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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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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원에서 가장 중요한 걸 뽑자면 가장 처음으로 나오는 건 분명 ‘힘’일 것이다·

힘을 숭배하며 무인들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만큼, 무력보다 더 중요한 건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무력뿐인 중요한 게 없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었다·

무인들이 힘을 숭배한다고 하나· 그들 또한 인간이다·
현재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힘을 제외하고 또 중요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돈이지·’

돈이었다·

무인이 결국 인간이라면, 그들은 살아가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높은 경지와 깨달음을 추구하며 백날 수련을 한들 돈이 나오진 않는다·

먹고 싸고 옷을 갈아입는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게 돈이라는 말이다·
이는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매일 수련이나 하는 인간들에게 돈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명가든 명문이든·
실상 쌈박질만을 위해 존재하는 곳들이건만· 그들은 이상하리만큼 돈이 많았다·

물론, 요령의 모용세가 사천의 당문 등 직접 상업을 이행한 세가들이 있기는 하다만·

모든 가문이 그렇지는 않다·
상단이나 표국을 소유하지 않는 곳이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럼 어째서일까·
어째서 그 많은 가문과 문파가 유지될 수 있는 걸까·

이는 무림맹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이유와도 같았다·

‘후원이지·’

중원에 퍼진 진짜 장사꾼들·
흔히 상단이라 불리는 곳에서 막대한 자금을 그들에게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입는 옷· 그들이 찬 칼·
그들이 먹는 음식들·

자체적으로 돈을 벌지 않는 이들은 대부분 상단의 후원금으로 생활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건 무림맹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원에서 한 손에 꼽는 대상단들, 그들을 포함한 수십 개의 상단이 모두 맹에 후원을 보내고 있었고· 그 덕에 무림맹을 비롯한 많은 세가가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다·

하면, 도대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무인에게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상단에선 그 많은 돈을 후원하는 걸까·

그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같은 편으로 만들기 위함이겠지·’

이곳은 시도 때도 없이 마경문이 터지며 위험이 도사리는 세상이다·

무인이라면 홀로 이겨낼 수 있을지언정, 그렇지 않은 이들은 어찌해야 하겠는가·

당연하게도 무인의 손을 빌려야 했고· 그걸 위해 상단은 후원이란 명목으로 무인과 암묵적인 협약을 맺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들에게 보호를 받기 위함이자 소속감을 형성하기 위한 수작이기도 했다·

저 무인은 우리의 후원을 받는다·
하니, 우리 사람이다·

적대 세력, 혹은 경쟁 상단을 향한 위압감 조성도 가능하고 무인의 명성이 오를수록 상단에 도움도 된다·

실제로 섬서에 위치한 역선상단 같은 경우· 오랜시간 대대로 화산파를 후원하고 있었는데, 사파 연합에 의해 위기에 처하자 다른 이도 아닌 매화선이 나서 직접 처단한 사건도 있었다·

이렇듯, 상단이 무인에게 후원을 내건다는 건 여러 의미가 존재하며, 서로의 이익을 위한 방식이기도 했다·

무인에겐 돈이 생기고·
상단에겐 광고효과를 비롯해 안전장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아저씨가 나한테 올 줄이야·’

난 앞에 있는 불혹의 사내를 보며 여러 생각을 해야 했다·

‘이렇게 대면하는 건 처음인가?’

전생을 포함해 현생까지· 
직접 대면하는 건 처음이나 상당히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반 공식적으로 중원에서 가장 돈이 많은 상단·
장원상단의 상단주 장유명·

선한 표정에 사람 좋은 분위기가 인상적인 중년인·
그는 다름 아닌·

‘신검의 후원자····’

전생에 천마를 막아내며 천하제일인에 오른 신검·

위설아를 후원하던 상단의 주인이었다·

또한, 정마대전 당시 무인들에게 병장기를 무상으로 지원하며 식료품이나 재난 지원에도 힘을 지원하는 등 여러 선행을 하던 인물이다·

세간에선 말한다·

신검은 장원상단의 후원이 없었다면 거기까지 가기 힘들었을 거라고·

맞다· 
이는 나 또한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신검은 무소속이었으니까·’

장가와의 약혼을 하긴 했으나 본연은 검존의 후인이자 손녀일 뿐이었고· 그녀가 원활히 활동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후원자가 필요했는데·

그걸 장원상단에서 도맡아 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장원상단은 장가와 인연이 있으니 말이야·’

장유명의 성씨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저 성이 흔하다고는 하나,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장원상단은 장가에서 파생한 상단이야·’

방계 쪽이라 듣기는 했는데 엄연히 뿌리가 같음은 맞다·

어디까지 연관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유로 그들이 신검을 후원한 것이라 당시에는 판단했었는데····

‘이번엔 날 찾아왔다라·’

이게 무슨 영문일까· 
슬쩍 모용희아를 살피고선 장유명을 보며 물었다·

“그 대단한 장원상단의 단주님을 이렇게 뵙네요·”

“하하· 대단하다니요· 그저 평범한 장사꾼일 뿐입니다·”

그 말에 내가 피식 웃었다·
평범이란 단어로 담기엔 사내는 너무나 거대했다·

중원에서 가장 돈이 많은 이·
거기서 오는 존재감은 무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굉장한 힘이 있었으니까·

“오히려 제가 구 대협을 뵙게 되어 더 영광이지요· 지금 중원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아니십니까·”

“얼굴에 금칠을 그렇게 해주시니 제가 다 창피하네요· 우선 앉으시지요···· 아 참· 드릴 게 매실차 뿐인데···· 혹 괜찮으십니까?”

“저는 다 잘 먹습니다·”

장유명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모용희아가 차를 끓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주전부리와 차가 생기고·

장유명은 조심스레 매실차를 한 모금 삼켰다·

“이건···· 섬서에서 온 차인 듯싶습니다만····”

“맞습니다· 화산파의 장문인께서 선물로 주신겁니다·”

정확히는 아미파에서 수작질을 벌이면서 온 건데·
내가 안에 있는 독성을 다 빼내고 마시는 중이었다·

‘차가 좀 맛있거든·’

후룩·

조용히 차를 마시길 잠시· 
가만히 한잔을 다 비우고서야 나는 장유명에게 말을 다시 걸었다·

“하면, 어찌 저를 찾아오셨는지요·”

그래서 저 양반이 왜 날 찾아왔을까·
그것도·

“이렇게 직접 말입니다·”

사용인을 보낸 것도 아니고 단주가 직접 행차해서 오다니·
참으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하하···· 많이 놀라신 것 같네요·”

“예· 근래 손에 꼽을 만큼 놀랐습니다·”

어찌 안 놀랄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인데 말이야·

“제가 이리 찾아온 이유는···· 예상하셨겠지만, 장원상단에서 구 대협을 후원하고 싶어서입니다·”

오·

곧바로 들어온 본론에 잠시 눈을 키웠다·
좀 빙빙 돌려서 말할 법도 하건만 곧장 들이박을 줄이야·

“장원 상단에서 저를요?”

그걸 듣고 놀란척 반응했다·

“예· 그걸 위해 지부장께도 무리한 부탁을 좀 드렸습니다만···· 감사하게도 이리 만남을 주선해주셨습니다·”

그 말에 모용희아를 쳐다봤다·
그녀는 아무 말도 안 들린다는 듯 다소곳한 자세로 눈을 감고 있을 뿐이다·

‘이것 봐라·’

모용희아가 부탁만 듣고 이 자리를 만들었을 리는 없으니 뭔가 주고받은 게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인즉슨···· 날 보기 위해 장유명이 무리를 했다는 뜻과 같았다·
그걸 생각하며 그에게 물었다·

“제게 무얼 보고 갑자기 이리 나오시는지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아이고···· 무엇을 보았냐니요· 장사치가 보는 건 당연히 가능성뿐입니다·”

“가능성이요?”

“예· 저 바깥에 모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저는 구 대협께서 지닌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그걸 위해 이렇게 반칙까지 사용한 것이지요·”

반칙· 바깥에 있는 이들과 달리 모용희아를 통해 찾아온 걸 뜻했다·

“···으음·”

장유명의 말에 바깥을 쳐다봤다·

여전히 처소 너머로 모인 이들이 느껴진다· 
쓸데없이 선명한 기감은 그들 한 명 한 명을 잡아내고 있었다·

“어제 비무에서 보여주신 모습들은 하나같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걸 보고 참을 수가 없더군요·”

“단주님께서도 보셨습니까?”

“그럼요· 평범한 사람이 제가 보기엔 너무 빨라 대부분 볼 수 없었습니다만···· 나중에 제 호위가 알려주어 조금 더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말을 듣고 곰곰이 떠올렸다·

‘장유명은 전각에 없었는데?’

비무대 주변에 설치된 관중석 중 상단주들이 앉도록 만든 특별한 장소가 있었다·

그곳엔 단주 대리와 단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분명 그곳에 있던 이와는 다른 인물이야·’

거기 착석한 이들은 이미 얼굴과 정체를 파악하고 있었다·
장원상단의 인물도 당연히 있었고 나는 그를 단주 대리로 파악한 시점이다·

거기에·

‘호위라·’

말 속에 섞인 어투에 묘한 걸 깨달았다·

‘저자를 말하는 모양이군·’

장유명의 호위· 지금 문밖에 서 있는 무인을 뜻하는 모양이다·

존재감을 감추고 기척을 숨기고 있지만, 이미 장유명이 들어온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경지는···· 대략 화경급인가·’

면밀하게 파악은 안 되나 대충 봤을 때 백대고수 하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놀랍다· 

호위라고 주변에 둔 이가 화경급 무인이라니? 그것만으로도 놀랄 만한 일이거늘, 난 장유명의 말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그걸 나한테 언급했다는 건· 알고 있으라는 뜻인가·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걸까·’

주변에 호위가 있다·
그걸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묘수다·

내가 알고 있는지 시험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내 호의를 얻기 위한 수단인지는 모르겠으나· 후자라면 나름 괜찮은 방법 같았다·
실제로 나름 호감도가 오르긴 했으니까·

“분명 비무대 주변엔 안 계셨던 것 같은데· 어디서 보고 계셨다는 겁니까?”

하여 나도 선물을 하나 주었다·

“···!”

말을 들은 장유명의 눈이 커진다·

지금 내 말에 담긴 뜻을 잘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주변에 있었던 상단주들의 정보를 알고 있으며 당신이 그곳에 없었던 것도 알고 있다·

내게 어느 정도 정보량이 있다는 걸 슬쩍 흘린 것이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장유명은 내가 이걸 의도적으로 흘렸음 또한 알고 있겠지·

“하하···이것 참·”

“정말 궁금해서 여쭙는 겁니다· 어디서 보신 겁니까?”

그런 속 검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장유명은 미소를 지우지 않고 대답을 내놓는다·

“일반석에 지인과 함께 있었습니다·”

“···일반석이요?”

일반석이라고 한다면····

설마, 그 자리도 좁고 선착순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말하는 건가?

일반석은 맹에서 마련한 가장 낮은 등급의 관중석이었다·
그런 곳에 왜 저 양반이 간 거지?

자연스레 드는 의문에 장유명이 기다렸다는 듯 답을 내어준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옵고· 주변 이들의 솔직한 반응도 파악할 겸 행한 일이었습니다·”

반응을 보기 위해서?

무슨 말일까 싶었는데····

“비무가 끝난 직후· 소림과 후원 관련으로 얘기를 나눌 예정이었거든요·”

“···음·”

흥미가 돋는 말이 이어졌다·

예정이었다고 말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안 했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

“소림과의 얘기를 미루고 제게 후원하고 싶으시다는 뜻입니까?”

“맞습니다· 처음부터 그걸 위한 억지였습니다·”

대체 내게 뭘 보고서·

그런 귀찮은 말은 묻지 않았다· 
내일은 몰라도 오늘의 나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걸 모를 만큼 등신은 아니었다·

‘후원인가····’

나는 이미 백화상단에서 후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걸 저 양반이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인가·

‘아니면 떠보는 걸까·’

뭐 하나 확실한 게 없다·
하지만 어차피 대답은 정해진 일이었다·

‘거절한다·’

뭐가 됐든 이번 얘기의 끝은 거절이다·

내 계획에 장원상단은 필요 없으니 귀찮게 엮이지 말자·

그리 생각하며 답을 내놓으려는데·

“다만·”

그보다 먼저 장유명이 내게 말했다·

 지금 당장은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예?”

말을 하면서 몸을 일으키는 장유명을 보곤 살짝 벙찐 표정을 지어야 했다·

아직 거절도 안 했는데 뭐지?
이 아저씨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을 즈음·

“대화를 해보니· 가져온 조건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니 며칠 내로 정리해서 다시 찾아뵐까 합니다·”
“다시 찾아온다구요···?”

···조건을 정리해서 온다고?

“지금 더 대화를 나누면···· 제가 바라는 결과로는 갈 수 없을 것 같지 뭡니까·”

이런·

갑자기 왜 저럴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장유명은 내가 거절할 거라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오신다고 한들···· 그때도 역시 제 대답은 달라지지 않을 듯싶습니다·”

“하하···· 그럴지도 모르지요·”

장유명은 내 대답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도 사고 싶은 건 사야 하는 게 장사치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리 말하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탁상 위로 슥 올려놓는다·

“이건 제가 지금 구 대협께 제안하려던 후원내용입니다· 부디 읽어보시고 가능하다면 꼭 기억해주시길 바하겠습니다·”

곱게 접혀있는 서찰이었다·
개수로 따지면 세 장 조금 넘는 숫자다·

“다음에 뵐 때는 이보다 ‘훨씬’ 나은 조건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중은 바쁘실 터이니 사양하겠습니다·”

내가 서찰을 잡기도 전에 장유명은 깊게 고개를 숙이고는 차분히 걸음을 걸어 방 밖으로 나가 사라진다·

마중할 생각도 없었는데·

“···음·”

나는 그의 등을 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쉽지 않네· 
정말 쉽지 않았다·

‘절대 주도권을 주질 않아·’

길지 않은 대화였거늘, 그 짧은 대화에서 주도권은 전부 장유명이 쥐고 있었다·

배려하며 양보하는 듯 보이지만 취할 건 취한다·
참으로 노련하고 능숙한 방식이었다·

이래서 용한 장사꾼들이랑은 오래 얘길 안 하려 하는 건데 말이야·

‘어떻게 한다·’

일단 미 부인에게 장유명이 왔었다고 보고를 올리긴 해야겠지·

‘이미 미 부인이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했다·

스륵·

나는 장유명이 두고 간 서찰을 잡아 들며 모용희아에게 물었다·

“조건이 뭐였어?”

물음을 듣고서야 모용희아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뭘 묻는지 설명은 필요 없다· 그녀라면 진즉 알고 있을 것이다·

“···광동빈가의 세공 보석의 독점 거래권이요·”

아니나 다를까 모용희아는 곧장 대답을 내어준다·

이는 장유명을 내게 소개해주며 무엇을 받았느냐·
그러한 물음에 모용희아가 꺼내든 대답이었다·

“광동빈가면라면···· 장식품 만드는 곳이던가?”

무가라기엔 애매하고· 세공장인들이 모여서 만든 가문이라 했던 것 같다·
특징으로는 말도 안 되게 예쁜 보석을 세공하는 곳이라지·

“네· 앞으로 할 사업에 딱 들어맞는 조건이었는데···· 그곳과의 거래권을 장원상단이 지니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걸 넘겼다고?”

“네·”

날 만나게 해주는 조건으로 본인이 지닌 독점 거래권을 넘겼다·
그 말도 안 되는 말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 정도면 할만했네·”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납득이 가고도 남는다· 반대 입장이었어도 모용희아를 팔아먹었을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모용희아는 내게 사과를 건넨다· 그 모습에 나는 손을 휘저으며 피식 웃었다·

“됐어· 독단으로 한 건 아닐 거고· 써먹으면 좋은 거지· 아, 미 부인도 알고 있어?”

“···네· 지부장님도 알고 계세요·”

“그럼 나중에 찾아가서 물어야겠네·”

자세한 건 미 부인에게 묻기로 하고· 나는 들고 있던 서찰을 슬쩍 살피기 시작했다·
도대체 뭔 조건이기에 이렇게 적어 오기까지 했····

“···어?”

의문을 띠며 한 줄 한 줄 살피고 있는데· 
그럴수록 내 미간이 점차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공자님· 왜 그러세요?”

내 반응에 모용희아가 다가와 서찰을 같이 살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후·

“뭐야····”

모용희아 또한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 사람 제정신이에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서찰의 적힌 내용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장원상단은 산서구가 구양천에게 상단에서 유통하는 거래 수익의 일정량을 후원한다·

-산서구가 구양천은 장원상단에서 운영하는 객잔 및 주요 상단에 지부장과 동급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산서구가 구양천이 앞으로 중원에서 무인으로 활동하는 데 사하는 여가비용 및 사치비용은 전부 장원상단에서 부담한다·

-장원상단은 석 달의 한 번 산서구가 구양천에게 무영단, 혹은 그와 동급의 영단을 후원한다·

등등·

그 외에도 말도 안 되는 조건들이 세 장에 걸쳐 나열되어 있었고·
마지막엔 상단주의 인장으로 보이는 도장 자국이 떡하니 찍혀 있었다·

“미친 건가?”

글을 다 읽은 모용희아가 처음 뱉은 말이다·

그녀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어처구니없는 눈으로 서찰만을 보고 있었다·

“금액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거래 수익의 일정량이라니···· 게다가 지부장급 대우? 무영단은 또 뭐예요?”

무영단은 자소단이나 대환단, 혹은 독천단급은 아니어도 상당히 좋은 영단이다·

구하고자 한다면 구할 수는 있으나···· 어마어마하게 비싸달까·
아마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준의 영단 중에선 가장 비쌀 것이다·

심지어 수익의 일정량은 또 무엇인가·
저게 얼마를 뜻하는지는 제대로 보이질 않으나 중원상단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예상하자면·

‘거기서 먼지만큼만 떼어 줘도····’

아마 조금 과장해서 구가의 일 년 치 예산이 아닐까 싶었다·

하나만 해줘도 정신 나간 것 같은 수준인데· 그게 몇 개나 된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멍한 표정으로 서찰을 보고 있을 무렵·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해요· 그렇지 않고선····”

모용희아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날카롭게 말을 쏘아냈고·
나는 그녀를 보며 참지 못하고 말해야 했다·

“···야·”

“네?”

“입 조심해· 우리 단주님께 말을 함부로 하지 마· 아무리 너라도 단주님을 욕하면 내가 용서 안해·”

“···?”

내 말을 듣고 모용희아가 표정을 구긴다·

몇 년간 모용희아를 봤던 것 중에 가장 질색하는 얼굴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오늘은 고열이 끝나질 않아 응급실을 다녀왔네용·
수술을 한 뒤로 안 간지 오래 돼서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만···그 탓에 지각할뻔 했습니다·

갑자기 계절이 급변한듯, 추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독감으로 고생을 좀 하고 있는데···이게 독자님들 대신 미리 아팠던 것이라면 좋을 것 같네요·

부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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