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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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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웃으며 오는 꼴에 뭐라 할 말이 없다·

멍은 왜 저렇게 들었는지 상당히 많은 양이었고·
크게 다친 곳은 없지만 자잘한 곳을 따지자면 상태가 굉장히 나빴다·

어지간히 힘겨운 비무였다는 걸 봉순이는 몸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졌지만 말이지·’

지끈거리는 이마를 감싸 쥐었다·

졌다·
봉순이는 끝내 검룡에게 패배했다·

“히히히!”

덕분에 재밌었다는 듯 웃는 봉순이를 보며 두통을 참아내야 했다·

당연하게도 비무는 모두 지켜봤고· 패배한 원인도 알고 있었다·

‘이것도 성율과 그리 다르진 않았어····’

수준 차이·

이는 팽우진과 성율의 비무에서도 보이던 일이다·
다만, 그 두 사람처럼 압도적인 전력 차는 아니었다·

거의 동등에 가까운 수준이었으나·

‘상황의 문제가 컸어·’

비무 전에 내가 봉순이에게 물었던 게 있었다·

나는 영풍을 보며 이길 수 있느냐고 그녀에게 물었고·
봉순이는 이에 대답했다·

비무라면 모르겠으나·

‘생사결이면 이긴다고·’

봉순이는 자신만만하게 그렇게 말했다·

또한, 그 부분은 내 생각도 다르진 않았다·

죽이고자 하는 싸움·
그 과정이면 봉순이가 영풍보다 강할 것이다·

영풍은 아직 여물지 못한 정파인에 가깝다· 
실전 경험이 있어 봐야 얼마나 있겠는가·

하지만 봉순이는 다르다·

‘···쟤는 그냥 날짐승 같은 놈이야·’

죽이는 데 망설임이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이었다면, 내가 보기에도 봉순이가 이겼을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것도 확신은 아니지만·’

비무에서 보여주던 영풍의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매화가 훨씬 짙어졌어·’

본래 펼치던 검무는 더욱 날카롭고 섬세해졌으며·
영풍이 품고 있었을 도기는 보다 진중해졌다·

‘수련을 제대로 하긴 했나 본데·’

그건 근육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고된 훈련을 통해 상승시킨 영풍의 육체는 말도 안 되게 단단해 보였으니 말이다·

‘···기반을 쌓을 거면 저리 쌓아야지·’

경지의 상승은 느릴지언정 그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모습·
아마 영풍이 화경에 오르게 될 경우 그간의 노력은 상당한 이점이 되리라·

더불어 모르긴 몰라도 저대로 두면 다음 세대의 검왕은 영풍이 될 확률이 높았다·
우혁이 놈도 있긴 하다만···· 검술적인 측면은 영풍이 더 높아진 것 같으니 말이다·

‘그건 뭐 그렇다 치고····’

봉순이가 여기서 질 줄이야·

질 상황도 염두에 두긴 했으나·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역시· 귀물을 못 쓴다는 게 문제였을까·’

봉순이가 사용하는 전대 검후의 유품·

이번 비무제는 귀물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빼고 오게 됐는데· 애병이 사라져서 그런가 봉순이는 전력을 제대로 보이질 못했다·

하지만·

‘이건 영풍도 마찬가지야·’

녀석도 애병을 못 쓰는 건 같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풍도 귀정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어째서인지 두 개로 남은 귀정·
무당에서 화산이 되찾아간 귀정을 영풍이 소유하고 있을 것인데·

‘영풍도 비무에서 귀정을 내보이진 못했지·’

상황상 둘 다 문제가 있던 건 맞고·
그 결과로 봉순이가 패한 것도 맞다·

‘쯧·’

승복해야 하는 시점이란 뜻이었다·

‘이리되면···· 두 번째로 가야겠어·’

봉순이와 관련되어 준비한 작전은 둘·
이 중 비무에서 패할 경우 생각해둔 작전이 두 번째였다·

‘나중에 황보 가주에게 연락을 보내놔야겠군·’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대처해야 했다·
그리 판단하며 한숨을 내쉰 직후·

“···그래서·”

멍든 봉순이를 치워내며 뒤를 돌아봤다·

“무슨 용건이냐?”

누군가 날 찾아왔기 때문이다·

“···”

내 말에 뒤에 있던 녀석이 흠칫한다·
빡빡민 머리에 잘난 얼굴· 거기에 뭔가 익숙한 황안의 청년·

소림의 희망이라 불리는 신룡 유연이었다·

“뭐야 너·”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유연이 멋쩍은 표정으로 내게 말한다·

“···인사를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인사?”

유연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인사?”

우리가 인사를 나누고 말고 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그런 의문이 들었다·

하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시주·”

유연은 불편한 듯 보이면서도 예를 먼저 취해왔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 너도 잘 지냈냐·”

“그렇습니다·”

“아닌데· 막 그렇진 않아 보이는데·”

“···”

내 말에 유연이 헛기침을 뱉는다·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리라·

지금 유연은 가슴팍에 붕대를 묶고 있었다· 
아마 위설아와 싸움에서 생긴 상처가 다 낫지 않은 모양이다·

‘그때 상처가 깊었으니 말이야·’

치명상까진 아니어도 며칠로 나을 수는 없는 상처다·
다른 이였다면 다음 비무에 무리가 가서 기권했을지 모를 수준·

그런 상처를 입었음에도 유연은 오늘 비무대를 다시금 찾아왔다·

‘저게 과연 자의일까 타의일까·’

소림이 내 예상보다 훨씬 썩었다고 한들, 설마 상처 입은 제자를 비무대까지 떠밀었을까 싶다만·

‘혹시 모를 일이지·’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 꼴로 싸울 수는 있겠어?”

고갤 까딱이며 묻자 유연이 살짝 제 입술을 깨문다·

“···할 수 있습니다·”

“음·”

저러다 죽을 거 같은데·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가 저놈 걱정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말을 참으며 주변을 쳐다봤다· 
시선들이 장난이 아니다 이미 대부분의 이들이 신룡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번에 보여준 여파가 어지간했으니까·’

후기지수라 볼 수 없는 압도적인 무력·
신룡은 이미 남들에게 많은 의미를 주는 인물이 되어 있었다·

그게 경계일 수도 있고·
혹은 찬양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후기지수라 부르기엔 너무 높아진 위치라는 뜻이다·

그 탓에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하나였다·

‘투룡과 신룡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도왕을 짓밟은 투룡·
세상에 자신을 선보인 신룡·

그 둘이 붙으면 누가 이기게 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얘기였지만, 투룡이 기권하며 이루어질 수 없는 얘기가 됐다·

하여, 아쉬운 마음을 담아 도왕과 신룡에 관해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거기서 우스운 점은·

‘반반이라 보는 여론이 크다는 거지·’

신룡이 이길 것이라는 게 반·
도왕이 이길 것이라는 게 반·

현재 여론이 그러했다·

이 얼마나 처참한 상황인가·

‘도왕의 명성이 거기까지 추락하다니 말이야·’

왕급 무인이 고작 후기지수와 비견되고 있는 것도 웃기거늘· 승산을 반반이라 보고 있다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일까·

‘그 아저씨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겠네·’

눈물뿐이겠는가·
 
화딱지가 나서 사방을 다 부수고 있을 것이다·

이게 다 패존이 만든 상황이었다·

‘쯧,’

빌어먹을 늙은이·
그 양반이 사고 친 탓에 일이 다소 흐트러졌다·

‘···덕분에 마교와 패존의 관계 얘기는 조금 줄어들긴 했다지만·’

골치 아파진 건 매한가지·
터지려는 한숨을 참으며 다시 유연을 쳐다봤다·

“그래서· 용건이 뭔데·”

“···”

고작 인사나 하려고 이리 찾아오진 않았을 것이다·
아까도 말했듯 우리가 인사하고 말고 할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내 물음에 유연은 아무런 말도 뱉지 않았다·

정확히는 뱉지 못해 우물거리고 있음이 옳을 터·

뭔가 망설이는 게 있는지 입술을 뗐다가 붙이길 반복한다·

그 모습에 답답해서 짜증을 내려던 찰나·

“오! 그때 그 사람이다!”

멍든 봉순이가 뜬금없이 나섰다·

“대머리! 반짝반짝!”

“···뭐 인마?”

“이번에도 만져봐도 돼?”

세상 신난 듯 꺼내든 말에 내가 눈을 키웠다·

저 미친년이 뭐라는 거야?

“만지긴 뭘 만진다는···· 잠깐· 이번에도 라니? 그게 뭔 말이야·”

‘이번에도’ 라는 건 이미 만져봤다는 말인가?

“응! 저번에 만졌어! 엄청 뽀득뽀득해· 교주···아, 아니 공자도 만질래?”

설마 싶어 한 말인데· 마치 보석이라도 본 것마냥 봉순이가 희번뜩한 눈으로 말했다·

돌겠네 진짜·

‘이건 아무리 그래도 빡치겠는데·’

하여 머쓱한 표정으로 유연을 쳐다봤다· 근데·

“···어···그···어····”

예상과 달리 유연은 고장이라도 난 듯 삐거덕거리기 바빴다·

저 새끼는 또 왜 저래·
얼굴과 귀가 시뻘게진 것이 상태가 영 아니었다·

“···”

저걸 보다 생각했다·

···설마·

“야·”

“···예···예?”

내 부름에 유연이 흠칫하며 반응한다·
그걸 보며 물었다·

“너 얘한테 반했냐?”

“···!”

말을 듣고 유연이 화들짝 놀란다· 이 새끼 보게···?

“설마 진짜로····”

“오· 뭐야 뭐야?”

질색하며 말하려는데 이번엔 봉순이가 얘기에 끼어들었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나랑 짝짓기 하고 싶- 꾸에익!”

아니나 다를까 개소리를 하려 하기에 머리를 후려쳤다·

“으아아파···!!”

“···제발· 제발 좀 닥치고 구석으로 꺼져있어····”

세상 창피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발로 차 봉순이를 당소열 쪽으로 냈다· 의무대로 데려가라는 뜻이었다· 발로 엉덩이를 맞은 봉순이가 헤실헤실 웃으며 사라진다·

짐덩이를 전부 보낸 다음, 간신히 유연과 둘이 남았다·

“···후····”

열 불나는 걸 꾹 누르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진짜 쪽팔려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크, 크흠····”

이는 유연도 마찬가진지 녀석이 문득 헛기침을 뱉는다·
그리고는·

“그런 거 아닙니다·”

갑자기 해명하기 시작했다·

“···뭐가 아닌데?”

“사, 사모하거나···· 그런 게 아니란 의미입니다· 저는 부처의 뜻을 따르며 이성에게 그런 흑심 같은 걸 품지 않습····”

“아니, 해명 안 해도 돼· 관심 없으니까·”

“···예? 아· 그렇군요····”

“땡중은 남자 아니야? 여자 좀 좋아할 수 있지· 미친년이라 그렇지 상판은 볼만하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고 분명···!!”

“됐고· 그래서 왜 찾아왔냐고· 용건 없으면 나 쉬게 그만 사라져·”

빨리빨리 본론에 들어가고자 말을 당겨왔다·
그 말에 유연이 잠시 멈칫하더니 표정을 달리한다·

역시나· 용건이 있기는 했던 모양이다·

뭘까· 대체 뭐기에 이렇게 날 찾아왔을까·
그런 궁금증이 떠오를 무렵·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유연은 참던 말을 내게 꺼내놓았다·

“조금 있으면, 저는 시주와 비무를 하게 되겠지요·”

“그렇겠지·”

대진표가 그렇게 짜였으니 말이다·
한데 이 얘기는 왜 꺼내는 걸까·

“···그때····”

“그때?”

“···부디 시주께서 제대로 저와 싸워주셨으면 합니다·”

“음?”

말을 듣고 놀란 듯 유연을 쳐다봤다·
지금 저 놈이 뭐라는 거지?

“···갑자기 무슨 말이야?”

“시주께서 비무에 진심을 다 해주시길· 그리 부탁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음”

비무가 장난이냐· 나는 항상 진심이었다·
그리 말하려 했으나, 유연의 눈을 보고 입을 잠시 다물었다·

이 새끼 진심이었다·

강렬하게 굳은 눈엔 뭔지 모를 열기가 그득하다·

그걸 보며 혀를 차며 목덜미를 긁적였다· 대충 대답하기 꺼려지는 눈빛이었다·

“···야·”

그래서 이번엔 장난기를 뺐다·

“예·”

“그럼 너 죽어·”

“···!”

내 대답에 유연이 어깨가 떨린다·

“몸이나 성하면 몰라· 그 꼴로 뭔 개떡 같은 선전포고야· 미친 거야?”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뭐라는 거야 이 좆밥 대머리가·”

“····”

단어가 격렬해서였을까? 유연의 인상이 굳어졌다·

그걸 보면서도 내 입은 멈추지 않았다·

“그건 부탁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네 행동에 따라 다르겠지·”

“···행동에 따라 다르다는 건·”

“제대로 하게끔 만들어봐· 그럼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

왜 유연이 대뜸 이런 부탁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진심은 맞는 것 같기에 나도 제대로 대답해줬다·

진심을 보고 싶으면, 보여줄 수 있게끔 행동해라·

그런 말이었고·
의미를 알아들었는지 유연의 눈은 더 열기를 품어냈다·

“알겠습니다· 시주의 말씀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웅·

‘음·’

말과 함께 심장 쪽으로 느낌이 스친다· 유연의 심상에 내 투기가 반응한 것이다·

“오늘· 저는 시주를 이길 겁니다·”

유연의 말에 피식 웃었다·

“그래 보든가 그럼·”

“···”

더 이상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유연은 예를 갖추며 고개를 숙였고 인사를 끝마치자마자 등을 돌려 걸어갔다·

뭐야 저놈· 진짜 이 말 하려고 온 거야?
비무를 하게 되면 제대로 해달라고?

‘땡중이 만두를 처먹더니 머리가 이상해진 거 아니야?’

오죽하면 그런 생각이 들 지경이다·
거기에 이상한 부분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뭘까·’

그런 유연의 등을 보며 생각했다·
뭔가 미묘하게 거슬리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별거 아니었다·

순전히 본능일 뿐이다· 

이유도 맞지 않고 그래야 할 명분도 없다·
평소에 떠올렸다면 개소리라 치부할 일이건만·

나는 참지 못하고 멀어지는 유연에게 물었다·

“혹시 말인데·”

내 목소리에 유연이 걷던 걸음을 멈춘다·

“대진표 저렇게 된 거· 네 짓이냐?”

“···”

말을 들은 유연은 침묵했다·
몇 초· 그렇게 조용히 있던 유연이 답하길·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녀석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답하고선 다시 걸음을 나아갔다·
점점 멀어지는 유연·

나는 그런 놈을 보며 확신했다·

“하하· 이것 봐라·”

아무래도· 

“저놈 짓이었어?”

맞는 것 같았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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