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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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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6

오랜만에 맞이하는 휴식을 만끽하고자 자신의 침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던 렐리에를 깨운 것은 활기찬 예카트리나의 노크였다·

-쿵쿵쿵·

분명 숙소에 벼락이 떨어져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다짐하며 잠들었건만 긴 모험 속에서 다져진 신경은 주인의 의사따윈 개나 줘 버린 채 소음에 반응한다· 순간 경련하듯 고개를 흔들며 습관적으로 눈을 뜬 렐리에는 자신이 밖에서 야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방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대로 이불을 끌어올리고 베개로 귀를 틀어 막으며 예카트리나의 부름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렐리에 아침이야· 일어나·

아니 지금은 점심 무렵일 것이다·

예카트리나가 알아서 눈을 떴다는 것이 증거다· 그 사실을 자각하자 갑자기 배가 고파왔지만 렐리에는 평범한 인내심을 발휘하여 식욕을 몰아내는 대신 수면욕을 끌어 왔다·

모처럼의 휴일이잖아· 하루 정도는 노을을 보며 깨어났다가 식사를 마치고 또 자고 싶다고·

-렐리에? 저기요?

하지만 그런 렐리에의 마음을 모르는 예카트리나는 평소 일찍 일어나는 그녀가 반응조차 하지 않자 오히려 의아함을 느끼며 더욱 문을 두드린다· 오늘 일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걸 예카트리나에게 미리 말해 두지 않은 과거의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예카트리나의 부름에 대답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진 않았다·

-이상하네· 어디 아픈가?

지금이 바로 늘어져라 잘 수 있느냐 잠에서 깨어나느냐의 기로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어제 피곤하다는 티를 팍팍 내기도 했으니 아마 예카트리나도 곧 물러날···

-콰직!

···줄 알았는데 이상한 소리가 났다· 마치 나무로 된 무언가가 으스러지는 듯한···

“뭐 뭐야?”

그런 소리가 날 이유는 딱 하나라는 걸 이해한 뇌가 신호를 보내고 반사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렐리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방의 문고리를 ‘잡아 뜯은’ 상태로 자신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예카트리나였다·

“아 그냥 자고 있었던 거였구나? 이 시간까지 안 일어나고 대답도 없길래 무슨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어·”

“그렇다고 해도 보통은 열쇠를 구해오지 문을 잡아 뜯진 않아···”

그녀의 거구를 피해 복도를 지나던 다른 투숙객이 뜯겨나간 문고리를 보며 경악한 탓에 두 배로 부끄러워진 렐리에였으나 정작 당사자인 예카트리나는 태연하게 쥐고 있던 손잡이를 대충 탁자에 올려 놓으며 렐리에를 강제로 일으커 세울 뿐이었다·

“괜찮으면 된 거지 뭐· 내려가서 식사하자· 오늘 엘드미아의 집에 가 볼 계획이거든·”

멀쩡한 가게의 기물을 파손한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건 예카트리나가 이미 장기 투숙하기 전부터 여관주인에게 유사시 문 정도는 박살 날 수 있다는 통보와 함께 수리비를 선불로 맡겨 놓았기 때문이지 그녀가 무력만능주의에 공감각이 걸여된 이기주의자라서 그런 건 아니었다·

“나 피곤해· 오늘은 그냥 잘래·”

“에이 그러지 말고· 잠만 많이 잔다고 피로가 풀리는 건 아니야· 그럴 때일수록 규칙적으로 생활해서 건강을 챙겨야지!”

···공감각은 조금 결여됐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피곤하면 자야하거늘 항상 저 논리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예카트리나는 렐리에가 이해할 틈을 주지도 않은 채 자신이 부순 문을 닫고 의자로 고정하더니 강제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빨리· 스튜 맛있겠더라·”

“하아아아···”

이렇게 된 이상 스스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강제로 옷까지 갈아입힐 것이 뻔했기에 렐리에는 눈물을 머금으며 침대를 벗어났다·

순순히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뒤로는 모든 게 평범했다· 여관주인은 방문을 박살 냈다는 말에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리를 위해 창고로 향했고 그녀의 남편인 요리사가 만들어 준 식사는 예카트리나의 말대로 맛있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숙소를 벗어나 엘드미아의 집으로 향하게 된 렐리에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싱글벙글 웃으며 걸어가는 예카트리나의 뒷모습을 보다가 질문했다·

“용을 보는 게 그리 좋아?”

“음? 용은 종종 봤지· 산맥에는 빙룡이 사는걸· 그보다는 부산물이라는 형태로 전리품이 되어버린 용을 보는 게 기대되는 거지· 간만에 엘드미아 보는 것도 그렇고· 같이 움직였을 때하고는 많이 달라졌을 거 아냐?”

“그런가···?”

아무리 날고 기는 모험가라 하더라도 용의 부산물을 볼 기회는 적다· 단순히 비늘 한 조각 가죽 하나도 그럴진대 용 한 마리를 통째로 쌓아두는 건 분명 그것만으로도 장관이긴 할 거다·

허나 엘드미아가 달라졌을 거라는 건 쉬이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야 물론 실력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달라졌을 수 있으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한결같은 사람이었으니까·

“듣고 보니 맞는 말 같네· 나도 부산물 가공은 어떻게 했는지 보고 싶긴 하다·”

“그렇지?”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잔뜩 기대 중인 예카트리나의 흥을 깨고 싶진 않았기에 그냥 적당히 호응만 하며 발걸음을 옮긴 렐리에였다·

엘드미아의 집은 원래도 멀다고 하기엔 애매한 거리였지만 오늘은 걸음이 빨라진 탓에 더욱 빠르게 도착했다·

“어? 아무것도 없어·”

하지만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들뜨기 시작했던 그녀들을 맞이한 건 소문과는 전혀 다른 광경이었다·

분명 기사단까지 대동해서 마당에 산처럼 쌓인 부산물을 지키고 있다고 했었는데 기사단은커녕 짐더미 하나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거 한 발 늦은 거 아냐?”

“우리가 나가 있었던 사이에 엘드미아가 돌아왔나? 그런 것치고는 별다른 소문이 없었는데·”

사람 하나 오고 가는데에 무슨 소문까지 따지냐고 생각할 법도 했지만 이번만큼은 예카트리나의 말에 렐리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존재감도 행적도 워낙 폭풍 같은 사람이라 그가 조용히 움직인다는 건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돌아오기 전까진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 부산물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은 아쉬움보다 의아함을 느끼며 마당을 지나 집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집을 나라 잃은 표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예카트리나는 기대감이 산산조각나서 렐리에는 기껏 숙면조차 포기하고 나왔다가 헛발질을 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거 대차게 꼬인 거 같···”

“예카트리나 님과 렐리에 님 아니십니까·”

“엄마야?!”

미간을 찡그리며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렐리에는 지근거리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펄쩍 뛰며 예카트리나에게 달라붙었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이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집을 바라보던 예카트리나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번개 같이 몸을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봤다·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대뜸 뒤에서 사람이 나타나면 누구든 그래야 했다· 심지어 그게 얼굴도 모르는 타인이라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두 사람의 극적인 반응 속에서도 정작 그런 반응을 야기한 남자는 덤덤히 고개를 숙이고 예를 취할 뿐이었다·

“실례했습니다· 티에 님께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른 터라 저도 모르게 그만·”

“···티에의 지인이십니까?”

“정확히는 저택의 사용인입니다·”

두 사람은 몰랐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대답하는 남자가 교묘하게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 어디서 일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귀족 가문의 하인처럼 자부심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상대가 정보를 날조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도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저택···? 아 혹시 엘드미아가 전에 일했다던 오가토르프 가문의?”

“아뇨 저는 에가 님의 저택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혹여 집을 찾아오는 방문객분들이 계실 경우 상황을 설명하고 모셔가는 일을 하고 있죠·”

많은 의문을 쏟아내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럴 거면 집 안에서 나와야지 왜 밖에서 나온단 말인가? 그것도 마당을 지키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느닷없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 것마냥?

게다가 대뜸 저택이라니? 어디서부터 딴지를 걸어야 하는 것인지 감도 안 오는 와중에 남자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설명 없이 이야기를 진행했다·

“평소라면 에가 님의 부재를 말씀드리고 다음 방문을 요청드렸어야 하나 두 분은 운이 좋으신 모양입니다· 마침 에가 님께서 어제 돌아오셨거든요· 저택으로 안내해드릴까요?”

“어··· 그러면 저희야 감사하죠·”

그리고 그의 말은 이제 막 목구멍에서 의문을 꺼내려던 예카트리나를 멈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남자가 사실 엘드미아와 아무 연관없는 사칭범이고 두 사람을 속이고 유인하려는 것일 수도 있었으나 그 정도 위협은 무기가 없어도 극복해낼 수 있는 그녀였기에 결단을 내리는 데에 있어 일말의 주저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땐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한 분노에 허탈함을 담아 주먹을 휘두르면 된다· 그리 생각하며 남자의 뒤를 따르려고 했건만 대뜸 마차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탓에 그러한 결심이 뭔가 부질없게 느껴지고 말았다·

“과거 반역자 엔벨데의 것이었던 저택이라 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니 마차로 모시겠습니다·”

이상하지 않은 건 아니다· 마부도 마차도 눈앞에서 모든 걸 설명해주고 있는 남자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지만 예카트리나는 집 앞에 서는 그 순간까지 저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들떴던 것일까? 실제로 매우 기분이 좋았으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지간한 도둑이나 암살자도 그녀의 감각을 완전히 속이지 못하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랬기에 예카트리나는 언제든 갑작스러운 기습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마차에 올랐다·

다행히 그 모든 게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남자를 비롯한 저택 사용인들에게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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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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