽고 루나가 고개를 돌리니 사뭇 위엄 넘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시체들의 산. 그리고 그 정상에 당당히 올라서 있는 근육질의 거한.

-콰직!

근육질의 거한 손에 쥐어져 있던 무언가의 머리통이 완전히 분해되었다.

무슨 토마토를 으깨는 것마냥 커다란 손에 피가 뚝뚝 떨어졌다. 겉으로만 보면 순 악마가 따로 없다.

‘진짜…’

루나는 혀를 내둘렀다. 자신과 그레이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처리한 몬스터는 땅바닥에 즐비한 수준이다.

그런데 리제가 처치한 몬스터는 산처럼 쌓여있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가 드러났다.

이는 당연한 것이 남들이 전투 수준으로 격전을 치른 반면 리제는 주먹으로 툭툭 치면 끝났다.

그 툭툭 치는 정도로도 몬스터를 곤죽으로 만들었다.

“성녀님께서 지원해주신 덕에 한시름 놓을 수 있겠네요.”

“정말 굉장하신 분이야.”

비단 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리제의 실력을 칭송했다. 

진정한 지원가는 사람을 치유하는 게 아닌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걸 넘어 실력까지 받쳐주니 존경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다친 분 없으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 그녀의 뒤를 빨빨빨 쫒아가는 에리카도 열심히 부상자를 치료했다.

비록 지난번처럼 근육품은 아니었지만 치유 능력 하나는 뛰어난 그녀다.

이처럼 상황 자체가 무난하게 흘러가고 있다. 경계했던 것과 달리 너무 무난했다.

‘시바르도 지금쯤 싸우고 있겠지?’

기념탑이 완전히 무력화된 이상 강력한 악마가 들어왔을 확률이 매우 높다.

리제가 동분서주하며 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로드와 시바르가 영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 증거다.

서둘러 지원을 가야 하지만 아쉽게도 몬스터가 너무 많이 몰려오는 바람에 힘들었다.

‘그래도 총장님이 계시니 위험하지는 않을 거야.’

루나는 로드를 믿었다. 리제와 함께 가장 큰 전력 중 한 명이지 않는가.

자신은 그저 피난민들을 보호하면 그만이다. 괜스레 잘못 판단하면 이도저도 안 된다.

-저벅. 저벅. 저벅.

시체의 산 위에 서 있던 리제가 천천히 내려왔다. 두 주먹에는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

소강 사태에 접어든 만큼 휴식을 취하려는 듯했다. 이에 루나도 검에 쥔 힘을 풀려던 찰나.

-삐이이이이…

웬 거슬리는 소음이 귀에 들어왔다. 주변이 조용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못 들을 뻔했다.

‘무슨 소리지?’

루나가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리제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거기 있었군.”

“네?”

“루나 씨. 앞으로 몬스터가 더 몰려올 겁니다. 잘 버텨주십시오.”

“네??”

-터엉!

루나가 미처 이해하기도 전에 리제가 뛰쳐나갔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바닥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일어났다.

이어서 순식간에 멀어지는 리제. 루나는 황망한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도통 이해가 않는 말을 남기며 어디론가 뛰어가는 리제였지만 루나는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두두두두두두!

이제는 익숙한 땅울림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으니까. 몬스터의 약진이다.

루나는 풀었던 힘을 다잡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른 사람도 진동을 느꼈는지 긴장한 낯빛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러게요.”

각자마다 할 일이 남아있다. 루나는 서둘러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성녀님은 어디로 가신 거지?’

******

혼돈의 숲은 매우 넓다. 단순히 넓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넓은 부지를 자랑했다.

몬스터가 물 밀듯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이유도 이 넓은 규모에 기인하고 있다.

설령 외부의 몬스터가 다 쓸려나가도 내부에 있던 몬스터가 알아서 딸려오는 구조다.

그렇기에 몬스터를 부르면 더 부를수록 그 몬스터가 점차 강해지는 경향이 크다.

[크아아아아!]

[크우우우우!]

[캬아아악! 캬악!]

숲이 준동하고 있다. 숲의 주민들이 같은 곳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다.

고블린 놀 오크 오우거 등과 같은 몬스터가 아니다. 트롤 라이칸스로프 아울베어 등등.

아카데미가 잘 막으면 막을수록 더 강한 몬스터가 밀려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행위.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의 원흉이 있었다. 앞으로 돌진하는 몬스터를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는 흑백의 남자.

“쿨럭! 커흑…”

그 남자는 현재 나무에 몸을 기댄 채 검은피를 토하는 중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다.

일단 신체의 절반이 날아갔다 해도 무방했다. 팔 한 짝이 시원하게 날아간 건 물론이요 뼈와 내장이 전부 노출됐으니.

심장은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지만 이걸 다행이라 여겨야 할지 애매했다. 피해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치이이익…

악마 그것도 남색 이상의 악마는 회복력이 매우 강하다. 상하체가 분리되어도 시간만 있다면 수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악마 그러니까 ‘광대’라 칭하는 악마의 회복은 매우 더딘 편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복은커녕 마치 종이에 불을 붙인 것처럼 점차 타들어 갔다.

“다행이군요. 당신을 일찍 찾아서.”

“쿨럭!”

“직접 나서지 않은 걸 보면 시바르 씨가 1순위 목표인가요?”

그리고 광대의 앞에는 근육질 거한이 당당히 서 있었다.

기다란 은발이 미약한 바람에 휘날리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거한의 정체는 리제.

광대가 몬스터를 부르는 걸 일찍감치 인지하고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기습을 가한 것이다.

기습을 가한 결과는 대성공. 그나마 광대여서 겨우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악마였다면 진작에 소멸했다.

“어떻게… 어떻게 나를 알…”

“당신이 신경 쓸 건 아니죠.”

“쿨럭! 크흐…”

광대는 타들어가는 몸을 겨우겨우 억제했다. 리제의 신성주먹에 맞은 결과가 바로 지금이다.

대 악마의 결전 병기이자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바로 성녀 리제다.

기본적인 무력이 출중한 걸 넘어 압도적이고 여기에 신성력까지 합쳐진 괴물.

하물며 광대는 다인전 및 혼란에 특화돼 있지 개인적인 무력은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기에 아카데미에 큰 혼란을 부여한 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지켜볼 예정이었다.

“정말이지… 쿨럭! 이해할 수 없군. 그 아이는…!”

“압니다. 당신들의 희망이죠.”

“그런데 왜. 왜 막는 거지? 혼돈의 의지는 절대 아닐 텐데?”

“네. 순전히 제 의지입니다.”

리제는 주먹을 꽉 말아쥐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광대는 두려움에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으나 안타깝게도 공간이 없다.

최후의 발악도 모두 의미가 없는 것이 상대하고 있는 존재는 성녀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전부 막힐 것이다.

“저도 처음에는 당신들을 좋게 보고 있었죠. 하지만 그 희망이 무엇인지 깨닫고는 절대 두고 볼 수 없더군요.”

“인간 세상에 피해를 줄… 쿨럭! 일은 없다.”

“당장은 없겠죠. 그리고 시바르 씨에게 행복이 있나요?”

“행복하게 만들어 줄… 크흡! 자신이 있다.”

“아뇨.”

리제는 싸늘하게 받아쳤다. 이어서 주먹에 힘을 주며 서서히 들었다.

“행복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겁니다.”

“크으…!”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광대.”

-우우웅!

리제의 주먹에 마력과 신성력이 서서히 집결하기 시작했다. 광대는 그 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봤다.

검성으로도 벅찬데 성녀까지 있다. 도대체 이를 어떻게 타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수는…’

광대가 남은 팔 한 짝으로 발버둥치려던 찰나.

[거기까지 하게나.]

웬 목소리가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리제는 물론 광대 또한 고개를 돌렸다.

어두컴컴한 숲인 만큼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리제의 눈에는 선명히 볼 수 있었다.

“당신은…!”

-파앙!

리제는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주먹을 내질렀다. 광대가 있는 곳이 아닌 목소리가 들린 방향 쪽으로.

-콰아아아아!!

이윽고 리제의 주먹에서부터 강렬한 힘이 발산되었다. 신성력과 마력이 결합된 악마에게 있어서 극상성인 공격.

난입한 존재가 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하도록 급하게 둔 조치였으나 아주 약간 늦었다.

[이동.]

-슈욱!

사라졌다. 리제가 주먹질로 쏘아보낸 마력 그리고 리제 본인까지.

단순한 말 한마디로 존재는 물론 기척마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광대는 그 광경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허망했던 표정은 어느새인가 멍 때리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상태가 심각해 보이는군. 괜찮나?”

“많이 늦었… 쿨럭! 켁!”

“이런. 조금 쉬고 있게나. 이동.”

-슉!

말 한마디와 함께 광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이어 난입한 존재는 혀를 끌끌 차더니 고개를 돌렸다. 아카데미가 있는 방향이다.

“그럼 가볼까.”

그는 아주 여유롭게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우리 똥강아지 보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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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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