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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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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철삼권이란 십대고수가 나타난 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는 과거 있었던 사파와의 대전쟁.

정사대전 이후 생겨난 명칭이다.

시간이 흐르며 몇몇 이들이 바뀌긴 하였으나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애당초 무를 숭배하는 중원에서, 내로라하는 강자 열 명이다.
순위를 정하긴 힘들지언정, 한 번 정해지면 뒤바뀌는 게 더 이상할 일이었다.

‘삼존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삼존들이 활동을 안 한 지 십여 년이 흘렀다.
그나마 모습을 보이던 건 천존이며, 패존만 해도 이십 년 넘게 활동을 안 했음에도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니.

한 번 잡힌 자리가 얼마나 굳건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럼 이제 한 가지 의문을 뱉어보자.

‘십대 고수는 과연 얼마나 강할까.’

이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칠철삼권. 
중원에서 열 명을 뽑는다는 최강의 강자들.

그들은 정녕 가장 강한 열 명이 맞을까.
의문을 표하며 동시에 답을 내렸다.

‘아니.’

나는 아니라고 봤다.

지금 중원에는 힘을 숨기고 살아가는 이는 수두룩하다.
당장 아버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두각을 내보이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고수들.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들이 구태여 참가하지 않아도 전쟁은 승리할 수 있었다는 걸.

아니면, 지든 말든 상관이 없었겠지. 
그래서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정마대전엔 나타났었어.’

천마가 일으킨 혈겁. 
이때는 중원 전체가 불타기 시작했으니,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훗날 뇌성(雷聖)과 군도(軍道)라 불리게 될 존재들이 그렇다.

삼존보단 약할지언정, 십대 고수에 들고도 남았을 괴물들.
지금 알려진 십대고수보다 강한 이들 또한 있다는 소리고.

현 십대고수는 분명 강하지만, 밝혀진 얘기가 오로지 진실만은 아니란 뜻이었다.

아, 물론.

‘그래서 십대고수가 약하다는 소리는 아니고.’

그저, 힘만으로 오를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란 소리일 따름이다.

툭툭.

손을 가볍게 털며 정면을 쳐다봤다.

아미파의 장문인.
분월권선이 내 앞에서 뒷짐을 지고 있다.

그저 그렇게 서 있을 뿐인데, 흐르는 공기가 묘하게 흔들린다.

팽가의 머저리 가주 마냥 힘을 표출하는 걸까. 
그건 아니다.

숨기려 해도 존재감이 얕게나마 흘러나오는 것이겠지.

‘권선인가.’

검을 주로 사용한다는 아미파에서, 권법으로 장문인까지 오른 여인.
노파를 보며 심상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동시에 존재감을 느끼며 육체를 활성화 시켰다.

쿵.

육체에 힘이 들어가며 근육이 팽창한다.
적대감을 느끼며 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준비에 돌입할 무렵.

“구 공자.”

앞선 분월권선이 내게 묻는다.

“정녕 할 생각인가.”

그걸 듣고 살짝 웃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여기까지 오셔놓고선.”

지금 있는 위치는 처소 뒤편에 마련된 수련장이다.
미 부인에게 부탁해 마련한 곳이며 평소엔 패존과 비무에 쓰는 장소였다.

그런 곳에서 나는 권선과 마주하고 있었다.

이유는 당연히 비무를 위함이다.

이런 상황이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드는지, 권선은 내내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묻겠네…. 정녕.”

“안 물으셔도 됩니다. 처음과 대답은 같을 테니까요.”

귀찮은 말은 차단했다.

“몸부터 빨리 푸시지요. 나이가 있으시니, 안 그러면 골병드십니다.”

“…하.”

나직한 한숨에 피부에 감각이 스친다.
활성화된 육신은 모든 순간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이건 내가 자네에게 주는 기회일세.”

“기회요?”

“이 이상 가게 되면, 가볍게 혼을 내는 정도로는 안 끝날 테니까.”

권선의 눈동자가 나직하게 가라앉는다.

숨 쉬는 게 살짝 무거워졌다. 
그녀에게서 뿜어지는 기압이 넓은 수련장을 점점 잠식하기 시작한다.

“자네는 대단해.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지. 오만할 수 있고 자만해도 되네. 그래도 되는 수준이니까.”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하나. 거기까지야.”

웅.

권선이 손을 스치니 허공에 일렁임이 돌았다.

“내가 팽가의 모자란 아이와 같아 보이는가.”

순식간에 모자란 멍청이가 된 도왕.
우습게 느껴졌지만 웃지는 않았다.

웃을 만큼 가벼운 기압이 아니었다.

“아미파는 받은 무례를 가볍게 넘기지 않네.”

작은 일렁임은 금세 균열로 변질된다.
그걸 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그래서요? 이제 와서 그만하자는 말씀입니까?”

“자네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이번 무례는 없던 일로 해줄 수도 있겠지.”

“무슨 사과랑 용서요?”

하하.

웃음을 흘리고 즉시 손으로 입을 막았다.
이런, 어쩌지. 못 참았다.

잠시 고민하고선 손을 뗐다. 
이미 늦은 거 그냥 하던 대로 해야겠다.

“아침 댓바람부터 언질도 없이 찾아온 건 그쪽이잖습니까.”

“…그쪽…?”

호칭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권선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근데 사과는 무슨 사과. 한참 어린놈이 장문인께 대드니 그게 기분이 나쁘셨습니까?”

“자네, 정말 선을 넘을 생각이군.”

“선이 있다면 진즉 넘었습니다. 귀찮게 그런 걸 뭣 하러 고민해요.”

“지금 아미파에 싸움을 걸어 오고 있음을 인지는 하고 있다는 말이겠지?”

“아미파는 지랄.”

한숨을 섞어 말했다.

“그냥 마음에 안 들어서 선배님께 까부는 겁니다. 뭣 같으면 아미파라 하십시오. 그래도 상관은 없으니까.”

“…!”

“그리고. 지금 와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뭐. 선배님께서 궁금한 걸 대답해드리는 거로 퉁칠 걸 내가 모를 것 같아요?”

그냥 간단하게 용서할까. 그럴 리 없다.
내 행동이 어린아이의 치기라 생각하면서도 권선이 여기까지 묵묵히 따라온 이유는 그것일 것이다.

“간단하게 가자니까요? 제가 명분도 쥐여드렸잖습니까.”

노 고수가 후기지수와 싸우는 건 인식 상 무리가 있다.
그것도 목적을 두고서 힘 싸움으로 결과를 정한다? 잘못했다간 치졸하단 소리를 들을 일이었다.

그래서 명분을 만들어줬다.
먼저 시비를 걸어준 것이다.

하물며.

“금제까지 걸었잖아요. 어디 가서 이 일에 관한 일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뒷일이 터지지 않게 수습도 해놨다.

완벽하게끔 전부 처리해놨거늘, 무얼 저리 망설이는 걸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권선 또한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장문인. 혹시, 귀 먹으셨어요?”

“…뭐라?”

“지금까지 설명 다 해드렸는데. 이걸 다시 물으시네.”

뭘 들은 걸까.
아니면 들었는데도 이해가 안 가는 걸까. 그럼 더 쉽게 말해줘야겠지.

“기 싸움하기 좆 같으니 그냥 싸워서 끝내자구요. 무인은 자고로 그래야지 않겠습니까.”

“허.”

시간 낭비가 아깝다.

안 그래도 오늘 일정이 꽉 찬 상태다. 
바빠 죽겠는데 노인네 상대해줄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할머니, 대화는 그만하고 슬슬 할 거 합시다.”

인내심의 한계였다.
어깨를 살짝 풀며 내뱉자, 이번엔 권선 옆에 있던 여인이 얼굴을 붉혔다.

“네놈. 지금 장문인께 뭐라 한 거냐.”

아까도 끼어들던 여인이다.
얼굴을 보니 어지간히 화가 난듯싶다.

하지만.

“감히 아미파의…. 컥!?”

여인은 이번에도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대략 열 걸음.
그만큼의 거리를 내가 한걸음에 다가가 여인의 목을 움켜잡았기 때문이다.

잡힌 여인은 아무것도 못 하고 몸을 떨기 시작한다.
그런 여인을 보며 말했다.

“아까 내가 뭐라고 그랬어? 팔 한 짝 뽑아버린다고 그랬지.”

우드득.

“끄으읍!!?”

뽑진 않고 오른팔을 기괴하게 꺾어버렸다. 
진짜 뽑을까 하다가 참았다.

“왜 자꾸 어른들 얘기하는데 끼어들고 그래. 그러다가 진짜 죽어. 알아?”

여인은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시끄러울까 봐 목을 잡은 김에 호흡도 막아버렸다.

그 상태로 권선을 쳐다봤다. 
권선과의 거리는 좁혀져 두 걸음도 되지 않았다.

“자꾸 고민하시니 한 가지 더 도와드릴게요.”

권선의 눈은 잔뜩 커져 있었다.
이건 엄연히 내 배려였다.

싸우기 전에. 쓸데없이 방심하지 말라는 배려.

“안 싸우실 거면 이거, 지금 죽여버립니다.”

웃으며 말하자. 
그 순간, 권선에게서 어마어마한 기압이 터져 나온다.

자세는 같았으니 분위기는 다르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세였다.

십대고수의 투기인가.
적당히 갑갑하니 느낌이 나쁘지 않다.

휙.

쿠웅-!!

잡은 여인을 대충 던졌다.
벽에 처박히는 소리가 멀찍이서 들렸다.

조절하긴 했는데, 잘못했다간 죽었을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까지 들고 있거늘.

“사람을 능멸하는데 재능이 있구나.”

권선은 아미파의 제자가 어찌 됐는지 관심도 없어 보였다.

“네 선택이 그리하다면, 내 존중하마. 어린 치기 또한 무릇 불타오르니 거창한 법.”

천천히 권선이 자세를 취한다.

“부디 선택에 후회하지 말…!”

그런 권선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쿠우우웅–!!

“…꺽!?”

권선의 몸이 접힌다. 
그대로 힘을 줘 강하게 밀어냈다.

쿠아아아-! 풍압을 터트리며 권선의 몸이 벽으로 날아간다.
쿠우웅–!!! 수련장 벽면을 부수며 권선의 몸이 박혀 들어갔다.

투두둑.

잔해가 후두둑 떨어진다. 
그걸 보며 말했다.

“어디서 센 척이야. 뒤질라고.”

보여줄 걸 다 보여줬음에도 저러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짜증을 가득 담은 눈으로 벽면을 보고 있는데.

웅-!

일순 기압이 느껴진다. 
즉시 손에 힘을 줬다.

후우욱-!

열기가 뭉친다. 
순식간에 염옥(炎玉)이 완성됐다.

어깨에 힘을 가득 주고 있는 힘껏 내던졌다.
염옥이 빠르게 쏘아져 벽면으로 향하고.

퉁-! 쿠아아아아아아—!!! 

부딪히자마자 엄청난 폭발이 터져 나온다.

보통 사람이라면 뼈도 안 남을 열기가 흘렀다.

끝났나?

‘지랄.’

그런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벽 반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휘이이이익-!

고개를 조금 틀었다. 그러자 뺨으로 주먹이 스친다.
권선은 어느새 범위를 벗어나 내 뒤에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인식했다.

“이놈-!”

콰직-! 권선이 바닥을 짓밟으니 사방에 금이 터진다.
공세가 이어진다.

심안에 수두룩히 보이는 무수한 권로.

하나하나 차단하며 몸을 비틀었다.

퉁-! 쿠웅-!!

주먹을 흘릴 때마다 몸이 미세하게 진동한다.

‘묵직하네.’

권선은 한방 한방이 매섭다더니, 그 말이 맞다.
할머니가 나이에 비해 힘이 상당했다. 자칫 잘못 맞으면 뼈가 분질러질 정도랄까.

‘방금 일격은 막혔나?’

복부를 때렸던 기습.
호신강기까지 부쉈지만, 제대로 들어가진 않았다.

권선은 그 짧은 찰나에 반응한 것이다.

‘좋네.’

확실히 십대고수다.
어중이떠중이들이랑은 다르다.

후우우우욱-!

“!”

기압이 느껴진다.
박투를 반복하는 와중, 권선에게서 문득 이질감이 느껴졌다.

‘기운의 흐름이 바뀌었다.’

자칫하면 놓칠뻔한 흐름이다. 
몰래 쓰려고 모으는 것 같았다.

‘어디지.’

주먹을 치하며 권선의 몸을 확인한다.

‘찾았다.’

왼쪽 어깨부터 주먹까지.
기운의 흐름이 저기만 뒤틀려있다.

오른손을 많이 쓴다 싶었는데 왼손잡이였구나.

‘허초로군.’

일부러 오른손잡이라 착각하게끔 한 모양이다. 철저하네 아주.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다.

눈을 살짝 찌푸리며 다리를 살짝 뺐다.
허리의 힘을 풀고 각도를 틀었다. 

즉시 권선의 주먹이 날아든다.
콰앙-! 강력한 권격에 어깨를 맞았다.

자세가 흔들렸다.

‘음.’

어깨가 얼얼하고 뼈가 저릿하다.
나름 강기를 둘렀음에도 이 정도인가.

확실히 강하다.

하지만.

‘이 정도인가.’

놀랄 만큼은 아니었다.

“흡!”

빈틈이 만들어지자 모아놨던 힘을 쓰려는 건지, 권선의 자세가 변화한다.
이윽고 숨기던 기운이 존재를 드러냈다.

권선의 기운이 손끝에 모여들어 그대로 팔을 내뻗었다.

무호산장(武浩山掌).

손바닥 모양의 강기가 뿜어진다. 
아니, 뿜어지려 했다.

팡-! 

“…!?”

권선의 무공을 펼쳐지지 못했다.
손바닥이 뻗어지던 찰나, 그 손을 내 손바닥으로 막아낸 탓이다.

파아아아앙—!! 

기운이 흩뿌려지며 사방에 터져나간다.
거센 충격이 휘몰아침과 동시에.

“커헉!”

권선이 피를 흘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무공이 봉쇄당하며 기혈이 뒤틀린 모양이다.

“…허억…헉.”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권선. 그녀는 각혈하면서도 경악스러운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방금 상당히 무식한 방식으로 무공을 봉쇄했다. 
기운이 터지려던 순간에 맞춰 막무가내로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하면, 서로 기운에 내상을 입게 되는데.
보통 공격한 쪽이 더 큰 피해를 입는 게 다반사였으나.

‘그것도 내기량이 비슷해야지.’

막대한 기운은 그런 피해마저 상쇄한다.
물론, 내상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만, 참을만한 수준은 됐다.

비틀거리는 권선.
그걸 보면서도 멈출 생각은 없다.

발을 뻗어 공격했다. 
빠악-! 권선이 급히 팔을 들어 방어하지만, 충격을 다 막지 못한 듯 권선이 휘청인다.

‘그럼 한 번 더.’

이번엔 주먹에 불꽃을 휘감았다.

구염태아랑(俱炎態牙狼).

권선을 후려친 주먹에서 불꽃이 터져 나왔다.

화르르르륵—!!!

수련장을 휘감을 만큼의 불꽃.
타오르는 주변을 보면서도 눈을 빠르게 돌렸다.

위치를 찾는다.

타격은 입혔으나 반동을 이용해 권선은 모습을 감췄다.
불꽃은 시야를 가렸으니 그걸 이용해 반격을 노리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나쁘지 않은 처사다. 문제는.

‘내 불꽃에선 도망칠 수 없어.’

이 불꽃은 내 기감과 같았다. 
그 안에서 움직인다는 건, 위치를 전부 알려준다는 것과 다름없다.

‘차라리 불꽃을 치워버렸어야지.’

한참 아쉬운 선택이다.

왼팔을 뻗었다.

쉬리릭-! 

귀정이 반응하며 손에서 천을 뿜어냈다.
순식간에 불꽃 사이로 파고들더니, 꽈악-! 

“헙!”

불꽃 사이를 누비던 권선을 붙잡았다.

그대로 잡아당겼다.

화아악—!! 권선의 빈약한 몸이 불꽃을 뚫고 다시 나타난다.

빠르게 내 쪽으로 날아오는 권선. 
그걸 보며 곧바로 주먹을 내질렀다.

뻐억-!

“컥…!!”

가까이 다가올 즈음 얼굴을 때렸다. 강기는 묻히지 않았다.

얼굴을 맞았음에도 권선은 움직인다. 어떻게든 반격을 하려나 보다.
심안으로 확인 후 좌측 어깨를 후려쳤다.

쿵-!

자세가 흔들린다.
그 탓에 권선이 반격을 실패했다. 

‘다음은 다리.’

정확히는 우측 허벅지. 
충격으로 움직임을 봉하고 발목을 부쉈다. 

권선이 넘어진다.

귀정으로 자세를 고정시킨 다음 명치에 무릎을 꽂아 넣었다.

쿠우웅-! 강기를 짓누르며 공격이 들어갔다.

“푸흡!”

고통과 함께 권선이 핏물을 뱉는다.
몸을 틀어 피했다. 

옷이 몇 벌 없어서 더러워지면 곤란했다.

피하는 와중 반동을 이용해 발로 얼굴을 찼다.

빠악-!
권선의 고개가 솟구친다. 핏물 또한 허공으로 튀었고 육신을 이르던 강기 또한 해제되는 게 느껴졌다.

묶어놓은 귀정을 풀며 가슴팍을 발로 힘껏 밀쳐냈다.

콰앙-!

밀쳐진 권선이 벽면에 강하게 부딪히곤 그대로 지면에 철퍼덕 쓰러진다.

바닥에 누운 권선, 저걸 보면서 긴장은 풀지 않았다. 

저것조차 허초일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쳐다보는데.

“…”

시간이 지나도 권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잠시 고요해진 상황.

‘뭐지.’

미묘한 기색을 느끼며 고개를 까딱였다.

‘아닐 텐데.’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아니겠지?

에이. 설마.

조금 더 기다려보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진짜인가?”

쓰러진 권선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잡아 들어 올렸다.

스윽.

가벼운 몸뚱이가 힘없이 끌려 온다.
권선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코와 입에선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당장 죽을 듯 연신 얕게 호흡하고 있었다.

엉망진창이 된 상판.
이를 보며 헛웃음을 지어야 했다.

설마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맞나보다.

순식간에 속이 공허해진다. 
기대했던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껏 올라오는 짜증에 권선에게 물었다.

“진짜 이게 끝이라고?”

어디 하나 부서지고 꺾이고 망가진 데가 없다.
장기도 멀쩡하다.

뭔 싸움이 이래?
하찮기 짝이 없는 결과에 권선을 보며 말했다.

“장난쳐? 뭐 이렇게 약해.”

무려 중원 십대 고수다. 아무리 세간의 인식보다 다소 약할지언정 이런 느낌은 아니었을 텐데.

기대하던 것과는 다른 형태였다.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모습.

잡은 머리채를 흔들어보지만. 권선의 숨소리만 옅어질 따름이다.

“아니, 할머니. 잠깐 일어나봐요. 다시 싸워보게.”

이렇게 아쉽게 끝낼 수는 없다.
그런 마음으로 말해보지만.

부르르….

내 말에 권선은 정신을 차리긴커녕, 짧게 몸을 떨 뿐이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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