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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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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8

제대로 된 파벌에 속하지 못한 어중이떠중이 악마들이 두려움에 떨며 엘드미아의 경로에서 벗어나고자 발악하는 동안 만마전의 대공이라는 자들은 침착하게 자신들의 세력을 한 곳에 모았다·

하지만 과정이 침착하다고 해서 따로 대책이 있거나 생각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침착하게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뿐이지·

대체로 코즈믹 호러로 여겨진 경험은 풍부해도 당하는 경험은 전무한 게 악마다· 필멸자들에게 살해 당해도 본체는 안전한 게 대부분이니 한낱 필멸자에게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할지언정 두려워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죽는 건 그럴 수 있다· 더 강한 악마에게 당하는 건 상식이니까·

하지만 느닷없이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수백 마리의 사자를 초 단위로 찢어 죽이기 시작한다면? 아무리 악마라고 하더라도 두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측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인족인 건 분명하다· 모종의 이유가 있어서 세닛히구아가 놈을 끌고 온 거 같은데 놈을 휘하에 두고 있는 게 아니라 사역마라도 되는 것처럼 바짝 기어다니더군·”

“중간에 합류한 잉글라디우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게 맞겠지·”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인지하고 처음 관측을 보내 상황을 확인했을 땐 어디에서 반신이나 화신이라도 끌고 온 줄 알았다·

하지만 신성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마력 장악 능력으로 순식간에 악마들을 도륙내는 걸 직접 목도한 다음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저게 뭐야··· 이상하잖아···”

불합리하다·

뭔가 해볼 틈조차 안 주는 걸 넘어서 인식할 틈조차 주지 않고 죽인다니· 신도 아닌데 저런 괴물이 어째서 존재한단 말인가·

“추측하기로는 검집에 몸의 마력을 검에는 심장의 마력을 연결해서 검을 뽑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뽑혀 나오게끔 만드는 듯하다·”

대체 그게 왜 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어들어 가는 듯한 중얼거림을 내뱉은 건 내려다보는 자라 불리우는 대공이었다· 본디 모든 상황을 하늘에서 보는 것처럼 파악하고 최대한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상대를 파멸로 몰아넣는 일에 능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명이었으나 그런 그조차 이번엔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내가 크루멜리아를 그리워하게 될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독선적이고 제 잘난 맛에 살긴 했지만 괜히 ‘지식을 탐미하는 자’라고 불리웠던 게 아니다· 만마전의 모든 지식은 그녀의 영토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으니 어쩌면 저 존재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그년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었을 거 같진 않네· 저런 괴물을 만나기도 전에 박살이 나서 쫓기는 주제에 무슨···”

그런 마음에 누군가 저도 모르게 내뱉은 한탄에 꿰뚫는 자라고 불리는 대공이 피식 웃어 보였다·

모여 있는 악마들 중에서 가장 여유롭고 태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내젓고는 네 개의 팔 중 하나를 움직여 특정인물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르가시므네 네 잘난 마법으로 그냥 일대를 날려 버리면 되는 문제 아니야? 저 괴물의 능력이 만능이었다면 저 검이 뽑히는 순간 주변의 악마들 뿐만 아니라 만마전의 모든 악마가 죽었겠지· 사거리 밖에서 싸우면 문제없잖아?”

그의 부름에 말 한마디 없이 게슴츠레 눈만 뜬 채 수정구에 비치는 인족과 세닛히구아 일행의 모습을 우울하게 바라보던 여악마의 고개가 움직인다· 거기에 맞춰 거대한 베일을 끌고 다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긴 보랏빛 머리카락이 찰랑이자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마력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주변을 휩쓸었다·

“천하의 무식한 새끼· 악마라는 새끼가 마법은 안 쓰고 짐승처럼 맨몸으로 싸우고 자빠졌으니 저딴 병신같은 짖어댐을 말이라며 지껄이고 앉았지·”

그 일련의 움직임은 고요하고 근엄하지만 정작 그녀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은 저열하기 짝이 없다·

대뜸 쌍욕을 먹어버린 꿰뚫는 자의 안 그래도 흉악한 얼굴이 더더욱 흉악하게 일그러졌지만 르가시므네라 불린 여악마는 그가 뭐라 반박할 틈조차 주지 않으며 연속으로 쏘아붙였다·

“다른 년놈들이 제 말에 단 한 마디도 동조하지 않는 이유조차 짐작하지 못할 돌대가리 같으니· 살면서 만마전의 악마들과 싸우는 동안 대규모 마법이라는 걸 처맞은 기억이 있기는 하냐?”

“이······ 어 없는데?”

“당연히 없겠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머저리 새끼야·”

탐구하는 자 르가시므네·

안 그래도 인성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악마들 중에서도 가장 성격이 파탄난 존재지만 그 마법 실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가장 마법과 거리가 먼 악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꿰뚫는 자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굳이 시도하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광역 마법은 말 그대로 광역廣域 범위를 지정해야 한다· 목표로 하는 지역의 범위를 계산하고 좌표를 계산한다는 과정이 필수라는 뜻이다·

하지만 만마전은 조금만 움직여도 전혀 다른 장소로 날아갈 수 있는 혼돈의 영역 그 자체다· 만약 누군가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범위를 지정하고 좌표를 계산하여 마법을 쏴 갈긴다면 그 마법은 완성과 동시에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갈래까지 찢겨 만마전 곳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악마들의 마법이 투사체나 범위 시전 마법이 아닌 대상을 지정하여 발동하는 형태로 발전한 이유이기도 했다·

“갓 태어난 악마 새끼들도 사흘이면 깨달을 걸 모르니 너 혼자 이 사태가 왜 심각한 것인지조차 이해 못 하고 다른 이들이 호들갑이나 떨고 있다는 듯 눈깔이나 굴릴 수 있는 거다· 놈은 대충 두리뭉실하게 범위 내의 악마들을 죽이고 있는 게 아니야· 동시에 수십 명의 악마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그 마력을 파악한 다음 죄다 자신의 검과 연결하여 심장을 뽑고 있는 거라고·”

뼈를 갈아버릴 기세로 쏟아지는 정론과 진실 속에서 꿰뚫는 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입을 꾹 다문 채 인상이나 쓰는 거였다· 실제로 그는 다른 대공들이 파벌을 이끌고 모이라고 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따라 왔을 뿐인 유일한 인물이었으니까·

“···저격은 안 되나?”

그래도 가만히 닥치고만 있는 것은 성미에 마지 않아 기어이 한 마디 더 내뱉어 본 그였으나 돌아오는 건 촌철살인 그 자체인 대답이었다·

“니가 해· 난 역으로 추적당했다가 심장 뽑힐 게 두려워서 못 하겠다·”

지금 유지되고 있는 관측 마법조차 약한 악마를 제물 삼아 정신을 장악하여 시험대에 올린 것들 중 성공한 하나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죄다 거리를 잘못 파악해서 죽었다는 뜻이다·

그것만으로도 저 인족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어야 하거늘· 저격? 웃기지도 않는 소리·

너무나도 멍청한 소리에 기가 차서 다시 한번 코웃음을 친 르가시므네는 얕은 한숨과 함께 다른 대공들을 향해 말했다·

“난 저게 대체 뭐 하는 괴물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제안 정도는 수 있지· 놈의 목적을 알아낸 뒤 일절 관여하지 않는 거야·”

“그 목적이라는 게 만마전에 있는 모든 악마의 소멸이라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지 저 꼴을 보면 언젠가 그런 목표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지금은 아니야·”

“이유는?”

“하나는 길잡이가 둘이나 필요할 리 없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놈이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이동 중인 거 같기 때문이지·”

만약 저 괴물이 만마전의 뒤틀린 공간을 진즉에 알아서 세닛히구아를 단순한 길잡이로 쓰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면 잉글라디우는 합류가 아니라 죽었어야 했다·

하지만 놈은 두 악마를 마치 호위처럼 대동하고 있다· 정말 놈이 모든 악마의 소멸이라는 장황한 목표를 지닌 미치광이었다면 저럴 이유가 없다·

“놈들이 모습을 드러냈던 건··· 이티스엘이라는 인족들의 국가로군· 놈의 목표가 다른 차원이 아니라는 가정하에서· 저 방향으로 계속 가면 거대한 바다를 가로질러 위치한 다른 대륙이 있다· 배로 이동해도 수개월은 걸리는 거리지· 게이트조차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먼 거리야·”

“···지금 그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만마전을 게이트 대용으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맞는데·”

다른 악마들의 시선이 조금 차가워졌지만 르가시므네는 더할 나위없이 진심이었다·

“나는 오히려 너희가 그렇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게 더 이해하기 힘들군· 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건··· 좀 많이 정신 나간 발상 아닌가?”

독사굴도 고블린 굴도 아닌 자그마치 만마전이다·

필멸자들에겐 공포의 대사인 악마들이 주인으로 멀물고 있는 세상을 고작 게이트 대용으로 쓰기 위해 멋대로 치고 들어와서는 가는 동안 보이는 악마들을 벌레 죽이듯 죽이고 있을 뿐이라는 결론은 그들의 자존심 때문에라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우리가 악마라서? 당장 저 이해 불가능한 힘이 얼마나 손쉽게 악마들을 죽이고 있는지 보고 있으면서 그런 생각이 드나?”

그러나 르가시므네는 달랐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만 가만히 있어도 문제 될 건 없으니까· 내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너희가 직접 저 괴물과 접촉을 시도하든 저 등신을 종용해서 괴물과 싸우게 만들든 알아서 해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억지로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는 그녀였기에 르가시므네는 그 말만을 남긴 채 다시 침묵 속에서 인족을 관찰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은 확실하게 다른 대공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만약 세닛히구아와 잉글라디우가 살아남은 것처럼 타협안이 존재한다면 저 존재를 이용해서 다른 파벌을 정리해 버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침울하기 그지없던 대공들의 안색이 순식간에 돌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알테어 님 무언의 1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부디 완결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Silvario 님 1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정확히는 준비하는 거였으며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 준비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초기에 글쟁이가 그렸던 러프같은 건 조만간 나올 수 있을 거 같네요·

멍멍이귀여워 님 20 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독자분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잘 챙기며 마지막까지 연재할 수 있는 글쟁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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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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