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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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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4

발병신에 손병신을 겸하고 손님까지 팔았으니 어차피 청이 놓아줘도 오래 못 살 놈이었다·

왕흉터 역시 그 사실을 알았지만 본래 눈앞에 닥친 위기가 가장 중요한 법이었다·

그래서 청이 일부러 더욱 잔인하게 굴었다·

어차피 죽은 목숨이라고 개긴다면 더 끔찍한 최후를 만들어주겠다는 암시였으므로·

“그 청년은·”

“멈춰라! 네놈 흑점회원으로 적을 올린 주제에 고객의 정보를 누설하려는 것이· 컥·”

왕흉터의 입을 막으려는 놈이 있었다·

악업을 확인한 청이 비녀를 뽑아 던졌다·

흑시의 일류 무사가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일저삼작은 다른 기교 없이 직선으로만 곧게 던지는 삼류 암기술이다·

하지만 인간을 초월한 힘에 더불어 투잠에 담긴 내력이 합쳐지면 사람의 연약한 신체로는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또 떠들 새끼 있나? 내 머리에 몇 개 남았나 눈 달렸으면 보이지?”

여인이 철비녀를 암기로 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날린 철비녀가 목에 박히지 않고 아예 꿰뚫어버린 후 뒤로 빠져나오는 일은 살면서 한 번도 듣지 못한 기사였다·

흑시 무사들 중 두 명의 절정 고수가 눈빛을 교환하고는 개중 한 명이 말했다·

“···흑시에 더 볼일이 있나?”

“아니· 쟤가 막지만 않았으면 진작에 볼일 다 보고 떠났겠지·”

청이 쓰러진 흑시 무사를 가리켰다·

그러자 흑시 무사가 목소리를 잔뜩 깔았다·

“흑점은 이 일을 기억할 것이다· 현상금 천 관이면 천하의 암살자들 아니 암살자들 아닌 자들마저도 눈이 돌아가겠지· 네년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언연영이라· 망한 진주언가의 대가 끊기게 되겠군·”

그리고는 가자 하고 자리를 떠나니 흑시의 다른 무사들도 눈에 띄게 안도한 눈빛을 하고 그 뒤를 따랐다·

어차피 덤벼서 이길 자신은 없고 말린다고 들을 년도 아닌 것 같다·

이긴다고 해도 흑시가 무력 집단이 아닌 만큼 고수 한 명 한 명이 귀한 몸이었으니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전이었다·

그러니 어차피 싸우지 않을 거라면 멍청하게 행패를 지켜보기만 하는 그림보다는 엄중한 경고를 남기고 자리를 떠나는 편이 훨씬 그럴듯한 장면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그 후엔 반자권의 위치도 듣고 비녀도 찾아 회수했다·

그러고 나니 견포희가 쪼르르 달려들었다·

“의매 괜찮아?”

“응·”

“이제 그럼 어떡해? 현상금이 천 관이면·”

“뭐 암살자 좀 죽이다 보면 목숨 아까운 줄 알고 사그라들겠지· 혹시 모르니 의매는 설가 상회로 돌아가는 편이 좋겠다·”

“의매랑 같이 있으면 안 돼? 나도 이제 절정 고수인데·”

“그럼 노인네 손주는 어째· 둘 중에 아무나 만나서 손주 걔는 대별산 대별문에서 사 갔다고 전해 주고· 쯧 정파란 놈들이 노비나 사고· 그래도 정파라서 별 고생은 안 하고 있겠네·”

철을 다룰 줄 안다고 하니 키워다가 문파의 철장으로 쓰려고 사간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무려 제갈 아니면 당가 혹은 둘이 함께 찾아갈 예정이니 이후로는 문제가 없으리라·

“그럼 의매는?”

“대충 두어 달 몸 좀 사리고 있다가 무림대회 맞춰서 개봉에 가지 뭐· 이번 일은 사부님께도 전해 드리는 게 좋겠다· 부탁 좀 할게·”

“내가 약해서 도움이 안 되니까···”

청이 씩 웃었다·

“이게 도움이지 도움이 뭐 별건가? 같이 등 맞대고 혈로라도 뚫어내야 도움이야? 아침에 사매 없으면 혼자 옷 입고 씻고 아으 생각만 해도 귀찮다·”

“응···”

청이 미소를 지우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견포희가 울상이 되어 그 손을 맞잡았다·

그러자 청이 말했다·

“아니 왜 손을 잡는데? 면사 달라고· 면사·”

“아 맞다·”

면사를 받아든 청이 훌쩍 몸을 날렸다·

월녀산보의 반중력 보행으로 뛰어올라 야시장 임시 천막을 세운 막대들을 밟아가며 천리비행으로 훌훌 날았다·

그 속도가 대단하니 어지간한 경공의 고수라 해도 따라잡기 힘든 것이었다·

서문수린조차 인정한 도주 속도였다·

작정하고 째면 세상에 쫓아갈 이가 손에 꼽을 것이라고·

 

다만 손에 꼽을 것이라고 했다·

없다고는 안 했다·

“독한 계집이 발은 뭐 이리 빨라? 가만 보자 저거 천리비행 같은데· 오호라 발 빠른 계집이 이미 경공도 뛰어나다라· 손재간만 있으면 딱이겠구나!”

 

—-

 

지난 상계는 흑천회의 이탈로 뜨거웠다·

흑천회는 악명 높은 인신매매 집단이다·

중원 전역에서 납치를 실행하는 실력과 실행력 심지어 서역에까지 끈이 닿아 귀한 홍모귀 노비까지 들여오는 진짜배기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부턴 착하게 살 거라느니 헛소리를 하며 업계를 떠났다·

문제는 같이 일하던 중개인에 창고지기 선생 등등 관련 업자들을 죄다 죽여버리고 떠났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관련 업자만 죽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일가를 몰살시켜 저자에 시신을 매달고 인신매매범이라고 새겨놓았다·

그러니 누구 하나 애도하는 일이 없이 자알 죽었다며 침을 뱉고 돌을 던졌다·

그 비참한 말로에 사업을 접는 놈이 속출하고 새로 업계로 들어오는 신입조차 없는 판이다·

그래서 흑점이 제대로 타격을 받았다·

흑점은 그저 흑시-야시장이냐 열어서 수수료 떼먹고 사는 단체가 아니다·

중원에서 남에게 말하지 못할 거래라고 하면 전부 흑점에서 이루어지니 흑시는 흑점의 일부일 뿐 도시마다 자리를 잡은 온갖 종류의 암거래상들이 바로 흑점의 소속이었다·

그러니 실상 노비업계의 종사자들이 일가족 사이좋게 떼몰살을 당했으니 이들 전부 흑점 회원들의 사망이었다·

전대 흑점주가 노발대발 난리를 쳤으나 끝내 흑천회의 꼬리를 잡지 못했다·

정확히는 마교 놈들의 위장 사업체라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심증만 남았다·

그러나 심증뿐으로 마교를 건드릴 수도 없다·

천하의 개새끼들 죽을 놈이 잘 죽었다는 세상 사람들 인심 속에 분기로 떨쳐 올라 비난을 퍼부어봐야 허사였다·

마교가 웬일로 착한 일을 했구나 하겠지·

게다가 마교가 건드리면 흑점은 박살이 난다·

네 번에 이르는 정마대전에서 비록 패배의 연속일 뿐이었더라도 정파 무림에 큰 상흔을 남기곤 했던 전쟁 집단이 아니던가·

그런 마교와 수상하고 은밀한 암상인 연합회와의 전쟁이란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넘치는 금력이 있더라도 마교랑 전쟁할 건데 돈 받고 싸워줄 사람! 외쳐봐야 누가 호응해줄까·

결국 오갈데 없는 분노를 어쩔 수 없이 속으로 삭일 수밖에는·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흑시 하남지부에서 대놓고 아상이 참혹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살해까지는 아니고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은 상태로 만든 사건이었다·

흑점회주 장은채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왜! 왜! 왜!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데!”

“아상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예 아상들이 회를 조직하여 스스로를 지키겠다고 하는 판이라 일단 선동하는 놈을 잡아죽이긴 했습니다만· 이대로라면 아상들이 이탈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겁니다·”

“시발···· 흑천회 새끼들이 제대로 똥칠한 걸 다 치우지도 못했는데·”

“일단 현상금은 걸겠습니다만· 이번에 흑점을 건드린 자가 어찌 되는가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오백 관·”

장은채가 총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총관이 인상을 찌푸렸다·

“예? 겨우 오백 관 말씀이십니까? 그래서야·”

“언연영이라고 했나? 그년 시체를 가져오면 오백 관 온전히 살려서 가져오면 일만 관을 준다고 해· 팔다리 한 짝에 이천 관씩 깔 테니 기왕이면 붙여서 가져오라고 하고·”

장은채의 눈빛이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이참에 흑점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천하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겠어· 인간 돼지가 여태후의 전유물은 아니지·”

중국 사대 악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여태후는 그 잔인한 성정과 창의적인 고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순위권에 오른 여자다·

인간 돼지는 중원의 오랜 역사에서도 끔찍한 것으로 엄중히 금지되었으니 산 채로 잡아 그 꼴을 만들어주겠다는 아주 지독한 원한이었다·

마교는 무서워서 못 건드리겠고 속만 화르륵 타오르던 참에 마침 뺨을 때려주니 그 분노가 온전히 향할 수밖에는·

“안 그래도 흑점이 아상을 달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잖아? 어찌 보면 잘 되었다고 할 수도 있고·”

장은채가 싸늘하게 웃었다·

하지만 과연 뜻대로 될 것인가?

 

—-

 

흑점에서 언연영에게 현상금을 걸었다·

흑점 특급 수배· 언연영·

목에 황금 오백 관·

생포 시 일만 관· 사지 하나당 이천 관씩 차감·

특징· 한눈에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미인·

흑시에서 청을 본 이가 많았다·

그래서 어떻게 생겼으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대답하기를 예쁘다 많이 예쁘다 진짜 예쁘다 같은 멍청한 묘사가 돌아왔다·

“아니 눈코입이 어떻게 생겼느냐 묻잖나!”

“어· 눈은 크고 맑아 아름답고 코는 오똑하니 어디 한 군데 흠잡을 데가 없이 아름답고 입은 아담하고 붉으니-”

“아름답다고?”

“예 그렇습니다요·”

“에라이· 다음 놈!”

그러나 다들 거기서 거기였다·

눈코입 따로 떼서 설명하라 하면 예쁘다 하고 특징을 말해보라 하면 예쁘다 하고 인상이 어땠느냐 하면 또 예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미인인지 듣는 놈이 다 궁금할 지경이었다·

그리하여 흑시가 화공들을 총동원해 용모파기를 그려내니 다들 그림이 따라가질 못한다고 아우성이었다·

심지어 청의 고향에서도 영상 없이 증언으로만 만들어진 용모파기의 신뢰도는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으니 중원은 오죽할까·

그러다가 결국 그나마 좀 닮았다고 하는 것이 나왔으니 이제는 지옥과 같은 베껴 그리기 시작이었다·

물론 인쇄라는 방법이 있기는 했다·

중원은 인류 인쇄술의 발상지인 것이다!

어떻게 사람 이름이 필승인 필승 씨가 인류 최초로 점토 인쇄술을 상용화한 후로 중원은 인쇄 기술 종주국으로서 그 위엄을 떨쳤다·

최초의 금속 활자 역시 아마도 제작했을 것 같다는 심증은 있는데 문혁과 토법고로의 이중 공격에 남은 물증이 단 하나조차 남지 않아 인정되지는 않았다·

덕분에 최초의 금속 활자 발명이라는 영예는 한민족에게 넘어가고 만 것이다·

놀랍게도 문혁과 토법고로 모두 일개 인간 단 한 명이 이룩한 업적이며 이로 인해 현대에서도 중화 민족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이 위로 꼽혔다·

일 위는 항상 살아있는 권력이라 죽은 이가 침범할 수 없으니 사실상의 일 위였다·

어쨌거나 이렇게 뛰어난 중원의 인쇄술이라도 현대에 비해 미개하기에 목판으로 용모파기를 제작하기에는 너무 섬세한 초상화였다·

일단 베껴 그려 완성되는 대로 뿌리고 있으나 그 수가 턱없이 모자란 상황·

게다가 현상금 사냥꾼이며 암살자라는 놈들이 저 혼자 처먹겠다고 용모파기 그려진 종이들을 떼어다 제 품에 감춰버리고 마니·

그래서 결국 수배 소식만 널리널리 퍼졌다·

아주예쁜 중원 내 갑급 미소녀 진주언가 언연영(처녀인지는 알려지지 않음)·

생포시 황금 일만 관!

그래서 그 결과·

“어라아· 차에서 쌉싸름하니 독향이 나네요? 신파 제게 서운한 일이 있으셨나요?”

언연영이 차를 홀짝거리며 말했다·

바둑판 위에 다음 수를 착수하려던 노파가 그에 멈칫 고운 손을 거두었다·

“···뭐라?”

언연영이 차를 머금어 혀를 굴리며 맛보다가 꿀꺽 삼켰다·

“으으음· 이 맛은 몽혼향이네요· 세상에 제가 무슨 대상이라도 되는 걸까요오· 오십 년은 푹 잘 수 있는 양이 아니어요?”

중원 말로 코끼리를 대상이라고 했다·

신파 강호 사람들은 소수마파라 부르는 마두 중에서도 대마두 대마두 중에서도 대 대 대쯤 되는 거대 마두가 분노했다·

“어떤 년이 감히···!”

그리하여 장원의 식솔들을 전부 집합해 모두 함께 진실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과 불은 항상 정답을 알고 있는 법이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범인이 죄악을 실토하고 말았다·

“주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돈에 눈이 어두워서 그만···”

“돈이라니· 누가 암살이라도 사주했다고?”

“흑점에서 수배를 걸었습니다 그 금액이 무려 일만 관이라···”

그에 신파가 언연영을 돌아보았다·

“네년 흑점에 무슨 수작을 부렸느냐?”

“수작이라고 하셔도 말이여요· 벌인 일들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답니다· 흑점을 너무 얕보았던 것일가요· 하찮은 미물 분들께서 용케도 절 알아맞히셨네요· 저기요 암살 미수범 님? 제가 확실하던가요?”

“진주언가의 언연영이고 특징은 한눈에 보면 아는 미인이라고···”

그에 신파가 콧김을 내쉬었다·

“흥· 확실하구먼·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지? 내 인피면구라도 뒤집어쓰라고 그렇게 누누히 말했건만·”

“어머머· 이미 사람의 탈을 쓰고 있는데 거기 한 겹 더 씌운다고 뭐가 다르겠나요· 흑점의 하찮은 정보력을 너무 얕잡아 보았나봐요·”

“그럼 어찌할꼬?”

“재료 구하기가 좋아서 살려드렸을 뿐인데 주제도 모르고 앵앵거리는 날파리를 놔두기도 뭐하고· 어머머 곤란하기도 해라·”

언연영이 특유의 온화하고 단아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경고를 좀 드릴 겸 보이는 데로 전부 치워 보아요· 신파께서도 좀 도와주시겠어요? 오랜만에 취미도 좀 즐기시고 그러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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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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