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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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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53

수풀을 지나친다·

밤이 내린 숲은 어둡지만 언제나 그렇듯 눈으로는 훤히 보인다·

부운 혈도 탓에 여전히 몸은 아프다· 기감을 과하게 쓴 게 문제였는지 고통이 아까보다 더했다·

“쯧·”

혀를 한 번 차고 걸었다· 아픈 것이야 언제나 그렇듯 견디면 그만이다·

지금 중요한건 내 고통 따위가 아니었다·

[주변에 기척이 느껴집니다· 숫자는 넷입니다·]

암왕의 전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고 있었다·

‘거리는 멀지만 이 근방을 원처럼 둘러싸고 있다·’

기운을 잡고 보니 이를 알 수 있었다· 이 기운이 기점이다·

묘한 감각이었다·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들판이다· 심지어 그리 넓지도 않다·

나무가 주변에 펼쳐져 있었고 바위나 잡초 뿐이 보이지 않거늘· 나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뭔가 느껴지십니까·”

물음과 함께 무언가 떨어진다· 사람의 목이었다·

총 넷· 암왕은 내게 아까 인원을 말함과 함께 모두 죽여버렸다·

짧은 사이에 그 거리를 왕복했다는 건가?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음····”

암왕은 모른다· 그 말이 미묘하게 다가온다· 어떻게 암왕이 이걸 느끼지 못하지?

이렇게 되면 기척과 관련된 건 아니라고 봐야할까· 그도 아니면·

‘내 착각일 수도 있다·’

뭔가 느꼈다고 착각한 것일 수도 있지만 속내로는 확신하고 있었다·

분명 이곳에 뭔가 있다· 그것이 내 확신이다·

‘어디일까·’

이 주변이었는데 과연 어디일까· 눈을 돌리며 이곳저곳을 살핀다·

무언가 있어야 하거늘 아직까지는 느껴지는 게 없다· 

‘대체 어디야·’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만 신경이 거슬린다· 

조급해서인지 짜증이나서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보이는 거라곤 땅바닥에 잡초나 바위· 기껏 해 봐야 꽃이 전분데· 여기서 대체 뭘 느낀····’

말하다 말고 눈을 찌푸렸다·

앞에 두 개는 그렇다 치고· 뒤에 꽃이 어딘가 거슬렸다·

‘꽃?’

시선을 돌려 바닥에 꽃을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왜 꽃이 있지?’

처음 보는 꽃이다· 꽃을 처음 본다는 게 아니고 이 지역에서 꽃을 처음 봤다는 의미다·

총 네 송이· 종류는 대충 산에서 보이는 흔한 꽃이었고 자라난 위치도 딱히 연결점은 없어 보이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꽃도 넷· 사람도 넷·’

암왕이 죽여버린 인물의 숫자· 그것과 산에는 없던 꽃이 이곳에 있는 것·

얼핏 보기엔 그냥 우연과 같아 보인다만·

나는 즉시 고개를 숙여 꽃을 살폈다·

손을 뻗어 꽃봉오리를 살며시 매만진다· 그러자·

웅-

“···”

손 끝에서 아주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졌다·

이거다·

‘진법이든 뭐든· 꽃에 뭔가 있다는 거군·’

진동을 느끼며 입술을 살짝 달싹이는 순간·

“사람을 더 데려오겠습니다·”

암왕이 귀신같이 말했다·

설명은 필요 없었다· 그도 내 반응과 꽃의 숫자에서 정답을 찾아낸 것 같았다·

사람을 더 데려온다· 이 말의 의미는 다름이 아니다·

아까도 말했듯 꽃의 개수와 무언가 연관이 있을 테니 총 네 명이 있어야 뭔가 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

하여 암왕이 사람을 더 데려오겠다고 말하는 거지만·

“아니요· 그럴 시간 없습니다·”

내겐 그걸 기다리고 방법을 파악할 시간이 없었다·

“어차피 놈들을 죽인 이상 금방 다른 놈들이 올 거고· 그걸 다 감당하면서 뭘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 가능은 할 것이다· 애당초 암왕이 원한다면 혼자 사천지부를 다 쑥대밭으로 만들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 어떤 방법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요····”

내게는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었다·

꽃줄기를 움켜잡았다·

뽑지는 않았다 그저 잡고 집중했다·

우우웅·

진동이 강해진다·

손으로 타고 들어온 감각이 몸으로· 몸에서 좀더 깊게 심장으로 향했다·

이질적인 느낌이 몸을 채운다· 그대로 천천히 눈을 떴다·

심안(心眼)을 개안한 채 꽃을 관조했다·

‘이야·’

보자마자 감탄했다·

‘진짜 좆 같이 만들었네·’

엮이고 설킨 줄기가 심상치 않다· 이렇게 복잡한 건 또 처음이다·

필두마 놈이 사용해 검선을 묶어 놨던 주술· 그것보다 배는 복잡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런 고민이 스치나 이미 나는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을 부를 필요 없다·

풀 것이다· 주변에 씌워진 이것들을 다 풀어버리면 됐다·

푸는 게 사람을 데려와 해결 방안을 찾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리지 않겠냐고?

그럴지도 모르지· 하나 나는 믿는다· 

나는 이걸 풀 수 있다· 나는 그걸 믿었다·

언젠가 신의가 내게 했던 말이 있다·

밤늦게 신의에게 주술을 배우던 때다· 

-해도 해도 너무 하는구나·

-예? 뭐가 말입니까?

가르쳐준대로 하나씩 해보고 있는데· 그걸 보던 신의가 내게 말했다·

-어디서 이런 망할 놈이 튀어나온 겐지····

-···갑자기요? 저 뭐 잘못 했습니까?

-아니 오히려 잘했다· 그래서 어이가 없는 거다 이 망할 놈아·

-그럼 칭찬을 해주셔야지 왜 욕을····

-튀어나올 거면 오십년 전쯤 튀어나올 것이지· 왜 하필 이런 시대에 태어났냔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

-그게 무슨 상처받을 말씀입니까? 오십 년 전이면 전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끄으응· 그러니까 더 아쉬운 게지·

-그러니까 뭐가요·

뭐가 그렇게 아쉬워서 노인네가 이 지랄인가 싶었다·

한데·

-만일 제갈세가가 지금 시대에도 명예를 잃지 않고 존재했고···· 아니 지금과 같아도 됐을지 모르겠다· 단지 네 성씨가 제갈이었다면·

신의는 정말 아쉽다는 듯 말했다·

-제갈가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을지 모르겠구나· 그게 못내 아쉽다·

칭찬이라면 칭찬이었다· 그것도 아주 과할 만큼의 칭찬·

어디 가서 내가 대단하단 소리는 안 들어봤는데· 주술에 관련 된 건 항상 그랬다·

이쯤 되면 모를 수가 없다·

‘이거라도 하나 있구나·’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내게 큼지막하게 무언가가 있구나·

그게 하필 주술이라 문제지·

더불어 주술에 관해 아는 이들도 사용하는 이들이 너무나 적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보는 이들마다 화들짝 놀랄 정도라는 건 알겠다·

부풀려 보자면 아마 내가 애들을 보는 정도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할 수 있지·’

못 할 것도 없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나열된 선을 보며 천천히 힘을 주었다·

이 빌어먹을 걸 풀어버리기 위해서·

*******************

닫혀 있던 거대한 철문이 열렸다·

딱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한 크기였다·

위설아와 남궁비아가 걸음을 옮긴다· 조심스레 문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남궁비아가 인상을 찌푸린다·

“···커·”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뱉어냈다·

방 안은 상당히 넓었고· 또 높았다·

통로의 크기에 비해 압도적인 넓이· 어찌 이런 크기가 지하에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아니 애당초 이만큼을 내려오긴 했던가? 

이질감만이 느껴졌다·

“···”

주변을 살피는 남궁비아와 달리 위설아는 커진 눈으로 한곳만을 보고 있었다·

정면· 이 넓은 방 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가 저 앞에 있었다·

방 안을 봤을 때부터 위설아가 쳐다보던 것이었다·

“···저건····”

위설아가 어딘가 흔들리는 음성을 뱉는다· 그 목소리에 남궁비아 또한 위설아와 같은 곳을 쳐다봤다·

그제야 보였다·

방 안에 덩그러니 있는 어울리지 않는 나무 한 그루가·

흙도 아니고 돌로 이루어진 바닥· 그곳에 어째서인지 자라나 있는 작은 나무·

크기는 남궁비아보다 아주 조금 큰 수준으로 따지자면 묘목이라 보는 게 옳았다·

대체 저런 묘목이 이런 큰 방에 있는 걸까· 심지어·

“하얘····”

나무는 신기하게도 잎사귀가 하얀색이었다· 백옥과 같은 색상에 미세하게 빛을 내기까지 한다·

등불 하나 없이 이 방이 비교적 밝은 이유 또한 저 나무덕인 것 같다·

남궁비아는 신기하다는 듯 나무를 쳐다보고 있는데· 위설아는 반응이 이상했다·

놀란 것 같기도 했고 어딘가 충격을 받은 것 같기도 했다·

“설아야···?”

남궁비아가 그런 위설아를 부르지만 위설아는 대답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천천히 나아간 걸음의 끝은 나무였다· 나무의 앞에 선 위설아는 조심스레 잎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이 닿자 잎이 그대로 바스라진다·

조각난 잎사귀는 마치 빛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

“설아····”

위설아의 행동에 남궁비아가 의문을 표하던 순간·

“···!”

남궁비아가 급히 뒤를 돌았다· 백발이 요동치며 허리춤에서 섬광이 터져나온다·

챙-!!

재빨리 휘두른 검이 무언가를 튕겨냈다· 마찰과 함께 짧게 불씨가 튄다·

검이었다·

남궁비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검이 날아든 방향을 쳐다봤다·

“이런·”

그곳엔 한 노인이 뒷짐을 진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장 목을 베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예민한 아이로군·”

“···”

노인의 목소리에 남궁비이가 검을 치켜든다· 

“호오·”

그런 남궁비아를 보며 노인이 감탄사를 뱉어냈다·

“여아가 참으로 어여쁘게 생겼다· 그래 그 머리칼과 생김새를 보아하니 누군지 알겠다· 네가 안휘의 꽃이로구나·”

후우웅·

노인의 말과 함께 주변으로 검이 둥둥 떠올랐다·

“이상한 일이군···· 성왕· 그놈이 시켰나? 아닐 터인데····”

“누구···?”

혼자 중얼거리는 노인· 그를 보며 남궁비아가 물었다·

“아···· 그래 미안하구나· 내 소개부터 했어야 하는데·”

노인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나는 계천문의 문주를 하고 있는 대환이라 한단다·”

계천문주의 소개를 듣고 남궁비아가 작게 침음을 삼켰다·

“···”

철걱· 허공에 떠오른 검 끝이 남궁비아와 위설아를 향했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들이 온 것 같아 얼굴을 보러 온 것 인데····”

스스스-!! 점점 강해지는 기운에 남궁비아가 침음을 삼킨다· 강했다·

몸이 저절로 긴장된다·

남궁비아가 힐끔 시선을 뒤로 보낸다· 이 상황이 되도록 위설아는 여전히 나무만 보고 있었다·

마치 홀린 것 같았다·

키이잉-!!

깡-!

“읏!”

남궁비아가 검을 움직여 또 다시 공격을 받아낸다· 이번에도 방어에 성공하지만 손이 저릿한 게 아까보다 위력이 배는 강했다·

“사람이 말을 하는데 다른 곳을 쳐다보면 쓰나·”

“···후우····”

“아이야· 부디 집중해 주길 바란다· 이건 중요한 물음이니까·”

스르르릉· 

검이 대환의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한다· 못 본 사이 검 한 자루가 더 추가되어 있었다·

“이 문을 어찌 열었느냐·”

“···”

물음에 남궁비아의 눈썹이 흔들린다·

“육 년· 그 시간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문이다· 아무리 해도 열 수 없던 것이거늘···· 너희는 이걸 어떻게 연 게지?”

열 수 없던 문· 그 말이 무색했다· 남궁비아는 직전의 상황을 떠올린다· 문을 연 방법 별거 없었다· 그냥 위설아의 손이 문에 닿으니 저절로 열렸으니까·

그걸 떠올리며 지금 상황을 파악한다·

홀린 듯 나무만을 보고 있는 위설아· 그녀가 연 열 수 없던 문· 이에 놀란 계천문주·

“···”

이를 떠올리다 남궁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를 알아차린 걸까?

‘어려워····’

아니다·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예로부터 이런 어려운 건 자신과 맞지 않았으니까·

무언가 있다· 그것만 알면 된다· 

그렇다면 할 일은 손쉽게 정해지기 마련이니까·

생각을 다잡은 남궁비아가 계천문주에게 말한다·

“···궁금해···?”

“오 알려주려는 게냐?”

척·

“음?”

계천문주가 남궁비아의 행동에 반응한다·

그녀는 조용히 노인에게 검을 겨눴다· 

“···궁금하면····”

검 끝을 본 계천문주의 눈썹이 좁혀진다·

“···한 번 알아내 봐·”

“허허····”

언제나 그렇듯 답을 모르겠다면 싸운다·

이보다 더 남궁비아에게 쉬운 방법은 없었고·

“···이런 이런·”

대환은 그런 남궁비아를 보며 정녕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촤르르륵·

회전하던 검들이 동작을 멈추고 검끝을 남궁비아에게 겨냥한다·

“좋지 않은 선택을 했구나·”

그 말과 함께 네 자루의 날붙이가 남궁비아에게 쏟아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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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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