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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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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6

비단옷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무산의 산길을 올랐다·

이 계절에 썩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었다·

고급 겨울옷이라 하면 단이나 주라고 부르는 비단의 종류로 솜을 잔뜩 넣어도 펑퍼짐하여 비틀림이 없게 짜는 것이다·

그러나 비단 중 최고를 금이라 부르니 이는 얇고 하늘거리며 부드러운 것이라 솜이 조금만 뭉쳐도 부하게 뜨고 편 모양의 주름이 지기에 잘 쳐줘도 춘추에나 입을 만한 것이었다·

여인이 차려입은 것이 바로 이 금으로 지은 의복이었다·

그런가 하면 치장에도 얼마나 힘을 줬는지 머리 틀어 온통 금붙이를 끼워 붙이고 좋은 분을 칠해 피부는 희며 눈 주변은 연보랏빛 안료로 입술은 주사로 칠해 붉디 붉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여인의 인상이 본디 요염하기 짝이 없어서 치장을 더한 것이 요사스러운 색기가 넘쳐흘렀다·

그리하여 신녀문 현판 앞에 여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정문 위사 번을 서고 있던 이대 제자들이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딱 봐도 도관을 방문하는 복장이 아니다·

심지어 점심시간에 맞추어 방문하는 손님이라면 결례인 만큼 미안하거나 다급한 기색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역시 없다·

제자 둘이 눈빛을 교환했다·

사저 천하의 요녀가 나타났는데요· 어쩌죠?

내가 어찌 알겠니? 네가 직접 알아봐야지·

그래서 사매 쪽이 알아보았다·

사문의 위아래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멈추세요· 여기서부터는 신녀문의 신역입니다· 신녀문에 방문하고자 하시나요?”

“아하· 맞게 왔구나· 네· 맞아요·”

갑자기 신녀문 제자들의 경계심이 팍 죽었다·

자나깨나 여인들과 어울려 사는 신녀문 제자들이니 그 한마디에 서린 성격을 읽은 것이다·

힘만 잔뜩 줬을 뿐이지 목소리와 말투에서 허당의 기운이 풀풀 풍겼다·

얼굴만 요녀고 영 순둥이겠는데 하고·

신녀문은 금남의 성지다·

반대로 여인에겐 활짝 열린 문이었다·

제자가 아니라도 간혹 드는 여인 참배객들을 받아 부수입을 올리고는 하는 것이다·

“어서 오세요· 제를 지내려 하시나요? 아니면 도관에 잠시 머물러 가시려고? 그것도 아니면 적을 두려 하세요?”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의매가 여기 있다고 해서···”

“아아· 동생 보러 오셨구나·”

여인이 대충 이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니 동생이라 해봐야 삼 대가 틀림없다고·

왜냐하면 이대 제자끼리는 얼추 가족 사항을 꿰고 있으니 의자매를 두었다는 제자가 없다·

신녀문 제자의 태도가 한층 더 편해졌다·

“동생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요?”

“서문청이라고···”

“예?”

“네?”

“어라· 여기 아닌가? 신녀문이라구 했는데· 키가 이렇게 크구 가슴도 이따시만한데·”

여인이 가슴팍 앞에 원형을 그려 크게 손짓을 했다·

신녀문 제자들이 곧장 알아들었다·

아· 그럼 사숙조 맞네·

 

—-

 

청이 점심을 먹을 때는 마치 점심을 부모의 원수급으로 증오하는 사람처럼 굴었다·

같은 하늘을 두고 살 수 없어 없애버리지 못해 안달이며 아주 콱콱 씹어 삼켜버린다는 뜻이었다·

참고로 아침과 저녁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청이 세상에서 점심이라 이름이 붙은 삶고 볶은 식자재들을 흡입하고 있을 때였다·

“의매애·”

“오잉?”

익숙한 목소리에 청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의매 그렇게 얇게 입고 있으면 안 돼· 감기 걸린단 말야· 안 그래도 날이 추운데 조심해야지·”

“아· 맞구나·”

긴가민가하던 청이 그제야 의매 호소인을 알아보았다·

파격적인 복장에도 다른 게 아니라 추우니까 그러지 말라고 할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

예뻐졌네? 화장에 힘을 빡 줘서 그런가?

당연히 화장 덕분이다·

그야 신교에서 내준 영약 처먹고 성취가 제법 오르기는 했지만 화장이란 본래 여인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니던가·

“밥 먹었어요?”

“아니· 올라오다 좀 헤매는 바람에· 음· 배고프다· 헤헤·”

“그럼 밥 먹어야지· 우리 밥 맛있어·”

“응!”

그리고는 좋아라 배식을 받으러 나갔다·

“누구?”

“저건 또 뭐야? 아니 무슨 화장을 저렇게 하고 밥을 먹으러 오는데?”

우 진장명 좌 당난아가 동시에 물었다·

“어···· 대충 의매 비슷한 거?”

의매면 의매지 비슷한 것은 무어란 말인가·

둘이 사이좋게 모르겠다는 표정을 했다·

사실 그에 대해서는 청도 잘 모르기 때문에 부연 설명을 하진 않았다·

그리고 나니 먹성 좋은 의매 호소인이 쟁반 위에 산더미 같은 식사를 퍼다 돌아왔다·

“아· 맞다· 나 다시 견포희 하기로 했다?”

“어? 왜요?”

“의자매끼리 성이 같으면 이상하다던데· 그것두 희성이라 남들이 더욱 이상하게 볼 거래· 그리고 암만 부모가 해준 것 없어도 그렇게 함부로 가는 거 아니라면서·”

“설가놈이 그래요?”

“응·”

“그럼 맞겠지 뭐·”

동네 최고의 지성인 설가놈이 그랬다면 당연히 그러한 것이리라·

청이 중원에서 만난 인연 중에서 사부님 제외하고 가장 믿음직한 사람인 것이다·

생각해보니 유비 관우 장비도 성이 다 달랐지 유비 유우 유비로 통일하지는 않았으니까·

심지어 그러면 유비가 둘이 되기도 하고·

“아· 어때? 나 예쁘지 않아?”

“화장 직접 한거에요?”

“응· 배웠어· 의매한테도 나중에 아니 지금 해 줄까?”

“됐어요· 지우기 귀찮게·”

“맞아· 그건 그래·”

“근데 웬 화장?”

“설 언 아니 아저씨가 하랬어· 일단 어디 가든 만만해 보이면 좋을 것이 없다면서·”

“아· 설가놈을 아저씨라 불러요?”

“응· 근데 좀 그래· 설 언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단 말야· 나도 모르게 막 나올 때도 있고·”

“뭐야 설가놈이 거기서 더 예뻐졌어요?”

“장난 아냐· 뭔가 되게 언니 상이거든?”

“언니 상은 또 뭐야· 진짜 궁금하네···”

옆구리를 꿰찬 진장명과 당난아가 생각했다·

뭐지? 보통 이쯤 되면 통성명을 시켜달라고 하지 않던가?

시야가 좁아서 옆의 사람이 안 보이나?

“아· 이건 의매가 좋아하는 맛이네· 더 먹어? 퍼다 줄까?”

“아냐· 많이 먹었어·”

“언니 누구야?”

듣고 있자니 평생 듣고만 있어야 할 기세라 진장명이 그 사이로 끼어들었다·

“이건 견포희고 음 인심 썼다· 의매쯤 돼· 강호에서 내 수발을 들어주던 애야·”

“음· 음·”

견포희가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기 쪼매난 애는 우리 문파 완전 조무래기 진장명이구 이쪽은 당난아· 내 친구· 중원오대미인이래·”

“응· 그런데 여기 오면서 봤는데 진짜 완전히 속았다 싶더라니까· 그· 음 설 아저씨가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더는 못 말하겠어·”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됐어요· 설가놈한테 상식 좀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잘 가르쳤네·”

“으으· 근데 너무 귀찮게 구니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다 해야지· 설가놈 정도 되는 선생님 구하기 쉬운 줄 알아요?”

“응···”

청의 좌우로 여인들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지? 보통 자기소개가 나올 차례 아닌가?

응 한마디 하고 끝인가?

둘이 한 사람처럼 생각했다·

이년 만만치 않다·

청이 알았다면 피식 비웃음이나 흘렸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사람을 두고 무얼·

 

—-

 

견포희의 신녀문 입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출신도 출신이거니와 익힌 무공이 채양 채음 모두를 쓰는 방중술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아이가 신녀문에 들어 무얼 하겠느냐· 내공 전부 흩어내 처음부터 익힐 것도 아닌데· 원한다면 천화전당에 추천서라도 한 장 써줄 수는 있겠다마는· 원하는 것 같지는 않고·”

게다가 견포희도 딱히 입문의 의지가 없었다·

식사 마치고 청의 식기를 탐내다가 신녀문에서는 뭐든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는 그럼 굳이 입문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면 아래 도시에서 설가놈의 일이나 돕다가 청이 강호행에 나설 때 따라가겠다면서·

“그래도 마교의 악종 출신치고는 심성이 순수하긴 하더구나· 순수하기만 하니 아이가 영·”

“좀 모자라죠?”

딱· 가벼운 꿀밤이 청의 머리에 닿았다·

아프라고 때린 것이 아니라서 아프지 않았다·

“아무리 사실이라 해도 함부로 남의 허물을 입에 담는 것이 아니다·”

“네에·”

“강호에 나갈 적에 데리고 다니면 좋겠구나· 그 늙은 마두가 제자를 아낀다고 해도 여인의 수발은 여인이 들어야 하는 법이 아니냐·”

“확실히 걔가 편하긴 하니까요·”

“사람 하나 만든다 치고· 그러한 마음씀이 전부 선업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의매 호소인 취급이 박하지 않나?

물론 견포희 걔는 그럴 자격이 있기는 한데·

“마침 잘 되었구나· 제자가 내달에 개봉에 다녀오는 때에 그 늙은 마두를 같이 보낼 수는 없는 판이었으니·”

“앗? 제가요? 왜요?”

“무림맹에서 무림대회를 연다고 하더구나· 그 늙은 놈의 얼굴 아는 이가 한둘이 아닐 텐데· 도가의 큰 어른이 마두를 이끌고 다녀서야 그 체면이 바로 서겠느냐?”

무림 대회의 목적이 문호 개방이라는 다른 방식의 마교 중원 진출에 앞서 결속을 다지자는 것이었다·

이 때에 마교 출신의 대마두를 달고 나타나서야 눈치가 없어도 아주 천치보다 못하다는 소리나 듣는다·

참고로 늙은 놈 운운하는 서문수린의 나이는 최리옹보다 연상이었다·

겉보기야 사십 대 미부인이라지만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무림의 대대선배님이신 것이다·

“근데 무림대회는 또 뭐에요? 무슨 천하제일무술대회 같은 거라도 해요?”

“이것저것 크게 일이나 벌이겠지· 이 스승의 욕심으로는 잠룡비무회에 나가주었으면 해도·”

“그럼 나가죠 뭐·”

한치의 고민도 없는 즉답이었다·

서문수린이 그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는 제자였다·

“어차피 제자의 십초지적이 될 상대가 없을 것이니 사문의 명예를 드높인다 생각하고 그저 아름답고 우아하면 될 것이야·”

십초지적이란 초식 열 개면 이길 수 있는 상대라는 뜻으로 전문 용어로는 좆밥이라고도 했다·

이미 제자와 한 대련이 횟수보다 시간을 세어 시일로 따져야 할 수준이다·

제자의 경지가 분류하자면 절정 후기에 있는 것이지 이미 승패로는 초절정을 상대로 우위를 잡을 상태였다·

게다가 이미 검을 신체의 연장으로 그 감각을 공유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머지않아 신검합일을 이룰 기세다·

신검합일이라면 검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 이후 초절정 후기에나 얻는 깨달음이 아닌가·

그러니 아주 엉망진창인 순서나마 꾸준히 성취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초절정에 들지 못하는 것이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 고민해야 할 수준이었다·

마치 무언가 방해하여 단단히 틀어막고 있는 꼴이 아닌가·

가진 내기로는 이미 화경의 고수와 대등하고 외공으로는 도대체 이게 사람인가 싶을 정도인데도 도대체 그 쉽디쉬운 얄팍한 초절정의 벽(현경 고수의 의견이다)을 넘질 못하니·

“그럼 가서 이기고 오면 되는 거에요?”

“잠룡지회의 아이들과도 좀 어울리다 오거라· 정파 무림을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들과 얼굴도 트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

말하자면 사교회에서 좀 놀다 오란 소리였다·

청이 배분상 장문인 급의 어르신이긴 해도 그래도 살아가는 시대까지 장문인들과 같지는 않을 테니까·

게다가 중화 민족에게 인맥이란 유달리 각별한 것이다·

신녀문이 구파일방 오대세가에 비하면 끗발이야 딸릴 수는 있어도 잠룡비무회에서 압도적인 무위를 보여주면 자연히 해결될 일이고·

“그런 거면 또 제가 전문이죠·”

청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놀다 오라는데 그럼 안 빛나고 배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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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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