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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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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34

처음 느낀 감각은 차가움이다·

온몸을 관통하는 차가움·

화공을 익힌 육신이 이리 춥게 느낄 정도면 대체 얼마나 춥다는 걸까·

“스으·”

호흡을 짧게 뱉으니 입김이 나온다· 이를 보며 즉시 뺨을 후려쳤다·

짜악-!

얼얼할 정도로 때렸다· 

“아프네·”

아팠다· 감각이 확실히 느껴진다는 의미다·

하나씩 파악하며 주변을 살폈다·

“음·”

기감을 올리며 집중하지만 딱히 보이는 건 없다· 오로지 컴컴한 어둠뿐이었다·

이건 뭐랄까····

‘어디서 본 것 같은 모습인데·’

익숙한 광경이었다· 봤다면 어디서 봤을까· 잠시 생각해 보니 금방 떠오른다·

‘그때 본 곳이랑 비슷해·’

무투제에서 영풍과 싸울 무렵·

놈의 안에 있던 다른 신 노야를 마주했던 공간· 그곳과 사뭇 닮아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닥·’

툭툭·

발끝으로 지면을 두들긴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바닥· 이게 가장 큰 차이였다·

‘그때는 물이었지·’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던 묵색의 물· 검은 세상임은 다르지 않으나 지금은 그때와는 달랐다·

‘딱딱해·’

바닥이 단단하다· 완전한 지면이었다· 촉감을 느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긴 또 뭐야·”

이건 또 무슨 지랄일까· 인상이 절로 찡그려진다·

왜 뜬금없이 자신이 여기 있는 걸까·

“한 거라고는 그냥 영단 하나 처먹었을 뿐인데·”

갓 만들어진 독천단· 그거 하나 먹었다고 이 꼴이 됐다·

“흐음·”

생각을 돌린다· 

‘뭐지·’

왜 이렇게 됐을까·

이건 즉시 발현이다· 영단을 삼키자마자 발동했다고 보는 게 옳다·

‘오감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만· 현실이라 보기에는 애매해·’

단순하게 생각하기엔 당한 일이 많은지라 마냥 편하게 볼 수는 없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다 이유가 있었지·’

뭔가 이유가 있어 벌어진 상황이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이 발동될 수 있던 장치였다·

‘독천단 때문인가?’

내 기운이 섞인 독천단· 그걸 섭취하며 발생한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또 다른 연유가 있는 걸까·

고민해 보지만 당장은 떠오르는 게 없다· 알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한다면·

‘아예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라는 건데·’

검은 하늘과 검은 땅· 기척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환경이다·

이런 곳에 과연 뭐가 있을까 싶지만·

‘뭐지?’

이상하게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그것도·

‘불쾌해·’

아주 불쾌하고 엿같은 느낌·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역겨운 감각이었다·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았고 목 끝까지 토악질이 올라온다·

이게 대체 무슨 감각일까·

얼굴을 가득 일그러뜨리며 한곳을 쳐다봤다· 어둡게만 보이는 광경 너머다·

‘저기인가·’

이 알 수 없는 불쾌감의 원인이 저곳에서 느껴진다·

곧장 걸음을 옮겼다·

진짜 죽어도 가고 싶지 않은데 어차피 가야 했다· 지금까지 겪은 일로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저곳에 가야 뭐라도 진행이 될 것임을 말이다·

‘이번엔 또 뭐야·’

별의별 걸 다 보고 살았던지라 뭐가 나오든 이제 안 놀랄 것 같다· 이 정도까지 오니 불안감보다는 호기심이 먼저일 지경이다·

지면을 밟고 계속 해서 걸어갔다· 

내 생각이 맞다는 듯 방향을 맞춰 걸으니 점점 느낌이 강해진다·

도대체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있길래 이리도 거부감이 드는 건가·

의문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지속되고 있을 즈음·

“음?”

앞에 무언가가 윤곽을 드러냈다·

제대로 보이지 않아 눈을 좁혀본다· 그래도 여전했다·

그래도 목적지에 가까이 왔음은 알겠다·

점점 무뎌지는 걸음을 참아가며 억지로 걸어간다· 그렇게 조금을 더 걸어가니 그제야 내 불쾌감의 원인이 확실히 나타났다·

문제는·

“···뭐야 저게·”

저게 도대체 무엇일까· 봐도 모르겠다·

앞에 보이는 건 문이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문·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를 검은 철로 이루어진 문이다· 가까이 다가가 좀 더 자세히 살폈다·

한데 아무리 살펴도 뭔지는 모르겠다·

그저 두껍고 검은 철문이라는 점· 그리고 왠지 모르게 굵은 사슬로 칭칭 감겨 있다는 것·

우선 보이는 건 그게 전부였다·

‘꺼림칙하네·’

보고 있기만 한데도 짜증 난다· 이젠 하다하다 화까지 날 것 같았다·

문에 뭐라도 있는 걸까? 살며시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은 철 특유의 차가운 느낌뿐이다·

이외의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싶던 찰나·

쿠구구구구구—!!!

“···!?”

갑자기 문에서 거친 진동과 소음이 들려왔다· 얼마나 진동이 짙은지 지면까지 다 흔들릴 지경이다·

상황을 보고 급히 거리를 벌렸다· 

“시발·”

또 뭐가 튀어나오려고 이러는 걸까· 긴장감을 끌어 올리며 문을 쳐다봤다·

딱 봐도 이상해 보인다· 지금이라도 그냥 튈까? 

‘튄다면 어디로?’

도망칠 곳이 있을 리가 없다·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는데 도망은 무슨 도망·

후우욱-! 본능적으로 기운을 올렸다· 태세를 다잡으며 호흡을 돌린다·

“스으으으·”

좁은 숨을 내뱉으며 육신을 활성화한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했다·

쿠구구구구궁—!!!!

그렇게 한참을 더 울어대던 철문은·

쿠구구구···

시간이 흘러 점차 진동을 멈춰갔다· 사방을 다 박살 낼 기세기에 혹시 터지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

하나 멈췄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갑자기 무슨 일이 터질 줄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 탓에 기감을 충분히 높인 채 문을 경계하며 보고 있을 무렵·

철그럭-·

문에 묶인 쇠사슬이 짧게 움직인다· 

차르르르륵–!! 쿵-! 쿵쿵-!!

순식간에 풀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크기가 작지 않았던 지라 떨어질 때 엄청난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또한 갑작스레 벌어진 일· 살짝 당황한 눈으로 쇠사슬을 쳐다보고 있는데·

끼이익·

이번엔 문 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철옹성같이 죽어도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문이 반응한다·

‘열린다·’

서서히· 아주 힘겹게 틈을 벌려가고 있었다·

이를 보며 눈에 힘을 주며 팔을 더듬는다· 피부에는 어느새 소름이 돋아 있었다·

등골은 물론 이마에도 식은땀이 흐른다·

문이 열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랬다·

‘미친·’

땀이 맺힌 턱을 닦아낸다· 쿵쾅거리는 심장은 더 이상 제어가 불가능했다·

‘돌겠네·’

얕게 열린 문틈 그 안에서 말도 안 되는 게 풍겨왔다· 지독하리만큼 깊고 아득한····

‘살기(殺氣)·’

오로지 무언가를 죽여야 한다는 근본적인 감정· 그게 기운에 쌓여 형상화된 현상·

살기란 감정의 깊이에 따라 급이 다른 기운이다·

무인의 세월이 단전에 담기듯· 살기란 그 세월 속에 얼마만큼의 살의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고·

지금 내가 느끼는 기운이란 더없이 난폭하고 광오 했다·

경계심에 힘을 잔뜩 줄 만큼 말이다·

대체 뭐 이리 거친 살기일까· 안에 얼마나 성질이 베베 꼬인 놈이 있길래 이런 살기가 느껴지냔 말이다·

‘일단 정상적인 놈은 아닐 거야·’

안에 뭐가 들었든 절대 멀쩡한 놈은 아니다· 오죽하면 이 내가 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후우·”

한숨을 깊게 내쉰 다음· 걸음을 나아갔다·

보기 싫은 마음은 명백하나 어차피 방법은 하나였다·

저 문이 갑자기 왜 열렸겠는가·

‘나보고 보라는 거지 뭘·’

정답을 알고 있는데 외면할 수는 없었다·

가까이 다가간다· 열린 틈을 살피며 확인하니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어지간한 힘으로는 안 열리겠는데·’

힘을 주려는 시도는 안 했지만 온힘을 다 해야 열수 있을 것 같음은 알겠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열리기는 한다는 거다·’

힘을 주면 열 수 있을 것 같다· 그걸 알 수 있었다·

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별로다· 마치 문을 열라고 등을 떠미는 것 같지 않은가·

이를 느끼며 문틈으로 시선을 보냈다· 몸을 비집고 들어가긴 좁았고 안을 확인하기엔 딱 알 맞았다·

‘과연·’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뭐가 있길래 이런 지독한 기운을 내뿜는 걸까·

긴장감과 더불어 느껴지는 호기심· 

어떤 미친 괴물이 날 또 찾는 것인가·

호흡을 고르며 문틈으로 시선을 보냈다·

‘음?’

그렇게 쳐다본 문 내부는 아까와 같은 어둠이었다·

무언가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처음 본 감상은 분명 그랬지만·

‘있다·’

그런 생각은 고작 몇 초 만에 사그라들었다· 어둠 넘어 무언가가 느껴진다· 검은 안개로 뒤덮인 배경 속 중심부에 무언가 있었다·

‘의자?’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의자다· 왜 저런 의자가 뜬금없이 있는 걸까· 하물며·

‘···누구지?’

그런 의자 위로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그를 보자마자 파악했다·

‘저놈이다·’

내 온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 놈· 이 말도 안 되는 살기의 주인· 그건 분명 저놈이었다·

눈을 좁혀 조금 더 정확히 보고자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선명해진다·

보이지 않던 윤곽이 드러나고 있었다·

일단 알 수 있던 첫 번째· 의자 위에 앉은 놈은 인간이었다·

키는 제대로 체감할 수 없지만 그리 크지 않아 보였고· 옷은 검은 무복을 입고 있는 것 같다·

자세는 턱을 괴고 있었고···· 얼굴은····

“···”

거기까지 보고 그대로 몸을 굳혔다· 

몸에 난 소름이 영혼까지 침투하는 것 같다·

놈의 얼굴을 보고서야 지금까지 느껴지던 이질감을 깨닫는다·

질겁할 정도의 살기와 불쾌감· 

그건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게 만들지만 그 안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익숙함이 있었다·

그게 없었다면 여기까지 걸어오지도 않았을 터다·

도대체 이런 지독한 기운에서 무엇이 그리 익숙한 걸까·

알 수 없는 의문이 지금에 이르러 해소가 됐다·

“하·”

헛숨이 절로 나온다·

크고 두꺼운 의자· 그 위에 앉은 놈이 나를 바라본다·

자색(紫色)의 눈동자와 검게 물든 흰자가 내게 향했다·

끼익·

놈이 기척을 보이며 입을 연다·

[묻겠다·]

말을 뱉을 때마다 살기는 더욱 짙어졌다·

얼마나 비틀린 놈이길래 이런 살기를 내뿜나 했더니만은···· 이거야 원·

[어째서·]

날 보고 있는 저 병신 같은 놈은 다름아닌·

[아직도 살아있는 거지?]

전생의 나였다·

*****************

자···! 공자···!

“···구 공자!”

“···!”

귓가를 찌르는 소리에 눈을 번뜩이며 정신을 차렸다·

“···허어····”

쓰러지려는 몸을 지탱했다· 

비틀거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먼저 보인 건 독왕의 얼굴이었다· 그는 잔뜩 놀란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반응을 보니 시간은 그리 길게 지나지 않은 듯하다·

몸도 멀쩡히 서 있는 것 같았다·

“구 공자···! 괜찮은 거요? 이보게!”

“아 예 괜찮습니다····”

독왕의 말에 손을 휘저으며 대답했다· 말을 뱉으면서도 속은 어지러웠다·

직전에 겪은 상황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방금 뭐였지?’

내가 겪은 상황은 무엇인가· 도대체 왜 그곳에 갔고 그곳에는····

‘내가 있는 거지?’

나· 정확히는 전생의 내가 있었던 걸까· 이게 정녕 방금 만든 독천단의 영향인 걸까·

‘그렇다면 왜····’

의문을 계속 반복하며 정답을 갈구하려던 순간·

“구 공자· 정말 괜찮은 거요? 구 공자···!”

독왕의 목소리에 입술을 살짝 깨물어야 했다·

괜찮다고 했는데도 계속해서 물어보니 신경이 거슬렸다·

“아니 당 가주님· 정말 괜찮다고 말씀드렸····”

하여 한 번 더 손을 휘저으며 말하려는데·

“잖···응?”

말을 뱉다 말고 그대로 몸을 굳혔다·

시선에 담기는 내 손이 상당히 이상했기 때문이다·

“···어어?”

손이 손이 아니다· 분명 손 같기는 한데····

화르륵-····

손이 불타고 있었다· 아니 화공을 지녔고 손에 불을 휩싼 것이야 여러 번 해봤는데· 이건 그것과 달랐다·

‘불꽃 그 자체다·’

내 육신이 불꽃이 된 감각·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다· 

‘바람이 불면 그대로 날아갈 것 같다·’

도대체 어떻게 이 현상을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붕 떠오른 듯 불안하고 조급하다·

“···정말 괜찮은 게 맞소?”

“···아니요· 안 괜찮은 거 같은데요?”

“···”

사람 손이 이 꼴이 됐는데 괜찮기는 개뿔이· 하물며 손뿐이 아니다·

‘몸도 섞인 것 같은데·’

손이 아니라 몸도 삼 할은 불꽃인 것 같다· 

타오른다· 너무나 선명한 불꽃이었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나도 처음 느껴보는 거라 설명할 길이 없었다·

중요한 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불안감을 떠나 고양감(高揚感)이 느껴졌다· 알 수 없는 우월감이다·

‘이거·’

이 느낌·

봤다· 분명히 알고 있었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라 한들 나는 이걸 본 적이 있었고· 그게 무엇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다행히 오래 걸리지 않았다·

뇌리에 콕 박힌 광경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그것도 비교적 최근· 북해로 떠났을 무렵 백급 마물과 마주했던 순간이다·

그 당시 아버지는 내게 잘 보라 말하며 백급 마물을 묵사발 내놓았다·

그리고 이 불꽃은·

-구염극태산오형

그때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불꽃과 느낌이 똑같았다·

그렇다는 건····

‘설마 이 불꽃이?’

구염화륜공을 대성해야 얻을 수 있다는 그 힘이란 말인····

파악·

“어·”

그렇게 생각하기 무섭게 불꽃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손은 원래대로 돌아왔고 몸도 마찬가지였다·

고양감이 사라진다·

마치 하늘에 떠올라 있다가 바닥으로 추락한 느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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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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