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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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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83

전생·

대충 나이로 따지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무렵의 일이다·

아마 차이가 있다면 일이 년 정도 더 많겠지·

본래라면 입단은커녕 세가 밖을 나가는 것도 문제였을 테지만· 어째선지 가주인 아버지는 날 무림맹으로 집어넣었었다·

상당히 이상했던 일이다·

가문 밖으로도 잘 안 내보내 주던 상황에서 구태여 날 하남까지 던져버렸으니까·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가 잘 안 가는 일이다만···

그때는 딱히 상관없었다·

오히려 좋았다고 할까?

빌어먹을 집에서 뛰쳐나가 잠시나마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가끔씩 떠오르던 아이가 그곳에 있어서·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을 터이나 나로선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 와서 선택을 달리할 수 있다고 한다면···아마 똑같은 선택을 내리진 않으리라·

맹에서 겪었던 일은 내 예상보다 훨씬 많고 불편한 일이었고··

내가 정파에 대한 믿음이 바닥으로 내려앉게 된 것 또한· 그때의 일이 원인일 테니 말이다·

비룡대에 들어가 온갖 멸시와 무시를 받든 일이든·

천마가 일으킨 혈겁에 대대를 여러 번 이동하며 겪은 일이든·

누군가를 잃고 잃어가며 나 자신까지 버려야 했던 일이든·

구태여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으며 지금의 내가 되었으니·

별로 좋은 경험들은 아니었을 테지·

하여 그런 걸까·

“음·”

걸음을 옮기며 맹의 내부에 들어설수록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시간으로 따지면 상당히 흐른 다음이고 지금에서야 없던 일이 되었을 텐데도·

체감되는 것들은 어째서인지 선명하기 짝이 없다·

‘저 나무 저렇게 생겼던가·’

옆으로 보이는 트인 정원 속 나무 한 그루·

알기로 맹이 처음 설립되던 때부터 있던 고목이라 했던가· 상당히 오래 있던 것도 그렇고· 맹 측에서도 상징처럼 생각해 나름 열심히 관리하던 것이다·

물론·

‘천마가 나타나 태워버렸지만·’

처음 등판할 당시 그녀가 대주 몇몇과 고수를 섬멸하며 같이 태워버린 것이기도 했다·

상징이라 하긴 하는데 나로선 그리 자주 보던 나무는 아니다·

‘애초에 저 나무를 보려면···나름 직급이 높아야 했으니까·’

내가 거닐고 있는 위치는 맹 내부에서도 상당히 안쪽에 있는 곳이다·

전생에 맹의 말단이었던 내가 함부로 보고 말고 할 나무가 아니라는 뜻이다·

아 가끔 뭘 좀 전해주고 오라고 하면 지나가다 보긴 했다·

그땐 그냥 쓸데없이 큰 나무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묘하네·’

다시 마주한 고목은 묘한 기색이 느껴진다·

말 그대로 고목(古木)·

오랜 세월 땅에 뿌리내려 세월을 견딘 나무·

맹의 상징 중 하나라 칭해지며 성스럽게 취급하고는 했는데·

지금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기운이 스며있어·’

고목에 유달리 짙은 기운이 엿보인다·

오래된 물건이나 생물에겐 가끔 저렇게 기운이 스밀 때도 있다던데·

저 고목이 딱 그런 이유인 모양이다·

‘특이하네·’

예전엔 보이지 않던 기운· 그걸 느끼니 흥미롭게 나무를 쳐다봤다·

저만큼의 기운이 그냥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뭔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심안이라도 써볼까·’

그걸 쓰면 더 깊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며 눈에 힘을 주려던 찰나·

“청룡대주와 성왕께서 입장하십니다·”

앞에서 들린 소리에 입맛을 다시며 멈춰야 했다·

아쉽게도 목적지에 도착한 모양이다·

끼이익·

거대한 대문이 열리며 그곳으로 걸음을 내디딘다·

안쪽은 맹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큰 공간이 있었는데· 열댓 개의 탁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안에는 몇몇 인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후우우욱-!

‘으음·’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되게 텁텁하네·’

무겁고 찝찝한 감각·

공기 속 내기가 잔뜩 스며 있었다·

분명 방 안은 좁지 않지만 안에 있는 인간들에게 뿜어지는 기운이 그 원인이다·

‘이것 참·’

눈을 돌려 인원수를 파악한다·

인원은 넷·

그 중 나와 일청검이 추가됐으니 여섯·

총 인원은 여섯 명인데· 

‘거기서 다섯 명이 화경을 넘었군·’

과반수는 훌쩍 넘는 인원이 전부 화경에 닿아 있었다·

그런 상황이니 공기가 이 꼴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여 다소 찝찝한 느낌에 혀를 연신 차고 있을 무렵·

“오셨습니까·”

중심에 있던 이가 소리를 낸다·

그는 이곳에 있는 인원 중 유일하게 화경이 아닌 인물이자·

무인조차 아닌 존재였다·

“예· 어르신· 또 뵙네요·”

나는 인물· 맹의 책사인 묵연을 보며 웃으며 말했고·

그걸 들은 묵연 또한 얕게 미소를 품는다·

“제가 늦은 건 아니겠지요?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다들 모여 계시니 혹시 늦은 건가 싶어서요·”

“늦지 않으셨습니다· 딱 맞춰 오셨지요·”

“다행이네요·”

나는 말을 뱉으며 한 명 한 명 인원을 살폈다·

책사인 묵연·

다른 쪽은··

‘명궁을 포함해 쌍의환검과 은랑검인가·’

적룡대주 금룡대주 철룡대주다·

하면 일청검을 포함해 대주가 넷이나 와있다는 뜻이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린 이후 의자 하나를 콕 집어 말했다·

“아무 데나 앉아도 되겠습니까?”

“편히 앉으시지요·”

끄극·

대충 의자를 찾아 앉자 일청검도 따라 착석한다·

당연하지만 나와는 조금 거리를 벌려 앉았다·

그 모습을 본 묵연이 특유의 눈빛을 보이며 내게 말했다·

“듣기로 오시기 전 잡음이 조금 있었다 들었습니다만· 괜찮으셨는지요·”

이미 일청검과 사건이 있었다는 걸 들은 모양이다·

상관없었다· 이미 묵연이 알고 있으리란 건 당연한 사실이었으니까·

“아 뭐···잡음까지는 아니었고· 그냥 작은 의견 차이 정도였습니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대답하고선 동시에 일청검을 보면서 말을 덧붙였다·

“그렇지 않습니까? 일청검 선배님?”

“···”

자신을 지목하자 일청검의 미간에 살짝 주름이 생긴다·

순간 표정관리를 못 하나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아니었다·

“걱정하실 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 부하가 큰 실수를 범하였으나 성왕께서 좋게 넘어가 주셨지요·”

‘이야·’

쭉쭉 나오는 말에 헛웃음이 나오려 한다·

일청검은 아까까지만 해도 폭발할 듯 이글거리더니 어느새 생각을 정리한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선 저리 술술 말이 나오지 않을 터다·

일청검의 얘기를 들은 묵연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 얘긴 그걸로 끝낸다는 의미인가·

하기야 더 끌고 가봐야 의미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얘기가 있었으니까·

“하면···· 전 인원이 모인 것 같으니· 슬슬 담화를 시작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그 말이 나오자 기세가 살짝 달라진다·

툭툭·

묵연은 어느새 서찰을 꺼내 탁상 위에 올려놓았고· 작은 붓을 꺼내 든 다음 입을 열었다·

“비룡대주는 직전에 특정 임무가 하달된 상황인지라 미참· 수호대주께선 맹주님과 함께 일정이 있으십니다· 또한·”

스윽·

서찰 위로 사뿐히 붓질이 내려앉는다·

“신룡대주는 일정에 동행하고 있는지라· 마찬가지로 미참입니다·”

신룡대주· 그 말이 들리자 귀가 쫑긋 솟았다·

‘지금은 없다는 말인가·’

오면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반쯤 기대하며 왔건만 지금은 출타한 상황인 것 같다·

그때·

끄극·

멀지 않은 곳에서 미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방향은 다름 아닌 일청검이 있는 위치·

무슨 소리인가 싶어 쳐다보지만 딱히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여 현 인원으로 금일 대주회담을 시작하겠습니다·”

묵연이 뱉은 말에 고개를 까딱인다·

이것이 오늘 내가 무림맹에 온 이유였다·

‘대주 회담이라····’

말 그대로 대주들이 모여 얘기한다는 뜻이며 내가 이곳에 참석한 이유는 당연히····

“금일 회담을 진행하는 이유는 성왕께서 대주로서 활동하기 이전· 다른 대주들에게 전달할 사항이 있어서입니다·”

내가 오늘부로 맹의 대주로 들어서야 했기 때문이다·

인사따윈 없다· 그렇게 느긋느긋한 분위기도 아니고 나도 빠르게 본론으로 가는 게 좋았으니· 솔직히 이게 더 좋았다·

참고로 이름은 아마 성룡대라고 했던가·

‘아···· 벌써 토할 것 같아·’

별호도 엿 같은데 하필 대대의 이름도 개떡 같네· 심지어·

‘반응들 상태도 개판이고 말이야·’

말을 듣고 있는 대주들의 상황도 썩 좋지 않다·

일청검은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까 봤던바 절대 좋을 리 없고·

다른 대주들도 마찬가지다·

적룡대주는 별다른 감정이 보이진 않았으나· 그 외에 이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대체 왜 저런 반응인가 싶으면서도 이유는 얼추 알고 있었다·

‘뭣도 모를 놈이 갑자기 대주가 됐다고 하니 다 저런 반응이겠지·’

맹의 대주란 무림맹을 책임지는 기둥과 같은 이들이다·

그런 만큼 본래 대주직은 맹에서 오랜 활동을 거치며 강함과 맹에 충성을 보인 이들에게 내려지는 직책이다·

못 해도 십 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불편한 일이었고· 활동해야 얻을까 말까 한 위치였거늘·

그런 자리를 대뜸 나 같은 어린놈이 차지해 버렸으니 대주들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는 문제리라·

다만·

‘그걸 알면서도 밀고 갈 만큼 급했다는 뜻이기도 하지·’

대주들의 반발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걸 뻔히 알 텐데도 무림맹은 날 대주로 앉히기로 했다·

이는 달리 말해·

‘대주들의 반발보다 내가 더 중요했다·’

대주들이 보기에 그렇게 보일 수 있던 부분이다·

아니 분명 그랬으니 저리 대놓고 불편함을 보이는 것이겠지·

“앞서 성왕께서 담당할 대대의 이름은 성룡대로 정해졌습니다·”

이미 들었던 얘기인지라 반응을 내비치진 않았다·

묵연의 얘기보단 대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 우선이었다·

“더불어 미리 전달했던 대로 성룡대는 사파 담당 검대로 서 전투 위주의 임무를 수행할 겁니다·”

이는 당장 어제 들었던 얘기다·

내가 맡을 부대는 앞서 말한 사파를 정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

‘사파 담당 부대·’

마물과 인간· 그 둘을 담당하는 게 아닌·

오로지 사파를 담당하기 위해 창설된 부대·

맹주가 말했듯 곧이어 사파와의 전쟁을 하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준비한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스윽· 슥·

얘기를 하면서도 연신 묵연은 서찰을 보고 있다·

뭔가를 써내려 가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똑똑한 양반들은 다 저런 느낌인가?

미 부인이나 모용희아도 종종 저러던 것 같은데·

항상 다른 일을 같이 진행하는 느낌이다·

그게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걸까?

딱히 이해는 안 간다만 어차피 내가 이해하고 말고 할 것도 아니었다·

아무튼·

여기까지는 다 좋다·

뭐든 별달리 상관은 없을 테지만·

“지금껏 대대의 인원은 내부에서 차출했던 것과 다르게···”

중요한 건·

“성룡대의 인원은 닷새 안으로 내부에서가 아닌 외부에서 따로 시험을 통해 선발할 예정입니다·”

담화 시작부터 대주들의 불만이 폭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다음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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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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