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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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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09

에카프 경의 제안만큼이나 수락은 빨랐고 우리는 바로 저택의 연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질질 끌 것도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내가 수락하면 바로 도와줄 목적으로 가문의 기사들이 훈련을 나간 사이 연락을 한 거라고 하시더라고· 그렇게 이동하는 동안에는 딱히 할 말이 없었지만 연병장에 도착하고 날을 다 죽인 가검을 쥔 채 가볍게 몸을 풀다 보니 결국 질문 하나는 던지게 됐다·

“혹시 이걸 위해서 미리 준비하신 겁니까?”

눈에 띄지 않는 마차 이제 막 가문에 소속되어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 가문 병력의 훈련으로 인한 공백 등등을 모두 포함한 질문에 가볍게 검을 휘둘러보던 에카프 경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상황이 맞아떨어졌다네· 지금 같은 시기에 요인 경호를 위해 우르르 몰려가는 건 민심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자네도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도 아무나 뽑은 건 아닐세· 제이미는 나도 기대가 큰 인재거든·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능력이 있는 친구지·”

“그 친구 이름이 제이미입니까? 개인적으로는 능력을 떠나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를 그렇게까지 신뢰하시는 게 신기한데요·”

“신뢰보단 계약과 관련된 거라서 믿을 수 있다네· 뭐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알게 되겠지· 지금은 이쪽에 집중해볼까·”

검을 빙빙 돌린다거나 거창하게 자세를 잡는 과정은 없다· 그저 지극히 단순하고 정직하기 짝이 없는 중단 자세를 잡으며 에카프 경은 잡담의 끝을 알렸다·

“우선은 오러··· 실례 자네는 마력이었지· 없이 검술부터 해 보세·”

한 수 배우겠습니다·

그 짧은 한마디를 입에 담으려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에카프 경의 몸이 쏜살같이 튀어나온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자기 입으로 신호를 보내자마자 달려드는 것 같은 형상으로 비춰지겠지만 실상은 검술로만 해 보자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온몸으로 움직일 거라는 신호는 주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공격이 이어졌다·

셰릴을 상대하면서 질리도록 보아온 검술이 훨씬 더 정교하고 세련된 형태로 펼쳐지는 광경은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수준이다· ‘진짜’ 오가토르프 검술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찌르기 눌러 베기 그대로 돌려서 폼멜로 후려침과 동시에 오금을 걷어차 자세를 흐트러 뜨리고 밀치기 등등 일련의 모든 동작들이 일말의 빈틈없이 물 흐르듯 연계되는 모습은 예술의 경지다·

공격은 상대의 대응에 맞춰 쉴 틈 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가르침을 평생에 걸쳐 터득한 기사의 공격은 그저 신체 능력 좀 뛰어난 것만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나 역시 일부는 반사적으로 일부는 몸에 베인 습관과 관성대로 움직이며 반응했지만 방어를 하는 게 고작일 뿐 공세로 전환할 틈을 찾아내기는 힘들다·

그나마 그런 시도를 할 만한 빈틈이 생길 것 같다고 판단하는 순간 아예 대놓고 반격에 용이하도록 틈을 만들고는 내가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공격이 이어진다· 콤보 초기화 하고 다시 패는 고인물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움직임이었다·

엔벨데와 맞붙었을 때는 몇 수 뒤에 반드시 밀린다는 견적이라도 나왔는데 지금은 그런 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뤼밍스처럼 마력 쓰지 않고 붙어보자고 해 놓고서 슬금슬금 오러를 쓰는 치사한 방법으로 날 테스트하는 것도 아닌데 내 의지와 별개로 에카프 경의 검에 내 검이 끌려 다니며 진창 속으로 빠지는 기분이다·

아예 새로운 기술 두어 스푼에 완성도의 차이 한 바가지라는 느낌· 그렇게 수 차례 이어진 공방 끝에 검과 검이 맞닿는 순간 절묘한 힘의 배분으로 안 밀릴 거 같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밀어내는 기교를 마주했을 땐 진심어린 감탄이 섞인 숨을 토해낼 지경이 되었다·

“역시 대단하군· 셰릴도 여기까지는 막아 내지 못했었는데·”

“몸으로 버틴 것에 불과하죠·”

“오히려 더 대단한 거지· 기술을 모르니 기술을 대체할 다른 방법을 강구한 것이잖은가· 솔직히 스무 번째 공격에서는 자네 손에서 검이 떨어질 줄 알았네· 대체 뭘 어떻게 훈련하면 강화 효과 없이 그걸 한 손으로 막을 수 있는 건지 내가 물어보고 싶을 정도더군·”

왼쪽 어깨를 노리고 떨어지던 상단 공격이었나? 아무런 기술 없이 근력으로 버틴 거라 뭣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에카프 경이 보기엔 남달랐나보다·

“오러를 깨우친 기사들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뭔지 알고 있나? 기술을 등한시하는 거라네· 오러를 쓰지 못했을 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은 힘을 지니게 되니 더 빨라진 검으로 더 빠르게 공격하고 막으면 된다는 식의 움직임을 자주 보이거든· 강화 효과를 제외한 대련은 자네에게 그런 습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해 본 거였는데··· 전혀 아니군· 그만한 힘을 얻었는데도 여전히 편집증적일 정도로 자세 하나하나를 갈고 닦은 게 느껴져·”

‘실제로 조금 편집증같은 게 도질 기미가 있어서 심심하면 휘두릅니다·’ 같은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에카프 경은 자신의 예상이 틀렸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고 나는 에카프 경에게 칭찬을 받아 기뻤으니까·

“이제 전력으로 오러를 쓰겠네· 자네도··· 신성력을 쓸 수 있나? 듣기로는 레비엥에서 있었던 교전 이후로 조심하고 있다고 하던데·”

“솔직히 문제는 없을 거 같은데 온갖 곳에서 주의를 받은 상태라서 마력만 써야 할 거 같습니다·”

“뭐 그걸로도 충분하니 괜찮네· 전력을 다 할 터이니 자네도 그러게나·”

그리 말한 에카프 경은 숨을 고르고 방금과 똑같은 중단 자세를 잡는다·

하지만 자세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그저 몸에 두르는 게 아니라 전투를 위해 운용되고 있는 오러는 나조차도 그 움직임을 꽤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마력 때문에 둔감한 나조차 이 모양이라니 헛웃음이 나오는 걸 참으며 검의 첨단을 에카프 경에게 겨눈 채 가장 익숙한 상단 자세를 잡은 뒤 마력을 끌어 올려 신체를 강화하자 에카프 경의 눈이 아주 약간 가늘어졌다·

“가겠네·”

뭔가를 느낀 것일까· 굳이 준비가 됐냐고 물어보지 않은 걸 보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이번엔 정말로 에카프 경의 입에서 나온 말이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 게 중요하지·

효시를 에카프 경이 쐈다고 하여 내가 방어만 할 이유는 없었기에 이중 가속을 통해 즉시 연병장 바닥을 박차며 거리를 좁히는 것과 동시에 검을 내질렀다·

나는 에카프 경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 하지만 3검이라는 명성과 국왕 경호를 위한 결전 병기에 가까운 느낌으로 수도를 벗어나지 못 하는 상황등을 통해 최소 마력을 풀가동한 나와 동급의 실력일 것이라 판단하고 움직였다·

평범한 신체 능력으로 하는 대련이었다면 과감한 공세였겠지만 오러와 마력의 영역에서는 굉장히 무모한 시도다· 4미터 남짓도 되지 않는 거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잘못된 계산은 치명적인 빈틈을 만드니까· 상대가 접근하는 속도를 잘못 짐작하면 그대로 역공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휘두르는 대신 찌른다· 시선의 위치와 완벽하게 평행을 이룬 검신으로 에카프 경의 심장을 노리며 내지른다·

못 피하면 죽을 수 있으니 조심한다는 생각 따윈 하지 않는다· 3검이라는 위치는 결코 낮은 위치가 아니었기에· 마력만 써서 싸울 경우 저쪽에서 나를 봐줄 수는 있어도 반대는 있을 수 없다는 믿음 과 함께 전신에 힘을 준다·

그렇게 펼쳐진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한 찌르기를 향해 에카프 경의 검이 아래에서부터 다가왔다· 온 신경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였지만 포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의 오러가 내 계산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였다·

무엇보다 에카프 경은 공격이 아니라 반격을 노리고 있다· 그가 맞불을 놓을 심산으로 찌르기를 시도했다면 모를까 이렇게 되면 오히려 이어지는 다음 수를 예측하기 수월하다·

그의 검이 놓인 방향과 내 공격 위치를 통해 계산했을 때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반격은 다섯 가지밖에 되지 않으며 그중에서 가장 신속하게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의 수는 셋 정도였으니까· 그마저도 두 가지 경우의 수는 어렵지 않게 소드 레슬링으로 연계할 수···

-키잉···!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카프 경의 검과 내 검이 맞닿은 아주 짧은 찰나 속에서 나는 내 예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직감했다·

검신과 검신이 비벼지며 1mm씩 서로를 노리고 나아갈 때마다 힘의 방향이 바뀐다· 첫 1mm는 위로 밀치려고 했다· 이를 느기고 아래로 짓누르며 다음 1mm를 나아가려고 하자어느새 힘의 방향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며 검로가 틀어질 위기에 놓인다·

고작 1cm전진하며 칼날끼리 금속음을 자아내는 사이 열 번이 넘는 수 싸움이 펼쳐졌다· 그마저도 억지로 버틴 것에 불과할 뿐 에카프 경의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대응한 건 겨우 세 번까지였다·

지금까지 싸워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교차의 순간은 당연하게도 나의 처참한 패배로 막을 내렸다·

그것도 무려 손에서 검을 놓친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형태였다·

-채앵!

내 의지를 완전히 거부하고 하늘로 튕겨져 에카프 경의 뒤편에 볼썽사납게 착륙한 검을 허망하게 바라보다가 정확히 내 미간에서 멈춰 선 에카프 경의 검을 바라본다·

검이 날아오르는 순간 떠오른 건 과거 레비엥 공략을 위해 싸웠을 당시 물소뿔과의 싸움· 그 싸움 속에서도 창 자루를 토막 내자마자 그대로 절단면을 이용해 내 검을 ‘잡던’ 놈의 모습이었다·

그 찰나의 판단이 기술로 승화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 아직도 내가 뭘 당한 건지 이해하지 못해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처음치고는 굉장히 잘 버텼군· 솔직히 한 번 정도는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당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만족스럽게 웃어 보이는 에카프 경을 보며 오가토르프 가문이 오직 검술만으로 가문을 세웠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동시에 어이가 없어졌다·

“대체 2검 1검이라 불리는 분들은 뭐 하는 분들입니까?”

“1검은 마스터고 2검은 검술 말고 다른 것도 잘한다네·”

세상은 존나 넓고 강자도 존나 많구나·

그나마 두 사람의 검술이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하지 않은 에카프 경 덕분에 내 자신감이 맨틀을 뚫고 내핵까지 처박히는 일은 겪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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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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