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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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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96

겨우 기술 하나 보여주는 거 가지고 내 구걸을 살 셈이냐 롱캣?

날 모욕할 셈이었냐!

“진짜 진짜 부탁이니까 한 번만 더 보여줘·”

라고 꾸짖기에는 너무나도 개쩌는 기술이었다·

자그마치 공간참이다· 지금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전설과도 같은 기술 중 하나가 눈앞에서 시현됐는데 이걸 어떻게 참아?

“흐으음 피곤한데···”

당연히 이 건방진 꼬맹이도 자신이 도달한 경지의 위대함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내 간절한 부탁에 셰릴이 광대까지 승천할 기세로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가까스로 붙잡으며 힘든 척 다시 자세를 잡고 잠깐의 집중 끝에 검을 휘두른다· 그러자 카각! 하는 소리와 함께 착각이나 눈속임이 아니라는 듯 방금 파편이 튄 자리 옆에 비슷한 크기의 검흔이 생겨났다·

진짜 베인다! 검풍이나 검기 마법조차 아닌데 진짜 아무것도 없는 애먼 곳이 베인다!

결국 이 엄청난 업적에 참지 못하고 한 마리 라이온 퀸처럼 우대 해주며 펄쩍 들어 올리자 셰릴의 얼굴에서 숨길 수 없는 뿌듯함이 넘쳐흐른다·

“네가 천재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천재이길 바란 건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엔 이게 다 뭔 지랄인가 싶겠지만 공간참 앞에서 그런 반응따윈 길바닥 돌멩이만큼이나 아무 의미 없는 것이었다·

“대단하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이 엄청난 광경을 직관했으면서도 ‘와 대단하네! 노력했구나!’ 정도의 반응만 보이는 아실리에의 모습엔 적잖이 당황하고 말았다· 폴짝 폴짝 뛰면서 나한테 몸을 비비는 라이카를 안아든 그녀는 분명 놀라고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 정도 수준에서 그칠 일이 아니란 말이지·

“아니 어떻게 이걸 보고 그렇게 태연할 수 있는 거지?”

“음? 아닌데? 진짜 놀랐어· 보여준 적 없거든· 열심히 했으니 강해졌을 거라는 건 짐작했지만 설마 공간을 벨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엘프라서 뭔가 감각이 다른가···? 광기어린 집착으로 망치질만 한 끝에 드워프들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기술력을 지닌 뤼밍스 같은 엘프도 있으니 아실리에에겐 이런 엄청난 능력이 은근히 평범한 축에 속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라? 그럼 난 그런 대단한 일에 익숙해진 아실리에를 매번 뒷목 잡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게 되는 건가? 이거 좀 문제있을지도?

“그나저나 갑옷 새로 맞췄네?”

“응? 아 우연히 기회가 닿아서 드워프 왕국까지 가서 새로 맞췄어· 이거 용으로 만든 거야·”

“어쩐지 늦어진다 했더니 세상에나!”

공간참의 위업을 달성한 셰릴조차 눈을 반짝이며 아실리에와 함께 내 갑옷을 살피는 동안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용갑보단 공간참이 더 놀랍지 않나? 라는 고민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던 나를 구해 준 것은 일부러 한참 늦게 다가온 웃음벨 일당이었다·

“용사님· 슬슬 이동하시는 게···”

“아 그러네· 다들 피곤할 텐데 너무 놀래서 정신이 없었다·”

나이도 잊고 흥분해 버렸군· 하지만 흥분 안 할 수가 없는 사안이었기에 나는 당당하게 셰릴을 내려 두고 대신 라이카를 받아 안아주며 말했다·

“워낙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모이는 터라 숙소를 지정해준다고 하더라·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가서 쉬자·”

“후후 그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들어야 하니까·”

그리고 아실리에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아까 내 직감이 왜 날뛰었는지 이해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미래가 도래한다는 신호였나보다·

새로 배정받은 숙소에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토해낸 끝에 돌아온 것은 당연하게도 등짝 스매싱이었다·

분명 나는 나날이 강해지고 있는데 어째서 아실리에의 손바닥은 여전히 매콤하기 그지없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도 잠시 결과적으로 무모하게 열차에서 뛰어내린 것만 혼낸 아실리에는 뒤늦게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젠 용갑이라도 입고 있으니 좀 다행이야· 어떻게 된 애가···”

그런 그녀 앞에서 당연히 쭈구리가 된 나를 보는 셰릴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간다· 졸지에 눈치를 보며 같이 쭈구리가 된 상태였던 셰릴은 아실리에의 이야기가 얼추 정리된 기미가 보이자 슬쩍 내게 몸을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방어구만 만들었나? 무기는?”

“이미 차고 넘쳐서 굳이 만들지 않았는데·”

용갑이 있으니 당연히 용검도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일까· 내 대답에 다크 서클이 무색하게 초롱초롱하던 셰릴의 눈동자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공간 자른 기념으로 검 한 자루 만들어 줄까·”

“진···! 흠 흠· 지 진짜?”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와서 슬쩍 떠봤더니 아실리에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조절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기대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소드 마스터도 아무나 못 자르는 게 공간인데 그깟 용검이 대수냐· 기념 선물이라고 생각해라·”

아마 용장들도 공간 갈랐다는 소리 들으면 신나서 달라붙을 거다· 돈도 받지 않고 선물이라는 말이 그리 좋았는지 다시 한번 입꼬리가 귀까지 올라가는 셰릴이 모습에 결국 아실리에도 웃음을 터트리며 기분을 풀었다·

“셰릴한테도 선물해주면서 누나한텐 아무것도 안 주는 거야?”

“아 맞다· 우리 집 새로 생겼어·”

흡혈종에 한눈이 팔려서 이 이야기를 깜빡했네·

“···? 그건 또 무슨 소리니?”

산 것도 아니고 ‘생겼다’는 표현에서 뭔가 조짐을 느낀 것인지 새 집을 마련했다는 유쾌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실리에의 눈빛이 위태롭게 떨려왔다·

하지만 (구)엔벨데 저택의 정당한 소유자가 된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기에 나는 떳떳하게 그 과정을 설명해 줄 수 있었고 거기까지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아실리에는 예카트리나와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눈을 질끈 감았다·

“누나는 이제 엘디가 일주일이라도 조용히 있었던 게 언제적인지 기억이 안 나···”

할 말이 없어서 아랫입술이나 깨물며 시선을 피하려는 순간 나를 구원해준 것은 노크 소리와 함께 들려온 데오니 성녀님의 목소리였다·

-용사님· 잠깐 괜찮으실까요·

너무나도 고마워서 대답도 하기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을 열어드렸다· 그러자 갑자기 벌컥 열린 문 때문에 잠깐 당황한 성녀님의 시선이 나와 아실리에를 넘어 셰릴에게로 향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셰릴을 보는 순간 그녀의 눈썹이 요상하게 꿈틀거린다· 뭔가 미묘한 당혹스러움과 의아함이 섞인 듯한 움직임이었는데 결국 말을 하려고 두어 차례 뻐끔 거리다 말고 작게 고개를 내저은 뒤 나에게 말을 걸었다·

“다름이 아니라 일정이 조금 조정된 탓에 말씀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어째서인지 제국 황실에서 예정보다 일찍 방문할 거라고 하더군요·”

“그렇습니까? 아침까지만 해도 모레 정도에 도착할 거라고 들었는데 언제 도착할 예정이라던가요?”

“곧 온다고 합니다·”

“예···?”

아니 무슨 일정을 이틀이나 앞당겨? 마차 타고 오다가 중간에 오러 유저로 바꿔 타기라도 한 건가?

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에 아실리에는 어떨지 몰라도 셰릴마저 고개를 갸웃거리자 성녀님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도 이티스엘 측 역시 무슨 수를 썼는지 까지는 모르는 모양입니다· 왕실과 별도로 행동하기로 하자마자 느닷없이 거리를 좁혔다는데···”

“잠깐만요· 별도 행동이요? 같이 오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어··· 이거 설마 간이 게이트 쓴 건가? 그렇다면 설명이 될 거 같은데 그거 제국 기밀이잖아· 아무리 사절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함부로 막 쓸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용사님께 동행을 부탁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평범한 사절이었다면 혼자 맞이해도 별문제가 없겠지만 황실의 일원을 사절로 보낸 터라···”

“···혹시 황족을 보냈다는 말씀입니까?”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제발 아니길 바라며 던진 질문이었지만 야속하게도 성녀님의 대답은 긍정이었다·

“제국의 하얀 별이라 불리우는 제국의 1 황녀가 직접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음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우리 햄찌의 행동력에 또 감탄하게 되는구나· 이젠 놀랍지도 않···

···잠깐· 설마 예카트리나의 자매인 그 돌직구 공주가 저택에서 벌였던 난장판을 이미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스리슬쩍 아실리에한테 말 안 하고 넘어가려고 했던 건데 괜히 이상한 형태로 알게 되는 거 아니야?

아실리에와 라그니스 뿐만 아니라 에스뮈에까지 모인 자리에서 그 사건이 언급되면 무슨 말을 들을지 몰라 소름이 돋기 시작한 와중에 갑자기 목소리를 낮춘 성녀님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그런데 오가토르프 양은 좀 괜찮습니까?”

“예? 셰릴이요? 좀 피곤해 보이는 거 말고는 멀쩡한데 왜 그러십니까?”

지크프리트 파티에 들어가서 활동했다고 벌써 안부 물어보는 사이가 된 건가 싶어 던진 질문이었지만···

“저 정말인가요?”

···돌아오는 반응이 어째 예상의 범주를 아득히 넘어섰다·

“그 혼잣말을 심하게 한다거나 주변의 소리를 잘 듣지 못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거나 갑자기 검을 꺼내 움직이는 등의 행동을 보이진 않았습니까?”

아직 방문에 걸터 선 채로 최대한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성녀님이었지만 이 정도라면 셰릴이 작정하고 귀 기울이면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슬쩍 상체를 뒤로 빼고 고개를 돌려 셰릴을 바라보자 나와 눈을 마주친 셰릴이 슬쩍 고개를 어깨 사이로 파묻으며 시선을 돌렸다·

나도 나지만 넌 또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니 셰릴 셰릴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필스 님? 500? 코인? 후원 감사? 합니다?

???

소설애호가123 님 10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글쟁이의 글이 입맛에 맞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도록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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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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