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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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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5

자유가 누운 손님 방에 그림자가 스며들었다·

전신을 검은 옷으로 가리고선 자유의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 그 병약한 면상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인기척에 눈을 뜬 자유가 인상을 팍 썼다·

“견 노 좀 평범하게 깨우면 안 되겠느냐?”

“왕야께서 주무시는데 어찌 감히 손을 대겠습니까요?”

“안 깨면 어쩌려고·”

“본래 개가 있어야 할 자리가 주인의 침상 곁이 아니겠습니까요·”

스스로를 개로 지칭하나 비굴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자유가 부르기를 견 노 개 노인이라 했다·

“사람 참· 어찌 되었느냐? 어떻게 죽었지?”

“전신에서 피가 줄줄 새더니만 뭘 어찌해볼 새도 없이 숨이 끊어졌답니다요· 독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독살입니다요·”

“쯧· 참혹하게 죽을 놈까지는 아니었건만·”

“까짓 게 도박장이나 기어다니던 놈이 아닙니까요· 왕야가 허락하셨다 해도 그 행세를 하며 호사를 누렸으니 죽기 전까지 세상이 극락이요 죽고 나서도 왕야의 참변을 대신했으니 극락에 갔을 테지요·”

“남은 가족들은 잘 살펴 주도록 하거라· 내 죽어 저승 가서 만날 적에 면피할 소리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자유가 그리고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내 당분간은 당가의 신세를 져야겠구나·”

“왕야· 이 독이나 파먹는 무도한 기생충 소굴에 왕야께서 기거하신단 말씀이십니까요·”

“오늘 당가주를 보았네· 갑자기 들이쳐 놀란 기색이었지 낭패하지 않았으니 독살이 당가 놈들의 소행은 아니로다· 그렇다면 사천 땅에 이보다 안전한 곳이 있겠느냐?”

“하지만 감히 왕야의 재산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독개미 버러지들이 아닙니까요·”

“독개미도 다 쓸데가 있는 모양이야·”

자유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때였다·

견 노가 목소리를 죽였다·

“왕야 그런데 그 아기씨 분께서 말입니다요· 드디어 왕부에 마님이 드시는 겁니까요? 이 늙은 개가 말년에 드디어 마님을 모실 수 있는 게지요? 마님께서 그야말로 새를 떨어뜨리는 미인이시니 도련님이 나시면 천하의 미남이 될 것이요 아가씨가 나시면 능히 천하제일미의 현신이 아니겠습니까요?”

자유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미인은 미인이니 자식을 보면···

사실 이름난 문파 혹은 세가의 자제들은 그 외모에서부터 귀티가 나는 선남선녀들이다·

무림의 여인들이 간단한 선녀공 하나 정도는 익히다 보니 그 태가 대를 이어 전체의 외모 수준을 확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아무리 외모에 신경을 쓰더라도 청처럼 무식하게 선녀공을 익힐 수는 없다·

내공심법이란 계통으로 계단을 밟아 더 높은 수준의 공부로 대체하는 것이다·

선녀공을 종류별로 모아 천하제일미를 노리겠다느니 하는 농담이 간혹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실제 그리하려는 이가 있다면 다들 자살은 좀 더 편한 방법이 있지 않겠냐며 만류할 테니까·

“아 이 늙은 개가 그 고우신 태를 죽기 전에 볼 수만 있다면! 견 노 천 길 불길 속에 떨어져도 웃으며 갈 수 있을 겁니다요·”

견 노가 진심의 열망이 담긴 목소리를 냈다·

자유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너무 예쁜 딸을 두면 포악한 황제 놈이 감히 탐을 내면 어떡하나 아직 있지도 않은 딸의 걱정을 하던 자유였다·

자유가 깜짝 놀라 손을 내저었다·

“아니 아닐세· 그런 게 아니야· 그 친구는· 그···· 그냥 친굴세· 사람됨을 아직 모르니·”

황궁에서 자란 자유가 미색에 연연할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예를 차리기에 바빠 항상 정수리만 보여주는 고관의 여식보다는 낫지 않을까·

딱 이 정도로만·

 

—-

 

받침대가 떠오르는 아침이었다·

사실 아침마다 그립기는 했다·

옷을 스스로 입어야 한다니 이럴 수가·

사저 호소인 있을 때는 되게 편했는데····

느지막이 일어난 청이 주섬주섬 옷을 껴입고 객청 밖으로 나섰다·

본래 식객들이 그러하듯이 청도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원래 식객들이란 머물러 있다 필요할 때나 한 번씩 돕는 한량들이다·

있으면 밥 줘 집 줘 거기에 용돈도 준다·

이러니 낭인들의 최종 목표가 이름 좀 날린 후에 적당히 어중간한 무관이나 세가에 식객으로 들어앉는 것이었다·

낭인들은 대접받아서 좋고 손님 받은 주인은 비상 전력 혹은 임시 사범을 받아 좋았다·

그렇게 오래오래 있다 아예 눌러앉으면 진짜 가족이 되거나 아니면 한 자리 맡아 아예 소속이 되어버리니 식객이 이렇게 돌아가는 문화였다·

너무 권세가 큰 문파나 세가는 또 예외지만·

그쯤 되면 외부 인력을 수입할 필요가 없으니 아예 식객도 가려서 받는 것이다·

물론 청은 배분깡패라서 어딜 가도 식객으로 대접받을 수 있지만 암만 그래도 생판 모르는 곳에 쳐들어가 밥 내놓으라 할 정도로 얼굴이 두껍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지하생사박의 사천왕으로 성실하게 일한 청이었다·

아· 여항적 그것도 해명해야 하는데·

어제 분위기 좋을 때 이야기하려 했다·

하지만 오리가 너무 맛있었던 탓에 열중해서 여항적이고 뭐고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음· 오리도 맛있었지만·

아무래도 마라궁극탕이 자꾸 걸리네·

천하제일숙수 백창자가 말했다·

맛은 곧 권력이다·

그리고 청이 그에 동의했다·

장사 개같이 해도 맛있으면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금전 내고 기분 상하는 값까지 치른 요리가 그 이상으로 만족감을 준다면 자존심은 상해도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오늘 다시 예약이나 해야겠다고·

사실 청도 안휘성 황태자 남궁신재와 다닐 적에 여러 사람 예약 깨고 다녔더란다·

하지만 청이 그 사정까진 잘 몰랐다·

게다가 당난아가 당가의 일가친척 몽땅 데려와 창룡을 가득 채웠다면 청도 그냥 회식인갑다 하고 넘어갔을 터였다·

둘이 처먹는데 전세를 내고 거기에 휘말려 잃어버린 예약에 빡쳤을 뿐이지·

그렇게 청이 어느새인가 따라붙은 최리옹을 뒤에 붙이고 당가를 가로지를 때였다·

“오 친구· 이제 일어났나? 그래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어딜 그렇게 부지런하게 가느냐?”

물론 이미 해가 중천이었다·

“창룡에 예약 잡으러· 사천에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못 먹으면 아쉽잖아·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자유의 곁에 선 노인이 있었다·

자유가 어쩐지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아· 이쪽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내 수발을 드는 노인네야·”

“뭐야 버르장머리 없게· 어르신에게 그러는 거 아니다·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자유가 어이가 없어서 청과 최리옹을 번갈아 보았다·

하지만 최리옹은 첫 만남부터 노인 이전에 대마두였다·

지금이야 정이 들었어도 여전히 악업이 어디 가지도 않았고·

그러나 여기 노인장은 십 몇 점이라고는 해도 선업에 기울었으니 노인장이었다·

“안녕하세요?”

“어쩜 마음조차도 비단결처럼 고우신지· 이 노복은 자유 도련님을 모시는 견 노라고 합니다요· 도련님께 큰 은혜를 입어 견마지로를 다 하는 중입지요·”

척 보니 자신보다 훨씬 윗줄의 고수다·

청이 고개를 갸웃했다·

본래 연상 상대에 자신이 있는 청이었다·

하지만 초면부터 거의 손녀 보는 눈빛이다·

뭐지? 이 노인장도 치매끼가 있나?

중원 고수들한테 치매가 유행하나?

그럼 중원의 미래 이대로 괜찮은가?

“그래서 어딜 가나? 함부로 남의 집을 돌아다니는 것이야말로 예의가 아니로다만· 게다가 나가는 길은 아나?”

“대충 큰 대문으로만 나가면 되지 않을까?”

“음? 그런가? 그도 그렇구나·”

“창룡에 다시 예약이나 잡으려고· 이왕 사천 왔으니 한 번은 먹어봐야지· 예약 잡고 아미산 갔다가 날짜 맞춰 돌아올까 하는데·”

어차피 친왕인지 누군지 죽었다고 마흔 아홉 날을 금주해야 한다고·

예약을 그 이후로 넉넉하게 잡아 아미파 방문 후에 마라궁극탕에 백주 한잔 딱 꺾고 집에 갈 생각이었다·

“아미산 아· 아미파에 용건이 있었나·”

그 사이 두 늙은이들이 시선을 마주쳤다·

둘 모두 화경의 고수였던지라 서로 그 경지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화경의 고수를 하인으로 부린다라·

권세가 대단한 집안 같으니 십오점 추가·

하지만 권세가 너무 대단하여 십사점 감점·

시가가 너무 잘 나가는 것도 좋지 않으니·

최리옹이 결과적으로 자유에게 일 점 가점을 주었다·

아주 바닷물이 따로 없는 배점이었다·

견 노가 그 기색을 금방 눈치챘다·

이크· 깐깐한 노인장이네·

괜히 심기 거스르지 말아야겠다·

두 화경 고수의 격돌은 최리옹의 판정승이다·

본래 아쉬운 사람이 숙일 수밖에는·

 

—-

 

거리로 나서니 과장 조금 보태서 완전히 눈물바다였다·

심지어 대놓고 통곡하는 사람들마저 있으니 청이 보기엔 신기할 따름이었다·

친왕 죽은 게 그리 슬픈 일인가?

물론 청이 궁금함을 참지 않았다·

질문은 들은 자유는 어째서인지 민망한 기색으로 고개를 돌려버리고 뒤에 있던 견 노가 대신 대답했다·

“아이고 아가씨· 사천사는 사람치고 왕야께 은혜받지 않은 자가 있겠습니까요·”

덕현친왕은 덕현이라는 휘호만큼이나 덕이 넘치는 인물이라고·

애초에 세수를 많이 걷지도 않거니와 그렇게 걷은 세수를 몽땅 구휼과 온갖 공사에 쏟으니 그로 인해 목숨을 건진 자가 수백이며 민초의 고난한 삶이 얼마나 윤택해졌는가에 대한 열변을 토했다·

“거기에 관리들의 부패에도 민감하신 분이십지요· 적어도 사천 땅 내에서는 관아가 으레 벌이고는 하는 각종 악습을 뿌리뽑으신 것이 아닙니까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리신 성군이십니다요”

청이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확실히 이쪽 공무원들의 악업이 낮은 편인 것도 같았다

“아· 훌륭하신 분이셨네요·”

“물론입죠· 그뿐만 아니라 정이 넘치시고 또 의리도 대단하시니 혹시라도 한 번 정을 주시면 평생을 아껴 절대 배신하지 않으실·”

“흠흠 견 노· 그쯤 해 두게·”

어쨌거나 견 노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딱 하룻밤 만에 도시의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꼴이었다·

다들 침통하여 슬픈 기색을 감추지 않았으니·

물론 기쁜 기색이면 반역인 이유도 있었다·

청과 같은 외지인들만 어리둥절 떨떠름한 표정으로 집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청은 그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천하제일숙수 재중 궁극요리점 창룡에 도달했다·

다만 애써 사천을 가로지른 일이 허사로 문이 굳게 닫혀있는 것이 아닌가·

“뭐야 영업 안 하나···”

“하이고 아가씨 너무 실망하지 마십쇼· 소인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요· 문을 활짝 열고 절을 하며 맞이해도 시원찮은 것들이 감히·”

“아녜요· 다 사정이 있겠지· 괜히 민폐 끼쳐봐야·”

“아아· 정말로 마음이 비단결 같으십니다요· 이 견 노 참으로 탄복했습니다요·”

이쯤 되면 누구 수발을 드는 사람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청이 축 쳐진 어깨로 몸을 돌리려는 때였다·

“아닛 소저! 어제 오셨던 그 피리 아니 그 해어독화와 같이 오신 손님분이 아니시오!”

“오잉· 천하제일숙수?”

“아· 맞으시군· 면사가 같은 것이라서·”

급히 달려온 이는 천하제일숙수 백창자였다·

“뭐에요? 오늘 장사 안 하네?”

“그것이 어제 계속 식재를 점검했습니다만 결국 그 이유를 알아내고 말았지 뭡니까· 다만 그것이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서 가게를 아예 닫아버렸습니다·”

“음? 아저씨네 가게였어요?”

“그건 아닙니다만· 천하제일숙수가 못 하겠다고 하면 고작 요리점 주인 주제에 뭐 어쩐답니까· 맛은 곧 권력입니다· 꼬우면 직접 요리라도 하던가·”

천하제일숙수 끼고 성도 내 제일 성세한 요리점 주인장이면 고작이라기엔 좀 거물이다·

하지만 당당한 것이 참으로 한결같은 사나이였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요? 반가워서 잡은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아· 그것이· 혹시 당가의 협객분들과 인연이 있으신 분이 아니신가 하고·”

“있으면 왜요?”

“당가의 협객분들이라면 해결이 가능하실까 하여·” 

   

백창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물이 물이 상했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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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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