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47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747

필멸자들은 알 방법이 별로 없는 사실이지만 만마전의 일상이라는 건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기만과 폭력으로 점칠된 약탈의 나날과도 같다·

만마전의 마력과 의지가 응집되어 자연 발생하는 이들은 날 때부터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몬스터와 같은 탓에 동족이라는 개념조차 아슬아슬하게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탓에 저들끼리도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거나 동맹을 맺어도 오래가지 못하니 매번 투쟁이 이어지고 배신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오래 살아남은 악마는 자연스레 같은 악마의 뒤통수를 많이 제대로 친 놈들인 경우가 많았다· 개중에는 이름 높은 대악마들도 있었지만 대악마는 아니면서 어중간하게 오래버틴 악마도 적지 않다·

캬루베로스 아니· 세닛히구아도 그런 악마 중 하나였다·

대악마는 아닌데 어째서인지 오래 살아남은 악마·

딱히 강한 거 같진 않은데 어째서인지 자기 뒤통수를 치려고 하는 악마들을 역으로 잘 후려치는 악마·

하지만 그 모든 평가들은 항상 ‘별로 위협적이진 않음’으로 귀결되었기에 그녀가 대뜸 만마전에 인족 하나를 데리고 온 순간에도 주변의 악마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디 감히 악마 새끼들이 인간님을 동물원 원숭이 보듯 꼬라봐?”

그랬기 때문에 그 인족이 대뜸 살기 가득 인상을 구기며 제 허리춤의 검집을 쥐는 순간에도 당황하거나 경각심을 느끼기는커녕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그나마 조금 눈치가 있는 일부 악마들은 자신의 오감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도 확고했기에 세닛히구아가 저 인족의 정신을 파괴해서 끌고 왔나보다 라는 합리적인 추측부터 하고 봤다·

대뜸 자신들과 주변의 모든 마력들이 기이한 형태로 연결되며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그 순간까지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갈 거라고 이해한 악마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인족의 검집에서 검이 뽑혀 나옴과 동시에·

캬루베로스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악마들의 몸에서 심장이 뽑혀나왔다·

“으 으아?!”

그들의 죽음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 캬루베로스마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엉덩방아를 찧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그간 수많은 사건들로 인해 엘드미아의 마력 컨트롤이 더욱 정교해진 것과 넘치는 마력으로 자신들의 심장을 지키려는 행위가 오히려 독이 된 결과였지만 사용자인 엘드미아가 알려주지 않았으니 캬루베로스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뭐하냐?”

“보 복종하는 자세입니다·”

이에 엉덩방아를 찧은 김에 그냥 진짜 짐승처럼 드러누워 배를 까버리는 캬루베로스였다·

아 난 정말 운이 좋은 악마구나·

싸늘하기 짝이 없는 엘드미아의 시선을 받으면서도 캬루베로스의 머릿 속에 드는 생각은 오직 그뿐이었다·

세닛히구아가 괴물을 데려왔다·

처음 그 소식이 들려왔을 때 대부분의 악마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누가 또 만만하다고 건드렸다가 역으로 당하는 중인가 보구나·’하고 헛웃음만 터트렸다· 으레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소문이 세닛히구아가 드디어 미쳐버렸다로 변했을 때도 ‘이번엔 한두 명이 아니라 좀 단체로 건드렸나 보구나·’하고 혀를 찰 뿐이었다· 어차피 자신들하고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문이 바뀌고 또 바뀌어 세닛히구아가 만마전에 독을 풀었다로 바뀌었을 땐 그 누구도 웃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미친년이 대체 뭔 짓을 저지른 거야!?”

“대공 대공들은? 대공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나?”

“그 새끼들은 이미 부하들 데리고 숨은 지 오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니 일단 관망한다더군·”

“빌어먹을 새끼들 보나마나 이 기회에 서로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지 않을까 눈치나 보는 거겠지!”

“우린다죽을거야우린다죽을거야우린다죽을거야···”

필멸자와 계약한 악마들은 사태가 심각해짐을 자각하기가 무섭게 진즉에 튀었다·

생존자라고 할 수 있는 악마들은 말 그대로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을 뿐이다·

대부분의 악마들은 세닛히구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족이 시야에 보임과 동시에 심장이 뽑히며 죽었다· 그리고 검이 검집에서 뽑히는 소리와 함께 수십 명의 악마들이 동시에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해보고 죽음을 맞이하는 공포스러운 광경을 목도한 대부분의 악마들은 평생 느껴 본 적 없는 공포 앞에 정신을 놓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체 무슨 원리로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아는 이가 한 명도 없는 상태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건 만마전을 뒤집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잖아! 당장 세닉히구아 그 년이랑 저 괴물 새끼를 죽여야 한다고!”

“미친놈· 목소리 낼 시간에 네가 죽여 보던가· 시야에 들어가자마자 죽는데 무슨 수로 죽여?”

“세상에 그딴 괴물이 있을 리가 없잖아! 분명 약점이 있거나 제약이 있을 거라고!”

“그걸 네가 확인하라고!”

필멸자들의 세상에서 장난을 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만마전에서 심장이 파괴되면 그대로 죽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고자 하는 용기있는 악마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영웅심은 결국 희생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들에게 있어 희생은 남의 것이었던 탓이다·

사실 살아남은 이들이 조금만 냉정하게 머리만 굴렸어도 엘드미아가 사용하는 능력의 범위를 파악하고 관측 정도는 할 수 있었겠지만 별 수 있는가· 제정신이 아니거늘·

그렇게 한참 동안 공포 속에서 반복되던 무의미한 탁상공론의 끝이 도래한 것은 그 정신나간 생존자 중 한 명이 아주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린 이후였다·

“세 세닛히구아만이 아니야· 잉글라디우도 있었어·”

눈의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지만 방금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로 입을 여는 악마의 모습에 다른 악마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심지어 완전히 새로운 정보였다· 잉글라디우? 어느 날 갑자기 병신이 된 그놈?

“잘못 본 거 아니야? 진짜 놈이 있었다고?”

“절대 아니야· 처음엔 없었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내가 도망쳤을 땐 분명 놈의 옆에 잉글라디우도 함께 있었어·”

“놈은? 인족 놈이 어떻게 심장을 뽑는 건지는 봤어?”

“마 마력· 마력이 갑자기 이상하게 연결 되더니 놈의 검 검 검이 뽑··· 소 소리가 들려· 검 뽑히는 소리가 들린다! 죽을 거야! 난 죽을 거야! 우린 다 죽을 거야!”

아차하는 순간에 다시 미쳐버린 악마에게 쏟아지던 절망적인 시선이 인족에 대해 질문한 악마에게 쏟아지는 짜증과 원망어린 시선으로 바뀌기까지는 2초도 걸리지 않았다·

보이는 족족 악마들의 심장을 뽑으며 만마전을 거니는 동안 내가 느낀 건 캬루베로스의 머리카락 색은 애교로 느껴질만큼 눈이 아프다는 거였다·

이 새끼들의 뒤틀린 심성은 사실 이 끔찍한 공간 떄문인 거 아닐까? 조금 걷는 것만으로도 나무 흙 돌 이런 정상적인 자연물들이 그리워지면서 대체 여기서 어떻게 살아가는 건지 의구심이 치솟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짜증나는 건 그 뒤틀린 세상만큼이나 상식과는 거리가 먼 물리 법칙이 알 수 없는 구석에서 튀어나온다는 점이었다·

“어어어! 주인님! 거기로 가시면 안 됩니다!”

“뭐? 왜? 똑바로 가고 있잖아?”

“아 그건 필멸자 기준입니다· 지금 거기서 세 발자국 더 걸어가셨으면 만마전 서쪽 끝자락 언저리로 가게 됩니다· 거긴 주인님 세상하고는 다른 곳이랑 이어져 있구요· 여기선 일단 제가 밟는 곳만 따라 와주세요·”

바로 이딴 식으로·

“너넨 그걸 다 외우고 사냐?”

“어··· 그런 건 아니구요· 그냥 자연스럽게 안다? 라는 느낌? 나무 몇 번 만지면 나무의 질감을 떠올릴 수 있잖습니까? 그런 느낌으로 알게 되더라구요·”

“돌겠네 진짜···”

모든 구역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평범하게 걷다가도 대뜸 이런 변수가 발생하니 혼자서 올 수 있다 하더라도 절대 와서는 안 될 곳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다·

“어느 순간부터 악마새끼들도 잘 안 보이고 목적지는 아직 멀었고··· 야 잉글라디우·”

“예 옙!”

“너 여기 짱박혀 있는 동안 그 크루 뭐시기에 대해 들은 거 없어? 되도록이면 온 김에 죽여놓고 싶은데·”

“죄송합니다아무런정보도찾을수없었습니다죽을죄를지었습니다제발목숨만살려주십시오·”

“누가 죽인다고 했냐?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작정하고 숨었다길래 혹시나 싶어서 물어 본 거니까 그렇게 쫄지 마·”

거의 무너지듯이 무릎을 꿇으며 파리처럼 싹싹 비는 잉글라디우의 반응도 골 때렸지만 그걸 바라보는 캬루베로스 역시 만마전으로 넘어오기 전과는 사뭇 반응이 다르다·

“너희 동족들 심장 뽑혀 죽는 꼴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냐? 어째 둘 다 맛이 간 거 같은데?”

“······어 혹시나 싶어서 여쭙는 건데 진짜 몰라서 물어보시는 건가요?”

이건 또 뭔 소리야? 굳이 말로 할 것도 없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을 재촉하자 열심히 360도 굴러가던 눈알을 바로 잡은 캬루베로스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악마는 동족이라는 개념이 약합니다· 저희가 이러는 건 손가락 하나 까딱할 틈도 없이 죄다 한 방에 죽어서 그런 거죠·”

“그게 왜?”

“그게 왜냐고 하셔도 강함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기에서 저희는 신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처음엔 듣고 나서 그게 뭐 대수로운 이유라고 저러나 싶었다가 뒤늦게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라는 걸 눈치챘다·

현대에서는 만병지왕 총 앞에서 누구나 한 방에 갈 수 있지만 이 세상은 아니다·

칼을 들든 마법을 배우든 주먹으로 싸우든 더 배워서 더 강한 놈이 이긴다· 방심하다 뒤통수 맞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면 대결에서 그건 불변의 진리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사용한 기술은 원시인에게 총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던 모양이다· 하긴 도망치든 덤비려고 들든 공평하게 심장을 적출 당해버렸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래서 처음엔 좀 덤비는 거 같던 새끼들이 더럽게 빠르게 사라진 거구만·”

“예 뭐··· 결국 이렇게 될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런 수준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마 저희가 목적지에 도달하는 그 순간까지 대공 급의 악마들은 코빼기도 안 비칠걸요·”

“뭐? 왜? 자기들 영역을 침범당한 거 아냐?”

“원인규명할 틈도 없이 죽는데 뭐가 아쉬워서 나오겠어요· 주인님이 만마전에서 떠나지 않고 자리 잡는다면야 비상이 걸리겠지만 결국 라단으로 향한다는 걸 알면 아마 거기로 향하는 동안은 단 한 명의 악마도 만날 수 없을 겁니다·”

“옘병···”

좀 살살해야 했나·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지만 그렇다고 여유부리다가 이상한 기술 맞고 다칠 수는 없었으니 참으로 부질없는 후회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그대라는이름 님 15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후원을 해주셨음에도 연참으로 보답드리지 못하는 점 사과드립니다·

사실 라이브로 연재하는 게 갈수록 힘들어지다 보니 매일매일 글 한 편 완성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구요· 글쟁이의 게으름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겠으나 그보다는 쉬이 낫지 않는 허리 건강 이슈 탓이 큽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글쟁이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열심히 할 터이니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