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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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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3

만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자신보다 약한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빈틈을 노리고자 신경을 집중하는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신중한 나머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면 빈정거림 정도는 들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노이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소녀의 빈틈을 노리고자 하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가 검을 휘두르는 그 순간까지 확실한 빈틈이라 부를 만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괄목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중간하게 거리를 잘못 잰 것도 아니고 절대 닿을 수 없는 서로가 정원의 양 첨단에 위치한 마당에 휘둘러진 검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서로의 실력 차만 놓고 본다면 위협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춤사위 정도로 치부한들 결코 오만하다 할 수 없다·

그래도 언제나 적들의 허를 찔러 죽음을 안겨 주는 직업을 가진 노이는 방심하지 않았다· 되려 소녀가 들고 있는 게 마법검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했다· 아무리 머릿속이 꽃밭일지라도 위협이랍시고 대뜸 허공에 칼질을 하진 않을 거라는 굉장히 상식적인 판단에서 나온 결과였다·

물론 그걸 감안해도 소녀가 위협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만한 거리에서 검을 휘둘러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무언가를 쏠 수 있는 검이 존재한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검을 들고 다니거나 만들기 위해 혈안이었겠지 무식하게 병장기를 부딪쳐가며 싸울까·

정말 그만한 위력을 지닌 신기神器라면 아무리 인족이 것이라 하더라도 존재감을 못 느낄리 만무하니 노이가 취한 행동은 자신의 목을 노리고 휘둘러진 소녀의 검로만 피하고자 빠르게 몸을 숙이는 것 정도였다·

그렇게 극한까지 끌어올린 집중과 감각 속에서 앞으로 뛰쳐나가려던 찰나·

노이는 자신의 뒷목이 ‘내부’에서부터 베이는 듯한 소름끼치는 감각에 놀라 다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악!”

피슉! 하고 피부가 베이며 욱신거리는 통증이 번졌지만 지금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전력으로 거리를 좁혀 목을 꺾어버리기 위해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는 채 목이 베여 즉사했을 거라는 사실을 가까스로 받아들이며 얼굴을 일그러뜨린 노이는 결코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질문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수작질을···!”

반사적으로 목에 손을 가져갔지만 분명 피부만 베인 게 확실하다· 출혈이라고 할 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면 사흘도 안 지나서 낫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그런 예측이 가능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상처였기 때문에 노이는 오히려 진땀을 빼며 고민해야 했다·

살짝 베이는 걸로 끝난 피부처럼 목도 분명히 ‘베였다·’ 조금만 깊었으면 뼈가 나갔을 정도로 안쪽이 베였다· 상식을 아득히 초월한 결과에 주춤거리는 그였으나 정작 소녀는 그에게 고민할 틈 따위 줄 생각도 없다는 듯 무심히 검을 휘두른다·

‘발목·’

노골적인 시선과 궤적을 통해 미리 공격을 읽어낸 노이였지만 행동은 조금 늦고 말았다· 너무나도 노골적이라서 속임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피하는 걸 포기한 채 달려들 것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저 공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몸으로 알아본다는 건 발목을 걸고 도박을 하겠다는 소리와 다름없었으니까·

“제기랄!”

결국 노이는 조금 늦은 결정 끝에 다시 한번 몸을 날려 공격을 피하는 걸 선택했다· 그러고는 습관적으로 상대방이 시도한 공격의 결과를 확인하고자 눈을 돌렸으나 자신의 목을 벴던 것과 달리 방금까지 발목이 있었던 바닥은 멀쩔하기 그지없었다·

다급하게 피하느라 자세가 틀어진 자신을 향해 또다시 날아드는 참격을 보고서야 노이는 자신이 완전히 말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첫 단추를 잘못 꿴 건 소녀가 아니라 자신이었다· 이제 그에게는 피해를 감내하는 선택지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공격 앞에 방어구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살갗조차 무시하고 몸속에 타격을 주는 기묘한 기술 앞에서 경량화한 가죽 갑옷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게 아무리 질 좋은 마수 가죽으로 만든 상등품이라 하더라도 지금은 알몸으로 뛰어나디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월등히 뛰어난 체력과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다? 발목을 노리고 휘둘러진 공격을 그렇게 피했다· 그런데 마치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검을 휘두르고 있으니 그마저도 자신이 없어졌다·

‘마스터 급이 셋이었다고?’

말도 안 된다· 아무리 이곳에 주요 인사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더라도 여긴 최전방이 아니라 후방이다· 마스터 급 셋은 과잉 전력일 뿐더러 그중에 저런 기이한 실력을 지닌 소녀에 대한 이야기 역시 듣어보지 못했다·

저도 모르게 현실을 부정하는 사고를 이어 나가는 틈을 타 노려진 곳은 몸통·

늦게나마 결단을 내린 노이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뛸 수는 없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저 공격이 공간을 베는 거라면 하늘로 뚸어 오르는 순간 고기 조각이 되어 떨어지는 미래만 남게 된다· 그렇다고 옆으로 비하는 건 또 다른 공격만 이어질 뿐이니 선택지는 결국 엎드리는 거였다·

그렇게 노이는 소녀의 검이 중간에 회수할 수 없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휘둘러졌을 때 쓰러지듯 상체를 숙이며 네 발로 뛰었다·

엄밀히 따지면 뛰었다기보다 화살처럼 쏘아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성벽마저 순식간에 기어 올라온 그의 근력은 정원의 흙바닥을 파헤치는 형태로 그 위력을 여실히 드러내며 주인의 몸을 사출시켰다· 어중간하게 서 있던 자세에서 순식간에 사족 보행 동물처럼 엎드려 움직이는 모습은 기이할 정도의 유연성과 절묘한 동작이 맞물려 마치 고양이와도 같다·

이마저도 도박에 가까운 행동이었지만 소녀의 공격은 머리카락 조금과 등가죽 일부를 베어내는 정도의 피해밖에 입히지 못했으니 노이의 입장에서는 대성공이었다·

무른 흙이라 추진력이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한 번만 더 팔을 휘저으면 소녀 앞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직감한 노이는 그제야 그늘 속에 가려졌던 소녀의 얼굴을 면밀히 관찰할 여유를 지닐 수 있게 됐다·

처음엔 분명 멀쩡했던 얼굴은 어느새 창백해졌고 그 위로는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린다· 본능적으로 그게 자신을 위협한 기술을 남발한 대가라는 걸 알아차린 노이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핏발 선 눈으로 자신을 주시하며 다급하게 뒤로 움직이는 소녀의 몸놀림 역시 마찬가지다· 평범한 사람의 움직임이 아닌 걸로 보아 오러 유저인 게 분명했으나 검을 휘두를 때와 비교하면 굼뜨기 그지없다·

모든 신경을 소녀에게 집중하고 있던 노이의 입가에 이번에야말로 승리를 확신하는 미소가 번지며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팔이 휘둘러졌다·

그 움직임은 가히 마스터 급으로 분류되는 자 다웠으나···

“컹!”

느닷없이 튀어나온 한 마리 개에 의해 소녀에게 닿지 못했다·

-까앙!

심지어 길을 가로막은 개조차 찢어발기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금속음과 함께 팔이 튕겨 나오고 말았다·

소녀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탓에 사각에서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한 건 어떻게든 납득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한낱 개새끼에게 전력으로 휘두른 공격이 막혔다는 건 아무리 노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빌어먹을 개새끼는 또 뭐야?!”

“아르르르!”

···아니 개가 맞긴 한가?

생긴 것도 개고 울음소리도 개였지만 폭실폭실해 보이는 털에서는 날 수 없는 소리가 났으니 개의 형태를 지닌 다른 무언가라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았다· 정령? 실체를 지닌 정령이 있다는 말 따윈 듣도 보도 못했는데?

“도대체 여긴 뭐 하는 곳이길래 이런···”

‘기괴한 것들이 다 뭉쳐 있는 거냐?’는 그의 뒷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저 멀리 하늘에서 쏘아진 한 발의 화살이 그의 신경을 분산시키고 건물에서 달려 나온 다섯 명의 동족들이 동시에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한쪽 뿔이 잘려 있는 배신자들의 실력은 노이의 기준에서는 변변치 않은 수준에 불과했지만 마치 자신들보다 강한 적을 상정하고 미리 합을 맞춘 것처럼 매서운 협공은 무시할 만한 게 못됐다· 처음엔 머릿수도 얼마 되지 않으니 역으로 공격해 죽여버릴 의도로 몸을 움직였던 노이조차 결국 부상자 둘을 만드는 선에 그치고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하··· 되는 일이 없군·”

상황이 그 지경에 이르자 노이의 시선도 개의 형상을 한 무언가의 보호를 받으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는 소녀와 정체불명의 저격수가 있는 내성의 어딘가를 사이에 둔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대충 일하면 일이 틀어져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법이다·

반대로 최선을 다해 일하는데 이상한 이유로 일이 틀어지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지금의 노이가 딱 그러했다·

차라리 동급이거나 강대한 적 때문에 일이 틀어졌으면 납득이라도 하지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해괴한 것들이 느닷없이 뭉치면서 앞길을 막는다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다·

그렇게 샘솟은 억울함은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자긍심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러자 그간 쌓아왔던 자긍심만큼 이 상황에 대한 수치심이 생겼다·

그 수치심과 같은 크기의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수 초도 걸리지 않았다·

-피이이익!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호각號角 소리마저 자신의 실패를 비웃는 듯하다·

그래 실패· 이건 틀어진 정도가 아니라 명백한 실패다·

용사는 아직 밖에 있다 하더라도 내성을 지키고 있을 정령술사 세르타가 참전할 것이고 그럴 경우 자신은 신의 찌꺼기라는 물건의 회수와 용사를 죽이는 걸 포기한 채 도망쳐야만 한다·

그는 어디까지나 암살자였고 군대와 전면전을 펼치는 암살자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이번만큼은 도무지 납득을 할 수 없었던 노이의 손이 무의식중에 자신의 품 안으로 움직였다·

“빌어먹을 새끼·”

그리고 검은 구슬 같은 마왕의 선물을 꺼내 바라보며 생각했다·

예지의 마왕은 이 미래를 본 건가·

봤음에도 불구하고 경고를 해주거나 조언을 해주는 게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주며 위급할 때가 오면 쓰라며 선심쓰듯 던져 준 것인가 그게 아니면 우연에 불과한가·

지금 당장은 알 도리가 없으니 남은 선택지라고는 마왕의 선물을 입에 넣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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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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