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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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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6

한편 진설은 잔뜩 경계 중이었다·

그야 빈말로도 좋은 관계가 아닌 당난아가 아니던가·

당난아 아니더라도 무림오화 다섯 명은 절대 친하다고 할 수 없었으니 서로 험담하며 악평을 아끼지 않는 사이였다·

악평을 대충 종합하면 이러했다·

독화는 독을 쓴다· 심지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도 않고 고희연 때에 걸렸다가 바닥에 바짝 엎드려 울고불고 피해자 행세를 한 이후로 모두가 학을 뗐다·

검화는 자기보다 가슴이 크면 무림공적 혹은 부모의 원수인 줄 안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가슴이 없다·

현화는 똑똑한 척 남들을 제 아래로 깔봐 내려친다· 일각만 대화해보면 얘는 평생 친구 없이 살겠구나 하고 알게 된다·

설화는 표정도 없고 감정도 없다· 빙공의 부작용이라던데 도대체 인간미가 없어 사람 같지도 않다· 두 마디 이상을 하질 않으니 모든 대사가 네 아니오 둘 중 하나다·

어째 무림오화라는 꽃들이 하나같이 하자가 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래 작정하고 흠집을 잡으면 그 누구라도 하자 있는 인간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단점은 이해할 만 하고 장점이 크게 돋보이는 법이었다·

무림오화끼리 사이가 안 좋아서 단점만 도드라져 보일 뿐·

어쨌든 독화를 옆자리에 둔 진설이 바짝 긴장하는 것도 당연했다·

일단 왜 옆으로 왔는지도 모르겠고·

혹시 하독이라도 하지 않나 단단히 경계하며 일단은 약한 견제를 날려 보았다·

“근데 난아야· 아까 그 얼굴 가린 서문 소저랑 정말 친한 모양이던데·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천하의 독화가 쫓아다녀?”

번역: 무림오화쯤 되는 년이 왜 얼굴 가린 추녀 수발이나 들며 시녀짓 하고 있니?

“너· 가슴을 그리 내놓고 다니면 어혈이 뭉친다? 근데 원래 그렇게 중량이 있었나? 아래 뭐 대고 받친 거 아냐?”

당난아가 깔끔하게 무시하며 응수했다·

“무 무슨 소리야· 원래 이랬거든? 아무 것도 안 넣었거든?”

“그냥 걱정돼서 하는 소리야· 사람 몸이 본래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제일 건강하고 그렇지 않을 때 병이 나잖아? 가슴에 한기 들고 억지로 들어 올려 고정하면 나중에 혈 뭉쳐서 큰일 난다· 잘못하면 잘라야 해·”

진설이 긴가민가했다·

공격인 줄 알았는데 공격이 아닌데?

뭐지? 왜 걱정해 주는 척이지?

“음· 기름 말고 분을 발라놨네? 푸르게 핏줄 많이 비쳐서 그런 거지? 그거 되게 안 좋은 징조인데· 유옹이라도 나면 진짜 도려내야 해·”

“어 그럼 안 되는데 진짜 심각해?”

진설이 솔깃했다·

당난아는 얼마 안 되는 여류 의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분을 발라놔서 눈으로는 잘 모르겠거든? 촉진해 봐야 알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한번 봐줄까? 내일은 용봉지회 다 같이 본다며· 여인끼리 있을 때나 봐야지·”

“어 응· 그래···”

“응 그래가 아니지· 부탁드려요 당 의원님 아냐? 아니면 의방 가서 아저씨 할아범한테 가슴 까고 진맥 볼 거야?”

여류 의원이 없어서 생긴 문제점이었다·

여인은 아파도 꾹 참는 일이 많았으니 진맥 보기가 민망해서 그렇다·

“그러다 진짜 유옹이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의생들 다 불러다가 이것 봐라 이게 유옹이란다 이리 만지면 멍울이 잡히니 이게 간울에서 치민 혈암이란다· 너희도 한 번씩 촉진해 이 감각을 기억하도록 해라· 아주 온 동네 제자들 다 불러다가 떡 주무르듯 할걸?”

진설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그 부탁할게 난아야· 한번 봐줄래? 안 그래도 요즘 영 뼈근한 게····”

“흠· 좀 더 공손하면 좋겠는데·”

진설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자 당난아가 봐줬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의원이 환자 가릴 수는 없으니까· 병풍 치자· 다들 들었지? 혹시나 하는 사람은 줄들 서· 이참에 말 못 할 통증 있으면 겸사겸사 봐 줄 테니까·”

진설이 아차 싶었다·

이년이 이제는 독으로 견제 말고 의술로 인심을 베풀려는 수작이구나·

대놓고 사이 안 좋은 내게 의술을 베풀고 나면 봉황회 회원 중 누구라도 눈치 보지 않고 아픈 데 있으면 쪼르르 달려가겠지·

당난아 이 무서운 년·

그리고 그 서문청이란 년도·

이렇게까지 시녀짓을 해대다니 대체 그 면사녀가 얼마나 큰 권력이 있길래 이렇게 안 어울리는 짓까지 하는가 하고·

 

—-

 

“잘 놀다 왔나·”

“응· 공손 소저랑 철탑 보고 과자도 잔뜩 먹고 왔지· 철탑은 두 번 봐도 멋있더라· 아유 배불러· 과자가 은근히 배가 차네·”

“···? 그런 용무였나?”

중원에서 과자란 요깃거리를 제외한 모든 간식의 통칭이다·

뻔데기 꼬치도 과자고 팥소 넣어서 찐 빵도 과자며 탕후루도 당과도 인삼 꿀절임도 전부 과자다·

그러니 가게에 있는 모든 종류를 달라고 하면 한 입씩만 먹어도 성인 기준으로 충분한 식삿거리가 된다·

“아 맞다· 내일도 용봉지회가 열린다는데 어째? 산도 갈 거야? 맛있는 요리 잔뜩 나온다던데·”

“아까 산책을 다녀왔는데 얼굴 가리니 세상 편하더군· 내일은 개봉의 명물이라는 관탕소롱포자와 과첩을 먹으러 가야겠군·”

“오잉· 뭐야 그런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알려줬어야지· 아씨 배부른데·”

“지금 먹으러 간다고는 안 했다· 그리고 나도 오늘 산책 중에 들었으니·”

“관탕소롱포 이름만 들어도 뭔지 알겠네· 탕 들은 소롱포니까 뜨거운 국물 넣은 만두고· 과첩은 뭐야?”

“교자를 구울 때 전병 반죽을 부어 바삭하게 만들었다더군·”

“아· 맛있겠다· 배만 안 불렀어도·”

“내일 먹으면 되지 않나·”

“내일은 용봉지회 가야지· 맛난 것 많이 나온다잖아·”

팽대산의 눈썹이 꿈틀했다·

다만 삿갓 때문에 청이 읽어낼 수는 없는 상태였다·

“연회 요리라 해봐야 화려하기만 하고 별 실속은 없다· 아침부터 크게 만들어 계속 내어놓느라 차갑거나 혹은 다시 데우느라 정작 맛은 떨어지지·”

“뭣이야? 연회에서 요리가 엉망이면 대체 연회를 왜 가는데?”

“보통 연회의 목적이 요리는 아닐 테지·”

“음· 그런가· 그래도 뭐 왔으니 인사라도 좀 해야지· 검우도 보기로 했고 창빈 도사도 보고· 향이도 있더라· 알아 제갈향이?”

“내가 알아야 하나?”

“뭐· 두루두루 알면 좋지? 어쨌든 그럼 내일도 따로 있겠네? 우리 산이 외로워서 어떡해· 아· 소롱포랑 교자는 내 것도 좀·”

꿈틀꿈틀· 팽대산의 눈썹이 또 움직였다·

“식은 만두를 먹을 생각인가? 음· 그런데 용봉지회에서 그걸 계속 뒤집어쓰고 있을 생각인가·”

“음? 혹시 실례가 되나?”

“아니다· 괜히 귀찮은 꼴 보지 않으려면 계속 쓰고 있는 편이 낫지·”

“하긴 그래· 당가에 묵어갈 때 거기 오형제인지 육형제인지 얼마나 부담스럽게 굴던지· 사내놈들이 뜨거운 시선 던지는데 윽 소오름· 진짜 딱 질색이야· 무슨 미친 거 아냐?”

청이 질색을 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꿀 같은 눈빛이라고 해야 하나·

고추놈들이 그윽하니 느끼한 시선으로 항상 눈을 맞추는데 그야말로 넌더리가 나는 끔찍한 경험이었다·

그렇게 별 의미없는 잡담이나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자니 뒤이어 당난아가 객잔에 돌아와 청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척 기대는 것이었다·

“아· 피곤해애· 오랜만에 진맥을 봤더니 아주 기운이 쭉 빠진다아· 다들 왜 멀쩡한 데가 없담? 아프면 의원한테 가야지····”

“뭐야 진맥 보고 왔어? 봉황회에서? 이야 기특한 짓 했네? 근데 웬일로?”

“그냥 확인해 볼 게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더라구· 아 오늘은 같이 잔다?”

“뭐야 누구 맘대로·”

그러자 당난아가 팽대산을 바라보며 치와와 흉내를 냈다·

아르르르 하는 그런 느낌으로다가·

“그러면 쟤랑 같은 방 계속 쓸 거야? 아무리 무·해·한· 친구라도 남녀가 유별한데 한방 쓰는 건 아니지· 그쪽이 말해 봐요? 청아가 누구랑 자야겠어요?”

“누가 들으면 일부러 방을 하나만 잡은 줄 알겠군·”

“그러게요· 일부러 하나만 잡은 거 아니니까 청아가 나랑 가도 문제없는 거죠?”

팽대산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렇게 물어보면 정말로 일부러 한 방을 잡은 놈처럼 되어버리지 않는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 어차피 대답은 정해져 있는데 또 그러라고 하기에는 심한 반발감에 오기가 치솟는 것이다·

이게 전부 일부러 긁어대는 것이니 아주 성질 더러운 여자였다·

그렇다고 해도 한방 쓰겠다고 우겨서야 정말로 수작질 부리는 놈이 되어버리는지라 결국에는 분한 마음으로 삿갓을 끄덕거리는 수밖에·

 

—-

 

용봉지회 모임이란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그냥 으레 정파 무림에 큰 행사가 있으면 후기지수들이 한군데 모여 그게 바로 용봉지회였다·

사내들끼리 보면 청룡회고 여인들끼리 보면 봉황회 같이 보면 용봉지회라 거창하게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다·

물론 향후의 정파 무림을 주도할 차세대들이 친목을 다지는 자리이니 거창한 이름에 걸맞은 중요한 모임이기는 해도·

“청아도 단흉으로 입어볼래? 엄청 어울릴 것 같은데·”

단흉襢胸의 흉은 가슴이고 단은 흔치 않은 글자로 웃통 벗을 단 이라고 한다·

어제 봉황회에서 진설이 차려입은 의풍을 바로 단흉 혹은 폭유장爆乳裝이라고 했다·

참고로 폭유란 중원 말로는 가슴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크기와는 상관이 없다·

청이 어이가 없어 대답했다·

“야· 나도 도문이거든?”

“아· 맞다· 청아도 도사였지·”

그렇다· 서문청은 도가의 도인이었다!

상상도 못한 정체였다·

그리고 도사는 도복을 입는다·

개인적인 시간에까지 허락되는지는 문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적어도 공식 석상에서는 도복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 나중에는 입어도 돼? 신녀문에서는 못 입게 해?”

“딱히 그렇진 않은데····”

“그럼 오늘 마치면 한 벌 맞추러 가자· 내가 해줄게· 응?”

“음· 보기만 해도 답답해 보이던데·”

“아니거든? 완전 편하거든? 안 그래도 그게 편해서 입는 여인도 많아· 이렇게 딱 올려서 고정하니까 오히려 흔들리지도 않고 편하단 말야·”

“뭐야 난아 너도 그렇게 입는다고?”

“여름엔 덥잖아· 얼마나 시원한데·”

“그래? 사천 사람들은 다 그렇게 입어? 올 여름에는 사천이다· 당가에 방 있지?”

당난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청아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막 과감한 의복 이런 게 아니거든? 그냥 장치마 가슴에 올려 입어서 쇄골 드러내고 바람 통하는 나삼 걸치면 그게 단흉이야·”

“하지만 어제 그 백합? 어떻게 사람 별호가 백합? 말하는 백합이라니·”

“백합 걔는 좀 너무 파니까· 보통 아니 아무도 거기까지는 안 내리거든? 그러고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몰라· 그럴 거면 그냥 벗고 다니든지· 그것도 병이야 병· 걔 그거 알아? 사내가 쳐다보면 안 그러는 척 팔뚝 모아서 더 끌어올리는 거·”

“음· 훌륭하신 소저였네· 그런데 그럼 그 소저만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거였구나· 어쩐지 처음 본다 했지· 사천은 취소다· 볼 거 없겠네·”

그러자 당난아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얘는· 제일 훌륭한 거 달고 왜 남의 걸 구경하는데? 내가 전부 촉진해봤는데 모양 크기 촉감에 무게감까지 완벽한 건 하나뿐이더라구· 이게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이런 걸 한 번 경험하면 진짜 어쩔 수가 없어서· 어디 한 번· 와 그래· 이거야· 이 와 이건 와· 진짜 우와· 표현을 못 하겠어·”

“이젠 아예 당당하게 건드네· 안 떼니?”

그에 당난아가 살살 눈웃음을 치며 손을 거두었다·

실은 당난아는 아예 전법을 바꿨다·

의서에 나오기를 사람이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종래에는 익숙해져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거기에서 착안한 일명 당연해지기 전술이었다·

누군가 저자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로 돌아다니면 처음에야 귀신이 씌였나 아니면 이상한 수련을 하는 건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신기함도 하루이틀이지 그렇게 한 달만 지나도 다들 익숙해지고 만다·

저 사람은 원래 물구나무를 서서 돌아다니는 사람이구나 하고·

이렇게 당연해지고 마는 것이다·

당난아가 노리는 바가 바로 이러했다·

그리고 점차 효과를 보고 있기도 했다·

당난아는 허당일 뿐 기본적으로는 약아빠진 무시무시한 악녀인 것이다·

“자 청아야 이제 가자· 아침부터 좋은 기운 받아서 아주 힘이 막막 솟는걸·”

당난아가 샐쭉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청의 손을 자연스레 휘감아 붙들었다·

서문청 용봉지회 본격 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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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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