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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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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0

사실 청도 호북 사람이라 호북 요리는 줄줄 꿰고 있었다·

호북이라 하면 일단 쏘가리 그리고 자라다·

대충 중화인의 인식에 쏘가리 혹은 자라에다 연근을 넣고 조리하면 호북 요리라고 우겨도 대충 인정해 줄 정도였다·

양과 오리 요리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둘은 중화 민족의 일상과 같아서 어느 지방이건 즐겨 먹고 돼지는 그냥 중화 그 자체와 같았다·

중화인의 돼지 사랑은 먹는 것만으로 모자라 그 민족성마저 닮고야 말았으니 그야말로 살아있는 돼지새끼들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그 외에도 각종 민물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는데 특이하게도 회로는 잘 먹지 않는다·

물론 안 먹지는 않지만·

이는 과거 오나라의 천재들이 민물고기 날로 처먹다가 간 기생충에게 당해 젊은 나이로 요절했던 기록에 의한 기피 현상이었다·

그래놓고는 하나같이 하늘을 원망했더란다·

하늘 입장에서는 지네들이 기생충 덩어리를 맛있다면서 처먹고 죽는 주제에 죽기 전에 피 토하며 ‘하늘이시여!!’ 를 외치니 괘씸해서라도 오나라에 정을 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제갈이현이 상다리 부러져라 내어놓은 요리들은 청도 사실 다 아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본래 모르는 요리는 색다른 즐거움이요 아는 요리야말로 더 맛있는 법이다·

오랜만에(세 시진 만에) 진심 태세로 청이 폭풍 같은 식사를 시작했다·

사실 중원의 민물고기는 이상하게도 붕어과 친구들을 사랑하는 편이다·

다만 이 친구들은 구조상 괴물과 같이 뼈가 온 사방으로 뻗어나가 발라먹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옆에 붙은 견포희는 용케도 능숙하게 발라 연신 청의 접시 위에다 쌓아놓았다·

질 수 없던 청이 날름날름 접시를 비웠다·

“뭐야 나 나도·”

당난아가 어설프게 발라 누더기 같은 살점을 어쩌다 한 번씩 청의 접시 위로 날라놓았다·

“고맙긴 한데 가시가 덜 발렸다 야·”

그 날카로운 민물고기의 가시를 뼈째로 씹어먹으며 하는 소리였다·

당난아도 어찌 살 바르기를 시도했으나 앞서 말했듯이 탄력있고 날카로운 주제에 어디 한 군데 빈 곳이 없이 뻗어 아주 악질 중에서도 악질왕 악질황제라 할 것이다·

당난아가 그제야 제가 발라낸 생선살을 입에 넣어보고 살 반 가시 반 차마 씹지 못해 고대로 뱉어내고 나서야 그 심각함을 깨달았다·

“어? 미안 이게 가시가 엄청···”

“괜찮아· 맛있어· 원래 뼈도 천천히 씹으면 고소한 맛이 있지·”

“아무리 그래도 이리 줘 내가 다시·”

“괜찮다니까· 너가 기껏 발라줬는데·”

당난아가 다시 가져가려던 누더기를 청이 먼저 제 입으로 처넣으며 하는 소리였다·

“너····”

당난아에게는 도저히 먹을 것이 못 되어 뱉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걸 억지로(?) 먹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여인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다만 청은 그냥 먹는 거다·

이미 생선가시가 아니라 갈비의 억센 뼈라고 해도 오도독오도독 씹어먹을 신체를 갖췄다·

이것이 바로 높은 능력치를 가진 최고의 보람이라 할 것이다·

“힘들면 즉어 말고 궐어 발라 줘· 걔는 뼈 별로 없다·”

“어? 궐어? 그게 어떤 거야?”

“저거·”

즉어는 붕어 궐어는 쏘가리를 말했다·

다만 당난아가 보기에는 어차피 생선이 다 그 생선 대가리를 한 똑같은 놈이었다·

당난아에게 생선이란 항상 이름과 함께 눈앞으로 배달을 오는 것이다·

‘얘야 준어가 참 맛있단다’ 하는 식으로·

그러니 생전 처음 직접 생선뼈를 발라서 기껏 내어주는 이가 청이었으니 당가주 내외가 보았다면 딸자식 키워봐야 허사라며 한탄을 참지 못했을 것이다·

“하하· 누님은 참으로 호쾌하게 드시는군요!”

“욕하는 거 아니지?”

“그럴 리가요! 마치 왕년의 팽 누님과도 같은 기세이시니 이거 잘못하면 이 우제가 반해버리고 말겠습니다· 중원의 여인들이란 어째 맨 집어먹는 척이나 하니 함께하여 오히려 입맛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 팽 소저도 잘 드시긴 하시더라· 편식이 좀 심하시긴 해도·”

“팽 누님께선 여전히 고기만 드십니까?”

“어· 근육을 먹어야 근육이 는다면서·”

“동종동식은 미신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팽 누님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도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 동종동식이란 같은 것을 먹어서···”

제갈이현이 먹을 거 다 처먹으면서도 발음이 전혀 뭉개지지 않는 신기와 같은 수다를 펼쳐 보였다·

청이 그래도 밥 사준 친구라서 이야기를 듣는 척만 하면서 식사에 집중했다·

아· 오· 그래· 음· 그렇구나· 맞아·

영혼 없는 대답들과 함께 즐거운 식사 시간이 지나갔다·

“와 잘 먹었다·”

요대는 아까 밥 먹다 풀어버렸으니 청이 볼록 솟은 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당난아가 쿡 찔러보며 감탄했다·

“와 진짜 빵빵하네· 그걸 다 먹었으니···”

“사실 더 먹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건 후식용 공간이니까·”

“아니 어떻게 매끼를 이렇게 먹으면서 살도 안 찌고· 음· 살이 다 위에 살덩이···”

당난아의 손이 슬그머니 위로 솟아오르길래 청이 찰싹 때려 떼어냈다·

“이게 또 이러네·”

“아니 나도 모르게 그만·”

청이 눈을 가늘게 떴다·

얘가 여인으로 태어났으니 망정이다·

사내였으면 아주 천하의 개망나니 호색한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고·

 

—-

 

사실 무한은 자체적으로는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 강호인들의 중론이었다·

해봐야 높은 곳에 마천루인 황학루 하나 뿐 벚꽃으로 유명한 동호는 지금은 철이 아니라 그냥 한적하게 수평선이나 구경하는 호수다·

물론 호수에서 수평선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중원의 기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마는·

영천사는 유명하긴 해도 낙양의 백마사처럼 막 명소 취급까지는 아니라서 동호에 갈 때나 한번 들르는 사찰이다·

그러니 저녁 먹고 갈 데도 없으니 제갈세가에 들러 하루 묵어가기로 했다·

말이 좀 많기는 해도 애가 원체 싹싹한 데에다 은근히 멋진 구석도 있는 거대한 막내동생 제갈이현이었다·

자기네 집에서 하루 자고 어차피 개봉 가야 하는 김에 같이 가고 싶다는데야 거절할 이유도 없고·

사실 무한의 숨겨진 명소가 있었으니 바로 제갈세가 대문 앞으로 이어지는 짧은 거리다·

다점과 요리점 따위가 들어차 노천에 다탁들 잔뜩 깔아놓고 저마다 우락부락한 누님들이며 종종 사내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앉은 모습이었다·

여기 장사하는 이들이 제갈세가 소유의 사업장이고 그 손님이 제갈씨들 취향에 들겠다고 모여든 객들이니 그야말로 금전 버는 데에는 귀신같은 감각이라고도 하겠다·

“뭐야 저 비실한 년들은· 고작 얼굴이나 좀 반반하다고 꼬리를 치나?”

“그러게요· 허리가 언니 팔뚝보다도 못한 년들이 감히 공자님을 끼고·”

“저거 얼굴 좀 봐요· 내 주먹보다도 작네·”

“여인답지 않은 년들이야· 여인이라면 마땅히 근육으로 승부해야 할 것을·”

저들끼리 수군거리길래 집중해 엿들어 본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뭐지?

무슨 먼 대양의 여인국에서 오신 분들인가?

근육으로 승부해서 뭘 해요? 약탈혼인가?

이게 그 유명한 남녀역전인가 하는 건가?

물론 청은 지청술(내공을 쓴 청력 강화) 따윈 모른다·

그냥 청력조차도 인간을 초월한 신인류라서 집중하면 대충 다 듣는 것이다·

들리도록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저들끼리 속삭이는 내용이 충격적일 뿐이었다·

딱히 기분이 나쁠 것도 아니라서 청이 대충 못 들은 척을 했다·

친구 집에 놀러왔으면 일단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한 순서였다·

그 전에 일단 짐을 풀러 가는 길이었다·

“현 오라버니이이·”

청이 흠칫했다·

오라버니라니!

누가 그런 천인공노할 단어를 쓴단 말인가!

게다가 말끝까지 길게 늘여서!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다다 달려오는 쪼매난 것이 이제 예닐곱이나 되었을 만한 여자아이였다·

아 꼬마애는 인정이지·

귀엽기도 해라·

“오 아향아· 얌전히 놀고 있었니·”

제갈이현이 여자아이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네 바퀴쯤 빙글빙글 돈 이후에 제 어깨 위에 척하니 앉혀놓았다·

보통은 무등을 태울 텐데 어깨가 워낙 넓어서 어깨에 태우는 모양·

어린애 특유의 끼햐아 하는 맑은 웃음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청이 면사 너머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어쨌거나 보기에 흐뭇한 장면이기는 했다·

제갈가의 직계 막내 제갈향이었다·

다만 이어지는 대화가 좀 이상했다·

“향이가 오늘은 무슨 책을 읽었을까?”

“웅 향이는요 오늘은 울료자의 서른 한편을 읽었어요·”

“오 울료자! 좋은 책이지· 그래 참 재미있는 책이기도 하고· 어디가 그리 인상이 깊었니?”

“웅 일단 천관부터 말하자면요 일기가 천관에 불과하다 하여 인사에 포함하지 않았으니 이는 손무가 말한 때 적 시와는 다른 관점에서···”

“이런· 그건 천관 이전에 방비해야 한다는 상무를 강조한 것 뿐이지 결코 울요가···”

“그치만 보의 이후로 차수로를 파 두고 청략에 대비하여 우물을 파고 창고를 증축하며 또 파한에 대비하여 월동을 갖춘다면···”

“그런 건 모두 전전 마땅히 갖춰야 할···”

청이 당난아를 바라보았다·

혹시 무슨 말인지 아는가 해서·

마침 당난아도 같은 눈빛으로 청을 바라보았기에 그냥 그런갑다 하고·

물론 견포희를 따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기에 둘 모두 그쪽으로는 딱히 눈길을 주진 않았다·

어쩐지 멍청이가 된 기분으로 찝찝하게 짐을 풀고 얇은 제갈가주와 우락부락한 부인들께도 인사를 올렸다·

“우리 아현이를 좀 부탁하네· 애가 지식 머리만 굵어서 아직 세상사에 어두운 구석이 있어· 친동생처럼 어여삐 해주면 좋겠구나·”

“예 어르신·”

“그래· 이크· 젊은 친구들끼리 놀아야지·”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 여인들을 잔뜩 이끌고 돌아왔는데도 심지어 동행해서 떠나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동성 친구라도 데려온 것처럼 군더더기라고는 전혀 없는 담백한 태도였다·

오히려 울상이 된 것은 제갈이현의 품에 둥지라도 틀은 마냥 꼭 안겨있던 제갈향이었다·

“뭐야 오라버니이 어디 가요?”

“요 녀석 아향! 또 어리광이니· 오빠는 친우들 맞게 내버려 두고 이리 오렴·”

“앗 싫어 향이는 오라버니랑· 앗 싫어요·”

제갈향이 철썩 달라붙었지만 어린 꼬맹이가 암만 힘을 줘봐야 어미의 팔뚝이 딸과 비슷한 굵기를 가졌으니 이겨낼 리가 있나·

꼬맹이가 어미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나갔다·

그 후로는 별채로 자리 옮겨 과자 펼쳐놓고 대충 수다나 떨었다·

의외로 제갈이현이 들려주는 잡다한 이야기들이 재미가 있었더란다·

그러다 저도 짐 싸야 한다고 일찌감치 자리를 파하고 뜨거운 목욕통에 몸도 담가 녹였다·

특별히 의매 호소인에게 목욕 수발을 드는 것도 허락해 주고·

그리고 나선 머리도 말릴 겸 객청 마루에 앉아 발이나 흔들고 있을 때였다·

뭔가 은근히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니 저쪽 벽 뒤로 빼꼼히 내민 머리통이 한 개·

“음? 꼬맹이? 이름이 향이라고 했던가?”

“윽····”

청의 손짓에 제갈향이 쭈뼛쭈뼛 다가오더니 대뜸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까 면사 쓴 언니 맞죠? 언니가 우리 새언니가 돼요?”

정확히는 수자가 되느냐고 물었는데 새언니 혹은 올케에 해당하는 중화말이었다·

청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왜? 싫어?”

“넹· 싫어요·”

“왜 싫은데?”

“약하잖아요·”

“약하다니· 이 몸 고수·”

청이 손으로 무식한 출력의 기를 내뿜었다·

서문수린이 보았다면 핵꿀밤 각이었다·

보여줄 것이 없어서 애한테 마공을 보여주고 앉았냐면서·

다행스럽게도 혹은 안타깝게도 어린 제갈향이 소수마공을 알아볼 안목까진 갖추지 못했다·

“우웅· 말구요· 근육도 없고· 힘도 약해·”

“나 힘 쎈데? 완전 여항적인데?”

그러자 제갈향이 입술을 비쭉 내밀었다·

“피· 거짓말· 그 팔로 백 근이라도 들 수 있겠어요?”

“백 근? 한 손으로도 들지·”

“그럼 이백 근은?”

“양손에 하나씩 들면 이백 근 아니냐?”

“삼백 근은?”

“안 들어 봐서 모르겠는데 아마 가능할걸? 드는 정도라면 어렵진 않을 것 같네· 휘두르고 이런 건 좀 힘들어도·”

“내공 안 쓰고?”

“내공 안 쓰고·”

그러자 제갈향이 청의 무릎을 찰싹 때렸다·

“못 써 완전 거짓말쟁이에요·”

“요거 봐라? 쪼매난 게 벌써 선동과 날조로 승부를 해? 햐 내가 직접 들어서 보여줄 수도 없고·”

그러자 제갈향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사실 기다린 게 맞았다·

제갈가의 핏줄이라면 능히 일곱 살에 계략을 짤 줄 알아야 하는 법이었으니까·

“그럼 보여줘요·”

“오잉?”

“빨리요· 안 그러면 오라버니한테 막 거짓말했다고 이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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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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