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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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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십시오!

콰르르릉-!

-꺄아아악-!!

본디 아름다웠을 하남의 거리· 
현 중원에서 가장 발달 된 지역답게 밤낮에 개의치 않고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그런 하남은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거리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

길 위로 쫙 깔려 있던 노점상은 진즉 무너진 지 오래요·
하남 중심지에 지어져 있던 상단과 객잔이 모두 습격으로 인해 망가지기 시작했다·

-부숴라-!

-밀어내! 지체하지 마라!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건물이고 사람이고 가리지 않고 파괴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이들인가· 하늘은 왜 저렇고 자신들은 왜 이런 위기에 휩싸인 걸까·

사람들은 의문을 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재난이란 본디 그런 것이었다·

“아, 아빠····”

“쉿-!”

어린 딸이 품에 안겨 흐느낀다·
소리가 들릴까 아이를 더 깊게 품에 안았다·

무너진 벽면 뒤에 숨어 숨을 죽였다·

“···흐···흐으····”

겁에 질린 아이의 호흡이 거칠다·
아비는 온몸을 땀으로 젖힌 채 뒤를 돌아보았다·

검은 무복을 입은 이들이 주변을 둘러본다·
혹 생존자가 더 있나 확인하려는 걸까?

‘제발····’

그걸 보며 아비가 눈을 질끈 감는다·

이대로면 들킬지 모른다· 살아야 한다·

자신은 몰라도 적어도 제 딸만큼은 살려야 했다·
그리 생각하던 찰나·

파삭·

“···!”

벽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신이시여·’

몸이 떨린다· 

이대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각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딸을 안고 도망칠까?

도망친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상대는 무인이다· 자신의 느린 발 따윈 금방 따라잡을 것이다·

차라리 살려달라고 빌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감정에 호소하는 게 딸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사내의 고민은 깊어져 가고·

뚜벅·

그럴수록 인기척은 짙어져 왔다·

“···”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지금 사내가 할 수 있는 건 끝내 하나뿐이다·

기도한다·

제발 누군가 우리를 구해주기를· 처음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사내는 딸에게 말했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이 땅은 무림맹이 지키고 있으니 우리 또한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분명, 그렇게 말했었건만·

‘도대체····’

도대체 언제쯤 오는 걸까·

-살려주세요!

사방에서 절규가 뿜어져 나오는데· 맹의 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그렇게, 사내가 점차 공포에 눈이 멀어갈 때쯤·

-찾았다···! 이곳에 계신 것 같습니다!

저 멀리 희망의 소리가 비춘다·
연청색 무복을 입은 이들이 주변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저 옷은 하남을 지키는 무림맹의 상징이었다·

맹의 이들은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누군가를 끄집어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건물의 주인인 객잔주인 모양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제발···!’

이곳을 발견해 주길·
자신들을 발견하고 구해주길·

사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자·

“···!”

정말 눈이 마주쳤다·

노인을 부축하던 맹의 무인들과 눈이 마주친 것이다·

살았다· 
그 즉시 사내가 떠올린 생각이었다·

이제 무림맹이라면 우리를, 자신의 딸을 구해줄 것이다·
그리 굳건하게 믿으며 기적을 떠올리지만·

‘어···?’

사내의 희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절망으로 변하게 된다·

자신들을 구해줄 것이다· 
그렇게 믿던 무림맹의 무인들이거늘·

‘···왜···?’

그들은 자신과 눈이 마주쳤음에도 못 본 척 외면하고 있었다·

구해낸 노인을 수습하기 바쁜지 자신들 쪽으로는 시선조차 보내지 않았다·

분명히 눈이 마주쳤다·
간절히 그토록 바라던 일이거늘, 어째서 맹은 우리를 버리려는 걸까·

‘대체 왜···?’

절망이 늪처럼 번진다·
깊고 또 깊게· 그렇게 사내의 목을 조여갔다·

하지만·

“살려주십시오!!”

절망하기엔 그에겐 딸이 있었다·

혹여 못 들은 건 아닐까· 눈이 마주쳤던 게 환상인 건 아니었을까·
아니라는 걸 머리가 알고 있으나, 그는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사내가 처절하게 외쳤다·

그 외침에 뒤편에서 움직임이 들린다· 괴인들도 사내를 알아차린 것이다·

“저는 아니어도···· 어린, 어린 제 딸만큼은 제발 살려주십시오···! 대혀어어업!”

간절함을 담아 사내가 소리쳤다·
자신은 지금 뒤에서 칼에 찔려도 괜찮으니, 부디 딸만큼은 살려달라·

그런 마음을 담아 외쳐보지만·

-젠장····

맹의 이들은 곤란하다는 듯 부축한 노인과 사내 쪽을 번갈아 쳐다본다·

-부대주···

마치 사내가 소리친 것이 곤란하다는 반응이었다·

하나, 이렇게 해서라도 이쪽을 봐준다면 상관없다· 사내는 그리 바라지만·

-···전투를 하기에 좋지 않은 지형이다· 지금은 객잔주를 모시는 게 우선이다·

-···하오나···!

-명이다·

-···

맹의 이들은 자기들끼리 몇 번 대화를 나누더니 급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협···? 대협!!”

그 모습에 사내는 절규했다·

정말 우리를 버린다고? 

무림맹이 어째서 우리를 버린다는 말인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꿈이라고 보는 게 더 옳을 지경· 그 모습에 순식간에 절망에 휩싸인다·

그때·

“큭큭·”

뒤에서 선명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사내가 고개를 삐걱이며 움직이니, 괴한들이 가까이 다가와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버림받았나 보군·”

목소리에 사내가 딸아이를 저 강하게 껴안는다·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움직여지질 않았다·

“···아···아이가 많이···어립···· 어립니다· 그, 그러니까····”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뱉어본다· 그 말에 괴한의 눈이 그의 딸에게 향한다·

그러자 일순 괴한의 눈에 그리움이 담겼다·

“그래, 내 딸도 딱 저 나이였다·”

동정이 통하는 걸까? 잠깐이나마 그런 생각이 스치지만·

“저 나이에 정파 놈들에게 살해 당했지·”

그리움은 금방 원망으로 뒤바뀌었다·

“귀하고 어여쁜 아이였지· 날 보며 재잘재잘 속삭이던 그때가 여전히 기억나·”

목소리에 짙게 풍기는 악의·
얼마나 쌓이고 쌓였는지 듣기만 해도 토할 것 같은 느낌이다·

“자네는 무림맹을 믿었나?”

악귀처럼 찡그린 얼굴·
그제야 보인다· 괴한의 한쪽 얼굴이 인두로 지져진 듯 일그러져 있음을 말이다·

“만일 그랬다면· 그게 자네가 죽는 이유일 거야·”

“제···제발···제발···! 저는 죽어도 됩니다· 뭐든 하겠습니다···! 하니, 제 딸은···!”

“아쁘아···!!”

죽음이 다가온다·
괴한이 봐줄 생각이 없다는 듯 검을 높게 올려든 순간·

“히이익!”

사내가 눈을 질끈 감고 딸을 보호하듯 감싸 안았다·
그때·

화르륵–!!

갑자기 빛이 느껴졌다·

콰아아아아–!!
감고 있는 눈이 잠시 환해지는 감각·

예상했던 고통은 없고 의아하게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혹, 죽음에 이른 것일까·

그리하여 느껴지는 감각인 걸까·

불안함에 사내가 눈을 살며시 떠보는데·

“···헙!”

보자마자 기함을 토해야 했다·

타닥-! 타닥-!
사내의 주변에 불꽃이 가득 타오르고 있었다· 

푸르고 들끓는 불꽃·
생기가 있는 듯 더없이 타오르는 불은 사내의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이···이게···이게 무슨·····”

어찌 된 영문일까·
사내가 한껏 당황하고 있을 무렵·

“아빠· 이거 따뜻해·”

“뭐? 허···! 혜연아!”

급히 제 딸을 움켜잡는다· 
아이가 대뜸 불꽃을 매만지고 있던 탓이다·

한데·

‘어어?’

무언가 이상했다·

불꽃이 움직이며 몸에 스치는데, 딸의 말마따나 정말 뜨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또한·

‘···괴한은···?’

습격한이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의문만이 가득할 즈음·

“야· 그거 막 만지면 안 돼·”

불꽃 너머로 목소리가 내리꽂힌다·

“너 그러다 손 가죽 다 벗겨진다·”

화아악-! 

동시에 감싸고 있던 불꽃이 사그라들고·
감춰져있던 광경이 눈에 들어오게 됐다·

“···!!”

그 모습에 사내가 헛숨을 들이킨다·

망가지긴 했으나 딱 그만큼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음이 보였다·

여기저기 푸른 불꽃이 타들어 가고 있었고· 벽면은 녹아내렸는지 지글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더불어, 원래 있던 괴한의 모습도 보였는데····

“아빠?”

자신을 부르는 딸의 목소리에 사내가 손을 움직인다·

아이가 보기에 너무 잔혹한 모습이다· 우선 눈을 가려주려던 순간·

“나 아무것도 안 보여· 무슨 일이야?”

딸의 눈은 이미 가려져 있었다·

아까 피어있던 푸른 불꽃이 아이의 눈을 잠시 가리고 있었다·

그걸 보고 사내가 곧장 시선을 돌린다·
아마도 이 불꽃의 주인인 자신을 구해준 이를 향해서였다·

“가, 감사드립니다 대···협·”

당장 인사를 뱉다가 잠시 멈칫했다·
사내의 예상보다 훨씬 어렸기 때문이다·

검은 머리칼에 푸른 눈을 지닌 인물·

소년에서 청년· 간신히 봐야 약관·
그는 자신의 반이나 살았을까 싶은 청년이었다·

게다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봤다기보단 인상착의가 익숙 했다· 저 나잇대에 이런 화공을 쓰는 무인이라면···설마·

“소, 소염라···?”

“음·”

사내가 별호를 입에 담자 청년, 구양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다·
참 들어도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별호였다·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익숙해져야 했다·

“알아본 듯하니 자기 소개는 필요 없겠네요·”

“···저,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사내가 울먹이며 연신 고개를 숙였고· 그 모습을 구양천은 다소 덜떠름한 얼굴로 쳐다봐야 했다·

“감사는 됐고···· 기억이나 해주십쇼·”

“예···? 기억···이라면····”

“나중에 생색 내야 하니까· 기억만 좀 해달라는 겁니다·”

“아···아 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지만 일단 끄덕였다·
그걸 보며 구양천이 피식 웃었고· 동시에 안겨있는 딸을 보며 말을 이었다·

“야·”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라 그런지 아이가 흠칫한다·

“아빠 말 잘 듣고 살아·”

“···네···네에···고마듭니다·”

겁에 질렸는지 아이가 머뭇거리며 대답한다·

뱉던 와중 혀가 꼬였는지 발음도 엉망이다· 
그나마 눈이 가려져 있어서 울지는 않더라·

그게 조금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을까 싶지만·

‘쯧·’

그러기엔 방금 손을 더럽힌 참이었다· 
이 손으로 만지기엔 무리가 있다·

하여 아쉬운 손을 감추고 사내를 보며 말했다·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황보세가의 이들이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그쪽으로 가서 보호를 청하세요·”

“황보세가···말씀이십니까?”

“예· 맹보다는 아무래도 거기가 나을 겁니다·”

“···”

그 말에 사내의 눈이 떨린다·

원래라면 무림맹이 낫지 않겠느냐· 그리 했을 법한 일이나· 사내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사내의 눈엔 불신만이 가득하다·

구양천이 그걸 가만히 보다가 말을 덧붙였다·

“아무튼, 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아···대, 대협 혹시····”

사내가 어물쩍거리며 뭔가를 말하려 하는데·

“미안하지만· 바빠서 무립니다·”

구양천은 단호히 거절했다· 의도는 진즉 파악했다·

거리가 있으니 보호를 청하는 모양이디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직 구해야 할 곳이 많아서요·”

“···”

이유를 들은 사내는 뭐라 더 말하려던 걸 멈추고 고개를 깊게 숙였다·

“···감사드립니다· 대협· 정말 감사드립니다·”

“거 참· 인사할 시간에 가십쇼·”

그만 가라고 손을 대충 휘저으니, 사내도 이내 아이를 끌어안고 급히 떠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끝내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지고·

“···”

구양천은 그런 둘을 보다 인상을 찌푸렸다·

‘감사라·’

고맙다는 말을 들어서 오히려 무겁다·
듣고자 의도했으나 정작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은 없었기 때문이다·

‘쯧·’

주변을 둘러봤다·

까맣게 타버린 주변·
수습도 못 하게 너무 태워버렸다·

‘···조절이 어렵네·’

쉽지 않았다·
구하고자 싸운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누굴 구해봤어야 알지·’

전부 남김없이 태워죽인 적은 있어도· 구출을 목적으로 싸운 적은 거의 없었다·
그 탓에 구양천은 곤란함을 느껴야 했다·

‘···끙·’

그냥 싹다 없애버릴 생각이면 편했을 텐데·
조절하며 움직이려니 어렵기 그지없었고· 당장이라도 다 때려 치고 싶었지만·

-고마듭니다·

“···”

스치듯 떠오르는 말이 이상하게 몸을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차려·’

즉시 머리를 차게 식혔다·

‘진짜 영웅이라도 된 것 같아?’

착각하지 말자·
되레 이럴수록 되새긴다·

이 상황은 자신이 만들었고· 이는 구출이 아닌 수습이다·

영웅이 되었다 생각지 말라·
영웅이 된 게 아니라· 영웅인 척하는 것뿐이니·

그리 다짐하며 입술을 꾸욱 깨물며 걸음을 옮겼다·

화르륵-! 불길이 휘감기며 몸이 붕 떠오른다·
시간은 촉박한데 해야 할 일은 많다·

더 바삐 움직여야 했다·

*****************

쿠르르릉-!! 건물이 부서지며 잔해가 떨어졌다·

“흐아악···!”

아래 있던 이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몸을 웅크린 찰나·

화르르륵–!!!

거대한 불꽃이 떨어지는 잔해를 휩쓸고 지나간다·

“히익···!”

광대한 불길에 모두가 흠칫하지만, 다행히 잔해는 불타 사라져 인명피해는 막아냈다·

다만·

전부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

쿠우웅-!

다른 잔해가 떨어진다· 하나 이번엔 불꽃이 터지지 않았다·

“흐으읍!”

쿵!

거한들이 나타나 잔해를 여기저기 치워낸다·
황색 무복을 입은 이들· 전부 황보가의 무인들이었다·

이를 확인하며 손을 휘젓는다·

화르르륵—!!!

지휘에 따라 불꽃이 치솟는다·
터져 나온 불꽃은 순식간에 사방에 퍼져 나간다·

얼마나 많은 양인지 불바다가 따로 없다·

어쩌면 전부 불타 죽을지 모를 상황· 하지만 그런 잔혹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안···안 뜨거워·”

“어머니! 괜찮으십니까!”

불길이 주변을 다 뒤덮었음에도 비명을 지르는 이가 없다·
청염이 사람들을 지나쳐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끄아아악!”

“으···으아아아아아!!”

불꽃은 민간인을 지나쳐 하남을 습격한 이들만을 골라 태워 죽이기 시작한다·

‘앞에 둘· 그 너머로 셋· 우측 상단에 하나·’

눈을 빠르게 움직이며 기감을 동시에 넓힌다·
식은땀이 흐른다·

‘씨발·’

진짜 더럽게 힘들었다·
사람을 가려가며 태우는 것도 그렇고· 적을 구별하며 불꽃을 조종하기도 어렵다·

이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구나·
차라리 전쟁이 더 쉬울 지경이다·

‘후우·’

호흡을 연신 고르며 불꽃을 흔들었다·

빠르게 발산한 불꽃이 다른 괴인에게 향하나 이번엔 그를 지나쳐간다· 이유인즉슨·

‘청색 완장· 확인·’

묵색 무복에 자색자수· 하나 왼팔에 묶인 청색 완장·
이는 명령에 따라 잠입한 철야살수대의 인물이었다·

그를 스쳐 다른 놈들만을 잡아 죽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
불꽃이 일대를 다 휩쓸고 가서야 손을 멈췄다·

“후····”

짧은 듯 보였으나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이는 써먹은 내기량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숨을 고르며 지친 듯 몸을 숙이니·

파사사삭–!!

건물이 하나둘씩 바스라졌다· 
사람을 구별하느라 건물까진 신경을 쓰지 못한 탓이다·

오래 일궈놓은 건물이 무너진다·
이에 사람들은 경악할 법도 하건만·

“···가···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들 목숨을 구했다는 것만으로 연신 감사를 청하기 바빴다·

“이러실 때가 아니오! 어서 대피하시오! 안내해드리겠소·”

사람들이 진정도 하기 전, 황보가의 무인이 나서 민간인을 데리고 움직인다·

“대협···!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소염라 대협···!”

“···”

귀찮게 들리는 목소리에 대충 손을 흔들어 줬다·

‘눈에 띄는 힘이라 별로다 싶었는데· 이럴 때는 또 도움이 되네·’

안 그래도 잘 보이는 화공이다·
한데 푸르게 변하기까지 했으니 눈에 안 띌 수 없었다·

그 덕에 사람을 구하겠다고 연신 쏘다닌 게 잘 보였던 모양·
광고효과로 참 제격이다 싶다·

아무튼· 
나는 흐르는 땀을 슬쩍 닦으며 물었다·

“···상황 보고 좀 해줘요····”

살짝 지친 걸까· 목소리에 숨소리가 섞여 있었다·
물음에 아까 살려둔 청색 완장의 인물이 착지해 내게 무릎을 꿇어온다·

“사상자의 수는 전부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재 이 일대에 생존자는 모두 대피한 상황입니다·”

흔들림없이 명확한 목소리다·
덕분에 말을 묻기 편했다·

“···다른 세력의 움직임은요?”

“화산파에서 열둘, 소림 측은 수가 잡히지 않으나 참전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전투에 개입한 맹의 인원은 서른이 조금 넘으며· 그 외에 가문과 문파에서도 몇 참전했습니다·”

“···”

보고를 들으며 헛웃음이 나온다·

‘다 합치면 많아 봐야 이백에서 삼백·’

이게 현재 습격을 막고자 움직이는 이들의 숫자란 것이다·
습격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다고는 하나· 고작 이만큼이 참전한 건가·

‘어처구니가 없군·’

무투제를 위해 참석한 무인들이 몇이었는데 활약 중인 이가 반도 안 된다니·

‘아무리 발을 묶어놨다고해도·’

전각에 펼쳐놓은 막·
그곳에 있는 고수의 발을 묶기 위해 준비한 것은· 실상 전각에만 설치한 건 아니었다·

무얼 위해 지난 날 하남에 온 세가를 파악하고 위치를 알아봤겠는가·
그중 강한 세력의 몇몇을 묶어놓기 위함이었다·

아무래도 그 일이 성공한 덕에 숫자가 적은 것도 분명 있겠으나····

‘그게 아니라도· 이건 고여있던 게 터진 거야·’

오래도록 고여있던 일·

아마 원인을 보자면 수두룩하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따로 있었다·

‘신룡관 습격 사건·’

지난날 흑룡검이 나타나 피바람이 불었던 그때의 일·
그게 문제였으리라·

당시 죽음에 이른 후기지수의 수가 워낙 많았고· 당대 명가의 씨족이나 명문의 미래도 상당히 존재했다·

이에 정파회합까지 열어 수습을 취하려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불신이 사그라들진 않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맹의 일차리에 관한 불신이 말이다·

아무리 맹주를 바꾸고 변화를 줬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여 이런 사고가 터지니 손을 들어주기보단 피하고자 한 이들이 많았겠지·

누군가 나설 것이다· 나는 피해를 받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며 모두 발을 빼거나 주춤거린 것이고·

맹이 지금껏 해놓은 일과 겹치며 사달이 더 커져 버렸다·

‘···정말 놀라울 지경이야·’

솔직히 습격을 진압하는 건 얼마 안 걸릴 거라 예상했다·

애당초 계획을 짤 때도 그렇게 잡아놓은 일이거늘·

‘두 배는 더 걸리잖아·’

상정했던 것보다 시간이 배는 걸렸다·

‘덕분에 아슬아슬했어·’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고요하다·

하남의 중심이라 불렸던 곳이 이토록 고요했다·

다른 곳은 아직 습격이 계속되고 있을 테지만, 적어도 이 땅 위만큼은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우우웅—!!

기감을 넓게 펼쳐 다시금 확인한다·
다행히 느껴지는 기색은 없다·

‘우선은 성공·’

여기까진 괜찮다·

“후우우····”

숨을 뱉으며 옆을 쳐다봤다·

“일에 지장은 없으니 계획대로 간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말을 들은 암객이 자리를 뜨고 나는 눈을 좁히며 허공을 쳐다봤다·

이젠 밤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검은색이라는 뜻이었다·

검고 검기에 되레 주홍빛 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

이를 확인하고 목을 살짝 풀었다·

우우웅-!

이어지던 선이 끝자락에 닿아 있었고· 
그 선은 마치 이 일대의 인원을 다 비우길 기다렸다는 듯····

우웅·

지금에 이르러서 서로 완전히 맞닿는다·

그걸 확인하자 눈이 절로 좁아졌다·
완성된 줄기는 마치 어떠한 문양을 닮아 있었다·

하늘 위에 떠오른 거대한 문양·

이질적인 광경이다· 
살면서 저런 걸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만, 저 이상한 문양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이건···?’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완성되며 빛을 잃은 선· 고요히 멈춘 바람· 진동을 죽인 땅· 움직임을 멈춘 하늘까지·

저 괴이한 모습은 하나의 징조였다·
곧이어 일이 벌어질 거라는 전조·

그리 판단하며 한껏 경계를 머금은 찰나·

웅·

빛을 멈춘 문장이 이내 소리를 내뱉고선·

‘온다·’

쿠아아아아아—!!!
강렬한 빛줄기를 지면으로 쏘아냈고·
뿜어진 주홍빛 기둥은 순식간에 지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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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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